Scenario writer : 24

 

2022. 02. 02

Demian X Bel Denisa

KP : 곰탱

PL : 레시 펜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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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24
 
2022. 02. 02
 
KPC 벨 데니사
 
PC 데미안
 
13:04
 
START
 
당신은 눈을 떴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낯선 방에서.
 
여긴 어딜까요?
 
긴 꿈을 꾸고 일어난 것처럼 기억이 몽롱합니다.
 
데미안:(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 팔을 들어 눈 위로 올린다.) ...여긴 또 어디야..
 
그런 당신에게 친근한 목소리가 말을 겁니다.
 
벨 데니사:덴~ 일어났어?
 
데미안:베리..? (비몽사몽..)
 
벨 데니사:우리 이사하기로 했었잖아! 자는 사이에 짐 거의 다 풀었는데, 와서 둘러볼래?
 
데미안:...그랬었나-?
 
벨 데니사:.. 그런 것도 기억 못하면 어떡해~
 
방 밖에서 들리는 건 벨의 목소리입니다.
 
당신은 그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나뿐인 당신의 사람이자 소중한 연인이니까요.
 
그러고 보니 이사를 하기로 했던가요.
 
잘 기억이 나진 않습니다만, 일단은 나가는 것도 좋겠죠.
 
데미안:(손등으로 눈을 부비다가 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일어난다. 잠이 덜 깨서 여전히 멍하지만.. 일단 나가야지.)
 
침대에서 일어나던 당신은 약간의 현기증과 구토감을 느낍니다.
 
데미안 건강 판정
 
데미안:
건강
기준치: 60/30/12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참을 만합니다.
 
데미안 관찰 판정
 
데미안: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왼팔 위쪽에 붕대가 감겨 있다는 걸 눈치챕니다.
 
전에 다친 건가?
 
데미안:윽... (작게 일어나는 현기증과 구토감에 몸을 살짝 움츠리다 팔에 감긴 붕대가 눈에 들어온다.) ..? 이건 또 뭐야?
 
벨 데니사:덴~ 언제 나올 거야~ (툴툴)
 
당신이 늑장을 부리고 있으면 벨이 당신을 한 번 더 부드럽게 채근합니다.
 
데미안:지금 나가... (조금 비틀거리는 걸음에 힘을 주며 문 밖으로 나와)
 
그제야 당신은 방 밖으로 나갑니다.
 
작은 거실에서 벨은 상자를 옮기고 있었습니다.
 
벨 데니사:(방 밖으로 나온 걸 보자마자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눈치채고 상자를 대충 둔 후에 다가간다) 괜찮아?
 
데미안:아닌 것 같은데-...(현기증에 손으로 빈 눈가를 짚다가) 이 붕대는 뭐야? 나 언제 다쳤어?
 
벨 데니사:(속상하단 얼굴로 네 상태를 살펴보다가) 최근에 다쳤잖아. 기억 안 나?
 
데미안:기억 안나는데... 정확히 언제?
 
벨 데니사:조금 되긴 했는데... 한.... 3일 됐나?
 
데미안:3일이라고..? (전혀 기억이 안나는데) 그럼 나 얼마나 잔거야?
 
벨 데니사:거의 하루종일..? 그 동안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다 정리했지만..~
 
데미안:하루 종일이라고..? (눈을 짚던 손으로 머리를 쓸어올리며) 깨우지 그랬어- 한 두개가 아니었을텐데
 
벨 데니사:괜찮아~ 원래도 이사 정도는 혼자 했었으니까~ 너무 피곤해 보이길래 더 자라고 냅뒀어. (잘했지! 하는 표정으로)
 
데미안:... 다음부터는 그냥 깨워. (네 머리에 손을 툭 올려)
 
벨 데니사:(눈을 도르륵 굴리다가) 응!
근데 배는 안 고파? 벌써 오후인데.
 
데미안:딱히..? 입맛도 없고 괜찮아.
 
벨 데니사:자꾸 그런 식으로 식사 거르면 안 좋거든~? 안 그래도 몸 상태도 나쁘면서.
 
데미안:하루정도는 상관 없잖아- 속도 별로 안좋고 그냥 굶은게 더 나아-
 
벨 데니사:(허리를 손에 얹고 발을 탁탁 구르더니) 전혀 그렇지 않거든?
 
데미안:괜찮대도- 그보다 너 먼저 챙겨. 혼자 짐 정리했다며-
 
벨 데니사:(입술을 삐죽 내밀고 꿍얼대다가) 별로 힘들지도 않았는데.
 
데미안:또- 입 나온다. (꾹 누름)
 
벨 데니사:(입 꾹 눌려짐. 눈 팍! 찌푸리기)
알겠어. 그러면 뭐라도 대충 사 올 테니까. 그동안 좀 둘러보고 있을래?
 
데미안:혼자 나가도 괜찮겠어?
 
벨 데니사:설마 뭔 일 나겠어? 이번엔 진짜 괜찮아!
 
데미안:... ... (항상 그런 말 하면 무슨 일이 있던데 하는 눈)
 
벨 데니사:(저 눈빛에 조금 찔리지만 애써 시선 피하는 것으로 무마한다) 환자는 여기! 집에서 쉬어!
 
데미안:... (피식..) 그래 알았어. 빨리 다녀와.
 
벨 데니사:응! (근처에 던져두었던 겉옷을 입으며) 다녀올게!
 
데미안:(손 흔들~)
 
벨이 나가자 작은 집은 금세 조용해졌습니다.
 
데미안:사람 하나 나갔는데 빈 것 같네-..
 
집안을 휘 둘러보면, 방과 욕실이 있고, 주방과 거실이 이어져 있는 좁은 집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있을 만한 가구는 다 갖춰져 있는 것 같아요.
 
벨이 오면 대청소를 해야겠군요.
 
데미안:오면 좀 쉬라고 해야겠네. (집을 둘러보다가 거실에 있는 소파에 덜썩 앉는다)
 
푹신하지만 조금 낡은 소파입니다.
 
앉으니 푹 꺼지는 느낌이 드는데요, 설마....
 
이 소파, 설마 안이 허물어진 걸까요?
 
데미안:...? (다시 몸을 일으켜 소파를 내려다본다)
 
소파를 들춰보면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스펀지와 함께, 낡은 신문이 끼워져 있는 걸 발견합니다.
 
데미안:엄청 낡았는데... 여기 원래 있던 건가?
나중에 바꾸든지 해야겠네.
 
▶: 신문을 읽어볼 수 있습니다.
 
데미안:(끼워져있는 낡은 신문을 빼내 읽는다)
 
오래된 신문입니다.
 
5달 전의 것이네요.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지만......
 
데미안 자료조사 판정
 
데미안: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한 귀퉁이에 자그맣게 유행성 바이러스 질병이 돌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외출을 자제하고 위생을 신경 쓰자는 내용이지만, 이런 기사는 처음 봅니다.
 
데미안 지능 판정
 
데미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뭔가 이상하다는 찝찝함만 강하게 남습니다.
 
데미안:이런 이야기가 있었나..? (기억이 없으니 그저 고개를 갸웃 기울여)
 
글쎄요. 5달 전의 신문에 있는 이야기니 지금쯤 꽤 유명해진 얘기 아닐까요?
 
데미안:...나가게 해도 괜찮은 건가.. (기사를 읽고 나니 밖으로 나간 네가 떠오른다)
 
그래도 벨은 의사니까요.
 
감염병이라면 누구보다 잘 대처하겠죠.
 
데미안:(그건 그렇지만 가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사고치는 경우가 많으니까...)
 
설마 이사 첫날부터 그럴리가요!
 
나중에 벨이 알게 되면 펄쩍 뛸 거예요.
 
데미안:...설마가 사람 잡는다던데. (작게 중얼거리고는 거실을 둘러본다)
 
그리 크지 않은 거실입니다.
 
우리가 이사 오기 전까지 비어 있었던 걸까요?
 
어쩐지 한동안 방치된 것 같아요.
 
TV, 소파, 장식장 정도가 보입니다.
 
데미안:(소파 옆에 있는 장식장으로 다가간다)
 
거실에 있을 법한 평범한 장식장입니다.
 
최근에 옮긴 듯한 흔적이 있습니다.
 
안쪽에 아기자기한 도자기 장식품이 몇 개 보입니다.
 
귀엽네요!
 
데미안 관찰 판정
 
데미안: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도자기 장식품들은 그다지 값이 나가 보이진 않습니다.
 
데미안:벨 물건인가? (장식품들을 톡톡 건드려보다가 피식 웃어)
 
당신의 물건이 아니라면 벨의 것일 수도 있겠네요.
 
장식품을 건드리다 보면, 안쪽에 뭔가 있는 게 보입니다.
 
데미안:? (안쪽을 살펴본다)
 
뭔가 뒤집혀 있네요.
 
꺼내볼까요?
 
데미안:이게 뭐지? (꺼내봅니다)
 
꺼내 보면, 그것은 액자입니다.
 
누군가의 가족사진이군요?
 
하지만, 여기 찍혀 있는 건 당신도 벨도 아닌데요.
 
명백히 처음 보는 사람들이 당신을 보며 웃고 있습니다.
 
위화감이 듭니다.
 
이전 주인의 물건인가?
 
데미안:전에 살던 사람들인가? (갸웃)
두고간 모양이네 (딱히 신경쓰이진 않는지 다시 뒤집어둔다)
 
당신은 액자를 다시 뒤집어 놓습니다.
 
데미안:(너무 조용하니 TV를 틀어본다)
 
벽걸이 형태의 TV입니다.
 
......전원을 눌러도 켜지지 않네요.
 
아직 연결되지 않은 탓일까요?
 
데미안:아직 연결 안해뒀나? (하긴 막 정리했다고 했으니까. 주면에 케이블을 찾아본다)
 
케이블을 찾으려면 저 많은 상자를 다 열어봐야겠는데요...
 
나중에 벨이 오면 물어보는 게 더 빠를지도 몰라요.
 
데미안:(그건 너무 귀찮은데.. 결국 포기하고 주방으로 들어간다)
 
평범한 주방입니다.
 
싱크대, 찬장, 냉장고 등이 있습니다.
 
데미안:(별 의미없이 냉장고를 열어본다)
 
냉장고를 열어도 냉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전원이 꺼진 상태네요.
 
음식물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안은 거의 텅 비어 있습니다.
 
데미안 관찰 판정
 
데미안: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치즈나 소시지 같은 소소한 음식물을 얻습니다.
 
유통기한이 지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데미안:사러 나간 이유가 있었네. (냉장고 문을 받고 찬장을 열어본다)
 
어째서인지 안에 든 그릇들이 엉망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당신이 문을 연 충격으로, 커다란 접시들이 이쪽으로 기울어집니다.
 
데미안 민첩 판정
 
데미안: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접시들은 당신의 발 옆으로 떨어져 큰 소리를 내며 깨집니다.
 
대체 이삿짐을 어떻게 푼 거지?
 
데미안:...그러게 깨우라니까.. (허리를 숙여 깨진 조각을 집어든다)
 
당신은 깨진 조각을 치웁니다.
 
마땅히 청소 도구가 있지 않으니 전부 손으로 해야겠네요.
 
다행히 베이진 않았습니다.
 
데미안:(조각을 다 치우고 싱크대를 내려다본다)
 
싱크대 위의 조리도구들은 바짝 말라 있습니다.
 
나름 깨끗하게 청소 된 모양이에요.
 
데미안:청소는 잘해뒀네. (주방을 나와 침실로 들어간다)
 
이 집에서 유일하게 생기가 도는 곳입니다.
 
그럭저럭 아늑하다고 할 수도 있겠는걸요.
 
커튼은 없지만, 창문도 보이지 않으니 눈부실 일은 없을 겁니다.
 
침대책상, 책장이 있습니다.
 
데미안:(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침대로 다가간다.)
 
당신이 곤히 자고 있던 곳이네요.
 
시트가 조금 누렇습니다.
 
그렇게 깨끗해 보이진 않아요.
 
대청소하는 김에 빨래도 해야겠는데요.
 
......게다가 이 침대, 1인용입니다.
 
다른 한 명은 소파에서 잘 수밖에 없는 걸까요.
 
데미안:이것도 나중에 바꿔야겠는데... (침대를 보고는 미간이 슬 찌푸려진다)
 
이 정도면 다른 집을 알아보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데미안:내가 계약한 기억은 없는데...
 
그렇다고 벨이 멋대로 했을리도 없는데 말이에요...
 
데미안:(찝찝함에 뒷목을 슬 쓸어내다 책상으로 다가간다)
 
귀여운 인형이 몇 개 놓여 있는 책상입니다.
 
연필꽂이엔 알록달록하고 귀여운 펜들이 한가득 꽂혀 있습니다.
 
......이거, 내 책상 아닌데?
 
그렇다고 벨의 책상도 아니고요.
 
이전 주인이 버리고 간 걸까요.
 
데미안:진짜 전 주인 짐들 아닌가?
 
묘한 기분에 책상을 살펴보자, 서랍이 조금 열려 있습니다.
 
데미안:(서랍을 열어본다)
 
작은 일기장을 발견합니다.
 
역시, 아무리 보아도 당신의 것이 아니고, 벨의 것도 아닌 글씨체로 일과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친구와 영화를 보러 갔다, 학교 수업이 지겹다,
 
그리고 가장 끝장에 조금 신경 쓰이는 문장이 있네요.
 
[ 이상한 병이 돌고 있다. 가족들이 걱정이다. 주말에 내려가야지. ]
 
데미안 지능 판정
 
데미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불현듯 떠오른 기억에 잠시 의문을 가집니다.
 
급하게 짐을 챙긴 당신이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분명히,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그건 어제였나?
 
사흘 전?
 
지금은 언제일까요?
 
무엇에게서 도망치려 한 거죠?
 
알 수 없는 불쾌감에,
 
데미안 이성 판정
 
데미안: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변화 없음
 
데미안:(이런 기억이 있었나? 정확하질 않으니 불쾌하고 짜증이 일어난다. 팔에 붕대며 하루종일 잤다는 거나, 갑자기 이사를 했다는거나...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거야?)
(일기장을 던져버리고 책장으로 다가간다)
 
그다지 책이 없는 책장입니다.
 
최근에 옮긴 듯한 흔적이 있습니다.
 
역시 당신이 절대로 볼 것 같지 않은 분야의 책들만 꽂혀 있네요.
 
데미안 자료조사 판정
 
데미안: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괴물대백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건 없습니다.
 
뱀파이어, 구미호, 유니콘, 구울, 반시, 갓파......
 
데미안:별 희안한 책이 다있네. (그리 읽고 싶은 기분도 아니니 지나쳐간다)
 
이런 책들은 읽고 싶지 않습니다.
 
읽는다고 뭐가 남을 것 같지도 않고......
 
데미안:(침실을 나와 거실을 가로질러 욕실로 들어간다)
 
먼지 냄새가 납니다.
 
세면대를 틀어보아도 당연히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집에서 도대체 어떻게 살라는 걸까요?
 
커다란 욕조에 물이 아주 조금 고여 있습니다.
 
데미안 관찰 판정
 
데미안: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물에서 희미하게 비린내가 납니다.
 
당신은 이것이 피를 씻은 듯한 흔적임을 깨닫습니다.
 
데미안:피...?
뭐가 어떻게 된 집이야?
(욕실 안에 불을 켜본다)
 
불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데미안:... 도대체 무슨 집으로 이사를 온거야..?
(욕실에서 나와 창고쪽 문을 열어)
 
아무리 보아도 창고처럼 생긴 장소지만, 문이 잠겨 있습니다.
 
데미안:(열쇠가 없는지 주변을 둘러본다)
 
주변에는 없네요.
 
열쇠가 있을만한 곳이 어딜까요?
 
누군가는 책 틈에 숨겨두거나 가구 밑이나 뒤에 둔다던데...
 
데미안:하... (마음에 안든다는 듯이 한숨을 쉬고는 침실 책장에 있는 책을 펼쳐본다)
 
책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혹시 모르니 침대 밑을 보는 건 어떨까요?
 
데미안:... ... (책을 그대로 바닥에 던져두고 침대를 발로 밀어)
 
침대를 밀자 밑에 있던 녹슨 열쇠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데미안:진짜 가지가지 하네...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열쇠를 들고 창고의 문을 연다)
 
열쇠를 사용해 안으로 들어가면 냉기가 느껴집니다.
 
왜 이곳만 이토록 추운 걸까요?
 
모든 벽엔 보온에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낡은 상자가 달라붙어 있습니다.
 
안은 무척 좁네요.
 
침낭, 상자, 가방이 눈에 띕니다.
 
데미안:이런데 굳이 잠가뒀다고.. (눈이 낮게 깔리며 가방을 열어본다)
 
벨의 가방인 것 같습니다.
 
안을 들여다보면 커다랗고 튼튼한 입마개, 목줄, 수갑, 족쇄 등의 구속 세트가 있네요.
 
데미안:이건 또 뭐야...
... (가방을 발로 치워두고 상자를 열어)
 
그러고 보면 벨이 옮겼던 상자도 이런 모양이었습니다.
 
창고 안의 상자는 총 세 개가 있습니다.
 
이삿짐이라기엔 적고, 평범한 상자라기엔 다소 많네요.
 
상자를 확인하기 위해 다가가자 어디선가 바람 소리 비슷한 게 들려옵니다.
 
데미안:...?
(바람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홀린 것처럼 고개를 들면 벽에 붙은 상자의 일부가 떨어져 있습니다.
 
데미안:(떨어진 상자를 힐끔 보다가 다시 상자로 다가가 열어)
 
가장 작은 상자에서 의약품을 잔뜩 발견합니다.
 
새 붕대, 밴드, 수상한 약병과 알약, 주사기들을요.
 
이런 약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데미안:어디서 난 것들이야? (아무리 벨이 일하는 수술실을 자주 다녀도 이런건 본 적이 없었다. 다른 상자들도 열어)
 
중간 상자에는 통조림이 한가득 들어있습니다.
 
집요할 정도로 통조림만요.
 
제조연월은 상당히 옛날의 것입니다.
 
상자 안에는 통조림 따개도 함께 들어있네요.
 
데미안:(꼭 무슨 재난이라도 나서 도망가던... 도망치던 기억이 있었져
있었죠. 근데 왜 설명을 안해준거지? 왜 그냥 이사한다고만?)
 
데미안 지능 판정
 
데미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떤 기억이 떠오릅니다.
 
당신은 병에 걸린 환자들이 가쁘게 토해내는 기침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기침은 점점 거칠어지고, 날카로워지더니, 끝내는 괴성같은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사방이 비명이었습니다.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귀를 막다 못해 도망쳐버렸습니다.
 
데미안 이성 판정
 
데미안: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변화 없음
 
데미안:... (드문드문 기억이 납니다. 설마 기억 못한다는 이유로 평생 이야기 안할 생각이었나? 얼마나 속일 수 있을 줄 알고?)
(마지막 남은 상자를 열어본다)
 
가장 커다란 상자에는...
 
무기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나이프, 권총, 총알, 야구 배트.
 
모두 조금씩 오래된 피가 묻어 있습니다.
 
데미안:... ... (피가 묻은 무기들을 가만히 내려다보다 권총을 들어 안에 총알이 있는지 확인한다)
 
총은 장전된 상태입니다.
 
데미안:... (그대로 손에 챙겨들고 남아있는 침낭을 펼쳐낸다)
 
무척이나 낡고 손때를 탄 침낭입니다.
 
최근에도 사용한 것 같습니다.
 
1인용 침대와 너무 낡아 푹 꺼지는 소파가 뇌리를 스칩니다.
 
어쩌면 벨은 줄곧 여기서 자고 있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데미안 관찰 판정
 
데미안: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원치도 않은 정보를 한번에 얻은 탓일까요, 눈가가 시큰거립니다.
 
데미안:(빈 손이 시큰거리는 눈가를 붙잡고 목에는 핏대가 선명하다. 차라리 그냥 뜯어내고 싶은 심정이야.)
 
대체 이게 다 뭐란 말인가요?
 
벨이 쓰던 가방 안에는 단서가 될 만한 게 있ㅈ ㅣ않을까요.
 
그 빌어먹을 구속 세트 말고요.
 
데미안:.... (고통에 드리우는 낮은 숨을 몰아쉬다가 가방을 들어 안에 든 것들을 모조리 바닥으로 털어낸다)
 
가방에서 낡은 공책 하나가 툭 떨어집니다.
 
데미안:... ... (몸을 숙어 공책을 주워든다)
 
피와 먼지로 얼룩진 더럽고 낡은 공책입니다.
 
당신에게 익숙한 벨의 글씨군요.
 
낙서와 메모가 계속되다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문장이 급변합니다.
 
공책: ■■ 사태 발발 ■■일 (날짜가 흐릿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현상은 진정되지 않고 재앙이 퍼져나가고 있다.
그래도 덴이랑 같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오늘부터 기록을 시작하기로 했다. 마지막 내용이 ‘전부 해결되었다.’ 정도로 끝날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일
계속 떠도는 중이다. 어느 쪽으로 가야 안전할지 모르겠다. 듣자 하니 어딘가에는 전혀 위험이 없는 도시도 있다고 한다. 그 도시의 이름은 내내 변한다. 우연히 들른 곳은 이미 대파되어 있어,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았다. 우리는 바로 떠났다.
 
공책: ■■일
커다란 병원을 찾았다. 약이 있을지도 몰라. 모든 전파가 끊어졌지만, 며칠 전에 뉴스에서 시험용 백신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는 속보를 보도하고 있었다. 괜찮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일
지하에 뭔가 있는 것 같았는데, ■■가 너무 많아. 적당한 곳을 발견해, 당분간 근처에 머무르기로 했다. 빈집이니까 괜찮겠지. 우선 대청소를 했다. 오랜만에 일상을 되찾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음 페이지부터 엉망으로 떨린 글씨가 계속됩니다.
 
공책: 데미안이 병원 지하에서 물렸어.
순식간이라 눈치도 못 챘어. 젠장할.
약을 찾았는데… 늦었나? 늦었어? 일단 약을 투여했다. 올바른 용량과 용법이 어떤지, 과연 안전한지,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었지만..
…데미안이 눈을 안 떠. 불러도 대답하지 않아.
■■일
열이 펄펄 끓고 상처에서 진물이 난다. 더러워진 붕대를 새 것으로 갈고 또 갈아도 자꾸만 검은 피가 솟는다. 밤새 데미안이 기침을 했어. 눈을 돌리면, 그게 괴성으로 바뀔 것 같아서....
 
공책: ■■일?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지독하게 피곤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를 떠나보낼 수 없다는 것.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마지막 백신이 효과가 없다면,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함께 있을 것이다.
■■일
새벽에 데미안이 눈을 떴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약의 부작용인가? 하지만 너는 아직 괴물이 아니니까....
그래. 잠깐의 기적일지도 모른다. 언제 ■■가 될지 알 수 없어. 바로 다음 순간 죽어버려도 이상하지 않아. 하지만, 그래도. 그렇다고 해도, 곧 들킬 연기라 하더라도 나는 끝까지 안전하다고 해야 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어떤 문제도 없다고.
 
공책: ...그래, 여길 우리의 새 집으로 하자.
 
일기를 모두 읽은 당신이, 어떤 기억들을 떠올리려 하기 전에
 
아까부터 느끼던 냉기가 한층 강해집니다.
 
바람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어째서 눈치채지 못한 걸까요?
 
데미안:... ....
 
고개를 들면 유리가 모두 깨진 창문이 당신의 앞에 있습니다.
 
이 집에선 창문을 찾아 볼 수 없었죠.
 
이제 당신은 밖을 볼 수 있습니다.
 
데미안:(공책을 손에 든채 걸음을 창문 앞으로 옮겨)
 
싫어도, 보였습니다.
 
여기, 1층이었네요.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절대로 인간이 될 수 없는 것들이 몸을 부딪치며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눈이 마주쳤을까요?
 
초점이 없는 눈인데도요?
 
저것을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당신은 답을 알고 있습니다.
 
5달 전의 당신은 그것들을 이렇게 불렀답니다.
 
좀비.
 
직관적이죠. 더없이.
 
그것은 당신이 기억하고 싶지 않던 장면들입니다.
 
빠르게 확산하는 질병, 피가 섞인 거품을 토해내며 변해가던 사람들.
 
동족의 살을 뜯고, 피를 탐하며, 수를 늘려가는 괴물은 더는 당신이 알던 이들이 아닙니다.
 
살아남으려면 싸워야 했죠.
 
죽여서라도요.
 
생존에 급급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당신의 곁에는 내내 벨이 있었습니다.
 
좀비에게 물린 순간, 절대로 당신을 놓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되뇌던 벨은......
 
상처가 아프고, 전신에 열이 퍼집니다.
 
호흡이 괴롭네요.
 
백신의 부작용일까요.
 
어쩌면 당신은 괴물이 되어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네요.
 
‘나’는 누구인가요?
 
모든 것을 기억한,
 
데미안 이성 판정
 
데미안: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데미안:(숨을 제대로 쉴수도 제대로된 생각이 돌지도 않는다. 분명... 같이 있기 위해서 이런 위험한 짓을 감수한 행동이 끔찍하게 사랑스러움에도 알 수 없는 감정이 속을 태웠다. 만약 효과가 없으면 어쩌려고? 그래서 구속 장비까지 가져다 놨던거야? 그냥 총으로 쏴버리면 그만이잖아? 아주 간단한거라고? 몸이 타들아가는 듯한 고통에 이미 이성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괴로운 몸을 이끌고 창고 밖으로 나와)
 
창고에서 나오면,
 
따르릉,
 
거실에서 요란하게 전화가 울립니다.
 
데미안 정신력 판정
 
데미안:
정신
기준치: 75/37/15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적막을 깨는 요란한 소리에도 좀비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데미안:...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전화가 끊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불안함과 혼란스러움으로 식은땀이 절로 흐릅니다.
 
데미안:(몸을 이끌고 거실로 나와 전화를 받는다)
 
당신은 어떤 불길함을 예감하며 수화기를 귀에 댔습니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럴 수밖에요.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물도 나오지 않고, 좀비들이 배회하는 이 집인데 아직도 전화가 작동할 리 없잖아요.
 
그저 침묵만이 계속됩니다.
 
데미안 듣기 판정
 
데미안:....뭐야..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집중했던 탓일까요, 노크 소리가 쾅쾅거리는 울림으로 바뀌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데미안:...?
 
어떻게 할까요?
 
문을 열까요?
 
아니면......?
 
데미안:... (손에 쥔 총을 장전해두고 현관으로 가까이 다가간다)
 
현관문에선 여전히 쿵쿵거리는 울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데미안:... (천천히 문을 열어)
 
당신은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엽니다.
 
벨이 돌아온 거라면 좋을 텐데요.
 
그러나 틈 사이로 썩은 냄새가 훅 풍깁니다.
 
초점 없이 새하얗게 된 눈이 당신을 향하고, 비틀어진 양팔이 뻗어오네요.
 
한껏 벌린 입에서 그르르, 하는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들만이 터집니다.
 
갑작스레 좀비를 맞닥뜨린 충격으로,
 
데미안 이성 판정
 
데미안:
SAN Roll
기준치: 74/37/14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데미안:제기랄... (손에 든 총을 바로 올려 앞에 있는 괴물에게 쏘아버린다)
 
데미안 사격 판정
 
데미안:
사격(권총)
기준치: 45/22/9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탕,
 
탄환이 정확하게 괴물의 머리를 꿰뚫고 지나갑니다.
 
그들은 흉물스럽게 몸을 뻗은 채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한 짓입니다.
 
하지만, 여태까지 해왔던 짓들이기도 하죠.
 
벌써 몇 번이나 익숙하게 좀비를 죽였는걸요.
 
데미안:하... (굳은 괴물을 문 밖으로 밀어버리고 문을 닫아)
 
문을 닫으려는 순간,
 
데미안 듣기 판정
 
데미안: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발을 질질 끌며 당신을 향해 다가오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하나가 아닙니다.
 
아무래도 창문으로 보았던 그 많은 것들이 이쪽으로 돌아오는 것 같은데요.
 
이제 어떻게 하면 좋죠?
 
당신 혼자서 서넛의 좀비를 상대하기는 무리입니다.
 
데미안:젠장... (차라리 이럴 때 벨이 없는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물릴 일은 없을테니까. 들고 있는 총을 들고 다가오는 괴물들을 향해 연사해)
 
그 전에 탄환이 다 떨어지는 게 빠르지 않을까요?
 
저 많은 머릿수를 어떻게 상대해야...
 
그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무언가 날카로운 것에 꿰뚫리는 소리가 납니다.
 
서넛의 좀비가 맥없이 쓰러집니다.
 
벨 데니사:데미안! 왜 나온 거야? 다친 곳은 없지?
 
벨은 피를 가득 뒤집어쓴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상처가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데미안:....벨..?
 
이후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문을 닫고 임시로 막아둡니다.
 
데미안:... ...
 
벨 데니사:.... ... (문에 등을 기대고 작게 헛웃음을 친다) 아.. 들켰네..
 
데미안:....언제까지 속일 생각이었어?
 
벨 데니사:가능하다면 평생.
 
데미안: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벨 데니사:가능성이 있다면 시도해보지 않을 이유는 없잖아.
 
데미안:얼마나 멍청한 새끼로 보고 있던거야?
 
벨 데니사:(손등으로 얼굴 곳곳에 튄 피를 닦아내며) 어차피 얼마 안 가 들킬 거라고 예상하긴 했어. 그러는 너는 날 얼마나 미련하게 보고 있는 거야?
 
데미안:그래 정말 미련해. 아주 많이. (시큰거리는 빈 눈가를 꾹 누르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위험한 짓을 한거야? 그러다 효과도 없고 잘못해서 내가 널 죽였으면 어쩌려고 그랬냐고!
 
벨 데니사:존나게 미련하니까 이런 짓이라도 하는 거겠지. (이를 빠득 물고) 언제는 내 생각이 궁금하긴 했어? 죽으면 죽는 거지, 씨발. 그게 무슨 상관이야?!
 
데미안:내 생각은?! 이 모든 일을 떠올렸을 때 내 심정은 어떨지 생각했어? (분명 숨이 차오르고 몸이 괴로움에도 감정은 속절없이 밖으로 새어나갔다) 네가 잘못될 수 도 있었다고!
 
벨 데니사:그런 거 별로 신경 쓰지 않는 타입 아니었어? 왜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그래? (저가 죽든 말든 그런 건 하등 문제되지 않았다. 제게 더 중요한 건 네 목숨이었으니까. 그걸 살리고 자신이 죽는다 하면... 제법 괜찮은 죽음이라 생각하겠지) 지금 멀쩡하니까 된 거 아냐?
 
데미안:그랬을 때 혼자 남은 나는...? 어떻게 될지 생각 안해봤어? (전에는 생각도 못했을 만큼 큰 좌절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떠나거나 죽어. 네가 마지막이자 유일하게 남은 소중한 사람이었단 말이야. 그렇게 혼자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지?) 내가....정말 신경쓰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어..?
 
벨 데니사:안 해봤어. 넌 항상 말하지 않는 비밀이 많으니까. 내가 어떻게 알아. (가늠 못하는 게 당연했다. 자신처럼 사랑이나 소중한 것에 목숨 거는 성격도 아니니까. 혼자 남겨지면 어떻게든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러면? 아니야? 언제나 그랬잖아.
 
데미안:내가... 내가 너 없이 살아갈 수 있을리가 없잖아...
 
벨 데니사:..... 전엔 잘 살 것처럼 굴더니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데미안:....(그래. 애초에 자신에게 이런건 안어울린다고 했었지. 왜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어울리지도 않는 말을 해? 자신에게 영원히 붙을 꼬리표일 것이다. 아마 너도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그렇겠지.) 안 믿어도 상관없어. 어차피 믿을거라고 생각도 안했으니까...
 
벨 데니사: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갑자기 그러면 누구든 의아해 할 걸? 지금 그런 믿음 따위가 문제라고 보여? 넌 진짜, (깊은 한숨을 내쉬며 문에 기댄 채로 미끄러져 주저앉는다. 피가 한가득 묻은 채 벌벌 떠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날 얼마나 개등신으로 보고 있는 거냐고.... (이윽고 손을 내리자 피와 눈물이 범벅된 얼굴이 드러난다) 그렇게 믿음을 원하면 그럴만한 증거를 보여줬어야지. 왜 갑자기 변해놓고 나한테 그딴 말을 해? 내가 뭘 위해서 지금까지 이 지랄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데? 왜?!
 
데미안:그러는 너는...? 내가 가만히 "살려줘서 고맙습니다" 할 줄 알았어? 계속 이 허접한 집에서 속을 줄 알았냐고.. 너 혼자서 불안해하고 혼자서 겪었을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내가 짜증나고 혐오스러워! (숨이 떨리고 이윽고 빈 눈에 전해지는 통증이 고통스러워 몸이 고꾸리진다) 난...항상, 보여줬어... 나한테 네가 얼마나 소중한지... 어떻게... 넌... 내가 어땠을지, 생각 안해봤다고 할 수 있어...
 
벨 데니사:그럼 어떻게 말하냐고, 이걸! 나도 네가 소중해서 그랬어! 근데 왜 자꾸 그러는 거야? 결국 네가 우선이라 그런 거잖아. 한번이라도 날 먼저 생각해 본 적이 있어? 그래. 네가 혼자 남아서 살 수 없다고 치자. 그럼 난? 나는 살 수 있을 거 같아?
 
데미안:네가 나한테 그런 거짓말을 하는게 싫다고! (고통 속에 눈을 부여잡은채 떨리는 목소리가 말을 이었다.) 그럼 차라리 눈을 뜨자마자 이야기 했어야지. 왜 너 혼자 감당하려고 해... 왜....계속 상황 속에 날 혼자 두려고 하는거야...
 
벨 데니사:알면 뭐가 변하는데? 떠날 거 아냐? 혼자 두는 건 내가 아니고 너야.
 
데미안:이것 봐... 내가 아까 무슨 말 했는지 잊었어?
 
벨 데니사:날 언제 죽일지 모른다며. 그럼 결국 떠날 생각할 거잖아..
 
데미안:(너무 새게 쥐어낸 손에선 결국 피가 새어나간다) 난... 너 없이는 살수가 없다고 했어... 아직도 내가 떠날 거라고 생각해?
 
벨 데니사:..... .... 그럼 같이 갈 거야?
 
데미안:그 전에 대답해. (손등을 타고 흐르는 피는 바닥에 붉은 점을 남기며) 내가... 항상 네게 뭐라고 했었는지. (난 널 버리지 않는다고, 영원히.)
 
벨 데니사:.... ... 사랑한다고.., (눈물로 흐려진 눈동자에 점점이 떨어지는 핏물의 상이 맺힌다. 걱정이 최우선이었지만 이전까지 미치도록 소리 지르고 싸운 입장에선 쉽사리 다가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데미안:(피가 얼마나 흐르든 자신이 알 바가 아니다. 그저 손을 뻗어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너무나 소중한 사람을 다시 곁으로 끌어오는 것만이 중요하지.)
 
당신은 벨과 함께 이 지긋지긋한 곳을 떠날 건가요?
 
아니면 남을 건가요?
 
데미안:(품에 힘껏 끌어안고 어깨에 피가 흐르는 얼굴을 묻으며) ...가자... 집을 골라도 한참 잘못 골랐어.
 
벨 데니사:..... 응.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은 벨과 함께 필요한 짐을 챙깁니다.
 
문을 열자 바람에 섞인 그들의 우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벨 데니사:(짐을 챙기고 나서도 조금 후에 창고를 나온다) 건너편 공터에 차 있어.
 
두렵지만,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벨이 수첩에 적었던 것처럼요.
 
멸망한 세계에서 온기를 나누고 의지할 상대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요.
 
벨 데니사:... 가자.
 
데미안:....그래. (손을 꼭 붙잡아)
 
둘은 나란히 걷습니다.
 
주차장까지 가는 길은 멀지 않지만, 집 바로 앞에도, 그리고 건너편 공터에도 좀비가 가득합니다.
 
데미안 은밀 행동 판정
 
데미안:
은밀행동
기준치: 40/20/8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벨 데니사:
은밀행동
기준치: 30/15/6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죽은 인간을 뜯어먹는 좀비들과 눈이 마주칩니다.
 
데미안:젠장... 벨 뛰어! (손을 놓지않고 잡아끌어)
 
데미안 민첩 판정
 
데미안: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벨 데니사: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도망치려고 했으나 좀비에게 따라잡히는 건 순식간이었습니다.
 
벨 데니사:.. 이런, 젠장! (손을 잡은 채 반대쪽으로 달음박질 친다)
 
다행히 좀비들 사이에 틈이 있어서 둘은 그 사이로 간신히 빠져나옵니다.
 
거의 기적이군요.
 
간신히 길을 건너면 반파된 차들이 띄엄띄엄 있는 공터를 비틀비틀 걸어 다니는 좀비들이 보입니다.
 
수가 많습니다.
 
아마 차를 움직이려고 하면, 더 많이 따라붙게 되겠죠.
 
그들에게 들키지 않게 가야 할 겁니다.
 
데미안 은밀 행동 판정
 
데미안:
은밀행동
기준치: 40/20/8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좀비의 눈을 피해 무사히 차에 탑니다.
 
하지만, 차에 탔다고 해서 모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벨 데니사:(조용히 차에 타서 차키를 건네준다)
 
데미안:(키를 건네받고 자연스럽게 시동을 걸어) ... 제대로 잡고 있어.
 
벨 데니사:(끄덕끄덕..)
 
데미안 자동차 운전 판정
 
데미안:
자동차 운전
기준치: 45/22/9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매끄럽게 시동이 걸립니다.
 
당장 속력을 내기엔 장애물이 너무 많습니다.
 
쾅!
 
좀비들의 손이 차 유리를 강하게 때리고 순식간에 금이 생겨납니다.
 
데미안:(그대로 핸들을 돌리며 액셀을 밟아)
 
현관문마저 쉽게 부수던 좀비가 생각납니다.
 
어쩌면 이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죽게 되는 건 아닐까요.
 
벨 데니사:.. 진짜 미치겠네. 준비라도 하고 와서 다행이지.
 
벨이 품에서 무언가 꺼내듭니다.
 
컨트롤러입니다.
 
당신의 손에 전부 들어올 만큼 아주 작습니다.
 
벨 데니사:직접 누를래?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데미안:이게 뭔데?
 
벨 데니사:뭐긴, 폭탄이지.
 
데미안:하, 참 이런건 예쁘게 준비 잘하지.
 
벨 데니사:원래 떠날 땐 아무도 모르게 철저하게 해야 하는 거라고 배웠거든~
 
데미안:그럼 이런건 준비한 사람이 눌러야지.
 
벨 데니사:음, 그치만. (눈을 도륵 굴리더니) 살아난 기념으로?
 
데미안:그렇게 만든건 너야, 베리.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말하더니 이내 씩 웃으며) 누르기 전에 숫자 세는거 잊지 말고.
 
벨 데니사:꼭 이럴 때 할 말 없게 만든다니까..~ (알겠다는 듯 건네주던 걸 거두고 제 손에 쥔다)
 
벨이 숫자를 세고 스위치를 누르자, 아주 가까운 곳에서 폭음이 들렸습니다.
 
당신이 머물렀던 집이 폭발했다는 걸 직감합니다.
 
주차장의 좀비들이 일제히 한 방향으로 향하기 시작합니다.
 
차에 달라붙어있던 좀비들도 잠시 반응이 느려지네요.
 
그래요. 지금 엑셀을 강하게 밟으면, 탈출할 수 있습니다.
 
데미안:(숫자를 세는 타이밍을 기다라다 폭발음이 들리는 동시에 엑셀을 강하게 밟는다)
 
당신은 망설이지 않고 엑셀을 밟습니다.
 
망설일 이유도 없는걸요.
 
옆자리에는 당신과 계속 함께할, 벨이 타고 있었으니까요.
 
차가 속력을 올리고 차는 많은 좀비를 떨쳐내며, 멀리멀리 달려갑니다.
 
 
......얼마나 왔을까요?
 
더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당신은 도로를 달리고있습니다.
 
여긴 어디일까요.
 
어디로 가야 할까요.
 
금이 간 차창으로 붉은빛이 들어옵니다.
 
벌써 일몰이군요.
 
옆자리의 벨은 부스럭거리며 지도를 꺼냅니다.
 
벨 데니사:이제 어디로 가지..~
 
데미안:어디 마땅히 갈만한 곳이라도 있어? (손등으로 눈가에 맺힌 피를 닦아내)
 
벨 데니사:음~ 사실 지금은 어디든 산 사람은 없을 거라 딱히 상관 없겠지만?
덴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갈까~
 
데미안:그럼 어디든 가면 되겠네. 꼭 세상에 전세 낸 것 같잖아.
 
벨 데니사:딱 둘만 있는 거, 생각보다 로맨틱하네~
 
목적지를 모르지만, 당신은 깊은 안도감을 느낍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당신은 벨과 함께 살아갈 것입니다.
 
벨 데니사:아 맞다, 덴.
 
데미안:..응?
 
문득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리면,
 
벨은 부드럽게 웃으며 그저 속삭입니다.
 
END 4. 함께 해줘서 고마워.
 
KPC 생환 PC 생환
 
보상 : 이성 회복 1D5 / 함께 살아가기로 다짐한 마음
 
데미안:
Rolling 1D5
굴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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