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이사가 끝난 후, 벨과 당신은 새로 얻은 집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기서 평화로운 나날이란, 당연히 어제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뜻이죠.
문은 단단하게 보강했지만, 이번 집은 1층이 아닌 까닭에 창문을 막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사람은 햇빛과 바람이 없으면 살기 힘들다고 하네요.
찬란한 햇빛과 함께 맞이하는 아침은 썩 기분이 좋습니다.
물론, 창밖을 내다보면 저 아래에서 좀비들이 어기적거리고 있긴 하지만 말이에요.
7:35PM벨 데니사:(끄응, 기지개를 키며) 좋은 아침!
7:36PM데미안:(허리 꾹 끌어안고) ...응...
7:36PM벨 데니사:(볼 콕콕) 오늘도 늦잠~?
7:37PM데미안:...일어나 있어..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다)
7:39PM데미안:(말은 하지만 눈은 감고 있다) 그냥 이렇게 가만히 있어-...
7:39PM벨 데니사:(힐끔, 올려다 보고) 계속 이러고 있으면 더 잘 것 같은데?
7:40PM데미안:... .... 안 자... (잠이 덜깨서 반응이 느리다)
7:40PM벨 데니사:(잠이 덜 깬 건 몇 번을 봐도 신기하네~ 눈 반짝이면서 보는 중)
7:41PM데미안:.... ... 계속 그렇게 보면 뚫어지겠다...
7:41PM벨 데니사:사람은 그렇게 쉽게 뚫어지지 않는데~ (라고 말하는 좀비 창궐하기 전에 매번 사람 배 째던 사람)
7:43PM데미안:...말이 그렇다는거지-.. (손등으로 눈을 비벼)
7:44PM벨 데니사:(흐음~ 가볍게 흥얼거리며 눈동자를 도륵 굴리더니) 혹시 잠에 약한 타입?
7:44PM데미안:누가그래-... (라고 말하면서 여전히 비몽사몽하다)
7:45PM벨 데니사:으음~ 본인이 제일 잘 알 것 같은데?
7:46PM데미안:이 정도면 보통이지-.. 자기가 너무 잘 일어나는거야...
7:47PM벨 데니사:그런가~ 하지만 나는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본 적이 없으니까~ (아닌가? 있나? 골똘히 생각하며)
7:47PM데미안:그치-.. (말하면서 오히려 더 파고들고 있다.)
7:48PM벨 데니사:(눈 깜빡) 거봐, 더 잘 거 같다고 내가 말했잖아~
7:49PM데미안:괜찮잖아-... (부비적..)
7:50PM벨 데니사:또 아침 거르려고? (그건 전혀 안 괜찮은데!)
7:50PM데미안:늦으면 점심 먹으면 되지...
7:51PM벨 데니사:혼자 살 때도 이랬지? (빠안히)
7:51PM데미안:응... (태연히 대답하는 중)
7:51PM벨 데니사:(인상 찌이풀) 그러면 건강에 안 좋다니까~ 자꾸 잔소리를 하게 만들면 어떡하지~?
7:53PM데미안:자꾸 해주면 되지.. (중얼..) 어차피 계속 옆에 있을거면서...
7:53PM벨 데니사:보통은 이런 거 듣기 싫어하던데? (갸우뚱) 계속 있긴 할 거지만~ 자주 들으면 지겹잖아.
7:55PM데미안:뭐 어때-... 귀찮긴 하지만 귀엽잖아..
7:55PM벨 데니사:..... 귀찮다는 건 너무했어.
7:56PM벨 데니사:이런다고 다 무마되는 게 아니거든! (그러면서 얌전히 있음)
7:57PM데미안:그래도 좋잖아- (조금씩 잠이 깨고 있다)
7:57PM벨 데니사:(꿍얼꿍얼...) 진짜 치사해.
7:58PM벨 데니사:(웃었어! 힐끔 본다) 솔직히 말해봐. 지금 잠 다 깼지?
7:59PM벨 데니사:... 완전 맨정신으로 보여.
8:01PM벨 데니사:그런 거 같네..~ 그럼 나 이제 일어나도 되지?
8:01PM데미안:음-... (여전히 안 놔주고 있다)
8:01PM벨 데니사:(팔 슬쩍 잡으며) 으음~? (고개를 갸우뚱 기울여)
8:02PM벨 데니사:그럼 이러고 거실까지 나가도 난 상관 없는데~
8:04PM벨 데니사:간지러워~ (꺄르륵 웃고) 그럼 같이 일어나자~
8:05PM데미안:(안은 채로 몸을 일으켜) 됐지?
8:06PM벨 데니사:응! (아이 착해~ 머리 쓰다듬)
8:06PM데미안:(키득 웃으며 눈으 느리게 감았다 떠)
8:07PM벨 데니사:(확실히 바깥 상황만 아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지금도 나쁘진 않네~)
며칠 전 꽤 상태가 괜찮은 식량을 잔뜩 구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위험한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8:08PM데미안:(머리에 턱 올리고 같이 걸어가는 중)
8:08PM벨 데니사:(별로 불편하단 말 안 하는 중)
창문으로 들이치는 햇빛이 벽지와 원목 마루에 아름다운 그림자를 드리우네요.
마루 한쪽에는 덜 빠진 핏물이 남아있지만, 이 정도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겁니다.
장식장엔 두 사람의 추억이 어린 물건들이 몇 가지 있고, 푹신한 소파 밑엔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게 무기들이 들어있어요.
전기나 수도는 끊겼다지만 최근의 빗물은 식수로 써도 될 만큼 깨끗한 편입니다.
이 집에 어느 곳이든,벨과 당신의 손길이 구석구석 닿아 있어요.
좀비 사태가 발발하더라도 익숙한 장소는 언제나 중요한 법이니까요.
8:10PM벨 데니사:다음에는 선인장이라도 길러볼까~
8:10PM벨 데니사:음~ (턱 위에 손을 올리며 고민한다) 근처에 꽃집 같은 곳이 있으면?
8:11PM데미안:근처에 있으려나~ 다음에 식량 구할 때 찾아보자.
식사를 하는 중에도 잘 집중하지 않고, 내내 당신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사소하지만 모두 분위기를 띄울 만한 즐거운 화제들입니다.
지난번 가져온 과일 통조림이 참 맛있다거나, 여름인데 에어컨 없이 계절을 날 수 있을지 의심이 된다거나.
과연 매미가 찾아올지 궁금하다거나 같은 말들이에요.
8:12PM데미안:
심리학
기준치: |
25/12/5 |
굴림: |
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여름이지만, 딱 적당할 만큼 뜨끈하고 적당할 만큼 바람이 불어오거든요.
열대야가 없는 여름이 이렇게 살기 좋은 계절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벨이 마지막으로 들떴던 건……
8:14PM벨 데니사:덴~ 내 말 듣고 있어~?
8:14PM데미안:응? (고개를 들어) 그럼- 듣고 있지
8:15PM벨 데니사:음~ 그럼 내가 마지막에 말한 것도 들었겠네?
8:15PM벨 데니사:(이럴 줄 알았다니까! 턱을 괴고) 캠핑 가자고 했잖아~
8:16PM벨 데니사:엄청 조용한 산을 찾았거든! 거기면 좀비가 없을 거야~
8:16PM벨 데니사:응? (눈을 깜빡이더니) 그럼 장난일 거 같아?
8:17PM데미안:아무리 산이라지만 숨은 좀비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8:17PM벨 데니사:그래도 엄청 적지 않을까..? 별로 없으면 자신 있는데!
8:19PM데미안:흠... 그럼 멋대로 개인 행동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8:19PM벨 데니사:당연히 그래야지~ 다른 때면 몰라도 이 상황에서까지 단독 행동은 안 해!
8:20PM데미안:그래 알았어. 밥 먹고 준비하자.
마지못해 벨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벨은 자신이 필요한 건 이미 다 준비해뒀다고 하네요.
8:22PM벨 데니사:지난번에 마지막으로 같이 나갔을 때 뭔가 건질 거 없나, 하고 들어갔다가 찾았어!
텐트는 4인용이구 비가 올지도 모르니까 우산도 챙길 거야! 거기 호수도 있었던 것 같으니까 물고기 잡아서 구워도 괜찮겠다! 밤엔 별구경도 할까~ (조잘조잘)
8:24PM데미안:(엄청 신났네..) 베리, 너 놀러가고 싶었구나?
매번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잖아!
8:25PM데미안:이왕이면 옥상있는 집으로 찾을걸 그랬네 (쓰담)
8:26PM벨 데니사:언젠가 이사 갈 일 있으면 그때 옥상 있는 곳으로 고르면 되지~
8:26PM데미안:언제가 될진 모르겠네. 이만한 집도 잘 없잖아
8:27PM벨 데니사:음.. 그건 그래. 확실히 여기가 너무 좋아서 아까운데..~
8:28PM데미안:아무튼 식량도 좀 챙겨서 갈까-
8:28PM벨 데니사:그러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 정도만 조금 챙겨가면 될 거 같아!
확실히 이렇게까지 신난 벨의 제안을 거절하긴 조금 그렇죠.
수락하길 잘한 것 같다고, 당신은 생각합니다.
푸른 하늘 위로 구름이 떠다니고, 그림으로 그려둔 듯한 풍경이네요.
당신과 벨은 짐을 점검하고, 가방을 메고, 저 멀리 돌아다니는 좀비들을 피해 차에 올라탑니다.
8:31PM벨 데니사:남쪽에 있는 산이야. 차로 가면 한두시간? 정도 걸리겠다!
8:31PM벨 데니사:음, 길이 안 막히면 조금 더 일찍 도착하지 않을까?
쾅,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좀비가 앞 유리창을 때립니다.
검게 변색한 피와 너덜너덜한 거죽이 닿자, 깨끗했던 유리가 금세 더러워지네요.
쾅, 콰앙, 언제 날을 잡아 세차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쾅, 그러고 보면 캠핑 장소에 호수가 있다고 했던가……
8:33PM데미안:... 가서 세차 좀 해야겠다. 당분간 비소식 없었나?
8:33PM벨 데니사:안타깝게도 없었을 걸..? (더러워진 앞유리를 보며 으, 하는 소리를 낸다)
그러지 않으면 유리가 깨지고 우리도 저런 몰골이 되어버릴지도 모르니까요!
8:35PM데미안:(엑셀을 밟아 차를 운전해)
8:35PM데미안:
자동차 운전
기준치: |
45/22/9 |
굴림: |
51 |
판정결과: |
실패 |
끔찍한 소리들이 들려오지만 당신은 액셀에서 발을 떼지 않습니다.
좀비 사태에서
103일을 지내다 보면 이 정도 좀비야 도로 위를 돌아다니는 비닐봉지와 다를 바 없네요.
비록 이번엔 비닐봉지를 차로 깔아뭉개버렸지만요.
8:37PM벨 데니사:그러게! 오늘따라 많이 없네~
조금 지나다 보면 좀비가 꽤 밀집해있는 주택가에 들어섭니다.
아주 예전, 이전 집을 떠날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죠.
그때는 폭탄이 있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만 살고 있는 집을 또 터트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8:38PM데미안:
자동차 운전
기준치: |
45/22/9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당신이 핸들을 돌릴 때마다 몇 마리의 좀비가 이쪽을 바라보는 듯했지만,
자신들끼리 엉켜버려 차를 따라오지도 못하게 되었네요.
8:40PM벨 데니사:그래도 좀비가 득시글한데 따돌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
8:41PM데미안:100일 넘게 하다보면 이 정도야 뭐~
8:41PM벨 데니사:확실히 많이 익숙해졌네, 이것 저것~
8:43PM데미안:나중에 자기도 운전 가르쳐줄까
8:43PM벨 데니사:나 면허 없어서 장난 아닐텐데?
8:44PM데미안:어차피 이제 면허 없어도 상관 없잖아. 단속하는 인간도 없고
공터는 많아
왠지 사고 낼 것 같지만..~?
8:44PM데미안:괜찮아- 차 망가지면 다른 차 가져오면 되지.
8:45PM벨 데니사:(꺄~) 그럼 나중에 해볼래!
대화를 하다 보면 이번엔 좁은 길이 이리저리 꼬여있는 골목길입니다.
자칫하다간 모퉁이에서 좀비를 떼로 만날지도 모르는 위험한 곳이에요.
8:46PM데미안: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전후좌우를 살피며 서행하자, 어디에도 부딪치지 않고 안전하게 빠져나옵니다.
방향을 안내해주던 벨이 제 덕분이라는 듯 눈을 반짝이며 당신을 봅니다.
8:47PM데미안:그래 잘했어- (피식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8:47PM벨 데니사:(헤헤 웃으며) 자기는 역시 내가 있어야 한다니까~
8:48PM벨 데니사:나 없었을 땐 어떻게 지냈나 몰라!
8:50PM데미안:그러게- 이젠 기억도 잘 안나는데?
8:51PM벨 데니사:하긴, 벌써 1년도 더 된 일이니까~ 시간 엄청 빠르네.
8:52PM데미안:벌써 그렇게 됐나?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
8:52PM벨 데니사:좀비가 생긴 것도 그쯤 됐으니까..~
같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꺄륵 웃으며)
8:54PM데미안:그런 것 같네~ (피식 웃으며) 자기랑 있으면 시간도 딱히 신경 안쓰니까
8:54PM벨 데니사:그래도 밤낮 정도는 구분하는 게 좋을 텐데 말이야~ (힐끔)
8:55PM벨 데니사:아닌 것 같은데..? (장난)
8:56PM데미안:아니면 계속 자고 있었을걸~
8:57PM벨 데니사:그럼 내가 너무 심심해서 안 돼!
차는 계속 달려 어느덧 문을 닫은 가게들만이 양옆에 늘어선 상점가에 들어섭니다.
셔터가 내려와 있는 가게가 여럿이고, 개중엔 약탈을 당해 엉망진창인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가게도 있네요.
8:59PM데미안: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필요한 물품은 모두 챙겨왔으니 굳이 들르지 않아도 될 겁니다.
벨이 과자를 하나 꺼내 당신의 입에 물려줍니다.
9:00PM벨 데니사:음악이라도 틀 걸 그랬나? 음... 아니다, 그랬으면 좀비를 부르는 차가 되었을지도~
9:01PM데미안:(집어준 과자를 입에 물어) 음악 없어도 딱히 심심하진 않은데?
9:01PM벨 데니사:내가 있어서 그렇다고 하려 그러지~?
9:02PM벨 데니사:이럴 때 하는 말이면 뻔하지~
산 아래에 주차를 끝내면, 벨이 가방과 짐을 번쩍 들고 내립니다.
9:04PM벨 데니사:이제 좀 걸어야 돼~ 하이킹 코스거든!
9:06PM데미안:산 위까지 길이 없는게 좀 아쉽네
9:06PM벨 데니사:그러게... 하지만 차가 망가지는 것보단 나으니까!
9:07PM데미안:그건 그렇지- (짐을 가볍게 들고) 가자
산 입구에는 철조망 같은 게 빙 둘러, 설치되어 있네요.
9:08PM데미안: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촘촘하게 엮인 철조망을 뚫으려면 좀비라도 썩 힘이 들겠어요.
벨은 유일하게 뚫려 있는, 좁은 입구로 들어갑니다.
9:09PM데미안:거긴 또 어떻게 봤어? (좁은 입구로 짐을 먼저 밀어두고 안으로 들어간다)
9:09PM벨 데니사:내가 이런 건 또 기막히게 찾잖아~
9:09PM데미안:잘 찾았네- (머리 쓰담쓰담)
어때, 이 정도면 좀비도 없겠지?
9:11PM데미안:음~ 그렇겠네. (귀를 잠시 기울이며) 인기척도 없는 것 같고..
9:12PM벨 데니사:저렇게 막혀 있으면 아무래도 없을만 하지? 음~ 우리 본부보다 보안이 좋아 보여. (장난스러운 어조로)
9:13PM데미안:(키득 웃고는) 그래도 안에 갖혀있는 좀비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
9:14PM벨 데니사:와..~ 그건 진짜 싫은데. (허리춤을 툭툭 치며) 그래도 무기까지 착실하게 챙겨 왔으니까 괜찮아!
9:14PM데미안:같이 있으니까 괜찮겠지- 해 지기 전에 빨리 가자.
9:14PM벨 데니사:웅! (제 몫의 짐을 들고 산을 오른다)
푸르른 녹음이 우거진 이곳엔 여러분을 제외하고는 다른 인기척은 보이지 않습니다.
벨의 머리카락에 부딪혀 흩어지는 햇빛, 발아래의 단단하면서도 어딘가 부드러운 땅,
바람이 불면 잎사귀가 스치는 소리가 들리고, 어디선가 한가로이 매미가 울고 있습니다.
9:15PM데미안:
오르기
기준치: |
20/10/4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9:17PM벨 데니사:음~ 그러게? 생각보다 높다! (뒤를 힐끔 보더니) 조금 힘들지?
9:18PM데미안:등산은 오랜만이니까-.. 24살 임무 이후로 처음인가-
9:18PM벨 데니사:스물넷이면... 세상에. 너무 오래 전 얘기 아니야?
완전 애기...
9:19PM데미안:아니야. 네가 그런 말하니까 뭔가 느낌이 신기해서-
9:19PM벨 데니사:나는 이런 말하면 안 되는 거야? (갸우뚱)
9:20PM벨 데니사:그치? 내가 좀 동안이긴 해도 스물넷이면 완전 애기 맞잖아~ 나는 그때 스물.... 꺅! (나무에 걸림)
9:21PM데미안:(손을 뻗어 팔을 잡아주며) 괜찮아?
9:21PM벨 데니사:응..~ 넘어지진 않았으니까?
9:21PM데미안:잘 보고 걸어야지. 이런 곳에는 나무 뿌리가 많아.
9:22PM벨 데니사:그런 것 같네~.. (열심히 밑에 보고 걸어다니며) 이러니까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야.
9:23PM벨 데니사:좀비가 우글우글해지기 전 말이야~
9:23PM데미안:아~ 그러게. 한동안 밖에 잘 못 나갔으니까~
9:23PM벨 데니사:조용하고 좀비 새끼도 안 보이고~
집 밖에서 경계심을 푼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9:24PM데미안:
듣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매미 울음 사이에 희미하게, 물이 흐르는 듯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이 여태껏 지긋지긋하게 들었던 좀비의 신음과 비명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언덕 꼭대기에 올라선 벨이 한숨을 돌리고, 당신에게 상기된 얼굴로 어서 오라며 부릅니다.
9:25PM데미안:(언덕 끝까지 올라와 짐을 내려놓으며) 그래도 금방 왔네
9:26PM벨 데니사:응! (읏차, 팔을 위로 쭉 뻗으며) 완전 신난다~
산 중턱에 드넓게 뻗은 맑은 호수, 호숫가 좌우에 늘어진 숲, 그리고 자갈밭.
한 번 더 바람이 불자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그려집니다.
물고기가 물을 튀기며 숨어드는 소리를 들은 듯도 싶습니다.
핏방울 하나 떨어지지 않은 호수는 좀비의 습격하고는 영 연이 없어 보이네요.
호수로 다가갈 때마다 자박자박, 발밑에서 자갈들이 미끄러지고 부딪칩니다.
9:28PM벨 데니사:딱 이런 걸 보여주고 싶었어! 지금 일상은 좀 엉망이고 전보다 피가 많이 묻었지만~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덴한테 일상을 돌려주고 싶거든.
9:29PM데미안:... ... (피식 웃고는 머리를 헝클듯이 쓰다듬으며) 언제 그런 기특한 생각을 다 했어?
9:29PM벨 데니사:항상 하고 있었는데 말을 안 한 것 뿐이야~ (살짝 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리하며 웃는다)
우선 텐트부터 칠까?
9:30PM데미안:그래, 아마 여기 들어있을거야 (들고 온 짐에서 텐트를 꺼내)
널찍해서 편해 보이긴 한데, 설치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라운드 시트를 펼치고, 폴대를 엑스자로 끼우고, 텐트를 세우고……
9:31PM데미안:
손놀림
기준치: |
20/10/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조금 어색하긴 해도, 얼추 텐트가 모양을 잡습니다.
9:32PM벨 데니사:초보자가 하면 픽 쓰러진댔는데~ 자기 엄청 잘한다~
9:32PM데미안:전에 몇번 해봤거든. 꽤 괜찮지?
9:32PM벨 데니사:자기 이런 것도 해본 적 있었어? (은근 놀란 듯)
9:33PM데미안:응, 예전에 암살 임무 나갔을 때. (태연하게 말하며)
그래도 지금은 안 나가지 않아? 다 기억하고 있네?
텐트를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도록 못을 박아야 합니다.
9:34PM데미안:
근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이 내리친 망치는 못을 빗맞히며, 그대로 미끄러져 그만 당신의 신발을 내리치고 말았습니다.
9:36PM데미안:신발이 그나마 단단한거라 괜찮아
9:36PM벨 데니사:그래도... (힐끔..) 나 도와줘야 하는 거 아냐..? (근력이 55지만..)
9:37PM데미안:음- 손 다칠까봐 좀 걱정되는데? (장난)
자기 날 너무 약하게 보는 거 아니야?
9:38PM벨 데니사:응! (망치 달라는 듯 손 내민다)
9:39PM벨 데니사:(망치로 못 두드려보기) (얍)
근력
기준치: |
55/27/11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데미안 봄)
(이게 아닌데?)
(뭔가.. 마무리를 본인이 하고 있음)
(으엥...)
자 이제 한걸음 물러서서 당신이 만들고 벨이 마무리한 텐트를 살펴볼까요!
집이라고 하기엔 좀 작지만, 비를 피하고 벌레를 막아줄 훌륭한 은신처입니다.
9:41PM벨 데니사:.. 뭐... 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
9:42PM벨 데니사:그치? .... 아니지, 덴은 굳이 따지면 초보자는 아니지 않아?
9:42PM데미안:10년 정도 지났으면 다시 초보자로 해줘
9:42PM벨 데니사:(입술을 쭉 내밀고) 네에-
9:43PM벨 데니사:응! (앉아서 쉬는가 싶더니 호다닥 일어나 텐트 안으로 들어간다) 와~ 뭔가 엄청 신기해~
9:44PM벨 데니사:엄~청! (팔을 쭉 올리며 기지개를 켜고는) 시설은 집이 더 좋지만 장소는 여기가 더 좋다~
9:45PM데미안:그럼 된거지~ (따라 텐트 안으로 들어와)
9:45PM벨 데니사:(히히 웃고는) 조금 있으면 해가 질 것 같으니까~ 적당할 때 밥 먹으면 되겠다!
9:46PM벨 데니사:음~ (눈동자를 도르륵 굴리다가 식재료를 넣어둔 가방을 가져오더니 짠, 하고 연다)
라면 한 박스에 즉석밥, 카레를 만들기 위한 보존 채소들도 바리바리 있네요.
심지어 어디서 났는지 바비큐용 냉동고기까지 존재합니다!
이래서야 1박 2일의 캠핑이라기보단 새 이사를 한다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9:47PM데미안:(고기를 보더니) 이건 또 어디서 났어?
자기 애인이 능력이 조금 좋은 정도가 아니라서~?
9:48PM데미안:전에 같이 나갔을 때 캠핑 장비랑 같이 가져왔어?
9:49PM벨 데니사:아- 자기는 눈치가 너무 빨라!
9:49PM벨 데니사:그때 아니면 나간 적이 없으니까~
9:49PM데미안:하긴 그래. 잘했어 (쓰담쓰담)
9:50PM벨 데니사:(얌전) 자기 전보다 쓰다듬는 횟수가 많아진 거 알아?
9:50PM벨 데니사:왠지~ 늘은 것 같은데~
9:51PM데미안:뭐 어때- 싫은건 아니잖아?
그건 자기한테 내가 싫지 않냐고 묻는 거랑 똑같아.
9:51PM데미안:싫을 수가 없겠네- 그럼 된거지
밖에서 하는 요리가 처음이라면서 벨은 한껏 들떠 보입니다.
뭐, 조잘거리는 목소리는 이젠 거의 배경음이죠.
9:53PM데미안: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호수 너머에, 꽤 큰 건물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9:53PM데미안:...? 저기 왠 건물이 있는데?
9:54PM벨 데니사:응? (그제야 호수 건너를 바라보고) 헤에, 그러네?
9:54PM데미안:이런 산에 저런 건물이 다 있네-
9:54PM벨 데니사:높은 놈들의 별장, 뭐 그런 거겠지~
9:55PM데미안:음~ 그럼 안에 뭐라도 있으려나
9:55PM벨 데니사:그럴 지도 모르지만.. 일단 지금은 해가 지려고 하니까 나중에!
9:55PM데미안:그래~ 안에 뭐가 있을지 모르니까-
한가롭게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나면 곧 해가 저뭅니다.
어디선가 풀벌레가 울고, 빛 한 점 없는 세상 속에서 물이 흘러갑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쏟아질 것처럼 무수한 별들이 여러분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도시에서도 별을 볼 수 있긴 하지만, 산은 훨씬 느낌이 다르네요.
9:57PM벨 데니사:그러게... 여름이니까 대삼각형이라도 찾아볼까 싶은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별빛 아래의 벨은 별보다 흐리게 다가오지만, 목소리는 또렷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9:57PM데미안:음~ 별자리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
9:58PM벨 데니사:별자리는 애써 공부하지 않는 이상 다 거기서 거기 같으니까~
9:58PM데미안:
지능
기준치: |
80/40/16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적당한 별 세개를 골라 대삼각형이라고 우겨도 괜찮지 않을까요?
9:59PM데미안:그냥 대충 지어내도 되지 않을까나~
9:59PM벨 데니사:음~ (작게 키득 웃으며) 그럼 저렇게 세 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킨다)
손에 닿을 수 없는 별들 사이를, 손에 닿을 수 있는 빛이 날고 있습니다.
10:00PM데미안:(처음 보는 불빛에 눈을 깜빡여)
벨도 꽤 감명 깊은 얼굴로 반딧불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10:01PM벨 데니사: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야.
응. 꽁무니에서 빛이 나는.... ... 아, 곤충이네. (슬쩍 물러나며 웃는다)
그래도 이쁘니까 상관 없나?
10:02PM데미안:아- 자기 곤충 싫어했었지. (피식 웃고는) 그냥 별이 떠다닌다고 생각하면 괜찮지 않아?
10:03PM벨 데니사:그치? 간만에 이렇게 나오면 좋잖아.
실컷 논 녹진녹진한 피로와 만족감, 그러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10:04PM벨 데니사:.. 옛날이라면 이렇게 있을 수도 없었겠지.
당신의 의문은 아랑곳하지 않고 벨은 말을 잇습니다.
10:04PM벨 데니사:좀비는 우글거리고 진창인 세상도 싫지만... 자기가 있어서 좋아.
같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때도 지금도... 나한테 필요한 건 자기말고는 없으니까. .. 그래서 살아갈 수 있었던 거 같아.
어느 순간부터 벨은 별도, 빛도 아닌 당신만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다정한 음색 속에서 절박한 듯한 감정이 새어 나옵니다.
10:06PM벨 데니사:무슨 일이 있어도 최우선은 우리야. 알지?
10:07PM데미안:... 갑자기 자기가 그런 말하니까 기분이 이상하네. (피식 웃고는 네 머리 위로 부드럽게 손을 올려) 나도 마찬가지야. 나한테 필요한 건 너 말고는 없어.
10:07PM벨 데니사:.. 응. 그거면 됐어. (언제 진지한 얘기를 했냐는 듯이 웃는다)
마지막 반딧불이가 저 멀리 날아가 사라집니다.
벨은 잠시 입을 다물더니, 뒤척이다 일어납니다.
10:08PM벨 데니사:밤이 늦었네. 이만 들어가서 자자.
10:09PM데미안:그래. (어깨를 감싸주며)
텐트의 지퍼를 올리고, 랜턴을 켜면 당신이 익히 아는 벨이 그곳에 있습니다.
당신의 곁에 누운 벨은 고른 숨을 쉬며 잠에 빠져 있습니다.
맞잡은 손은 여름밤이라 그럴까, 조금은 뜨겁네요.
서늘하다 못해, 차가운 바람이 당신의 뺨을 건드립니다.
눈을 뜨면, 벨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구겨진 이불과 흐트러진 베개를 보면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 있었던 것 같은데.
10:12PM데미안:개인행동하지 말라고 했는데..!! (텐트 밖으로 나가)
10:12PM데미안:
듣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버석, 버석, 수풀과 자갈을 밟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불투명한 천 너머로 여러 명의 인영이 보입니다.
10:13PM데미안:(머리 위에 두었던 총을 들어) ... ...
지익, 지이이익,
잘 내려가지 않는 지퍼에 초조함이 담긴 듯 가해지는 힘이 늘어납니다.
툭, 툭, 툭, 텐트를 치는 소리는 이제 거의 내리치듯, 천이 움푹 파이고 수복되기를 반복합니다.
틈으로 복면을 쓴 사람들이 손을 뻗어, 당신을 끌어냅니다.
당신을 내려다보는, 복면 속의 눈과 한순간 시선이 마주친 것도 같습니다.
10:15PM데미안:
건강
기준치: |
60/30/12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제대로 서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당신의 등을 총구가 찌르지만, 당신은 쓰러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시야가 빙글빙글 돌고, 구토감을 참을 수 없습니다.
눈을 뜨면, 희미한 빛만이 존재하는 좁은 공간이었습니다.
감옥, 이라고 말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단단한 유리 벽으로 둘러싸인 방 안에는 당신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기억을 되새겨보면, 복면을 쓴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후로 생각나는 게 없습니다.
그때 당신은 기절했고, 이곳으로 끌려왔다고 추론하는 게 타당할 것입니다.
입은 옷은 여전하지만, 소지품은 빼앗긴 듯합니다.
10:17PM데미안:
듣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을 둘러싼, 여러 방 안에서 그것들이 꿈틀거리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찢어지고, 살이 녹아내리면서도 기어온 그것들이 당신에게 가장 가까운 벽에 일제히 달라붙습니다.
몇 개 없는 이가 유리를 긁으며 까드득거리는 소리를 내고, 붉은 손자국들이 전면에 가득 남습니다.
10:19PM데미안:
SAN Roll
기준치: |
77/38/15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10:19PM데미안:이게 대체 다 뭐야... (설마하는 마음에 주변을 불러보며 벨을 찾습니다)
원래 문이었을 공간을 살피면, 불행인지 다행인지 당신이 들어있는 ‘우리’만 잠금이 헐거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좀비가 든 우리가 아니라서, 지금은 다행이라고 하는 게 좋겠죠.
10:20PM데미안:... ... (조용히 주변을 살피며 문을 열어)
문을 열고 나가면, 좀비들이 가득 든 방 사이로 통로가 보입니다.
창문은 보이지 않고, 다른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쩐지 실험실을 연상케 하는 공간입니다만, 왜 당신이 이곳에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10:21PM데미안: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각각의 투명한 우리 앞에 몇 개의 버튼이 달려 있습니다.
개중 붉은 버튼 밑에,
‘처리’
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네요.
(좀비가 들어있는 유리 앞에 있는 붉은 버튼을 눌러본다)
해당 우리를 비추는 조명이 붉은색으로 바뀌더니, 방 안에 자욱한 연기가 끼기 시작합니다.
투명한 유리는 불투명한 기체에 흐려져 더는 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곳에는 더는 움직이지 않는 좀비들이 겹겹이 쌓인 채 누워 있습니다.
10:24PM데미안:하, (헛웃음을 터뜨리며 유리에서 멀어집니다) .... 일단 여길 나가서... 벨을 찾아야 해... (숨을 삼키고 통로 쪽으로 조용히 걸어간다)
방의 중간쯤 오면 갑작스레 경보가 발동합니다.
이 층의 모든 조명이 붉은색으로 바뀌며, 귀가 찢어질 듯한 사이렌이 울립니다.
10:25PM안내 음성: A-9번 우리에서 실험체 탈출. 긴급조치를 취합니다. 지하 3층에 있는 연구원은 즉시 층을 나와, 출입을 엄금하십시오. 반복합니다. A-9번 우리에서 실험체 탈출. 긴급조치를 취합니다. 지하 3층에 있는 연구원은 즉시 층을 나와, 출입을 엄금하십시오.
동시에 당신이 걸어왔던 곳에서부터 자욱한 연기가 퍼져나옵니다.
10:26PM데미안:..!! 젠장! (서둘러 통로 끝으로 달려간다)
뒤따라오는 오열과 울부짖음, 괴성들을 무시하고 달려가면……
당신이 계단에 발을 올리자, 자동으로 문이 닫히며 더는 지하 3층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됩니다.
10:27PM안내 음성: 긴급조치 종료. 위험요소가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10분간 상태 유지. 이후 환기 및 소독을 개시합니다. 모든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지하 3층의 출입을 금합니다. 반복합니다. 긴급조치 종료. 위험요소가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10분간 상태 유지. 이후 환기 및 소독을 개시합니다. 모든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지하 3층의 출입을 금합니다.
10:27PM데미안:....제기랄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건데...
10:27PM데미안:(닫힌 문을 뒤로하고 계단을 오른다)
당신이 도착한 곳은, 무성한 수풀과 나무가 있는 공간입니다.
지하 3층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당신은 약간의 괴리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고개를 들어보면 인공조명이 붙은 천장이 있고, 하늘은 보이지 않으니 이곳은 필경 지하, 그것도 건물 안일 겁니다.
식물이 뿜어내는 산소 탓에 텁텁했던 가슴이 진정되는 듯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무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과일들이 열려 있습니다.
10:31PM데미안:(임무 중이거나 위급상황이 되면 항상 음식을 입에 대지 않기로 훈련된 탓에 딱히 먹을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저 수풀을 해치며 올라가는 길이 있는지 찾아본다)
층의 반대편에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으니, 계속 위로 올라가려면 이 숲의 끝까지 걸어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우거진 나무 사이로, 어느덧 탁 트인 공간이 펼쳐집니다.
길에서 얼추 벗어난 공간이라, 잠시 발을 멈추고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10:33PM데미안:(역시 만들어진 곳인가.. 전날까지 봤던 자연스러운 풍경과는 역설적이라 불쾌해진다. 빨리 여길 나가야지..)
(패널 아래 떨어진 삽을 주워든다)
10:35PM데미안:(좀더 날카로웠으면 좋았겠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쉬이 향의 발원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라플레시아를 연상케 하는, 무척이나 거대한 꽃입니다.
육안으로도 보일 만큼 입자가 큰 꽃가루가 사방을 날아다닙니다.
10:35PM데미안:... (별로 다가가고 싶지 않은데..)
10:36PM데미안:
건강
기준치: |
60/30/12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꽃가루를 들이마시면 기침을 하는 게 당연하긴 한데요.
다시 현기증이 일고, 구토감을 참을 수 없습니다.
이 향기가 당신에게 무슨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10:37PM데미안:씨발... 뭐하는 풀떼기야..?!
10:38PM데미안:(소매로 코를 막고 걸음을 돌려 계단을 찾아)
비틀, 비틀, 계단을 내려와 당신에게로 향하는 좀비가 있습니다.
갓 좀비가 된 것인지 눈에 띄는 큰 상처는 보이지 않습니다.
꽃가루가 자욱한 공간임에도 그는 정확히 당신을 확인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네요.
10:39PM데미안: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지금까지 보았던 좀비와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10:39PM데미안:뭐라는거야... 비켜! (들고 있던 삽을 휘둘러 머리를 향한다)
그에게서 피가 흘러 나오지만, 머리는 부서지지 않았습니다.
10:41PM데미안:... (그림자가 드리운 눈이 아래를 내려다보다 그대로 머리를 짓밟는다)
당신이 익숙하게 봐왔던 것들이 흘러나오고, 신발은 피와 살점으로 더러워집니다.
10:42PM데미안:
SAN Roll
기준치: |
76/38/15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좀비를 쓰러트리고 나면 바로 계단을 올라갈 수 있습니다.
10:43PM데미안:(삽에 묻은 피를 털고 다시 계단을 오른다)
지하 1층은 새하얗고 깔끔한, 일반적인 형태의 연구실입니다.
저편에 아마도 1층으로 바로 이어질 계단이 있지만, 연구실을 조사할 수도 있을 겁니다.
10:44PM데미안:도대체 뭐하는 곳이야... (주변을 슬 둘러보다가 책상으로 다가간다)
일렬로 늘어진 책상 위에, 당신은 알지 못할 플라스크와 실험 도구들이 놓여 있습니다.
전화기나 컴퓨터가 몇 대 있긴 하지만 전화는 전부 먹통이고, 컴퓨터는 모두 비밀번호가 걸려 있네요.
그래요, 비밀번호를 알기 쉽게 적어두는 사람은 없을 테죠.
10:45PM데미안: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몇몇 플라스크엔 내용물이 담겨 있는 모양이지만,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10:46PM데미안:(얻을 것이 없어보이자 책장으로 다가간다)
질병과 죽음, 바이러스와 백신 등에 관한 책들인 것 같습니다.
지하 3층은 실험 구역, 지하 2층은 재배 구역, 지하 1층은 연구 구역.
그리고 1층은 숙소와 편의시설이 있는 모양입니다.
10:47PM데미안:설마... 여기서 바이러스를 만들었나..?
10:47PM데미안:
자료조사
기준치: |
60/30/12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10:48PM데미안:(책장에서 꺼낸것을 던져두고 유리장으로 다가간다)
동물의 박제, 식물의 본, 아래로 내려갈수록 눈살이 찌푸려지는 표본도 보입니다.
10:49PM데미안:
SAN Roll
기준치: |
76/38/15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10:49PM데미안:...역시 여기서 시작된 거지?
(유리장에서 멀어져 캐비닛을 열어본다)
캐비닛을 열자마자, 우르르 종이 더미가 쏟아집니다.
전부 읽는 것은 시간상 불가능하니, 얼추 눈에 띄는 것만 살펴볼까요?
10:50PM데미안:(개 중 하나의 보고서를 들어)
낡은 연구 보고서
와
피에 젖고 구겨진 연구 보고서
,
빳빳한 연구 보고서
가 있습니다.
10:51PM데미안:(낡은 연구 보고서를 집어든다)
내용을 읽어본다면, 보고서라기보다는 일기에 가깝습니다.
혼란에 빠진 이가 되는 대로 갈겨쓴 듯하네요.
10:51PM낡은 보고서: 시체가 다시 일어서 걷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우리는 모두 경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그 시체는 우리의 - 살아있는 것 - 소리와, 숨에 격렬하게 반응했다. 생명이 없는 그것은 생물을 질투하고, 탐욕하고, 무엇이든 갉아먹으려 들었다. 마치 타인의 생명을 빼앗아 자신의 부패한 몸에 채워 넣으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듯이 군 것이다.
적힌 날짜는, 한참 전, 세계가 아직 평탄했을 시절이었습니다.
10:52PM데미안:...(다 읽은 보고서를 던져두고 피에 젖은 보고서를 집어든다)
이 연구소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났을 테지요.
내용을 읽어본다면, 최대한 감정을 죽여 눌러쓴 문장들이 이어집니다.
10:53PM피에 젖은 보고서: ■■■■년 ■월 ■일, 사태 발생. ■■일이 지났으나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일시 중단되었던 연구를 재개했다. 실험 샘플의 주기적 보충 필요. 완전히 감염된 대상은 두부에 물리적인 충격을 주는 것으로 구제할 수 있다. 처음으로 완성된 백신은 완전하지 않았다. 감염을 최소 n주에서 n개월 유보할 수 있으나, 결국 완치는 불가능했다. 지금 신형 백신의 테스트를 시행한다. 실험자, 마리아 허드슨. 피실험자, 마리아 허드슨. 만일 실패한다면……
10:56PM데미안:.... 백신이라...(전에 벨의 일기장에 쓰여있던 내용을 떠올린다. 어쩌면 나도 똑같은 처지 아닌가? 100일 넘게 멀쩡하긴 하지만.)
(보고서를 던져두고 마지막 빳빳한 보고서를 집어든다)
아주 최근에 적힌 듯, 빳빳한 연구 보고서입니다.
10:57PM빳빳한 보고서: ……연구원을 많이 잃었다. 물자가 점점 부족해진다. 이 연구를 언제까지 이어나갈 수 있을지 확신은 없으나,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번째로 만들어진 백신은 백신의 몫을 다 하진 못했으나, 기체화되어 좀비의 체내에 들어가면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났다. 대상은 호흡기에 손상을 입고, 신체의 말단부터 무력화되어 움직이지 못한다. 기체의 농도가 짙다면 바이러스는 단번에 파괴되나, 감염자의 신체에도 큰 과부하가 걸린다. 비감염자에게는 해당 사항 없음. 무해함을 확인.
10:57PM데미안:아까 그 기체가 그건가...?
붕대를 감지 않아도 되고, 약을 바르지 않아도 됩니다.
10:58PM빳빳한 보고서: 본래 24시간 안에 변이하는 급성 감염은 모든 과정이 순식간에 일어나, 증상의 순서를 파악하기 어려우나 상기 서술한 백신으로 감염의 속도가 급격히 늦춰진 대상의 경우,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인지 능력 감퇴로, 피아 구분이 불가능해 종종 다른 생존자를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성을 보이는 등……
10:59PM빳빳한 보고서: ……대상의 심리 상태가 불안정해질수록, 낯선 환경에 놓이거나 낯선 이들과 접촉할수록 인지 능력은 제로에 가깝게 떨어진다. 이때 익숙한 환경, 친밀함을 느끼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한결 안정을 찾는……
아니, 다음 글자란 게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보고서를 떨어트리면, 종이 더미가 삽시간에 붉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그 피의 바다를, 당신은 참 많이도 보았습니다.
11:00PM데미안:
지능
기준치: |
80/40/16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좀비들이 쓰러지고, 당신도 고통을 느끼고, 지하 2층의 꽃가루는 어떻던가요.
애초에 그 좀비, 조금 이상하다는 걸 당신은 알고 있었잖아요.
그 삽을 내려놓으세요.
젠장, 죽고 싶지 않아……
핏물이 당신의 신발을 적시고, 안으로 파고 들어와 발등을 간지럽힙니다.
11:03PM데미안:.... (그래서? 그게 뭐가 어떻다는 건데. 지금까지 좀비를 제외하더라도 자신이 죽은 인간은 수백명이 넘습니다. 이제와서 죄책감이라도 느낄리가 없잖아요. 다만 문제가 되는게 있다면... 벨한테도 그러면 어떡하지...?)
당신은 자신의 지각을 신뢰할 수 없게 됩니다.
첨벙, 첨벙, 피의 바다가 무릎까지 차올라 작은 파도를 만들어냅니다.
당신은 이제 사람과 좀비를 구분하지 못하고, 폭력적인 환각을 보고, 점점 이성을 잃어 괴물이 되고야 말리라는 것을요.
지금, 벨이 옆에 있었다면, 무엇을 말해주었을까요?
데미안 패널티 다이스 1개를 적용한 이성 판정입니다
11:05PM데미안:
SAN Roll
기준치: |
76/38/15 |
굴림: |
65, 3, 71 |
+2: |
극단적 성공 |
+1: |
극단적 성공 |
0: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2: |
보통 성공 |
11:05PM데미안:
정신
기준치: |
75/37/15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분명히 조금 전까지 전화는 먹통이었을 텐데요.
11:06PM데미안:(다가가 전화를 받아본다)
전화를 받으면, 익숙하고도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립니다.
11:06PM벨 데니사:덴? 괜찮아? 지금 어디야?
대체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전화를 걸고 있는 거죠?
11:07PM데미안:너... 어떻게 여기로 전화를 건거야...?
내가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알고...?
11:07PM벨 데니사:... 글쎄. 방법은 어떻게든 찾으면 되니까. ..
일부러... 여기 데려온거야...?
11:07PM벨 데니사:.. 그런 게 아니야.
11:08PM벨 데니사:내가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잖아. 네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건 .... 언제나 변하지 않아.
11:09PM벨 데니사:무얼 보던.. 놀라면 안 돼. 너무 힘들 것 같으면 나만 봐도 괜찮아. 나는 늘 네 편이니까.
11:09PM데미안:.... 차라리... 잘 데려왔네...
11:09PM벨 데니사:.... 1층으로 올라올래? 기다릴게.
11:10PM데미안:애초에 알지도 못하고 너도 죽였으면....
아마 평생 날 용서하지 못했을텐데....
1층으로 올라오라는 말과 함께 전화는 끊어집니다.
전화가 끊어진 후에야 당신은 전화기의 줄이 잘린 것을 발견합니다.
(전화를 내려두고 천천히 1층의 계단으로 올라간다)
찰박, 찰박, 핏물을 밟으며 1층에 도달합니다.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당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당신이 인기척을 내면 그들이 일제히 뒤를 돌아봅니다.
11:13PM데미안:.... (헛웃음을 치며) 지금 댁들이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는거 알지?
흐물흐물 녹아내렸다가 재생하기를 반복하는, 관절이 기이하게 꺾인, 붉은 살점이 그대로 드러난, 눈알이 하나 없는, 타액을 흘리는, 팔이 하나 없는……
이렇게 가만히 있다간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데.
11:14PM데미안:
SAN Roll
기준치: |
76/38/15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젠장.. 진짜 짜증나네.... (손에 들고 있던 삽을 겨눠)
벨이 휘청거리는 좀비들을 가르며, 당신의 앞으로 걸어나옵니다.
당신은 새삼스레, 그들이 역시 인간이었음을 깨닫습니다.
11:17PM벨 데니사:다친 덴 없어? 괜찮은 거야? (울었는지 눈가가 벌겋다)
하지만 잃었던 당신을 되찾은 것처럼, 벨은 당신의 몸 여기저기를 살피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11:19PM데미안:아니... (결국 삽을 떨어뜨립니다. 아까 그건... 이젠 환청까지 들리는건가요. 이제 뭘 믿어야하죠? 나중에 가면... 너까지 공격하면 그땐 어떡하지..? 두려움이 몸을 집어삼키고 걸음이 뒤로 옮겨간다) ...
11:20PM벨 데니사:... 덴, 왜 그러는 거야.. 왜.... (네가 뒤로 물러나자 금방이라도 눈에 눈물이 차오른다) 나야, 벨. 못 알아보겠어?
11:21PM데미안:알아... 그러니까... 나한테 오면 안 되잖아... (자신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러니까 따로 가둬져있던 거겠죠.)
11:21PM벨 데니사:....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결국 눈물 방울이 뺨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진다)
벨의 목소리가 들리고, 손이 뺨에 닿고, 눈을 마주칠수록 차츰 당신의 상태가 안정됩니다.
금방이라도 당신을 덮쳐 삼킬 것 같았던 피의 바다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주변을 둘러싼 좀비들도 얼굴이 흐리게 보이는 사람으로 돌아옵니다.
11:22PM데미안: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연구원은 당신과 벨을 노골적으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시선을 조금 아래로 내리자, 주변에 불온한 것들이 가득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벨이 손에 쥐고 있는 건, 기억에 남은 모양의 컨트롤러입니다.
(널 보다가 연구원들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잠깐 둘이 얘기 좀 하게 해주시죠. 결국 본인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모르진 않을 텐데.
벨이 연구원들에게 말하자, 곧 연구원들은 저쪽 복도로 자리를 피합니다.
11:24PM벨 데니사:... ...... 덴, 미안해..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돌리지만 시선은 바닥을 향한다) 뭐부터 말해야 할 지 모르겠어....
거기서 나오면 안되는 거였네...
11:25PM벨 데니사:....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11:26PM데미안:지하 3층 말이야... 난 거기서 나오면 안되는 거였어... 그렇지..?
11:26PM벨 데니사:... 왜? ... 나 지금 네가 무슨 말하는 지 알아듣질 못하겠어... ... 뭐가 어떻게 된 거야..?
11:27PM데미안:이미 알고 있잖아.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왜 내가 여기 있는지...
11:27PM벨 데니사:.... (입술을 꾹 물더니) ... 알고는 있었어. 하지만 이건... 예상도 못한 일이야. 저 망할 새끼들이 갑자기 널 납치해서 데려갈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11:29PM데미안:... 어쩌면 그게 잘한 걸지도 모르지... 까딱했으면.. 너도 못알아보고 죽일 뻔했잖아...
11:29PM벨 데니사:......... .... 결국 그렇게 됐구나.. 그래....
11:30PM데미안:이미 늦은거네... 그렇지?
... 네 선택에 따를게.
여기 남아서 저들의 백신 연구에 이용될지... ..... 아니면 같이 떠날지. ... 그때랑 달라진 게 없네. 다 네 선택에 달렸어.
11:33PM데미안:... .... 난.... 혼자가 되는게 싫어... (벼랑 끝에 몰리니 깊은 곳에 숨겨둔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다들 곁에 있으면 떠나거나 죽어.) 하지만.... 같이 갔다가 내가 또 잘못 보면..? 그래서 널 헤치면...
난.... 난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하나만 남은 눈가에 물이 고이며 뺨을 타고 떨어져)
11:36PM벨 데니사:..... .... 그럴 일은 없어. 아니야, 괜찮을 거야. 지금도 제대로 봐 주고 있잖아.. (천천히 다가가 네 눈물을 닦아주다가 품에 안고 등을 토닥인다) ... 하지만.. 그게 정말 두려운 거라면... 나도 여기 같이 남을게..
11:37PM데미안:벨.... 베리.... (자신의 연인을 찾으며 등을 움켜쥐고 품에 얼굴을 묻는다) 제발... 나 두고 가지마...
11:37PM벨 데니사:(네 등을 쓸어내리며 자신이 여기 있음을 알린다) 응... 여기 있어.. 어디 가지 않을게. 난 항상 네 옆에 있어..
11:38PM데미안:너무 무서워... 나 버리지 않을거지...? 그렇지...?
11:39PM벨 데니사:(네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린다) 절대 그럴 일 없어...
11:40PM데미안:(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눈물을 흘립니다. 너무 시끄러우면 싫어할지도 모르잖아요.)
11:41PM벨 데니사:(떨리는 손을 들어 뒷머리를 쓸어내린다. 이런 땐 소리내어 울어도 괜찮은데..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네 곁을 떠나가지 않을 테니까. 사랑하게 된 그 순간부터 그렇게 정했어) .. 덴,
11:42PM데미안:응... (이름이 들리자 반응하듯 옷자락을 더욱 움켜쥔다.)
11:43PM벨 데니사:.... 항상 나한테 해주던 말 기억하지, (고개를 들어 네 어깨를 잡고 살짝 밀어 마주본다)
.. 아니야,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번엔 내가 돌려줄 차례니까.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나마 웃으며) 사랑해.
11:44PM데미안:... .... (눈물로 잔뜩 젖어버린 얼굴이 마주하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미소가 입가에 그려진다) ... 사랑해.
아니,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정해져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어느 길이나 불확실하다면, 보다 안전한 쪽이 좋을지도 모르니까요.
적어도 벨을 다치게 하지는 않을 테니까 말입니다.
11:47PM연구원: 현■한 선택■■다. 최■을 다해 ■■의 ■■■■을......
11:48PM벨 데니사:(마지막까지도 손을 놓지 않다가 연구원에 의해 강제로 놓는다)
11:48PM데미안:베...베리... (여전히 네게 손을 뻗어)
좀비들이 우리 안에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11:50PM데미안:... ... 혼자두지 않겠다고 했잖아....
……눈을 뜨면, 희미한 빛만이 존재하는 좁은 공간이었습니다.
감옥, 이라고 말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단단한 유리 벽으로 둘러싸인 방 안에는 당신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11:52PM데미안:(서둘러 일어서다 하마터면 넘어질 뻔한 것을 겨우 중심을 잡아) 베리..!
11:53PM벨 데니사:... (유리벽에 손을 가져다 댄다) .. 넘어지겠다.. 조심해..
11:53PM데미안:어디있었어... 보고싶었는데....
11:54PM벨 데니사:... 쟤들이 못 만나게 해. ... 지금 이렇게 와도 얼마 못 있어..
가벼운 복장, 태연한 얼굴이지만, 눈빛만은 다정함과 슬픔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11:54PM데미안:왜...? 만나면.... 안되는거야?
11:55PM벨 데니사:..... (유리에 올려둔 손을 둥글게 말더니 기어코 고개를 숙여 눈물을 흘린다) ... 우리가 달라서..,
11:55PM데미안:.... .... 아.... 그랬지...
그렇네... (결국 유리벽에서 멀어져)
그래요. 당신은 이곳에 갇혔지만, 스스로 내린 결정인걸요.
11:56PM벨 데니사:... 떨어지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11:57PM데미안:.... .... 집에 가고 싶어... 난 그냥... 같이 있고 싶었던 건데...
왜... 난 항상 이런거야...?
11:58PM벨 데니사:.... 내가 미안해.. 내가.., (버티기로 했는데. 그러자고 다짐하고 왔는데. 결국 네 말 한마디에 무너져 주저앉는다)
그때 그러질 말았어야... 했는데...,
12:00AM데미안:... ... 어쩌면... 내가 잘못된 걸 지도 몰라... 애초에... (말을 끝내지 못하고 시선이 떨어진다. 이내 고개를 들어 입가에 미소를 지어)
12:01AM벨 데니사:... 너는 잘못된 거 없어, 넌.. (벽을 짚고 비틀거리며 일어난다) ..... .... 다 내 이기심 때문이지.
12:02AM데미안:괜찮아... 너만 무사하면... 이렇게라도 볼 수 있으면 됐어.... .... 다음에 봤을 때도 내가 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
12:03AM벨 데니사:..... 알아볼 수 있어. .. 걔네들이 그러더라.. ..... 나는... 오히려 네가 아무 일 없었으면 했는데..
12:03AM데미안:.... (억지로 입가에 미소를 지어)
곧 연구원이 내려와 벨의 팔을 붙잡고 갑니다.
벨은 당신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당신이 있는 곳을 바라봅니다.
연구원은 실험을 계속하고, 당신 곁의 빈 우리는 채워졌다가 비워지길 반복하지만,
당신의 시간이 진정으로 살아 움직이는 시간은 이때뿐입니다.
좀비로 가득한 세상,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없고, 나와 너를 정의할 수 없을지라도,
천천히, 유리로 다가가 손을 얹으면, 벨이 그 손에 자신의 손을 얹습니다.
전해질 리 없는 온기가 타고 흐르는 것 같습니다.
12:05AM벨 데니사:.... ... 데미안,
다음번엔 과일 통조림을 가져오겠다거나, 곧 겨울인데 히터 없이 계절을 날 수 있을지 의심이 된다거나.
과연 함박눈이 내릴지 궁금하다거나 같은 말들이에요.
12:07AM▶: 탐사자는 연구소의 실험체가 됩니다. KPC는 탐사자를 돌보기 위해 연구소에 머무릅니다. 백신 실험은 인도적이지만, 과연 탐사자가 나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탐사자가 ‘사람’으로 인식하는 유일한 대상은 KPC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