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ario writer : 청서

 

2021. 10. 30, 11. 11

이부키 아이 X 시마 카즈미

KP : 곰탱

PL : 카요

 

 
세션카드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2021. 10. 30
 
13 : 07
 
도입이미지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이부키 아이:아.... 아파라.. (피가 많이 흘렀는지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누구에게 신경질을 내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몸이 움직이는지 확인하고 천천히 일어나 봅니다.)
 
팔다리를 움직여보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당신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이부키 이성 판정
 
이부키: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이성 -1d2 감소
 
이부키:
rolling 1d2
 
(
1
 
)
 
 
=
1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안심,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출생지, 부모,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바짝 마른 입에서 혈향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치밉니다.
 
피 웅덩이 속에 계속 누워있다간 다양한 사인 중 하나로 죽어버리고 말 테니 욕구대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부키:젠자앙..... 윽, 끔찍..하네 (퉷 하고서 입에 고인 피를 뱉고서는 천천히 몸을 움직여 일단 총을 집어봅니다. 아... 어디로 가야 하나... 입에서 험한말만 계속해서 맴돌고 있으나 굳이..밖으로 뱉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당신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상처를 보아하니 팔이 달랑달랑하게 달려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법 잘 움직이네요.
 
던져둔 총을 주워들어도 크게 부담 가지 않습니다.
 
사방에 눈이 쌓여 질리도록 새하얗습니다.
 
이곳은 도시 외곽, 아득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눈보라 너머로 야경이 빛나고 있습니다.
 
드문드문 어둠이 잠식한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위태롭고 쓸쓸합니다.
 
이부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고소한 향기가 코를 자극합니다.
 
10m쯤 떨어진 곳에서, 불 앞에 앉은 낯선 사람이 등을 돌린 채 무언가를 먹고 있습니다.
 
라디오 소리는 저곳에서 들리는 것 같네요.
 
원인을 알 수 없는 허기와 살벌한 추위가 당신을 괴롭힙니다.
 
이부키:..... (춥고 피도 흘린 상태에서 들어온 고소한 냄새는... 잘 알지도 못하는 따스한 가정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 때문일까요, 자연스레 그 냄새에 이끌려 천천히 걸어 갑니다.)
 
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억지로 빼앗는다거나, 아무쪼록 총을 가진 당신에겐 많은 방법이 있겠죠.
 
두 사람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집니다.
 
매끄러운 눈의 등을 밟을 때마다 볼품없는 소리를 내며 발이 잠깁니다.
 
온기, 식량, 그 외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기까지 합니다.
 
어쩐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해요.
 
이부키:...저기 말이야... 혹시, 음식 좀 나눠 줄 수 있지 않을까아? 보다싶이... 내 상태가 말이 아니여서 말이지.. (일단, 최대한 무섭지 않게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하고서는 다가갑니다. 그래도 무서워 한다면 뭐... 협박 해야죠. 지금, 꽤 많이 배도 고프고 그런 상태니깐요.)
 
등을 돌린 사람은 당신이 바로 뒤에 왔음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레토르트 식품의 푹 익은 건더기를 일회용 포크로 휘저을 뿐, 라디오 소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최강의 인류를 운운하는 걸 보니, 분명 시답지 않은 가십 뉴스겠지만요.
 
문득 당신은,
 
자신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이 사람에게 왔나요?
 
그러니까, 여긴 너무 춥고, 배가 고프고, 그래서, 식량과 온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아,
 
맞습니다…….
 
이부키:무엇이든 좋으니 죽여버리고 싶어.
 
라고,
 
생각해버렸는지도(어쩌면 말해버리기까지 했는지도!) 몰라요.
 
부추기듯 두드리는 심장 고동 소리를, 당신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낯선 사람에게 달려듭니다.
 
아니, 달려들었을 겁니다.
 
분명 달려들지 않았나요?
 
작동 방식도 알지 못하는 총은 내던지고, 무기가 될 만한 무언가를 잡는다거나, 없다면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세운다거나…….
 
대충, 그랬던 것 같은데…….
 
"―――!"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당신의 세상이 한 번 크게 뒤집히더니, 어느덧 낯선 사람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바람에 짙은 갈색 머리칼이 나부끼고, 차갑기 그지 없는, 싸늘한 흑안이 빛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그것들로만 이루어진 전부 잿빛인 세계에서…
 
홀로 살아서.
 
문득, 당신은 가슴이 허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이를테면 심장이라거나.
 
이런, 내려다보니 정말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대단해요! 엄청난 위력이에요!
 
아마 거대한 주포 같은 것에 맞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하게 이런 걸 추측하고 있을 땐 아닌 것 같지만요.
 
피를 토할 틈도 없이 시야 너머의 모든 것이 어두워지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의식이 멀어집니다.
 
강렬한 충격과 온몸의 세포가 전멸하는 듯한 고통이란!
 
당신은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은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 정말? 당신의 삶이 마무리되는 걸까요?
 
이부키:...아....? (지금일어난 사실에 눈만 끔뻑이다가 자신을 내려다 보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어쩌면 닿을.. 아니, 닿지 않을 손을 약간은 뻗어봅니다.. 사람이 좋게 말해서.. 좋을게 없군요... 떼잉 쯧...)
 
……아니, 안 돼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
 
이부키: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이성 -1d3 감소
 
이부키:
rolling 1d3
 
(
1
 
)
 
 
=
1
 
죽음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받아들이지 못했거나……. 혼란스러워할 무렵, 시야가 가물가물한 당신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 들린, 끝에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고 긴, 섬세하고 복잡한 기체는, 잠에서 깨어난 당신이 집어들은 총과 꼭 닮은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날파리처럼 웅웅거리던 지겨운 라디오 소리가 말을 끝맺습니다.
 
라디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 여러분. 아직 우리에겐 최강의 인류가 있습니다. 이부키씨와 시마씨에 의해, 제 50 번째 안전지대는 오늘도 지켜지고 있으니까요.
 
그 말을 끝으로 모든 것이 흐려집니다.
 
낯선 사람은 무전기를 고쳐 잡고 당신에 대해 보고합니다.
 
사무적인 어조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일시적인 기억 상실, 전투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 일단 한 번 리셋 했으며, 다음 소생까지 남은 시간은…….
 
와우! 저 사람은 정말 어딘가의 SF 장르 클리셰 영화 등장인물처럼 말하는군요.
 
그런데, 방금 라디오가 뭐라고 말했죠?
 
정말, 이상…….
 
장면전환
 
SYSTEM: 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당신의 '소중한' 기억이 회복됩니다.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가슴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당신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이부키: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이성 -1d2 감소
 
이부키:
rolling 1d2
 
(
1
 
)
 
 
=
1
 
이전 소생 직후와는 달리, 혼란스러움은 한결 덜합니다.
 
짜증 나는 라디오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당신이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직하게 눈 바닥을 밟는 군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시마 카즈미:살아있냐?
 
총을 고쳐잡은 시마가 근처에 다가와 묻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면 당장이라도 한 발 더 갈길 기세입니다.
 
이부키:...시마아, 아파아아.... (그는 찡찡 투정을 부리듯 툴툴 거립니다. 그리고 읏샤 몸을 풀어보기도 합니다만... 아픈건 여전해요! 아파요! 잉잉삥삥 우앵)
 
시마 카즈미:징징거리는 걸 보면 이제 정신이 좀 들어온 것 같네. 전자기기도 맞으면 고쳐진다는데. 크리쳐도 그런 건가.
 
이쪽에서 한 발 갈기고 싶네요.
 
이부키:(하지만... 자신은 착한 파트너니 그러지 않습니다. 나는... 착하니깐! 음!)
 
시마 카즈미:매번 죽이는 것도 힘들어. 이부키가 폭주하는 거 상당히 벅차다고.
 
그래요. 시마는 당신을 처참하게 살해한 뒤에도 가벼운 농담을 던지고 있지만, 당신의 소중한 전우입니다.
 
시마 카즈미:가끔 한눈 팔면 까마귀가 물고 가.
 
……어제까지는 그랬죠.
 
시마가 까마귀에게서 소중한 당신을 되찾아온 무용담 따위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이전 임무를 끝낸 직후에 자신은 사망했던 것 같습니다.
 
소생 직후에는 10번 중의 1번꼴로 이번처럼 정신이 이상해지는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시마가 물리적인 '리셋'을 도와줬던 기억이 납니다.
 
죽음은 익숙하지만 다정하지 않고, 소생 직후의 첫 숨은 유난히 차갑습니다.
 
이부키:...나 까마귀에게 물려온거야? (그걸 또 진심으로 받아봅니다. 나 최강의 크리처 인데?! 까마귀가!? 나를?!)
 
시마 카즈미:물려갈 뻔, 했다고. 사람이 말하면 들어.
 
이부키:...그치? 다행이다, 진짜로 안 물려가서.. (하마터면 자신이 최강의 크리처가 아니라 물어간 까마귀가 최강의 까마귀가 될 뻔 했네요. 다음부터 최강의 까마귀 파트너로 볼 뻔 했네요 휴!)
 
시마 카즈미:(뭔 생각하는지 알 것 같다는 눈..) 넌 진짜 군인하고 안 어울려...
 
이부키:....그치마안, 가끔은 이런것도 좋잖아? 시마는 너무 형식을 생각한다니깐! 너무 꽉막히면 인기 없어~ (그는 농담하면서 이제는 쫙쫙 잘 움직이는 몸을 이리저리 풀어봅니다.)
 
시마 카즈미:인기 같은 거 아무래도 상관 없잖아. (툴툴거리며 총을 고쳐 쥡니다. 군인이 형식적인 걸 생각하지 않으면 왜 군인이냐고)
 
임무가 끝나면 휴식기가 주어지니 느슨하게 풀어질 법도 한데, 어째서인지 시마는 농담 도중에도 빈틈없는 모습으로 조금 떨어진 도시에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지, 당신이 주변을 둘러보아도 음식과 모닥불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이부키:그래서... 우리 이제 어디가, 시마? (그는 그럴줄 알았다면서 에에~~ 째째해~~ 라는 식으로 말하다가 자신도 주변을 둘러봅니다.)
 
시마 카즈미:누구 씨가 두 번이나 죽는 바람에 쉬는 시간 없이 바로 다음 임무로 들어갈 거야.
 
이부키:..으엑, 조금 쉬고 싶은데.. 시마는 바로 갈거지? 다음 임무는 어디야? (그는 한숨을 쉬면서도 당신을 따라갈 것입니다, 그야 파트너니깐요!)
 
시마 카즈미:너는 죽어서라도 쉬었잖아.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A시. 안전지대 일부였는데 크리쳐한테 점령당했대.
 
당신은 시마에게서 지령과 지도를 전달받습니다.
 
이부키:보통... 죽었다는걸... 쉬었다고 해~? (그는 완전 충격받은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다 일단 열심히 듣는척을 합니다.)
 
시마 카즈미:...... 이부키한텐 그럴지도 모르잖아. (조금 미안해지네요. 하지만 지금은 일하는 중이니까요. 일이 우선입니다. 차분하게 지령과 지도를 건넵니다)
이번엔 조금 힘들지도 몰라. 언젠 안 그런 게 있었나 싶지만.
 
시마는 장비 점검을 끝내고 일어섭니다.
 
이부키:그렇지~ 이 임무가 끝나면 꼭 쉬게 해달라고 해야 겠어! (그도 읏샤 준비를 합니다. 이제 움직일 시간인거죠....)
 
시마 카즈미:(왠지 이부키가 말하면 상부에서도 들어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야생 바보 크리쳐니까요)
 
매서운 칼바람에 반복 재생을 눌러둔 영상처럼 규칙적으로 머리카락이 흔들립니다.
 
A시의 오늘 날씨는 영하 20도, 방한복을 뚫고 싸늘한 냉기가 침입합니다.
 
시마가 무어라 더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리지만, 이내 거대한 소음에 묻혀버립니다.
 
쌓인 눈을 날려버리는 강한 바람, 그리고…….
 
헬기입니다.
 
시마 카즈미:가자, 파트너.
 
이부키:당연하지, 파트너!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목표 지점은 1주일 전 크리쳐에게 점령당한 A시, 전력이 채 끊기지 않은 유령 도시.
 
창 아래로 펼쳐진 야경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음울한 빛 사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어둠은, 분명 도시의 예비 전력이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닙니다.
 
전력이 끊긴다면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질 테니까요.
 
이부키:우와- 저기 봐, 시마. 아직 예비 전력 뿐이지만... 빛이 있다는건 생존자가 있다는 거겠지? (그는 야경을 바라보면서 아직 숨이 붙어 있을 다른 사람들을 구할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그야, 제 파트너와 함께라면 늦지 않게 모두를 구할 수 있으니깐요!)
 
시마 카즈미:(이부키의 말에 슬쩍 창 아래를 내다봅니다) 아직은 있겠지. (늦지 말아야 하는데. 뭐, 이부키와 있으면 늘 제시간에 맞출 수 있었으니까요. 이번에도 그럴 거라 생각하며 이부키를 봅니다) 안 늦을 자신 있지?
 
이부키:당연하지, 시마쨩의 파트너는... 발이 빠르다고? (그는 당신을 보며 씨익 웃어보입니다. 믿음직 스럽네요.)
 
시마 카즈미:네, 네. 발만 빠른 야생 바보.
(그렇게 말하지만 가볍게 웃는 얼굴입니다. 장난처럼 말하지만 항상 늦진 않았으니까요. 파트너인 자신이 가장 잘 압니다)
 
헬기의 문이 열리고, 따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복잡한 머릿속이 한결 식는 것 같습니다.
 
발각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헬기는 착륙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낙하산 또한 없습니다.
 
내려갈 방법은 단 하나.
 
목표 착륙 지점은 점점 가까워지면…….
 
시마 카즈미:가자.
 
라는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이부키:시마, 준비는 끝났지? (당신을 공주님 안기로 번쩍 안아들고선 당신이 대답 하기도 전에 슝~ 하고 뛰어 내립니다. 스치는 바람이 차갑지만 기분좋습니다.)
 
시마와 당신은 맨몸으로 도심에 뛰어듭니다.
 
쿵!!!
 
허공을 한 바퀴 돈 당신이 착지한 시멘트 바닥에 굉음과 함께 금이 가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집니다.
 
파괴력과는 달리 미끄럼틀을 타듯 능숙한 착지입니다.
 
문제는 조금도 없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머리로 박을 수도 있지만, 뇌가 터져도 살아나는 체질이라 가능한 작전이죠.
 
사실, 이 소리 때문에 발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헬기보다는 눈에 덜 띄는 방법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시마는 내려두고, 위에서 떨어지는 중인 두 사람 몫의 짐가방을 받아볼까요.
 
시마 카즈미:순서가 바뀌지 않았냐고.
 
이부키:그치만, 짐가방은 떨어져도 캐치가 빠르지만 시마는... 뭔가 드는게 안심이 된단 말이지! (그 말과 동시에 떨어지는 짐가방을 나이스 캐치 해 보입니다. 이 무슨 강아지의 원반 물어오기도 아니고.)
 
시마 카즈미:발이 빠르면 그런 걱정 안 해도 되잖아. (대체 뭔 소린가 싶네요. 멀리서 가방 받아드는 이부키 빤히 봅니다)
 
이부키:
민첩
기준치: 85/42/17
굴림: 8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제는 익숙합니다.
 
턱, 소리와 함께 당신은 짐가방을 받아듭니다.
 
눈 내리는 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의 옥상…….
 
물론, 물건을 안아든 것 뿐이라 낭만적인 구석은 없습니다.
 
도시이미지
 
현재 두 사람이 있는 곳은 굴지의 대기업, B사의 옥상입니다.
 
A시의 중심지이자 가장 높은 곳으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죠.
 
새벽 2시, 시야 아래로 새카만 밤의 어둠이 펼쳐지고, 그 위에 창백한 도심의 빛이 번집니다.
 
시마는 주변을 둘러본 뒤 지도를 펼칩니다.
 
시마 카즈미:생존자들은 긴급 대피 구역에 있을 거야.
 
시마의 손가락 끝이 지도 표면의 점을 하나씩 짚습니다.
 
이부키:그럼... 병원 부터 갈까? 아니면, 지하철? (그는 여러가지 고민하면서 당신과 함께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어디가 좋을까요....)
 
눈으로 그것을 쫓는다면…….
 
A시의 긴급 대피 구역인 학교, 백화점, 병원, 지하철역입니다.
 
시마 카즈미:일단 아이들부터 구하는 게 우선이니까. 학교 먼저. 병원은 그 다음에 가도 늦지 않아.
 
이부키:응, 그럼 학교로 가자! (그는 읏샤 짐가방을 들고서 달릴 준비를 합니다. 언제나 당신의 신호가 떨어지면 출발합니다. 당신을... 안아들고 달려도 속도는 줄지 않으니... 그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시마 카즈미:.... 안지 마.
(자신의 짐가방을 어깨에 들쳐 메고) 가자. 뛰면 들킬지도 모르잖아. 천천히 가, 천천히.
 
이부키:..알겠어. (그는 이미 약간 혼난 강아지 처럼 움찔 하다가 고개를 끄덕 하고선 달릴 폼을 풉니다.)
 
시마 카즈미:(너무 느리잖아. 이부키 슬쩍 보더니 앞서 내려갑니다. 학교는 저쪽이었지)
 
이부키:(쫄래쫄래 당신 뒤를 따라갑니다. 마치 강아지 산책...?)
 
시마 카즈미:(저게 크리쳐인지 강아지인지)
 
잠기지 않은 정문 너머, 운동장은 티 하나 없이 새하얀 눈이 이불처럼 덮여있습니다.
 
당신이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두툼한 군화 아래로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시마 카즈미:오랜만이네. 학교는.
 
시마는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듯 잠시 감성적인 표정을 짓습니다.
 
이부키:시마의 학창 시절... 궁금한데, 시마는 어떤 학생이였어? 역시, 지금이랑 같은 성실한 학생? (그는 크게 둘러다가 시선의 도착점은 늘 당신이였습니다.)
 
시마 카즈미:성실했던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그래도 늘 공부에 열심이던 학생이었습니다.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라 하면... 솔직히 시험 공부와 제 밑으로 셋이나 있는 동생들을 놀아주던 기억밖에 없어서)
 
이부키:으음, 그치만 시마는 성실했었을 것 같단 말이지~ (그야... 지금, 이렇게 "째째마인"인 군인은... 제 파트너인 당신뿐이니깐요.)
 
시마 카즈미:뭐.. 양키는 아니었으니까. (학교 안으로 들어가 복도를 걸으며)
 
이부키:..그거, 나 말하는거 맞지!? 시마, 시마아아아~ ( 그는 잠시 멈칫 하다가 먼저 학교 안으로 걸어들어가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마치 앵무새 마냥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시끄럽네요. 이정도면 복합형 크리처가 아닌지.)
 
시마 카즈미:딱히 누구라고 얘기 안 했어. (애초에 크리쳐한테 학창 시절이 있을 리 없잖아요. 뒤에서 쫄랑쫄랑 따라오는 게 정말 강아지 같네요. 오리가 처음 본 사람을 어미로 인식해서 따른다고 하던데... 크리쳐도 그런 건가 생각하게 됩니다) 시끄러워. 그렇게 부르다간 생존자보다 크리쳐가 먼저 나타나겠다.
 
이부키:지인짜... 째째마인~ (그는 툴툴 거리면서도 맞는 말이라 생각했는지 입을 완전 삐죽 내밀고선 쫄래쫄래 걸어갑니다.)
 
시마 카즈미:(어휴....)
 
문득 이야기를 듣던 당신은 학교의 꼭대기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시린 바람에 휘청이듯 흔들리는 깃발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이부키 지능 판정
 
이부키:
지능
기준치: 99/49/19
굴림: 9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목구멍 아래서부터 낯선 감정이 치밀어오릅니다.
 
어쩐지 간지러운 이 기분은, 마치…….
 
그리움 같습니다.
 
돌아갈 곳도 없는 당신에게는 과분한 감정이네요.
 
시마 카즈미:여기 대피소가 강당이었지? (학교 복도를 걸으며)
 
이부키:.....? (이상한 그리움에 크게 마른침을 삼키고선 그 깃발을 바라보다가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을 돌립니다.) 응, 그랬을거야!
 
시마 카즈미:강당이..... (학교 지도에 손가락을 대고 위치를 가늠합니다) .. 아, 여기다. 지하로 내려가면 되겠네.
 
이부키:시이마, 빨리 가자- (아무리 고개를 돌려도 이상한 그리움이 제 마음 한켠을 무겁게 짓누르기에 당신을 불러서라도 움직이면 이 그리움이 사라질까 찡찡거려봅니다.)
 
시마 카즈미:그러니까, 큰 소리 내지 말라고. (툴툴거리면서 이부키의 뒤를 따라갑니다. 항상 저렇게 앞지른다니까)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휑한 어둠만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이부키 행운 판정
 
이부키:
기준치: 80/40/16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낌새가 이상합니다.
 
가히 동물적인 예감을 발휘해 성큼 물러섬과 동시에,
 
당신이 딛고 있던 바닥이 내리쳐오는 원뿔에 의해 반파됩니다.
 
두 사람은 날렵하게 몸을 굴려 피했으나,
 
그곳에는…….
 
운이 나빴네요.
 
어느새 두 사람을 포위한 크리쳐들이 몸을 둥글게 말며 뾰족한 돌기를 세웁니다.
 
얼핏 보면 아름다운 금속 모형처럼 보이는 이 크리쳐는, 분명 금속형 크리쳐입니다.
 
시마 카즈미:.. 쳇. (작게 혀를 차며) 내가 아까 시끄럽다고 했잖아.
 
이부키:아?! 그게 내 잘못이야~? 시이마, 어떻게든 해줘어! (그는 말은 그렇게 말하면서 이미 총을 장전하고 있는지 오래입니다.)
 
▶: 이곳에 있는 크리쳐는 총 19마리입니다.
순서는 이부키 > 시마 > 크리쳐로 진행합니다. 약식 룰로 진행하므로 반격이나 회피는 없습니다.
 
시마 카즈미:하?! 너 때문인 걸 왜 내가 해줘야 하는 거야! 쓸데없는 소리 말고 쏘기나 해! (마찬가지로 총을 잡고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부키 사격(라/산) 판정
 
이부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42/17
굴림: 8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7
 
굉음과 함께 탄환이 무리의 중심으로 파고듭니다.
 
다시 한번 당신이 찰칵, 하고 방아쇠를 당기자 발사된 탄환이 쪼개지며 각기 다른 일직선의 방향으로 향합니다.
 
탄환은 한순간에 17마리에 달하는 크리쳐의 핵을 꿰뚫고, 단숨에 사살당한 크리쳐들은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무너져내립니다.
 
이부키:당연하쟝~! (그의 사격 솜씨는... 응, 당연히 멋집니다. 나이스샷이에요.) 어때, 시마. 멋졌지!?
 
시마 카즈미:(상대 할 가치 없음. 작게 한숨 쉬며 남은 잔당이나 처리해봅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9
 
시마가 발사한 총알도 순식간에 남은 크리쳐들의 중심핵을 꿰뚫고 지나갑니다.
 
음, 깔끔하네요!
 
남은 것 없이 깨끗하게 정리했습니다.
 
시마 카즈미:(휴. 다시 총을 내려놓고 재정비한다) 일단 여긴 아무도 없는 거네.
 
이부키:에에, 반응도 안해주고... 너무해, 시마쨩! 그런데.. 정말, 이상하네.. 아무도 없다니. 뭔가, 찜찜하달까~? (그는 툴툴 거리면서 그 말에 이상하다며 고개를 갸웃 해보였습니다. 확실히..)
 
시마 카즈미:확실히 그건 이상하지. (이번에도 앞선 말은 무시합니다) 이런 곳에 사람이 없을 리가 없는데. .. 일단 다른 곳도 살펴볼까.
 
이부키:체엣, 라져~ (그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선 고개를 끄덕했습니다.. 다음 행선지가... 어디였죠?)
 
시마 카즈미:병원. (무슨 생각하는지 뻔히 보인다는 듯 이부키를 보며 단호하게 말합니다. 잠깐 사이에 잊은 거냐고)
가자.
 
장면전환
 
한 걸음 들어서면 익숙지 않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대피하지 못한 중환자가 있는지 면밀하게 조사하던 도중, 문득 시마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시마 카즈미:이부키는 야생 바보 크리쳐라서 아파 본 적 없겠네.
 
이부키:에에? 그런가아~ 응, 확실히 안아팠을지도! (그야 그의 생명선은 길잖... 잠깐, 건강과 생명선은.. 아무런 관계가 없을...것 같지만 확실히 안아팠을거 같네요!)
 
그건 마냥 좋은 게 아니라고 가볍게 덧붙이면서요.
 
고통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통각 수단이라고 했던가요.
 
아! 물론 당신은 인간이 아니니 상관없습니다.
 
당신의 경우 긴 치료가 필요한 부상은 죽었다 살아나는 쪽이 '효율이 높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을지도요.
 
물론 아픔을 못 느끼는 건 아니지만…….
 
시마 카즈미:아픈 건 좋지 않으니까. 그게 낫지. (병실을 하나하나 샅샅이 살펴보며) 다치면 불리하잖아. 움직이기도 불편하고 싸우지도 못하고. 우리는 군인이니까.
 
이부키:그건, 그렇지- 그럼 시마는 예전에 크게 아팠던 적이라던가 있었어?
 
시마 카즈미:몇 번 있지. 임무에서 다친 것만 해도... 6번은 넘으니까. 이부키도 옆에 있었잖아? 뭘 모르는 것처럼 묻는 거야.
 
이부키:그런거 말구, 완전 예전에! 으음- 아까 학교를 갔었으니깐... 그때 쯤은 어땠는지... 궁금하쟝? (그는 씩 웃으며 당신을 쇽 바라보고선 이내 저벅저벅 앞을 보고 걷습니다.)
 
시마 카즈미:어릴 때는... 아무래도 어쩔 수 없지. 아이니까. (아팠단 얘기를 돌려 합니다. 당당하게 말할 건 못 되니까요)
 
아무리 최강의 인류라곤 해도, 시마 역시 인간입니다.
 
임무에서 뼈가 부러지거나 내장이 손상된 경험이 있는 만큼, 자신을 철저하게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기도 하고요.
 
시마는, 크리쳐가 되고 싶은 것처럼 말하네요.
 
이부키 지능 판정
 
이부키:
지능
기준치: 99/49/19
굴림: 8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팠던 기억을 더듬던 중, 문득 어떤 기억이 스쳐지나갑니다.
 
감기에 걸려 고생했었죠…….
 
어라?
 
잠깐, 자신이 감기에 걸린 적 있었나요?
 
이부키:.....? (어라? 어라어라.... 뭔가 이상하네... 시마의 말도 그렇고.... 그 전에... 내가 감기에 걸린 기억이라니... 뭐지, 이 기억은...? 이상함에 흐으으음 고개를 갸웃 해 보입니다.)
 
시마 카즈미:이부키. (뭔 생각하는 거야? 계속 불러도 못 듣는 것 같자 어깨를 툭 칩니다)
 
이부키:어, 응? 무슨일이야 시마~? 나 보고 싶었어? (그는 생각에 빠져 있다가 당신이 툭 치는 것에 금방 방싯 웃어보입니다.)
 
시마 카즈미:......
됐다..
(말 없이 병원에 속한 대피소의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그래요, 제 파트너한테 뭘 바라겠어요. 야생 바보 크리쳐인걸)
 
조심스럽게 대기실로 들어서면, 사람은 커녕 옷자락 하나 없이 휑하니 비어있습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이부키 행운 판정
 
이부키:
기준치: 80/40/16
굴림: 4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대신 음료수 하나가 떨어져 있네요.
 
▶: 음료수를 섭취할 경우 이성치가 1D3 회복됩니다.
 
이부키:어라, 시마! 이것 봐, 음료수가 있어~ 무슨 맛일려나... 역시 메론? (그는 그 음료수를 주워서 주변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고서 쨔잔 하고 보여줍니다.)
 
시마 카즈미:오래 되어 보이는데 마시지 않는 게 어때? ... 아, 넌 크리쳐라서 괜찮으려나.
 
이부키:엑, 너무해 시마! 체엣... 유통기한도 괜찮은데... (무척 툴툴 거리면서 챙겨줘도! 흥 칫뿡입니다. 완전 삐진 티를 내고 있어요..)
 
시마 카즈미:(대놓고 삐졌네..)
알겠어, 알겠다고.. 일단 이부키가 가지고 있어. 하나밖에 없잖아. (다음은... 턱에 손을 짚고 고민하다가) 지하철 역으로 가자.
 
이부키:...네에네에~ (치이 하면서도 슉 챙기고선 지하철 역으로 저벅저벅 걸어갑니다. 곧.. 금방 화가 풀리겠지만요.)
 
장면전환
 
두 사람은 역 내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고 진입합니다.
 
앞서 걷던 시마가 당신이 있는 쪽으로 돌아보며 묻습니다.
 
시마 카즈미:이부키. 지하철 같은 거 타 본 적 없지?
 
그 말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컴컴한 역 내부로 떨어집니다.
 
좀 갑갑하긴 한데, 시마는 말을 이어가며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갑니다.
 
시마 카즈미:차 없이도 멀리 갈 수 있어서 편해. ... 뭐... 이런 얘기는 너한테 하면 조금 기만 같으려나.
 
문득 시마가 당신에게 묻습니다.
 
시마 카즈미:가고 싶은 곳, 있겠지. 너도.
 
이부키 지능 판정
 
이부키:응, 저어기 멀리 가보고 싶은데 시마쨩이랑 같이 꺄꺄우후후 한.. 데이트가 하고 싶달까?
지능
기준치: 99/49/19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문득 떠오릅니다.
 
코를 간지럽히는 짠 내, 한 걸음마다 바스러지는 모래사장과 한없이 새파랗게 펼쳐지는 바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임에도, 어째서 그 장소가 생각났을까요?
 
시마 카즈미:.. 물어본 내가 바보지.
 
역 내부로 들어서면, 비어있습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이부키 행운 판정
 
이부키:있지, 시이마- 이 일 끝나면.. 바다로 놀러가자! 응? 조금 정도는 쉬어도 괜찮을거잖아? (그는 문득 떠오른 듯 당신에게 말해봅니다. 당신과 함께 라면 어디든지 달려갈 수 있을테지요.)
기준치: 80/40/16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음, 이번엔 비상식량이 있네요!
 
초코바이려나요.
 
시마 카즈미:(바다... 문득 이부키의 목에 걸린 목줄이 눈에 들어옵니다. 안전지대 밖으로는... 어차피 나갈 수도 없고 멀리 갈 수도 없잖아. 왠지 씁쓸합니다.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 .. 생각해보고.
 
이부키:진짜?! 약속한거야 시마! 앗, 저기 초코바도 있는데... (파아앗 밝아진 그는 안보이는 강아지 꼬리가 보이는 듯 싶더니 완전 기분이 풀려서는 이리저리 둘러 보다가 초코바를 챙깁니다. 럭키다제)
 
시마 카즈미:(이런 게 왜 자꾸 있는 거야.... 마치... 잔뜩 신이 난 이부키와는 다르게 뭔가 생각에 잠긴 표정입니다)
 
어느 정도 탐색이 끝나면, 시마는 다시 지도를 꺼내 생각에 잠깁니다.
 
그는 긴급 대피 구역을 하나씩 짚으며, 의문을 꺼냅니다.
 
시마 카즈미:이부키. 아무래도 우리가 뭔가 놓친 거 같아.
 
이부키:응-?! 뭔데뭔데? (그는 쪼르르 당신이 지도를 펼쳐서 보는것에 낑겨서 같이 봅니다.)
 
시마 카즈미:(옆으로 살짝 물러나 지도를 보여줍니다) 긴급 대피 구역은 원래 크리쳐가 진입하기 어렵고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곳으로 정해져 있어. 하지만 지금 사람도 없고 크리쳐만 있잖아.
 
이부키:응, 그렇지? (그는 흥미롭게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당신의 말을 경청합니다.)
 
시마 카즈미:이상하잖아. 크리쳐가 한 곳에 이렇게 모여있다는 게.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애초에 안전지대가 생긴 이후에 크리쳐가 도시 하나를 장악한 적도 없어. 녀석들에게 그 정도의 지능이 있을리 없으니까. (이 파트에서 살짝 이부키를 봤던 것도 같네요...) 무리를 이끄는 리더가 있는 걸로 보이지도 않는데.
 
이부키:그러게... 확실히, 이상해. 뭔가 비리비릿 하달까.... 뭔가, 다른 크리처라도 있는 걸까? (그는 확실히 끄덕끄덕 하면서 지도를 뚫어지게 봅니다. 뭔가... 힌트를 찾을 만한 곳...)
 
두 사람은 적당한 곳에 앉아 다시 한번 지도를 살펴봅니다.
 
이부키 듣기 판정
 
이부키:
듣기
기준치: 85/42/17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웅웅거리는 듯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주 미약하고, 끊어질 것처럼 가늘고 얇은 소리지만 이명은 아닙니다.
 
시마는 듣지 못한 듯 여전히 지도에 집중한 표정입니다.
 
어쩌면 생존자가 보내는 구조신호일 수도 있겠네요.
 
이부키:...? 시마, 뭔가 소리 들리지 않아? (무슨 소리에 팟 하고 지도에서 눈을 뜨고 어디에서 소리가 들리는지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며 귀를 기울입니다. 이럴때.. 정말, 야생의 감이란 멋있네요.)
 
시마 카즈미:..? 소리? (정말 듣지 못한 건지 의아한 표정을 하며 지도에서 고개를 듭니다) 어디서?
 
이부키:.....저기야! (그는 한번 더 집중해서 아주 미약한 웅웅거리는 소리를 찾다가 자신의 감각이 따르는 곳으로 후다닥 뛰어갑니다. 누가 야생의 들개 아니랄까봐!)
 
시마 카즈미:아니, 잠깐! (또 말도 없이 앞질러 가는 거냐고! 한두 번도 아니니 슬슬 놀라지도 생각하지도 말까 싶어지지만... 어쩔 수 없이 늘 이런 반응을 하게 된단 말이죠. 지도를 정리하고 황급히 일어나 뒤따라 갑니다) 이부키!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빈 공터이며, 공교롭게도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거짓말처럼 끊겨버린 신호에 시마가 의문을 품고 총을 고쳐잡습니다.
 
시마 카즈미:.. 여기 뭐가 있다는 거야...?
 
이부키:....소리가, 끊겼어. (그는 어디지? 휙 휙 고개를 돌려보며 뭐가 더 없는지. 자신이 놓친게 무엇인지 찾으러 봅니다.)
 
시마 카즈미:끊겼다고...? (덩달아 주변을 둘러봅니다)
 
그때,
 
시마 카즈미?:여태 어디 있었어? 찾아다니느라 힘들었잖아.
 
또 다른 시마가 저 너머에서 걸어 나옵니다.
 
그는 당신의 옆에 있는 시마를 보고 사색이 되어 이렇게 말합니다.
 
시마 카즈미?:... 이부키, 너 진짜 바보냐.
 
이부키:.....아? (이상한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험상굳은 표정으로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리고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저 제 파트너...? 를 바라보고선 옆에 있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시마가... 둘....? (약간, 여러의미로 충격먹은 표정이에요. 잔소리도 두배라는 의미일까요.)
 
시마 카즈미?:딱 봐도 가짜잖아. 계속 같이 다닌 거야? 너도 참....
 
그 말을 들은 시마 (여태까지 당신 곁에 있었음)의 표정이 해괴해집니다.
 
시마 카즈미:.. 하?
 
시마 카즈미?:지금 네 옆에 있는 녀석이 내 장비를 훔쳐서 달아났어. 이부키. 그 자식은 가짜야.
 
시마 카즈미:지금 그걸 믿으라고 하는, (아. 이부키라면 진짜 믿을지도 모르죠. 잠시 아차, 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골이 아프네...) .... 정말 엉성하기 짝이 없는 거짓말이잖아.
 
똑같은 얼굴의 두 사람, 그 논쟁은 혼란스럽지만 꽤 좋은 볼거리네요.
 
아니, 이럴 시간이 아닙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이부키:응, 알고 있어. 시마쨩- (자신은 제 감을 무척이나 잘 믿고 있는 편입니다. 그러니, 제 옆에 있는 사람이 파트너인건 이미 알고 있어요. 당혹스럽긴 하지만... 총을 장전하고서 제 앞에 있는 파트너의 모습을 흉내내는 무언가를 향해 총구를 겨눕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시마를 헷갈릴 리가 없잖아요.
 
이부키:미안하지만~ 나는 그 누구보다 시마쨩을 잘 알아서 말이지? 상대를 잘못 골랐어, 너-
 
그는 긴 시간 함께해온 당신의 동료인걸요.
 
진짜 시마를 짚어내자, 가짜 쪽은 말없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찰나의 순간이 흐른 뒤, 시마의 형태를 가지고 있던 크리쳐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길쭉한 팔을 휘두릅니다.
 
퍽!
 
그 타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맞은 시마가 반쯤 날아갑니다.
...!! 시마!!! (그는 날라가는 당신의 모습에 그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가 당신이 벽에 쳐박히기 전에 당신을 받아내고선 총을 장전해서 그 크리처를 향해 총을 발사합니다.)
 
당신이 공격하기 위해 자세를 고치던 그때, 크리쳐가 당신의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크리쳐는 어째서인지 공격하지 않으며, 흐물흐물 반쯤 녹은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우물거립니다.
 
당신이 얼떨떨하게 서 있는 사이, 그는 천천히 팔(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당신의 양어깨를 움켜쥡니다.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크리쳐: 어떻게든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 신호를 보낸 거야. 크리쳐의 몸이면 공격당할 테니까. 이런 미세한 소리를 잡아낼 수 있었다는 건, 역시 이부키, 네가 인간처럼 살고 있다는 크리쳐지? 널 여태 찾았어.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두 사람 중 한쪽이 크리쳐라는 건 도시 괴담처럼 돌아서 알고 있어. 너도 크리쳐잖아, 부탁이 있어. 제발, 나 좀 살려줘. 나도 사람처럼 살 수 있어. 응?
 
여태껏 단 한 번도, 크리쳐가 의사소통을 시도해온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이부키:....하....?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눈만 끔뻑이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다시 총을 장전합니다.) 그런 말을 할 거였으면... 사람을 쳐도 괜찮을거라 생각해?! (크게 으르렁 거리며 자신 눈 앞에 있는 크리쳐를 노려 봅니다. 아주 맹수가 따로 없어요.)
 
이부키 이성 판정
 
이부키: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변화 없음
 
공교롭게도 그의 말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파열음과 함께, 크리쳐는 더 말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너덜너덜한 머리는 축 늘어지며 당신의 손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엎어집니다.
 
아까 맞은 상처가 이제 유효해졌나 보군요.
 
상황을 마무리 짓고나면, 저만치 쓰러진 시마가 일어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마가 찢어진 것 같네요.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모양입니다.
 
이부키:시마...!! 많이, 아파?! (그는 이마가 찢어져 피가 나는 모습에 당신의 몸상태를 살피고선 지혈할게 없는지 찾아봅니다.)
 
시마 카즈미:.. 괜찮아. 크게 다친 것도 아니고. (뒷목을 꾹 누르더니) 그보단... 이거 봐. (자신이 있던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이부키:응....? (그 손가락 짓에 자연스레 시선이 따라갑니다.)
 
빼곡하게 타일로 채워져 있으나, 시마가 가리키는 곳의 타일만 다른 칸과 재질이 다릅니다.
 
이부키:어....? (그 다른 칸과 재질이 다른곳을 팟 하고 바라봅니다.)
 
당신이 손끝을 밀어 넣고 타일을 걷어내면,
 
아! 생존자들이 숨어있던 벙커를 발견합니다.
 
대피 구역이 전부 크리쳐에게 점령되어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숨어있었군요.
 
쓰러진 와중에 바로 재질 차의 이상함을 알아차리다니, 역시 시마입니다.
 
이것으로 구출 성공입니다.
 
당신과 시마에게 구해진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계속해서 감사를 표합니다.
 
이부키:시이마....!! (늦지 않았다는 표정으로 약간 울컥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당신도 아팠을텐데...)
 
시마 카즈미:(하.... 제시간에 맞춰서 다행이다. 피를 닦으며 작게 한숨을 내쉽니다. 울컥한 표정을 한 이부키를 보더니 어깨를 툭툭 두드려 줍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존자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당신과 시마를 신기한 듯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인을 요청하거나, 심지어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을 들이밀며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합니다.
 
물론 당신과 시마는 거절해야 합니다.
 
연예인이 아닌걸요!
 
이부키:에에, 좋지만~ 나는 이미 여기 엄격한 주인이 있어서 말이지? 아쉽지만 아이쨩의 사진을 찍는건 안돼! 미안미안~ (그는 열심히 그들의 권유를 거부하고 당신에게 쫄래쫄래 옵니다.)
 
거절당한 사람들의 표정은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악에 물든 것 같아, 민망할 지경입니다.
 
덩달아 이쪽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최악이네요.
 
그래요, 벙커 안에만 있기 힘들었겠죠.
 
전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니 자신의 마음까지 덩달아 쓰라려 옵니다.
 
아니, 마음이 아픈가요?
 
울컥,하고 혈액 덩어리를 뱉은 당신은 그제야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관통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호흡이 어렵습니다.
 
아, 상급 크리쳐의 숨이 붙어있었군요.
 
간신히 고개를 돌린 당신은 원망스러운 듯 당신을 바라보는 크리쳐의 형형한 두 눈과 마주합니다.
 
이부키:......아......? (순식간에 뭔가 뚫린 기분에 웃다가도 순식간에 쿨럭 하고선 피를 뱉습니다. 어라, 왜... 시마의 표정이 잘 안보이지...?)
 
시마 카즈미:..! 이부키!!
 
뒤늦게 시마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아무래도 늦은 것 같습니다.
 
불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당신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그래도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에 죽어서 다행이에요.
 
임무의 절반은 성공했으니, 당신이 아주 잠깐 쉬는 것 정도는 용서해주겠죠.
 
풀린 눈으로 쓰러지는 당신을 시마가 받아냅니다.
 
이것으로 당신은 2회차 사망을 맞이합니다.
 
당신은 눈을 뜹니다.
 
폐부에서부터….
 
이런, 이제는 이 상황도 지겨울 정도네요.
 
이부키:...하아... (천천히 눈을 뜨고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던 당신은 찌릿한 통증에 힘을 잃고 도로 누워버립니다.
 
가슴 부근이 숨을 쉴 때마다 칼로 살을 저미는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소생 후의 컨디션은 최고조여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당신은 자신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부키 이성 판정
 
이부키: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변화 없음
 
낯선 천장과 함께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해보지만, 이곳은 당신이 모르는 사람의 방입니다.
 
머리맡에 있는 물건이 시마의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어두컴컴한 창문 너머로 푸른 조명이 넘어오는 것을 보니, 일단 당신은 여전히 A시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시마가 죽은 당신을 길바닥에 둘 수 없어 적당한 민가 안으로 들어온 것 같네요.
 
이부키:아...? (뭔가 이상함에 욱신욱신 아파오는 가슴부근을 손으로 짚다가 제 옆에 안보이는 당신의 모습에 자연스레 당신을 찾습니다.) 시...마아...?
 
거실로 나가자, 머리에 붕대를 감은 시마가 소파에 앉아 무전기를 보고 있습니다.
 
당신의 기척에 고개를 든 시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이부키 관찰 판정
 
이부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시마의 심기가 불편해 보입니다.
 
자신이 그렇게까지 잘못한 걸까요….
 
이부키:....시..마? 많이 화났어...? (그야... 음, 아무래도 끝 마무리를 확실히 해야 하는데 잘 확인 안해서 그런걸까요.. 약간 당신의 표정에 조금 움츠려 듭니다.)
 
시마 카즈미:...? 왜 내가 화났다고 생각하는 건데? 걱정하는 거잖아. 너 3일이나 안 일어났다고.
 
이부키:에, 3일이나!? (그렇게 까지 소생이 오래 걸렸나...? 생각하며 어리둥절해 합니다.)
 
시마 카즈미:그래, 3일.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그동안 생존자들은 다 이송했고 임무는 크리쳐 소탕으로 변경됐는데 3일 동안 크리쳐가 많이 증식해버려서 상부에선 A시를 포기한대.
안전지대 내부로 크리쳐가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여길 터뜨린다고 했던가... 우린 그 전에 빠져나오라고 전달 받았어. 곧 있으면 거대한 규모의 폭탄이 실린 헬기가 올 거야. (곧잘 말하다가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진다) 그런데, ....
 
이부키:뭔가... 문제라도 있어, 시마...? (그는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당신을 바라봅니다.)
 
시마 카즈미:.... 방금 구조 요청 신호를 확인했어.
 
무전기이미지
 
시마는 특수한 신호가 뜨는 무전기의 화면을 당신에게 보여줍니다.
 
시마 카즈미:기상이 악화돼서 더 이상 무전은 못해. 폭격 지연 요청도 아마 안 될 거야. ... 이부키가 못 일어나면 포기하려고 했는데 다행이네. 나 혼자 갈 테니까 넌 먼저 빠져나가.
 
이부키:뭐?! 그럴리 없잖아! 내가 시마쨩을 두고 어떻게 혼자가!! 절, 대! 못가! (그는 버럭 화를 내고서는 극구 부정을 합니다. 암요, 당연히 혼자 못 보내요!!)
 
시마 카즈미:(깜짝이야. 큰 소리에 조금 놀라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무전기를 거둡니다) 그럼 빨리 준비해. 1시간 내로 해결해야 하니까.
 
이부키:당연하지! (그는 후닥후닥 준비를 합니다. 아야야, 조금 아프지만 이정도야 뭐... 저 신호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구하고 나면 그에게 찡찡거리도록 하죠!)
 
X 제약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치료용 연고의 판매로 대중들에게 친숙합니다.
 
신호가 나오는 곳은 X제약의 지하입니다.
 
1층까지 진입은 수월했으나, 지하로 가는 길은 자동 개폐 시스템으로 막혀있습니다.
 
개폐를 해제하기 위해선 경비실로 들어가야겠네요.
 
시마 카즈미:나는 좌측부터 찾아볼게. 이부키는 우측을 부탁해.
 
이부키:응! (그는 후다닥 움직이는 들개처럼 움직입니다. 늦지 않게 움직여야죠!)
 
시마는 벽에 손을 짚고 내부를 빠르게 훑어봅니다.
 
당신 역시 개폐 버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던 중, 책상 위의 컴퓨터를 발견합니다.
 
수십 개의 화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감시카메라 화면입니다.
 
회사 외부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는 사람이 없는 지금까지도 작동 중이지만, 내부의 카메라는 대부분이 작동되지 않습니다.
 
이부키 관찰 판정
 
이부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문득, 당신은 카메라에 비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합니다.
 
이부키:이게... 뭐지...? (유심하게 감시카메라 화면을 살펴봅니다.)
 
주차장 너머로 작게 보이는 곳은 분명 3일 전 자신이 죽어버린 곳입니다.
 
익숙한 장소를 비추는 영상의 확대가 가능합니다.
 
이부키:(조심스레 확대해서 바라봅니다.)
 
두어 번 클릭하자, 그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시간대를 전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자신의 사망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는 설명받지 못했었죠.
 
3일 전 날짜를 입력한 뒤 확인해볼까요?
 
이부키:(빠르게 입력해 봅니다.)
 
곧이어 화면에서 저화질의 영상이 재생됩니다.
 
...
 
사방에서 안타까운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시마가 쓰러지는 당신의 몸을 받아내며, 군화 굽으로 쓰러져있던 상급 크리쳐의 핵을 터뜨립니다.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내 실수야."
 
한탄하듯 말한 시마는 당신의 눈을 감겨주곤 시체를 바닥에 눕힙니다.
 
"푹 쉬어. 가장 중요한 일은 끝났으니까."
 
라고 말하면서요.
 
이변은 잠시 후에 발생합니다.
 
분명 죽었을 터인 당신의 몸이 두어 번 움찔거립니다.
 
시마가 생존자들의 신원을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늘어져 있던 시신이 비척비척 일어섭니다.
 
끈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거리는 당신을 발견한 생존자 하나가 의문을 표합니다.
 
이상한 기미에 고개를 돌린 시마의 표정이 경악에 물듭니다.
 
"이부키?"
 
시민들이 웅성거립니다.
 
"이상하네요, 방금 목숨이 끊어진 게 아니었나요?
 
"어떻게 되살아날 수 있는 거지?"
 
그때, 당신이 팽팽하게 웅크리고 있던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그들의 틈에 파고듭니다.
 
완전히 방심했던 시마는 당신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기에, 방어하지 못하고 당신에게 걷어차입니다.
 
우득,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시마는 마른 땅바닥을 뒹굽니다.
 
당신은 시마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이를 세워 시민을 공격하지만, 몇 초 뒤 달려든 시마에 의해 저지됩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리고, 내동댕이치고, 엉겨 붙어 목을 조르고, 끔찍한 파열음이 들리는…….
 
그 모습은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이부키 이성 판정
 
이부키: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영상은 시마에 의해 중간에 종료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이 흐릅니다.
 
이부키:....시, 마...? (흔들리는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시마 카즈미:..... 시간 없어. 다 끝나고 설명해줄게.
 
이부키:.....정말이지....?
 
시마가 당신을 달래며, 어느덧 찾아낸 개폐 버튼을 누릅니다.
 
시마 카즈미:..... 응.
 
닫혀있던 문이 열리면, 두 사람은 정확한 신호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신호는 지하 4층 제약 연구실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면 황량한 연구실의 내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남자가 테이블 위에 엎어져있습니다.
 
대부분이 정리된 지금 볼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 [엎어진 남자/테이블/벽면의 서랍] 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이부키:?! 어이, 괜찮아?! (엎어진 남자를 보자마자 후다닥 남자에게 다가갑니다.)
 
새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4~50대로 보입니다.
 
남자는 몇 시간 전에 이미 숨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손에 들린 핸드폰에는 구조신호를 보냈던 흔적이 있습니다.
 
이부키 관찰 판정
 
이부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남자의 옆에 놓여 있는 열쇠가 눈에 띕니다.
 
이부키:... (조용히 묵념을 빌어주고선 열쇠를 받아간다는 뜻으로 이미 죽은 자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선 핸드폰을... 봅니다.)
 
구조신호를 보낸 시각은 시마의 무전기에 신호가 도달한 시각과 일치합니다.
 
핸드폰 메모장에는 뭔가 적혀 있군요.
 
▶: 주문,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를 획득합니다.
 
이부키:...자장가....? (일단 중요해 보이니 간단히 메모 해 봅니다.)
(그리고는, 그가 엎어진 테이블을 둘러봅니다.)
 
연구 일지를 정리한 종이가 늘어져 있습니다.
 
일지: 학회의 낯선 이는 자신이 외계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그의 소지품 중 작은 금속 크리쳐의 암수 한 쌍을 손에 넣은 이후, 나는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었다.
크리쳐의 무한한 재생 능력은 경이로웠으나, 핵이 제거되면 사망해버리는 단점이 있었다. 나는 이것을 보완할 방법을 찾기 위해 금속 크리처 핵의 중심 물질, C.V를 채취해 다양한 실험체에게 주입했다.
대부분이 견디지 못하고 흉하게 녹은 채 움직였으며, 핵이 제거되면 사망하는 성질은 유사했다. 종종 특수한 능력을 갖춘 채, 다른 녀석보다 지능 있는 개체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이들도 역시, 핵의 제거와 동시에 죽음에 이르렀다.
그런데, 실험생물 5000마리 중 단 한 마리, 알파만이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며 월등한 능력을 보였다. 알파에게서는 핵을 찾을 수 없었으며, 아주 작은 생체기관만 남아있어도 충분히 시간만 주어지면 신체를 재생해냈다. 그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 가장 영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었다.
알파는 무리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던 녀석이었다. 나는 알파를 통해 실험체가 우수한 생물일수록 완전한 크리처 생성의 성공률이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지: 그러나 1년이 넘어갈 무렵,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사건'이 일어나버렸다.
실험실로 돌아왔을 땐 알파가 실험체 대다수를 학살한 후였다. 그건 그야말로 '폭주'였다.
알파가 자신의 동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저능한 크리쳐처럼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이후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하던 중, 알파는 숨을 거두었다.
사인은 과다출혈.
마지막에 있던 폭주 이후 알파는 평범한 실험생물로 돌아갔고, 평범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그 전조는 거의 없었다. 사망 후 재생 속도가 차츰차츰 느려지기 시작했던 것 외에는…….
부작용 없이 인간에게 C.V를 쓸 수 있다면, 국내의 군사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겠지.
 
연구 일지를 다 읽으면, 당신은 생각해냅니다.
 
자신이 이전,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는 것을요.
 
당신의 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AOC에서도 당신의 공로를 인정해 특별한 포상 휴가를 지급했죠.
 
포상 휴가를 떠나기 전날, 상부에서는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AOC의 건물 꼭대기까지 도달했던 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당신은 C.V의 첫 실험체입니다.
 
이전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나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날이나, 지하철에서 창밖을 바라본 일, 바다를 보며 해안선을 따라 걷던 일, 당신은 전부 기억해냅니다.
 
당신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봅니다.
 
당신은 이제 괴물이 아닙니다.
 
당신은, 사람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이부키 이성 판정
 
이부키: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이성 -1d5
 
이부키:
rolling 1d5
 
(
1
 
)
 
 
=
1
 
이성 -1
 
이부키:....하.... (돌아오는 기억에 인상을 찌풀이며 허탈하게 웃습니다... 그리고는 주먹을 꽈악 쥐어보입니다. 뭐가, 최강의 인류냐고.... 인상을 찌풀인 채로 벽면의 서랍을 성질나게 뒤져봅니다.)
 
빼곡한 서랍에는 다양한 연구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유일하게 잠겨 있는 칸이 있습니다.
 
이부키:....이 열쇠인가. (그 연구원에게서 빌린 열쇠를 넣고 돌려봅니다.)
 
서랍을 열면 안에서 편지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두 장의 편지입니다.
 
편지 1: 보내주신 새로운 C.V의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실패작은 늘 그렇듯 안전지대 밖으로 전부 폐기했습니다. 상급은 그나마 성공한 편이지만, 하급은 정말로 쓸 게 못 되는군요. 다음 달 중으로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AOC에서 협조를 승낙했으니, C.V의 추가적 공급을 요청합니다. 해당 밀서는 확인 후 소각하십시오.
 
편지 2: 확인했습니다. 다만, 너무 위험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들어 추가 공급 요청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러다 도심지에 C.V가 유출되기라도 하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 부디 진행 속도를 늦춰주십시오. 적당한 위기감을 조성해 민간인을 통제하는 정도로만 사용한다고 하셨잖습니까. 요즘은 연구 보고서도 거의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부키:..... (조용히 으드득 하고 이빨을 갈아버립니다. 잠깐... 분명, 시마가 이 도시를 철거한다고 하지 않았었나요. 퍼뜩 고개를 들어 제 파트너를 찾습니다.)
시, 마...?
 
편지는 서로 다른 글씨체로, 두 번째 편지는 반쯤 구겨져 있습니다.
 
작성자가 보내지 못하고 보관한 것 같네요.
 
날짜는 1년 반 전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이건 명백한 밀서였습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시 전체를 폭파하겠다는 극단적인 선택,
 
여태껏 안전지대는 유지되며 한 번도 시 전체가 점령된 적 없었습니다.
 
시내에 지나치게 많은 크리쳐들.
 
당신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던 상급 크리쳐.
 
이부키 지능 판정
 
이부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도시에 C.V가 누출되었고, 그로 인해 A시의 시민들이 크리쳐로 변해버린 게 아닐까요?
 
이부키 이성 판정
 
이부키: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C.V에 노출된 사람은 크리쳐가 됩니다.
 
그 기간은 당신도 짐작할 수 없지만,
 
그렇다면,
 
3일 이상 노출되었던 시마는?
 
시마 카즈미:...... ... 이부키? (제 몸이 조금 이상함을 눈치채고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립니다)
 
시마의 뺨은 상기되어 있습니다.
 
이마에 감겨있던 붕대가 느슨하게 내려옵니다.
 
머리의 상처는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아니, 오히려 시마의 컨디션은 한결 좋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부키:시마, 몸 괜찮아?! (그는 후다닥 당신에게 다가가서 당신의 몸상태 전체나 막 몸을 만져봅니다. 머리 쪽에 풀리는 붕대에 흔들리는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컨디션과 대조적으로 시마의 얼굴 위로 다양한 표정이 교차합니다.
 
변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쪽은, 몸의 주인인 시마일 게 뻔합니다.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으로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시마는 어차피 언젠가 당신처럼 크리쳐로 개조당할 예정이었겠죠.
 
단순히 그 시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당겨진 것 뿐이고요.
 
시마는 크리쳐가 되었으며, 당신은 인간으로 되돌아갑니다.
 
이부키 아이:...시마. 시마...... (그는 뭐라 말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채 당신의 어깨를 꾸욱 잡고선 꽈악 하고 끌어 안아버립니다. 이럴거면, 차라리.. 내가 계속 크리쳐 인 편이 좋았을텐데. )
 
이부키 이성 판정
 
이부키 아이:
SAN Roll
기준치: 54/27/10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어느 순간, 시마의 눈에서 빛이 꺼집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당신이 느리고 무거운 몸에 채 적응하기도 전, 시마가 당신의 가슴팍을 걷어찹니다.
 
당신은 대응할 틈도 없이 시마에게 휘둘려 벽에 머리를 박고 바닥으로 미끄러집니다.
 
다시 한번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 당신의 눈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당신을 내려다보며 목을 조르는 시마의 얼굴이 비칩니다.
 
체력 -1
 
이부키 아이:큭, 크으윽.... 시, 마아... 괜찮아... 괜찮으니까... 힘, 풀어.. (그는 당신이 왜 이러는지 안다는 듯 언제나 평소처럼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자신 목을 죄어오는 당신의 손을 잡아 보입니다. 이것은, 폭주겠지요. 하지만, 자신이 당신을 쏠 자신이 없어요.)
 
이내, 시마는 당신을 내동댕이칩니다.
 
강한 충격과 함께 당신의 시야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흔들립니다.
 
머릿속 내내 이명이 들리며 당신의 코에서부터 혈액이 흘러내립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고 다시 시마의 모습을 눈으로 쫓으면…….
 
시마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부키 아이:기, 다려... 시이마! (자신의 생명선은 기니깐.. 당신이 내동댕이 친 것 정도에 죽지 않습니다. 휘청이는 몸을 어떻게든 옮겨서 그의 뒷 걸음을 쫓습니다. 그야, 파트너는 언제나 함께 하는 거잖아요.)
 
위에서부터 쿵, 쿵, 쿵, 하고 규칙적으로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손에 잡히는 것과 벽을 전부 파괴하고 부수고 있군요.
 
후들거리는 다리는 당신이 옥상으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고 풀려버립니다.
 
멈출 기미가 없는 코피를 닦아내며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인간의 몸은 너무 유약하고, 부드러우며, 한 번뿐인 삶은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벽과 계단은 강한 힘을 싣고 내리친 주먹과 발길질로 움푹 팬 채 부스러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위로, 위로, 더 위로.
 
시마의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한 당신은 한참 뒤에서야 옥상에 도착합니다.
 
잠겨있던 옥상의 철문은 억지로 열린 것인지, 단순히 그 너머로 가겠다는 의지 하나에 의해 흉한 형태로 휘어져 있었습니다.
 
이부키 아이:.....하, 하아.. 시이마. 나 추워~ 왜.. 그런곳 까지 간거야! (그는 어떻게든 무거운 몸을 이끌 고서 당신이 나아간 길을 따라 갔습니다. 역시, 제 파트너는 자신이 없으면 안돼요. 물론 이건 자신도 포함입니다. 자신은 파트너인 당신이 없으면....)
 
불안한 마음으로 너덜너덜한 문짝을 걷어내면,
 
시마가 있습니다.
 
그는 불완전했던 정신을 어느 정도 추슬렀는지, 시선을 건물 아래의 야경에 꽂은 채 눈을 떼지 못합니다.
 
주먹을 감싸고 있던 장갑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눈이 쏟아지고, 하늘은 새카맣지만, 여전히 새파랗게 밝은 건물의 빛을 등지고 선 시마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크리쳐라도 괜찮다고 했던가요?
 
속에 있는 자아가 선하다면, 크리쳐와 인간도 공존할 수 있다고 했던가요?
 
전부 위선입니다.
 
시마가 당신이 아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죠.
 
그런데도 아이러니하게 지금,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이부키 아이:시이마아~ 왜, 그런 곳에서.. 혼자 야경이라도 보고 있는 거야? 아니면... 나랑 같이 데이트 하고 싶었다거나~ 랄까봐~ (그는 피가 흐르는것 전부 무시하고 언제나 처럼 당신에게 웃어보입니다. 그야, 제 파트너에요. 크리쳐였던 자신과 함께 있어주었던 파트너요. 그러니 그 와 반대되는 상황에 있어도... 그와 함께 있는게 자신이 아니면 누가 있겠나요.)
 
시마 카즈미:.... ... 이부키.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천천히 뒤를 돕니다. 마주치는 눈빛은 이전과 같지만 어딘가 느낌이 다릅니다. 그야, 당연하죠. 이젠 인간이 아닌 걸요. 이런 기분이구나. 누군가 곁에 있으면 해칠 것 같고 도망칠 곳마저 없다는 느낌을 받는 건)
 
이부키 아이:시마- 날씨, 진짜 춥다.. 그치? 그러니까안... 와서 나 좀 안아주라. 응? (그는 정말 아무렇지 않은 듯 씩 웃어 보이며 팔을 크게 벌려서 당신을 받을 준비를 합니다. 당신이 안온다면. 이쪽에서 가겠죠. 그는, 그러한 사람이니깐요.)
 
시마 카즈미:(이런 와중에도 저런 장난을 칠 수 있구나. 하긴, 제 파트너는 그런 사람이었죠. ... 사람. 그래요, 사람. 왠지 눈앞이 아득해집니다. 잠시 시선을 하늘로 돌려 까만 하늘을 눈에 담고 차가운 숨을 길게 내뱉습니다. ...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다. 언제 또 폭주를 할 지 모르니까) .. 너 감기도 안 걸리잖아.
 
이부키 아이:지금은 걸릴 것 같은걸~! 시이마, 아이쨩 추워~~ (그는 키득키득 웃으며 하늘을 바라보는 당신을 따라 하늘을 바라봅니다. 아, 정말 아름다운 하늘이에요. 제 옆에 당신이 있으면 더 완벽하겠죠. 한 걸음, 한 걸음. 또 한걸음. 당신에게 다가갑니다.)
....시-마, 괜찮으니깐.... 이리 와. 응?
 
시마 카즈미:.... 괜찮지 않아. (정말이지 하나도 모르는 녀석이네요. 늘 바보라고 했지만 이 정도로 바보일 줄은 몰랐습니다. 손을 꾹 쥐고 고개를 푹 떨굽니다. 또 다시 제 파트너를 죽게 할 순 없습니다) .. 오지마. 오지마, 이부키.
 
이부키 아이:그야- 시마가 가까이 오지 않으니깐 아이쨩이 직접 가줘야지? (걱정하지 마세요, 그는. 이부키 아이는 당신을 혼자 두고 갈 그런 파트너가 아님을 당신이 이미 알고 있지 않나요? 정말, 생명선이 끝내주게 길어주니깐요.)
 
시마 카즈미:..... 넌 진짜, 지지리도 말 안 듣는 바보야. 거기에 엄청난 들개. (말을 툭툭 뱉어내면서도 뒤로 물러나거나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진 않습니다. 아까 폭주를 하긴 했지만... 어쩐지 자신이라면 이성으로 어떻게든 눌러낼 수 있을 거란 미묘한 확신이 들거든요. 어쩌면 파트너의 바보력이 옮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부키 아이:그게, 이부키 아이니깐-! 그러니깐, 시마- 어서 이쪽으로 와. 여기서 같이 하늘 보자, 오늘 무척 하늘이 예뻐. 저기 봐, 달이 무척 아름다워. (그는 씨익 웃으며 다시 한번 팔을 벌립니다. 당신과의 거리, 당신의 한 걸음이 남았네요.)
 
시마 카즈미:..... 네 이름 이번에 처음 듣는다고. (왜 하필 이름이 아이, 인 건데. 정말... 이부키를 이루는 요소가 하나부터 열까지 그답다고 한다면 조금 억지스러울까요. 하지만 지금의 시마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부키 아이라는 사람이란... 누구와도 대체할 수 없는 요소로 이루어진 사내라고. 어느덧 자신의 보폭만큼 남은 거리에 머뭇거리다 천천히 발을 뗍니다) .. 그런 거 볼 시간 없다고. 바보.
 
이부키 아이:에에- 완전 째째마인~ 그래도. 그런 시마여서 좋아. (그는 천천히 발을 떼는 모습에 크게 당신을 끌어 안습니다. 아, 이 온기가 그리웠어요. 제 유일무이한 파트너, 시마 카즈미. 당신이 있어서 무척 다행이라고.)
시마, 무척 따뜻하네~
 
시마 카즈미:.... 조용히 해.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서, 불퉁스런 어조로 툭툭 아무 거나 내뱉습니다. 이래서야 성격 나쁘단 소리 들어도 부정할 수가 없겠네요) .. 이부키도. 생각보다 따뜻하네.
 
이부키 아이:...시-마, 우리 이제 어쩌지~? (그는 따뜻한 한숨을 내쉬며 당신을 꼬옥 안아옵니다. 입김이 위로 올라가다 밤하늘에 뭍혀 사라집니다. 두근 두근, 울려오는 심장 고동이 마치 당신을 진정시키는 듯 뛰고 있습니다. 이대로, 어디론가 갈까.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에 가고 싶지는 않아요. 당신을, 자신과 같은 길을 걷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시마 카즈미:... 돌아갈 순 없지. (확실히. 따스한 품에 파묻혀 잠시 찬찬히 생각을 해봅니다. 돌아가면, 분명, 같은 처지가 되겠죠. 그리고 비밀을 알게 된 부품은.... .... 폐기 처분 될 지도 모릅니다. 자신이야 죽지 않으니 상관 없지만 이부키는 이제 인간이니까요. 한 사람으로서의... 하나뿐인 소중한 목숨이니까) 어디로든 갈까. 바다, 가고 싶다며.
 
이부키 아이:좋지- 바다로 가서, 우동 있으면 우동 먹자! 내가 요리 해도 좋고.. 시마가 요리 해줘도 좋고? 확실한건... 어디로 가든... 시마랑 함께라면 어디든 즐거울거야. (그는 당신과 눈을 마주치며 씩 웃어줍니다. 정말, 바보파트너 아니랄까봐.)
 
시마 카즈미:요리 할 줄은 알고?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가볍게 대꾸합니다. 이젠 완전히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에요. 편안하고 행복해 보입니다. 이제 곧 있으면 한 시간이 되겠죠. 빠져나갈 방법은 단 하나 뿐입니다) 뭐, 얼마나 잘하는지는 가면서 들을게. 시간 없으니까.
 
이부키 아이:좋아, 그럼... 운전은 시마에게 맡길게! (평소 같았으면 자신이 당신을 드는거지만.. 이제는 상황이 반대가 되었네요. 안아주었던 팔을 풀고선 으쌰 업힐 준비를 합니다.)
 
시마 카즈미:하? (운전? 우리가 차가 어디 있다고? 하는 표정입니다. ... 아니, 이런 태클은 나중에 걸까요. 업힐 준비를 하는 이부키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안아 듭니다) 어이, 역할 반전이 된 소감은?
 
이부키 아이:초- 어색해. 하지만, 기분은 최고! (그는 으음 고민하다가 씩 웃어보입니다.)
 
시마 카즈미:날뛰지 마. 너 쓸데없이 길어서 떨어트릴 거 같다고.
 
이부키 아이:엑, 시마.. 나 떨어트릴거야? (그는 당신이 그러지 않을 걸 알면서도 일부러 말했다.)
 
시마 카즈미:헤에, 이부키 상~ 아직도 잘 모르시나 봅니다~?
(내가 널 떨어트릴 것 같냐고. 제대로 받쳐 안아들고선 발을 탁 구릅니다) 준비는?
 
이부키 아이:끝났지! 그럼.. 신호 할까?
 
시마 카즈미:이제 필요 없어. 그런 신호.
 
시마는 당신을 안아 들고 옥상에서 뛰어내립니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리고,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합니다.
 
야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푸른 빛이 일직선을 그립니다.
 
내리던 눈이 멎으면, 도시를 잠식한 어둠이 걷혀갑니다.
 
밝아오는 새벽하늘 너머로 다가오는 헬기가 보입니다.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시마와 당신의 머리카락이 허공에 감겼다 내려앉습니다.
 
시마 카즈미:달릴 수 있지?
 
평온한 어조로 시마가 물어오면, 대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이부키, 당신은 발이 빠르잖아요?
 
이부키 아이:당연하지, 파트너! (당신과 함께라면 어디든 달려 가 주겠습니다. 그게 세상 끝이라 해도요.)
 
달칵, 당신의 목줄이 풀린 뒤 처음으로 깊게 삼킨 겨울 도시의 공기가 폐를 콕콕 찌릅니다.
 
너덜너덜해진 군복을 한 번 고치고, 시마의 얼굴을 돌아보면…….
 
빛이 돌아온 눈동자에 고스란히 당신이 담깁니다.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가 생긴 서로를 눈에 담고,
 
앞으로, 또 앞으로.
 
END 1. 클리셰 SF 세계관의 인간도 계속계속 살아가고 싶어!
 
탐사자, KPC 생환.
 
탐사자와 KPC는 안전지대를 벗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