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ario writer : 요한

 

2022. 02. 28

다이스케 나기 X 코메 센이치

KP : 곰탱

PL : 레시 펜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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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7th
 
written by. 요한
 
2022. 02. 28
 
14:05
 
KPC 코메 센이치
 
PC 다이스케 나기
 
START
 
덜컹덜컹.
 
꽤 널찍한, 두 명을 실은 마차가 수도의 중앙을 가로지릅니다.
 
목적지는 블랙우드 대극장.
 
문화와 예술의 중심으로, 국경일이면 귀족은 물론 왕족들까지 오페라를 관람하러 모인다는 문화의 성지.
 
미스터 레드햇 살인사건이 끝난 이후 코메와 당신은 그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어젯밤 코메의 이름으로 도착한 초대장이자 협박장이 그것입니다.
 
[기한은 일주일. 그 안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다음 사람이 희생될 것이다.]
 
코메는 조간 신문을 읽고 있습니다.
 
초대장은 다이스케, 당신의 손에 들려 있고요.
 
초대장에서 추가로 더 얻을 수 있는 단서는 없을까요?
 
다이스케 관찰 판정
 
다이스케 나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고급스러운 종이의 카드에 적힌 초대장입니다.
 
또, 편지 봉투 안에는 현재 블랙우드 대극장에서 상영 중인 오페라, [검은 장미의 진혼곡] 의 티켓이 들어있네요.
 
코메 센이치:이번에 초대 받은 극이 검은 장미의 진혼곡이었나?
 
다이스케 나기:(초대장을 뒤집어보며) 응, 맞아.
 
뒷면에는 아무런 것도 적혀있지 않습니다.
 
코메 센이치:꽤 유명한 공연인가 보네. 신문에도 나 있고.
 
다이스케 나기:수도에 있는 블랙우드 극장이면 알만하지- 몰랐어?
 
코메 센이치:난 뭐... 그쪽에 관심 없으니까. (신문 팔락)
 
다이스케 나기:하긴.. (추리랑 사건 말고는 관심을 보인 적이 없으니까..)
 
코메 센이치:사소한 거지만 조수랑 정보는 공유하는 게 낫겠지. (가볍게 중얼거리며 네게 신문을 건네 보여준다)
 
다이스케 나기:(신문을 보고는) 공연한다는 이야기 나올 때부터 떠들썩하더니, 결국 매진이네-
 
다이스케 자료조사 판정
 
다이스케 나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그나저나 신문에는 오페라에 관한 이야기만 나와있을 뿐 살인 사건에 관한 이야기가 단 한 줄도 나지 않았습니다.
 
뭔가 이상한 걸요.
 
다이스케 나기:근데.. 이런 공연장에서 살인이 일어난다고..?
 
코메 센이치:(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 원래 유명할 수록 원한을 많이 사는 법이지.
 
다이스케 나기: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걱정스러운 얼굴로 신문을 보다가) 근데 살인 사건에 관한 이야기는 없는데 어떻게 범인을 잡아?
 
코메 센이치:현장에 가봐야 알 수 있겠지... 조사 정도는 하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 뭐, 허락 안 해줘도 알아서 들어갈 거긴 하지만.
 
다이스케 나기:그러다가 또 끌려나오면 어쩌려고 그래
 
코메 센이치:끌려나오면..... 런던이니까 그 사람 이름 좀 빌려 쓸까.
 
다이스케 나기:누굴?
 
코메 센이치:.... (한숨을 쉬며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아버지.
(그리 말하는 눈이 제법 공허해서 시선을 창 밖으로 돌린다)
 
다이스케 나기:... 그래도 괜찮은거야? (전에 아버지 이야기할 때 표정이 안좋아보였는데..)
 
코메 센이치:이름 언급하는 정도야 상관 없잖아. 입에 올리지도 못할 정도로 귀한 이름도 아니고. 총리나 여왕도 아닌데.
 
다이스케 나기:아니 그 문제가 아닌데.. 네가 괜찮다면 상관없지만..
 
코메 센이치:........ 개같아도 어쩔 수 없잖아. 제법 쓸만한 위치인데.
 
다이스케 나기:... (저런 말해도 되는거야?)
 
코메 센이치:(마른 세수를 하며) ... 내가 왜 이렇게 싫어하는지 궁금해?
 
다이스케 나기:응? 궁금하긴 하지만 네가 달가워하진 않는 것 같아서
 
코메 센이치:... 말 정도는 해줄 수 있어. 간단하게.
지금 런던 경시청장은 정통 귀족 혈통의 영국인이야. 한마디로 다른 피 섞이지 않은 영국인이란 뜻이지.
그 사이에서 나 같은 아들이 나올 수 있을까?
 
다이스케 나기:.... 그...러니까... (이걸 내 입으로 말해도 되는건가?) 친아들이 아니라는..거지?
 
코메 센이치:잘 알아듣네. 이번 사건도 별로 문제 없겠어.
 
다이스케 나기:(사건이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코메 센이치:왜? 친아들이 아니라 신기해?
 
다이스케 나기:아니 신기한 건 아니고... (이걸 어떻게 말해야하지..)
 
코메 센이치:편하게 얘기해. 별의 별 소리 다 들어봤으니까.
 
다이스케 나기:별의 별 소리를 다 들었다고 그게 괜찮은 건 아니잖아
 
코메 센이치:... 괜찮을 수도 있지.
 
다이스케 나기:됐어- 어차피 네가 누구 아들이고 아니고는 중요한게 아니니까.
 
코메 센이치:(나기 힐끔) 그렇게 얘기하는 건 또 네가 처음이네.
 
다이스케 나기:그래?
 
코메 센이치:응.
출신이나 혈통 때문에 지 아비 명성에 먹칠하고 다닌다고 손가락질 많이 받았거든. 잘하면 지금도 씹히고 있을 수도 있지.
 
곧 마부의 도착했다는 목소리와 함께 대극장 앞에서 마차가 멈춥니다.
 
다이스케 나기:...참 그런 말들이 무섭긴하지. 근데 내가 보기에 네가 명성에 먹칠한 적은 없어. 난 네가 말해주기 전까지 몰랐고 앞으로도 상관없으니까.
(그렇게 말하고 마차에서 내려)
 
코메 센이치:........ (마차에서 내리는 네 모습을 말없이 보다가 따라 내린다)
 
엄청난 규모의 건물이네요.
 
여기저기 화려하게 장식된 대리석 장식물들이 이목을 끕니다.
 
그러나 입구는 바리케이트로 막혀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와...
 
살해 현장이 벌어져 있으니 당연한 일일까요?
 
코메 센이치:언제 봐도 돈지랄을 좋아하는 도시군.
 
다이스케 나기:여긴 처음 보는데 엄청 화려하네-
 
코메 센이치:그러니 대극장이겠지. (바리케이트를 둘러보더니) 저기 있는 경찰한테 티켓을 보여주고 들여보내달라 할까.
 
다이스케 나기: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공연을 할까..?
 
코메 센이치:안 할 가능성이 높겠지만 초대 받았다는 걸 보여주긴 해야지.
 
다이스케 나기:흠...그건 그렇네. 차라리 초대장을 보여주는게 빠르지 않을까?
 
코메 센이치:그게 더 말이 빠를지도. (경찰들이 있는 쪽으로 간다)
 
다이스케 나기:(뒤에서 따라가는 중)
 
경찰들에게 티켓이 동봉된 초대장을 보여주더라도 안으로 들여보내주지 않습니다.
 
이런, 곤란한데요.
 
그때, 안쪽에서 익숙한 얼굴이 걸어나옵니다.
 
저건 레드햇 사건을 맡았던 경찰 다니엘이 아닌가요?
 
그가 왜 이곳에 있죠?
 
다이스케 나기:어?!
 
다니엘 맥도웰:뭐야. 자네들이 왜 여기 있나?
 
다이스케 나기:경사님! (반가운 얼굴에 웃으며) 오랜만에 뵙네요!
 
다니엘 맥도웰:그래. 그 사건을 해결한 덕분에 승진해서 여기 와 있지.
 
다이스케 나기:승진하셨구나! 축하드려요!
 
다니엘 맥도웰:(짧게 호탕하게 웃고는) 그래서 여긴 무슨 볼 일이지? 탐정 나리들이.
또 의뢰라도 받았나? 그새?
 
다이스케 나기:아, 그게 (초대장을 보여드리며) 얼마 전에 이런 걸 받아서요. 잠깐이면 되는데 들어갈 수 있을까요?
 
다니엘 맥도웰:.... ... 참.. 사건을 몰고 다니는 군. (썩 내켜하는 얼굴은 아니지만 폴리스 라인을 들춰준다) 들어오게. 어떻게 된 건지 내부를 안내해주지.
 
다이스케 나기:역시 경사님이시네요! 감사합니다!
 
코메와 당신은 다니엘 형사의 안내로 안쪽으로 들어섭니다.
 
내부는 마찬가지로 벨벳 카펫과 대리석 장식, 금장 촛대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어지간히 돈칠을 한 것 같네요.
 
다이스케 나기:와...
 
이렇게 넓은 내부에 사람이라곤 세 명밖에 없으니 조금 어색한 것 같기도 합니다.
 
다니엘 맥도웰:이 사건은 유명 배우가 살해당한 사건이라 파장이 클 거라고 예상해서, 경찰 측에서도 극비에 수사중일세.
 
다이스케 나기:아 그래서 기사가 안 나온 거군요?
 
다니엘 맥도웰:어떤 경위로 그런 협박장이 손에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차 하면 용의자 선상에 오를 수도 있겠군. 자네들.
 
다이스케 나기:예? 저희는 자리에 있지도 않았는데요??
 
코메 센이치:저희에겐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어서 그러긴 쉽지 않을 겁니다. (건조한 낯으로)
 
다이스케 나기:(끄덕끄덕!)
 
다니엘 형사의 안내를 따라 도착한 곳은 대극장의 주연 배우 분장실입니다.
 
안쪽에는 경찰들이 산만하게 돌아다니고 있는데요.
 
안으로 들어서자, 당신과 코메는 총을 맞아 죽어 있는 베인 프리만의 시체를 마주합니다.
 
다이스케 이성 판정
 
다이스케 나기: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이성 -1d3
 
다이스케 나기:
Rolling 1D3
굴림: 1
(보자마자 눈을 돌려 대기실 밖을 본다. 이렇게 바로 마주할 줄은 몰랐단 말이야..!)
 
코메 센이치:(이번엔 보존선이 아니라 곧바로 시체를 목격하게 됐는데... 나기 힐끔 보면서) 괜찮아? (작게 속닥인다)
 
다이스케 나기:어... 괜찮아.. 조금 놀라서 그래
 
코메 센이치:... 조금 쉬고 있어도 상관 없어.
 
다이스케 나기:아니야 일해야지. 시간도 별로 없잖아
 
코메 센이치:.. 너무 무리 안 해도 돼.
어차피 지금은 내가 같이 있으니까.
 
다니엘 맥도웰:사건이 일어난 것은 어젯밤 새벽 1시 경, 다시 말해 자네들의 편지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편지가 발송된 것은 그보다 전이라고 볼 수 있지.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일어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협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나?
 
다이스케 나기:애초에 범인은 살인을 계획하고 있었군요.. 그것도 확실하게..
 
다니엘 맥도웰:이것만으로 자네들이 범인은 아니더라도 공범으로 의심 받을 이유는 충분해.
그러나 그러지 않는 건 자네들이 레드햇 사건에서 내게 보였던 신뢰 때문이야.
 
다이스케 나기:헙... (감동받은 얼굴)
 
아무래도 두 사람에게 자신이 호의를 표하고 있다는 것을 티내며 거드름 피우는 것 같습니다.
 
코메 센이치:(정말 거슬리는 부류군...)
 
다이스케 나기:그럼요 그럼요-! 경사님이 믿어주신다니...
 
코메 센이치:현장을 좀 보고 싶은데요. (힐끔)
 
현장은 처참하다기보다는 한 편의 장면 같습니다.
 
총을 맞은 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죽어 있는 주연 배우, 그 근처에 흩뿌려져 있는 검은 장미의 꽃잎들, 시체 위에 놓여져 있는 한 장의 카드와 검은 장미꽃 한 송이.
 
그러고보니, 이 오페라의 제목이 [검은 장미의 진혼곡] 이었나요?
 
어쩐지 그에 어울리는 최후를 맞이한 것만 같습니다.
 
다이스케 이성 판정
 
다이스케 나기: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다이스케 나기:하... 시체는 언제 봐도 적응이 안되네...
 
다니엘 맥도웰:지금은 아직 경찰들이 조사 중이라 안 되네. 탐정 양반들이 정 조사를 해야겠다면 정식적으로 조사가 끝난 뒤에나 가능할 걸세.
 
다시 말해 오늘은 불가능하니 내일 다시 찾아오라는 말 같네요.
 
동시에 원한다면 경시청으로 찾아와 시신에 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그러나 시체 위에 놓여 있는 저 카드 정도는 지금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다이스케 나기:(슬금 고개를 기울여 카드를 살펴본다)
 
코메 센이치:(나기 등 토닥여줌)
 
다이스케 나기:으응...? (갸웃)
 
코메 센이치:오페라의 가사 중 한 구절이네.
 
다이스케 나기:꼭 유서 같네.
 
코메 센이치:누가 떨어뜨려 둔 것도 유서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지.
뭐... 배역에 걸맞는 죽음이라고는 생각이 드네.
 
다이스케 나기:걸맞는 죽음이 어디있겠어.. (안타까운 눈으로 시신을 보다가 눈을 돌려) 아무튼.. 유서가 아니라면 누군가 조작하려고 둔 걸 수도 있겠네
 
코메 센이치:흠... 하지만 이번엔 자살로 위장하지 않았어. 명백한 살인 사건이지.
 
두 사람은 곧 수사를 방해하는 것 대신 용의자를 직접 만나보는 게 어떻겠냐는 다니엘 형사에 의해 거의 반 강제적으로 내쫓깁니다.
 
다이스케 나기:(쫓겨남..)
 
코메 센이치:(하....)
 
그의 말대로 지금은 용의자들을 만나보는 게 좋겠네요.
 
용의자들은 휴게실에 다 같이 모여있다고 합니다.
 
다이스케 나기:경찰 수사에 방해하면 안되니까- (괜찮다는 듯이 웃으며) 용의자들 이야기 먼저 들으러 가자.
 
용의자들을 심문하기 위해서는 찾아가봐야겠습니다.
 
코메 센이치:.... (지끈거리는 관자 꾹꾹 누르며 휴게실로 발을 옮긴다) 어차피 제대로 밝혀내지도 못할 거면서..
 
다이스케 나기:(토닥토닥) 그래도 절차라는게 있잖아-
 
코메 센이치:(짜증 한가득..)
 
다이스케 나기:그래도 조금 있으면 가볼 수 있으니까 조금만 참아-
 
코메 센이치:(힐끔...)
 
다이스케 나기:..? 왜 그래?
 
코메 센이치:뭔가 부탁하고 싶은 게 생겼는데 여기선 안 된다고 할 것 같아서,
 
다이스케 나기:부탁? 뭔데?
 
코메 센이치:... 숙소 잡고 나면 얘기해줄게.
 
휴게실입니다.
 
다이스케 나기:(갸웃?)
 
여러 배우들이 함께 쉬는 공간이어서인지 작지 않은 크기인데다가 여기저기 오페라에서 사용되는 의상과 장식 등이 걸려있네요.
 
다이스케 나기:(기웃)
 
다니엘 형사의 말에 따르면 이곳에는 현재 용의자들을 모아뒀다고 합니다.
 
얼추 3사람 정도인 것 같네요.
 
하나하나 만나보는 게 좋겠습니다.
 
[거울 앞에 앉아있는 여자], [구석에 서있는 남자], [소파에 앉아있는 여자] 와 대화할 수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안녕하세요-
 
: 심문 중 수상한 부분이 있다면 인물 당 1회씩 심리학 판정을 할 수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휴게실로 들어와 인사를 건네고는) 잠시 조사 차원에서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한분씩 천천히 할 테니까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코메 센이치:용의자라고 하셨으니까, 잠시 심문 좀 하죠. (팔짱을 끼고 엷게 웃으며)
 
다이스케 나기:(수첩을 들고 거울 앞에 앉아있는 여자에게 다가간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메리 제인:(허) 설마 절 모르시나요? 메리 제인이에요.
 
다이스케 나기:아- (연예인에 관심이 많이 없어서..) 알죠 알죠- 조사를 위해서 재확인 드리는거에요-
 
메리 제인:애초에 경찰들에게 다 얘기했는데 왜 또 조사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군요.
 
다이스케 나기:하하...(머쓱하게 웃고는) 절차상 어쩔 수가 없어서요- 양해 부탁드릴게요
 
메리 제인:(하..)
그래서요? 무슨 말을 하려고 오셨죠?
 
다이스케 나기:음- 우선 사건이 있던 시간에 어디계셨죠?
 
메리 제인:샬럿의 연기 지도를 도와주기 위해 극장에 나와 있었어요.
자기 말로는 잘 풀리지 않는 파트가 있다나요. 어차피 앞으로도 같이 일할 사이인데 친해지는 것도 좋고, 저도 제 파트를 다시 맞춰보고 싶어서 수락했다가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어요.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화장실에 있었다고 보는 게 맞겠네요.
 
다이스케 나기:흠... 그럼 화장실을 가는 걸 보신 분은 있나요?
 
메리 제인:샬럿한테 얘기했으니까 샬럿이 증언해줄 거예요.
 
다이스케 나기:(샬럿이 증인..이라고 쓰고는) 그럼 다음은.. 피해자인 베인 프리만씨와는 무슨 관계셨죠?
 
메리 제인:어머, 모르시나요? (웃음) 하긴, 이런 쪽에 관심이 없으신 분이라면 모르실 수도 있죠.
베인과 저는 애인 관계예요. 공개적으로 연애를 하고 있죠. 미래까지 약속한 사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다이스케 나기:(ㅇ0ㅇ)
그으렇군요. 많이 속상하시겠어요..
 
메리 제인:.... 그렇죠.
 
다이스케 나기:... 혹시 베인 프리만씨께서 원한을 산 인물이라던가.. 다툼 같은게 있었을까요?
 
메리 제인:유명 배우니까 시기나 질투를 받는 건 당연하겠죠. 원한이라면... 그것까진 잘 모르겠군요. 워낙에 신사적인 사람이라서.
 
다이스케 나기:그렇군요..(끄적끄적) 알겠습니다. 그럼 혹시 시체 위에 있는 카드의 존재는 알고 계신가요?
 
메리 제인:시체 위에 뭐가 있었나요? 저는 목격조차 하지 못해서 몰라요.
그러니까, 시체에 관해서는 피오나에게 물어보는 편이 낫겠네요. 실상 끌려갔다고 보는 편이 맞겠죠. 복도에서 마주친 피오나가 저를 무작정 바깥으로 끌고 나갔거든요.
 
다이스케 나기:끌고 나갔다고요?
 
메리 제인:갑자기 큰 소리가 났다면서... 뭐, 그러더군요.
 
다이스케 나기: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싱긋 웃으며)
 
코메 센이치:... 별로 슬퍼하는 눈치가 아닌데. (중얼)
 
다이스케 나기:흠... 그러게... 보통 애인이 죽으면 그럴리가 없는데..
 
코메 센이치:(힐끗) 너는 내가 죽으면 절대 저렇게 침착할 것 같지 않아.
 
다이스케 나기:어...? 그거야... 당연하잖아?
아니 애초에 그런 이야기 하지 말라니까?
 
코메 센이치:왜? 실제로 일어날 것도 아닌데. 가정 정도는 할 수 있잖아.
 
다이스케 나기:그런 가정해서 좋을 것도 없잖아- (손을 휘휘 저어내고는 소파에 앉아있는 여자에게 다가가) 안녕하세요-?
 
샬럿 피오나:안..., 안녕... 하세요....
 
상당히 긴장한 상태로 떨고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성함부터 말씀해주시겠어요? (친절하게 웃으며)
 
샬럿 피오나:샬럿... 피오나예요...
 
다이스케 나기:아, 피오나씨셨군요- (수첩에 적고는) 사건 당시에 어디에 계셨는지 기억 나세요?
 
샬럿 피오나:원래는 연습실에 있었지만, 당시에는 보, 보, 복도에 있었어요……. 제인 씨가 화장실에 간다고 하셨는데, 큰 소리가 나서 너무 무서워서 화장실로 가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시체를 처음 목격해 비명을 질렀고, 제인 씨와 함께 사람들에게 알리러 갔어요. 제인 씨에게 물어보면 저를 복도에서 만나셨다고 할 거예요. 분명 그럴 거예요!
 
다이스케 나기:복도에요? 아, 그러고보니 갑자기 제인씨를 끌고가셨다고 들었어요
 
샬럿 피오나:(세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다이스케 나기:그러신 이유가 있을까요?
 
샬럿 피오나:갑자기 큰소리가 났으니까 무서워서....
그리고 시체를 봤잖아요..!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는 게 당연하, 구요...
 
다이스케 나기:맞죠.. 많이 무서우셨겠어요. (천천히 다독이며)
 
코메 센이치:큰 소리는 확실하게 들으신 게 맞으신가요.
 
샬럿 피오나:그렇게 큰 소리면 못 듣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요?!
아니, 못 들을 수도 있나? 저는 잘 모르겠어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아무튼! 큰 소리를 듣고 복도로 나왔어요! 그리고 시체를 마주했고요.
 
다이스케 나기:혹시 그 큰소리가 총소리였나요?
 
샬럿 피오나:총 ... 소리였나? 경찰이 말하는 걸 들어 보니 그런 것 같아요...
 
다이스케 나기:(많이 놀라서 기억을 잘 못하시는 건가?)
그럼- 소리가 들릴 때는 방에 계셨다는 이야기네요?
 
샬럿 피오나:네, 네, 맞아요....
 
다이스케 나기:그럼 복도가 아니고 대기실이었겠죠?
 
샬럿 피오나:아니요..? 저는 연습실에 있다가 복도로 나온 거예요...
 
다이스케 나기:아- 알겠습니다. 그럼... 혹시 베인 프리만씨와는 어떤 관계셨나요?
 
샬럿 피오나:프리만 씨와요……?
글쎄요, 딱히 관계랄 게 있었나? 하하…….
별로 그 분이 마음에 들지 않기는 했었죠. 워낙 다혈질인 분이셔서요…….
아, 그렇다고 제가 프리만 씨를 죽였다는 뜻은 아닌 거 아시죠?! 저, 절대 그 정도의 원한은 아니었으니까요!
 
다이스케 나기:(아까 제인씨랑은 이야기가 다르네..?)
 
코메 센이치:(흠...)
(죽었어도 애인이라고 감싸준 건가.... 아니면...)
 
다이스케 나기:다혈질이셨군요. (수첩에 적어두고) 알겠습니다. 혹시 프리만씨가 누군가와 다퉜다던가- 분쟁이 있었던 적은 없었나요?
 
샬럿 피오나:아뇨, 그건... 잘 모르겠어요.....
 
코메 센이치:조금 전에, 원한 이라고 하셨는데. 그걸 좀 자세히 말해주시죠.
 
다이스케 나기:(빠안..)
 
샬럿 피오나:그으…….
하, 사실 제 노래를 지적한 게 프리만 씨였어요.
그래서 제인 씨에게 밤에 함께 연습을 도와달라 요청했었던 거고요.
하지만 프로로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절대 앙심을 갖거나 하지는 않았다고요! 믿어주세요!
 
다이스케 나기:흠... 그랬군요. 그래도 속상하셨겠어요..
 
샬럿 피오나:(끄덕끄덕....)
설마, 저, ... 의심 받고 있는 건 아니죠...?
 
다이스케 나기:음.... (일단은 용의자인데...) 지금 조사가 진행 중이니 곧 결과가 나올거에요.
 
샬럿 피오나:..... 네에..
 
다이스케 나기:협조 감사합니다- (싱긋)
 
코메 센이치:진술이 엇갈리는데...
 
다이스케 나기:그러게.. 조금씩 다르네..
 
코메 센이치:애인의 말을 믿어야 할까 제3자의 말을 믿어야 할까. 너는 어느쪽을 믿을래?
 
다이스케 나기:원래 애인이 봤을 때는 뭘 해도 좋아보이기 마련이잖아. 제 3자의 말도 어느 정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코메 센이치:(물끄러미) 너도 그래?
 
다이스케 나기:응?
 
코메 센이치:뭘 해도 좋아보인다고 한 거.
 
다이스케 나기:어... 그거야... 그렇지?
 
코메 센이치:..... 그래? 알겠어.
 
다이스케 나기:(갸웃..?)
 
코메 센이치:이제 한 명 남았지?
 
다이스케 나기:아, 그렇지. (구석에 서 있는 남자에게 다가가) 안녕하세요-
 
알테어 와일드:(적당히 고개 꾸벅 숙여 인사한다)
 
다이스케 나기: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알테어 와일드:알테어 와일드입니다.
 
다이스케 나기:(엄청 단호하시네..) 네, 와일드씨. 사건 당시 어디에 계셨죠?
 
알테어 와일드:연습실에 있었습니다.
대극장에서 하는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어서요. 첫 공연 때 했던 실수를 만회하고자 연습실에서 혼자 녹음된 음악을 틀고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그걸 증언해주실 분은 계신가요?
 
알테어 와일드:없군요. 저 혼자 있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흠... (아까 피오나씨도 연습실에 계셨다고 하지 않았나?)
 
코메 센이치:샬럿 씨랑 메리 씨도 연습실에 계셨다고 하는데요. 못 보셨나요?
 
알테어 와일드:여배우랑 남배우가 쓰는 연습실이 다릅니다.
 
다이스케 나기:아- 그렇군요.
그럼 혹시 중간에 무슨 소리는 못들으셨나요?
 
알테어 와일드:말씀드렸다시피, 녹음되어 있는 음악을 틀고 있었습니다.
상당히 웅장한 파트였던지라……. 큰 소리가 났더라도 음악 소리로 착각했을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아마 그랬을 거고요. 원하신다면 레코드 판을 드릴 테니 들어보시죠. 아마 두 분께서도 총 소리 따위는 듣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실 겁니다.
(LP판을 건넨다)
 
다이스케 나기:(총소리라고... 안했는데?)
아, 네 감사합니다. (LP판을 건네받아)
혹시 사건 현장은 보셨나요?
 
알테어 와일드:아뇨, 못 봤습니다.
 
다이스케 나기:(근데 어떻게 총소리라고 단언하지?)
분장실에서 그런 일을 생겼다니 너무 끔찍하네요.. 경찰분들께 상황을 들으셨나요?
 
알테어 와일드:네. 경찰 분들이 오셔서 조사를 하셨고 그 과정에서 중간에 총 소리를 듣지 못했냐 물으셨습니다.
 
꽤나 협조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어쩐지 의욕이 없어 보이는 태도네요.
 
다이스케 나기:그렇군요.. (그렇게 물어보면 어떡하냐고-) 그럼 평소에 프리만씨와는 어떤 관계셨나요?
 
알테어 와일드:……딱히 특별한 관계랄 것은 없었습니다.
프리만 씨는 주연 배우, 저는 조연 배우. 비즈니스 적으로 만난 관계죠.
열정적인 분이시더군요. 제게도 먼저 다가와주셔서 어렵지 않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그럼 꽤 친하셨겠네요?
 
알테어 와일드:친하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다이스케 나기:그런가요?
 
알테어 와일드:네.
 
다이스케 나기:(눈깜빡) 그럼- 프리만씨가 평소에 분쟁이나 다툼이 있는 걸 본 적은 있으신가요?
아니면 안좋은 감정이라던가..
 
알테어 와일드:아뇨, 그건 잘 모르겠군요. 본 적은 없습니다.
 
다이스케 나기:그렇군요. (끄적끄적) 알겠습니다.
 
알테어 와일드:(고개 꾸벅..)
 
다이스케 나기: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싱긋)
 
심문을 마치고 나면, 어째 세 사람 모두 조금씩 거짓말을 섞어서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석연치 않지만 도통 왜 거짓말을 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고요.
 
다이스케 나기:흠... 다들 뭔가를 숨기는 느낌이야..
 
지금은 아직 경찰 조사 중이라고 하니, 오늘은 우선 숙소를 잡고 내일 다시 대극장으로 와보는 게 좋겠네요.
 
코메 센이치:괜히 용의자가 아니다... 이건가.
 
다이스케 나기:피해자는 신사적이고 다혈질에 열정적이다... 이중인격인가..?
그럴리는 없지만
 
코메 센이치:인간 쓰레기네.
 
다이스케 나기:너무 그렇게 말할 것까진 없잖아-
고인 모독이야-
 
코메 센이치:어차피 죽었는데 무슨 상관이야.
억울하면 찾아오라지.
 
다이스케 나기:그러다 진짜 유령이라도 오면 어쩌려고- (극장을 나오며) 아무튼.. 오늘은 숙소를 빨리 잡는게 좋겠어
 
코메 센이치:(극장을 나와서는) 얼른 쉬는 게 너한테도 좋을 것 같으니까.
 
두 사람은 숙소를 잡기 위해 대극장을 나서 거리로 향합니다.
 
다이스케 나기:근처에 마땅한 숙소가 있으려나- (주변을 둘러보며)
 
코메 센이치:(대극장 근처 거리를 따라 걷다가 문득 보인 화려한 호텔 앞에 멈춰 선다) 여기면 될 것 같은데.
 
다이스케 나기:여기??
 
코메 센이치:왜?
 
다이스케 나기:아니.. 너무 비싸지 않을까?
 
코메 센이치:비싸봐야 얼마나 한다고.... 가격 그렇게 안 높아.
한동안 이런 데서 지내봐서 알아.
 
다이스케 나기:가끔은... 네 기준을 모르겠어.
 
코메 센이치:.. 다들 그렇게 얘기해. (태연하게 말하며 숙소의 정문을 열고 들어간다)
 
다이스케 나기:(입구에서 망설이다 결국 안으로 들어간다)
 
코메 센이치:(프론트에 체크인 얘기를 하고 키를 받아든다) 4층이래.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면 될 것 같은데.
 
다이스케 나기:벌써 잡았어?
 
코메 센이치:..? 그럼 안 돼?
 
다이스케 나기:(눈 깜빡) 안될 건 없지..
 
코메 센이치:불편하게 비좁은 데서 자는 건 너도 싫잖아.
 
다이스케 나기:아니 나야 상관은 없어- (한창 공장에서 일하고 다닐 때는 숙직도 했었으니까)
 
코메 센이치:.... 내가 싫어. 뭐하러 런던까지 와서 그 고생을 시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다이스케 나기:... ... 고생이랄 것 까지야.. (뒷목을 쓸다가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탄다)
 
코메 센이치:(엘리베이터에 타서 4층의 층계 버튼을 누른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나서야 입을 연다) 고생이야.
안 그래도 오늘 시체까지 봤잖아.
 
다이스케 나기:너무 걱정할 거 없다니까- 갑자기 봐서 그런거고 이제 괜찮아-
 
코메 센이치:그래도 걱정 되니까.
너야말로 별것 아닌 상처 가지고 난리를 치면서.
 
다이스케 나기:..! 그건 다르잖아- 입에 난 건 꽤 골치 아프다고-
 
코메 센이치:입에 난 거 아니어도 그러잖아. (어느새 도착해 열린 문 너머로 부드러운 카펫이 깔린 복도가 보인다. 익숙하다는 듯 복도로 나서며)
 
다이스케 나기:그야 네가 다친거니까..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처음 보는 호텔 복도를 둘러본다)
 
코메 센이치:나도 똑같아. (키에 적힌 호수의 명패가 붙은 문 앞에 서서 열쇠를 넣고 돌린다)
 
다이스케 나기:... (그 말을 듣고 괜히 귀가 붉어져서 뒷목을 슬 쓸어낸다) 걱정이 과하다니까..
 
코메 센이치: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방의 불을 켜고 거실의 용도로 보이는 공간의 한가운데 놓인 소파에 털썩 앉는다)
 
다이스케 나기:(역시 너무 넓은데... 익숙하지 않은 호텔 모습에 어색하게 있다가 자켓을 벗어서 옷걸이에 걸어둔다)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합니다.
 
지난 심문을 곰곰이 떠올려봐도 아직은 사건의 진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드네요.
 
확실한 것은, 모두 각자의 목적이 있어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 뿐입니다.
 
코메 센이치:... 너는, 누가 범인일 거라 생각해?
 
다이스케 나기:아직까지는 모르겠어. 다들 진술이 갈리거나 죽음에 덤덤한 것도 그렇고... 아, 피오나씨는 아니지만.
 
코메 센이치:다들 말하는 게 조금씩 다르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거짓말도 하고 있는 것 같고.
 
다이스케 나기:분명 숨기는게 있으니까- 내일 다시 가보면 알겠지
 
코메 센이치:사람이 죽었는데 숨길 게 있나? 진짜 골치 아픈 인간들이야.. (눈두덩이 위에 팔을 올리며)
 
다이스케 나기:유명인들이잖아- 스캔들이라도 나면 골치 아픈게 그 사람들이니까
아, 그러고 보니 부탁할 거 있다고 하지 않았어?
 
코메 센이치:... 아, 그거. (팔을 슥 들고 나기를 쳐다본다) ... 음.
 
다이스케 나기:뭔데 그래?
 
코메 센이치:... 지금은 스트레스가 좀 나아져서 상관은 없는데.
 
다이스케 나기:그래?
그렇다면야- (기지개를 쭉 피며 소파에 등을 기대)
 
코메 센이치:나중을 기약하지. (다시 눈을 내리감고 팔을 소파 팔걸이에 올린다)
 
다이스케 나기:뭐길래 그러는거야- (피식 웃고는 씻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코메 센이치:너도 알만한 건데.. (힐끔.. 뒷모습을 보며)
 
다이스케 나기:(매고 있던 멜빵을 풀어내며) 응? 나도 알만한거?
 
코메 센이치:전에 부탁헀었으니까.
 
다이스케 나기:(눈을 깜빡이다가) ...아... ...
 
코메 센이치:이제 감이 잡혀?
 
다이스케 나기:지...지금은 나아졌다고 했잖아 그치?
 
코메 센이치:(물끄러미) 기분 안 좋은 거?
 
다이스케 나기:어....그치?
 
코메 센이치:근데 지금은 다른 게 안 괜찮아졌어.
 
다이스케 나기:(눈 깜빡) 다른 거?
 
코메 센이치:밤이니까 얘기해도 돼?
(눈 끔뻑...)
 
다이스케 나기:어.... .... 왜 불안하지..?
 
코메 센이치:... 넌 내가 말하는 게 불안해?
 
다이스케 나기:가끔은...?
 
코메 센이치:.....
 
다이스케 나기:아니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고-
 
코메 센이치:아니면?
 
다이스케 나기:아니... 일단 말해봐. 뭔데?
 
코메 센이치:..
너 그냥 멜빵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다이스케 나기:응? 갑자기? (풀어낸 멜빵 봄)
원래도 가끔 하고 다니던 건데?
 
코메 센이치:..... 그때마다 내가 말 안 했나?
 
다이스케 나기:안했을걸?
 
코메 센이치:(팔걸이에 팔을 올린 채 턱을 괴고 물끄러미 본다) 지금은 다른 의미로 부탁하고 싶어졌다고 하면 ... 듣기에 덜 부끄럽나?
 
다이스케 나기:그....러니까 지금 내가 생각하는게 맞아..?
 
코메 센이치:뭘 생각하고 있는데? (은근히 웃으며)
 
다이스케 나기:... 너 자꾸 그러면 안해준다.
 
코메 센이치:해 줄 생각은 있었어?
 
다이스케 나기:.... (ㅎ-ㅎ)
 
코메 센이치:솔직하게 말 안 해주면 모르는데.
 
다이스케 나기:그럼...뭐... 못할 거라도 있나... (꿍얼..)
 
코메 센이치:결정했으면 괜히 뜸 들이지 말고. (빤히)
 
다이스케 나기:진짜... 차라리 직설적으로 말하는게 나았어-.. (작게 투덜거리고는 앞으로 다가와 고개를 숙여 입술을 포개올린다)
 
코메 센이치:그러면 네가 부끄러워하잖아. (다가오는 모습을 보더니 피식 웃고는 고개를 비스듬히 틀어 틈없이 입술을 포갠다)
 
다이스케 나기:(틈없이 포개진 입술을 달싹이며 아랫입술을 살며시 물고 사이를 벌려낸다)
 
코메 센이치:(전에는 어쩔 줄 몰라 하더니 이젠 좀 익숙해진 것 같네... 반쯤 뜬 눈 사이로 널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다 네 아랫입술을 살짝 물고 늘어지다 입술을 벌린다)
 
다이스케 나기:(벌어진 입술 사이로 물컹한 혀가 핥아올리며 들어가고 입안에 여린살을 쓸어낸다. 눈을 감고 있어서 네가 눈을 뜨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지만)
 
코메 센이치:(익숙한 설의 침입에 척척한 내부를 내어주며 덩달아 혀끝으로 네 입천장을 쓸고 내벽을 툭 치며 치열을 훑었다. 잔뜩 긴장한 것 같은 표정이 귀여워 보인다는 하지 말까)
 
다이스케 나기:(아직은 서툰 움직임이 입안을 쓸고 제 입안에 들어온 혀와 얽히며 간간히 눈가가 움찔거린다. 미끌거리는 살덩이가 안으로 들어오는건 아직 익숙하지 않으니까)
 
코메 센이치:(한번 움츠리는 눈가를 보더니 손을 들어 엄지로 눈꺼풀이 덮어진 부근을 부드럽게 쓸어준다. 매번 잡아먹을 듯이 했는데.. 이번엔 좀 부드럽게 할까. 입안을 샅샅이 훑으며 제 타액으로 적시더니 설덩이를 끌고와 넓적한 부분을 겹치며 매끄럽게 얽는다)
 
다이스케 나기:(손길이 닿자 움찔거리던 눈가가 부드럽게 풀어지며 고개를 살며시 튼다. 오늘따라 조금 차분한 것 같은데? 평소라면 거칠게 잡아끌었을 텐데 달라진 태도가 싫은 건 아니지만 조금은 의아했다. 그럼에도 살덩이가 얽히는 느낌은 멈출 수가 없으니 네 뒷머리를 손으로 받쳐두고 입천장을 지그시 누른다)
 
코메 센이치:(입천장이 눌리면 네 눈가를 쓸어주던 손길이 잠시 멈춘다. .... 얘한테 이런 걸 가르치는 게 아니었는데. 뒷머리를 받친 손의 존재감에 부러 더 앞으로 붙으며 짙게 입을 맞춘다. 슬슬 숨이 모자를 것 같단 생각에 입술만 간단히 떼어내고 작게 숨을 내쉰다) .. 오늘은 좀 봐줬어. 알지?
 
다이스케 나기:(깊게 파고들었다 떨어진 입술 사이로 가는 타액이 늘어진다. 감았던 눈이 천천히 떠지며 눈 앞에 널 바라보고 입가를 닦아주며) .. 그렇네. 왠일이야?
 
코메 센이치:..... 그냥. 그러고 싶어서.
 
다이스케 나기:... ... 그럼 이번에는 내가 안 봐줘도 되는거지? (평소처럼 소파 앞에서 바로 나오질 않고 네 뒷머리를 감싼 손이 그대로 끌어온다)
 
코메 센이치:....? (네 말의 의미를 파악할 새도 없이 그대로 끌려간다)
 
다이스케 나기:(입술을 다시 포개어 올리며 네가 반응하던 입천장을 부드럽게 쓸고 혀끝으로 꾹꾹 눌러낸다. 무릎이 살며시 네 다리 사이로 올라오며 등받이까지 네 등을 밀어붙여)
 
코메 센이치:..... (얘가 이런 적이 있었나. 괜히 봐줬다고 생각하며 네 어깨를 슬며시 잡는다. 분명 시작은 내가 했던 것 같은데, 항상 이런 식이지. 이래놓고 나한테 뭐라 한단 말이야.. 약한 입천장이 꾹꾹 눌리자 뜬 눈가를 찌푸리며 네 어깨를 쥔 손에 힘을 준다. 물러날 곳도 없음에 결국 순응하고 네 혓바닥을 꾹 누른다)
 
다이스케 나기:(네 두 뺨을 감싸고 고개를 기울이며 전보다 깊이 혀가 안을 침범한다. 혓바닥이 눌리는 것을 얽어서 우위가 바뀌고 치열을 훑다가도 입천장을 슥 그어내며 눈을 살며시 떠)
 
코메 센이치:.., (어째 우위가 바뀐 것 같은데... 간간이 상념에 빠지면서도 설이 얽히고 설키는 것에 집중한다. 치열이 훑어지는 것까진 괜찮았지만 또 다시 입천장의 판판한 부분을 물컹한 살덩이가 스치고 지나가자 반사적으로 눈을 꾹 감는다. ... 젠장.. 아무래도 완전히 말렸네...)
 
다이스케 나기:(숨이 막힐 때까지 입안을 휘저으며 네가 반응을 보일 때마다 눈꼬리가 휘어진다. 아마 너는 지금 눈을 감아서 안보이겠지만. 아마 넌 지금 네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지. 감히 언제 말이나 할 수 있겠어. 떨어지지 않을 것 같던 입술이 천천히 떨어지며 막혀있던 숨이 터져나온다) 하...
 
코메 센이치:(입안을 휘젓는 감각에 잠시 숨을 참았다가 입술이 떨어지면 그제야 조금은 거칠어진 숨을 갈무리하며 서서히 뱉어낸다. 밑이 살짝 불그스름해진 눈을 뜨며 눈앞의 나기를 보고) .. 갑자기 뭐야...?
 
다이스케 나기:... 왜? (고개를 갸웃 기울이지만 왜 그렇게 물어보는지 알고 있지. 그저 작게 웃으며 붉어진 눈가에 입을 짧게 맞추고 떨어져)
 
코메 센이치:..... 너 생각보다 자주 모르는 척 하면서 넘어가려고 하는데.. (옅게 들뜬 숨을 진정시키듯 가느다랗게 호흡을 내뱉는다) ... 일부러 그러는 거야?
 
다이스케 나기:아- 역시 들켰네? (키득 웃고는 뺨을 가볍게 쓸어주며) 그냥- 갑자기 봐주니까 조금 아쉬워서
 
코메 센이치:내 직업을 가끔 잊는 것 같네. (허벅지를 슬쩍 잡으며) 그럼 다음부턴 봐주지 말까?
 
다이스케 나기:네가 그러고 싶으면? (다른 손을 잡아올려 손등에 입을 맞추고) 그래서 부탁한 건 충족이 됐어?
 
코메 센이치:..... 조금. (손등에 입 맞추는 모습을 빤히 보며)
 
다이스케 나기:다행이네- (싱긋 웃으며)
 
코메 센이치:...... 아무리 봐도 너무한 건 내가 아니고 너야. (손을 물리며)
 
다이스케 나기:내가? (갸웃)
 
코메 센이치:또 모른 척. (특유의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네 이마를 톡 친다)
 
다이스케 나기:(키득) 그치만 항상 먼저 말하는 건 너잖아
 
코메 센이치:말은 내가 하는데 그 다음은 항상 네가 이어가잖아.
 
다이스케 나기:하지만 싫지 않잖아. 그렇지?
 
코메 센이치:.... 괜히 네 목에다가 잇자국 내고 싶지 않은데.
 
다이스케 나기:... ... 내도...상관없지 않...나?
 
코메 센이치:목 안 가려지잖아. 뭐라고 둘러대게? (그러면서도 손가락으로 목덜미 쓸어내리고)
 
다이스케 나기:(살짝 몸을 움찔거리다가) 반창고라도 붙여두지 뭐..
 
코메 센이치:..... 내가 그거 보면서 못 참을 것 같다면?
 
다이스케 나기:..그건 조금 곤란한데?
아무리 그래도 일하는 중에는 안 돼- 알지?
 
코메 센이치:그러니까 곤란하다는 거잖아.
왜 그런 질문을 해서는..
 
다이스케 나기:.... (뺨에 한번 더 입을 맞추고) 이걸로 참아주라.
 
코메 센이치:.... 아니면 네가 하던지.
 
다이스케 나기:... 너는 뭐라고 둘러대게?
 
코메 센이치:나야 원래 말 잘하잖아.
 
다이스케 나기:..... ...
 
코메 센이치:그래도 걱정되면 하지 말든가.
 
다이스케 나기:...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한 단추가 풀어진 셔츠를 살짝 옆으로 끌어오더니 드러난 어깨에 입술을 묻어)
 
코메 센이치:... 하필 골라도 어깨를.. (그렇게 말하면서도 밀어낼 생각은 없다는 듯 눈동자만 데굴 굴려 네 모습을 본다)
 
다이스케 나기:(금세 이를 세워 그 하얀 살을 물어 잇자국을 새긴다. 붉게 올라온 자국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혀로 핥으며 네 허리를 끌어안아)
 
코메 센이치:.... (분명 잇자국만 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마찬가지로 네 허리에 팔을 두르더니 네가 더 쉽게 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건지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인다. 여린 살이 물리는 감각엔 살짝 눈만 찡그리고 말았다)
 
다이스케 나기:(선명하고 붉은 자국을 새긴 후에는 고개를 들어 목을 지그시 바라본다. 결국 잇자국을 새기는 대신 목에 입을 맞추고 살며시 빨아내며 연붉은 자국이 그려져)
 
코메 센이치:.. 나기, 잠깐, (어디를 보는지는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만 했다. 제 목덜미겠지. 어깨 하나 했으면 만족할 만도 한데. 네 허리께를 잡으며 이름을 불렀으나 한발 늦었다. 살을 빨아당기고 연하게 물어서 붉은 자국을 덧그리는 행동에 짧게 숨을 내뱉는다)
 
다이스케 나기:하... (목덜미에서 살짝 떨어져 숨을 살며시 내쉬며 네게 고개를 돌린다.) 왜? 해도 되는거 아니었어?
 
코메 센이치:.... 어깨에 한 걸로 만족해도 됐잖아. (옆으로 살짝 흐트러진 셔츠 자락을 끌어오며)
 
다이스케 나기:그치만 그렇게 있으면 할 수 밖에 없잖아. (목에 새겨진 붉은 반점을 내려다보다가 손으로 쓸어본다. 이렇게 예쁜데...)
 
코메 센이치:.... 내가 뭘 어떻게 있었다고. (방금 전 물고 빨린 부분이라 감각이 예민하게 올라와 있어서 작은 손길에도 움찔한다)
 
다이스케 나기:음... 그건 좀 부끄러워서 말 못하겠다.. (뺨을 긁적이며 머쓱하게 웃고는 소파에서 나와)
 
코메 센이치:방금까지 사람 어깨 물고 뜯던 사람이 할 말은 아닌데.
 
다이스케 나기:그건 네가 허락한거잖아-..
 
코메 센이치:그러니까 말해달란 거잖아.
 
다이스케 나기:(긁적...) ... 새하얀 눈을 보면 발자국은 꼭 남겨보고 싶은 법이잖아..
 
코메 센이치:...... 은유적이네. (뜻을 이해한 건지 피식 웃는다)
 
다이스케 나기:(직접적으로 말하기는 아직 부끄러웠던 탓이다..)
 
코메 센이치:너 말고는 어차피 낼 수 있는 사람도 없어. (셔츠 소매 단추를 툭툭 풀며)
 
다이스케 나기:그럼 나 말고 누구한테 그러려고- (언젠가 네가 했던 말을 조금 바꿔 따라하고는)
 
코메 센이치:(물끄러미) 그럴 수 있다고 하면 질투라도 할 건가?
 
다이스케 나기:...애초에 있으면 안되는거 아니야?
 
코메 센이치:... 난 정보 얻으려면 수단 방법은 가리지 않는 사람인데.
 
다이스케 나기:... .... 됐어. 그만 씻으러 갈래.
 
코메 센이치:(삐졌군....)
 
다이스케 나기:(돌아서서 셔츠의 단추를 풀며 욕실로 들어간다)
 
코메 센이치:(아무리 봐도 삐졌는데... 저걸 또 어떻게 풀어주나...)
 
밤이 깊습니다.
 
마차에 앉아있는 내내 쑤셨던 하반신이 조금 풀리는 것 같기도, 심문을 주고받느라 아팠던 목도 어느 정도 회복되는 것 같습니다.
 
코메 또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자리로 돌아갑니다.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조금 쉬어두는 게 좋을 것 같네요.
 
.
 
따사로운 햇살.
 
새가 우는 소리보다는 사람들의 북적이는 소리가 창가에서 먼저 들려옵니다.
 
역시 수도의 중심지여서 그럴까요.
 
코메는 어느 새 당신보다 먼저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조간 신문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천천히 눈을 뜨고 일어나)
 
먼저 일어났다면 깨워주는 게 도리 아니던가요?
 
툴툴 댈 새도 없이, 코메는 당신에게 신문 한 면을 가져다 보여줍니다.
 
코메 센이치:이제 막 일어났는데 미안하지만, 좀 곤란하게 됐어.
 
다이스케 나기:....무슨 일인데..?
 
다이스케 관찰 판정
 
다이스케 나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아침부터 글자들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지 않습니까.
 
다이스케 나기:(눈 부비..)
 
도대체 아침부터 뭘 보라는 거죠?
 
코메 센이치:... 여기, 이거. (기사 하나를 손으로 가리킨다)
 
다이스케 나기:(눈을 뜨려고 깜빡이며 가리킨 기사를 본다)
 
손가락을 따라가 보면 <미스터 레드햇 살인사건을 해결해낸 탐정단, 수도에 상륙하다!> 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아니, 잠깐. 이거 우리 잖아요?
 
언제 사진이 찍혔던 거죠?
 
다이스케 나기:......하....
 
블랙우드 대극장으로 들어가기 직전 파파라치에게 찍힌 듯한 모습입니다.
 
이런, 곤란하게 됐습니다.
 
다이스케 나기:골치 아프게 됐네...
 
어찌 됐건 두 사람 일행에게 그리 좋은 소식만은 아닌 건 분명합니다.
 
아니, 탐정으로 유명세를 떨치기 위해서라면 좋은 소식일까요?
 
좋은 타이밍이 아닌 건 분명합니다만.
 
아무래도 당분간은 모자를 쓰고 다니거나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네요.
 
다이스케 나기:이러면 몰래 조사하기 힘들잖아...
 
코메 센이치:귀찮게 됐지....
모자라도 쓰고 다녀야 하나 싶은데.
 
다이스케 나기:... 챙겨온 건 하나 뿐인데..
 
코메 센이치:... 뭐, 어쩔 수 없지. 너라도 쓰고 다녀.
 
다이스케 나기:... 아니야 나보다는 네가 쓰고 다니는게 좋겠어. 탐정은 너잖아. (그렇게 말하며 쓰고 왔던 헌팅캡을 씌워둔다)
 
코메 센이치:.... 너도 같이 찍혀서 별로 소용 없을 텐데.
 
다이스케 나기:나야 뭐- 조수니까.
 
코메 센이치:.....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극장 들어가기 전까지만이야.
 
: 나갈 준비를 마친다면, 행동에 순서를 정해야 할 차례입니다.
[경시청으로 가서 다니엘 형사에게 시신에 관한 정보 얻기], [현장으로 가서 직접 살펴보기], [대극장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기] 를 할 수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음... 일단 경시청으로 가서 정보를 미리 듣는 게 좋겠어. 그래야 볼 때 더 잘 보일테니까
그 다음에 현장을 보고 대극장을 살펴보는 걸로 하자.
 
코메 센이치:... 그래. (뭔가 걸리는 듯 널 힐끔 보더니 금세 시선을 거둔다)
 
다이스케 나기:...? 왜 그래?
 
코메 센이치:.. 아니, 아니야.
 
다이스케 나기:.... 아무튼 그런 걸로 정하고 가자.
 
숙소 밖으로 나오면 기자들이 앞에 쫙 깔려 있습니다.
 
코메야 모자를 써서 들키지 않고 빠져나갔다지만....
 
당신은 아니니까요.
 
사진을 한가득 찍으며 기자들이 탐정은 어디 갔냐는 둥 질문을 쏟아냅니다.
 
정말 골치 아프네요!
 
다이스케 나기:(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지금은 여기 안 계세요- 그럼 바빠서 이만-
 
막힌 길을 헤치며 간신히 경시청으로 향합니다.
 
.
 
수도에 위치한 경시청입니다.
 
전에 다니엘 형사가 근무하던 곳과는 규모부터가 다른데요.
 
수십 명의 형사들이 경시청에서 나오거나 들어가길 반복하고 있습니다.
 
입이 떡 벌어지는 걸 애써 다물고 안쪽으로 들어서면, 다니엘은 신입 중에서도 신입인지 사무실의 구석에 겨우 책상을 두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책상에서 반짝반짝 광은 나는데요!
 
다니엘은 엣헴, 하며 헛기침하고는 조간 신문을 들어보이며 웃습니다.
 
다니엘 맥도웰:그래, 유명인들 오셨군! 대체 기사에는 어쩌다 난 거야?
 
다이스케 나기:그건 저희도 모르겠는데요..
 
코메 센이치:(누군 나고 싶어서 났나. 모자를 벗어서 나기에게 씌워준다) 모르죠.
 
다이스케 나기:..!
 
코메 센이치:아무튼, 사건 파일을 건네 받고 싶은데요.
 
다니엘은 순순히 파일을 건네줍니다.
 
다이스케 나기:전방에서라...
 
다니엘 맥도웰:하지만 이번에는 아쉽게 됐어. 우리 경찰 측에서 벌써 핵심 증거를 다 확보해뒀으니 말이야.
범인은 샬럿 피오나라고.
 
다이스케 나기:예..?
 
그렇게 말하며 다니엘은 봉투에 들어있는 증거물을 하나 넘겨줍니다.
 
어라, 이건 어제 시체 위에 놓여져 있던 오페라 대사가 적힌 카드인데요.
 
다니엘 맥도웰:똑같은 카드에 똑같은 글씨체로 내용만 바꿔서 적힌 카드가 샬럿 피오나의 조연 배우 분장실 책상에서 수십 장도 넘게 발견됐어.
이건 완전히 계획 살인이지! 동기는 몰라도 이쯤이면 확실한 범인 아니야?
 
라고 하네요.
 
다이스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다이스케 나기:어....동기가 없는데도요?
 
코메는 잠시 생각하는듯 하다가,
 
코메 센이치:그럴 수도 있겠네요.
 
라며 선선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렇게 쉽게 사건이 종결된다고요?
 
다이스케 나기:그건 아닌 것 같은데?
 
코메 센이치:그래도 혹시 모르니까요. 조사는 더 진행해보는 편이 좋겠죠.
... 적당히 비위 맞춰주는 거야. 내가 여기서 멍청이들이라고 하길 바래? (작게 소근거린다)
 
다이스케 나기:... 그건 그렇지만 (대꾸하면서도 슬 눈을 피한다)
 
다니엘은 자신의 업적과 이번 경찰이 얼마나 큰 상을 받을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떠들고 있습니다.
 
빨리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네요.
 
다이스케 나기:정말 대단하시네요-! (과하지도 적지도 않게 반응하며 이야기를 하다 경시청을 나온다) 다음은.. 사건현장이었나-
 
코메 센이치:.. 그 전에,
나기.
 
다이스케 나기:...응?
 
코메 센이치:왜 자꾸 눈 피해?
 
다이스케 나기:...내가 언제?
 
코메 센이치:아침부터 내내 그랬잖아.
 
다이스케 나기:.... 그런 거 아니야-
 
코메 센이치:... 어젯밤 얘기는.. .... 미안했어. 진심으로 한 말 아니야.
 
다이스케 나기:... ...
 
코메 센이치:..... 나기.
 
다이스케 나기:...난 너 말고 없었단 말이야.... (고개가 점점 숙여지며)
 
코메 센이치:..... (주변을 힐끗 보다가 품에 안고 등을 뒷머리를 토닥인다) .. 나도 너밖에 없어.
 
다이스케 나기:근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고... (품에 가만히 안겨서 코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코메 센이치:... 미안해. (손을 내려 등을 천천히 쓸어주고는 살짝 떼어내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눈가를 쓸어준다)
 
다이스케 나기:진짜 탐정이면 뭐해... 이런 건 눈치도 없고... (분해져서 훌쩍이며 말을 하다가 소매로 눈을 비벼)
 
코메 센이치:.... 처음이라 서툴어서 그래. (나름의 변명을 읊으며 손가락으로 눈물을 꾹꾹 닦아준다)
 
다이스케 나기:(훌쩍...) 또 그런 말하면 그땐 사과 안 받아 줄거야..
 
코메 센이치:.. 알겠어. (쓰담...)
그나저나... 다니엘 형사가 기분이 좋아 보여서 다행이네.
 
다이스케 나기:...그러게... 일이 한번에 풀렸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이네까..
 
코메 센이치:덕분에 안 들켰지.
 
다이스케 나기:... ... 아..
 
코메 센이치:뭐 어때. 들켜도 상관 없어. 다음은 현장이었지. 가자.
 
다이스케 나기:(끄덕)
 
.
 
사건 현장인 주연 배우 분장실입니다.
 
경찰들이 모두 빠져나간 상태여서인지 조사하기 어렵지는 않겠네요.
 
시체가 놓여져 있던 자리에는 흰 테이프가 시체 모양으로 남겨져 있으며, 그 외의 것들은 모두 제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흩어져 있던 장미 꽃잎들마저요.
 
과연 이곳에서는 어떤 연극이 연출된 걸까요?
 
[피해자가 있던 자리], [프리만의 화장대], [제인의 화장대], [거울], [책장]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우선 걸리는 것이 있어 피해자가 있던 자리로 다가갑니다)
 
피해자, 베인 프리만이 죽어 있던 자리입니다.
 
검게 굳은 피는 아직까지 피비린내가 나는 것만 같습니다.
 
권총은 시체의 근처에 떨어져 있습니다.
 
낭만적인 검은 장미꽃과 꽃잎들도 함께요.
 
흉부에 총알을 맞았다고 했었죠.
 
그럼 자살일까요?
 
혹은 정말 경찰의 추리 대로 샬럿 피오나가 범인인 걸까요?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다이스케 관찰 판정
 
다이스케 나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근처에서 어떤 싸움의 흔적 같은 것을 찾아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네요.
 
만일 누군가가 베인 프리만의 맞은편에서 총을 쐈다고 가정한다면, 그 사이는 아주 좁았을 것 같습니다.
 
맞은편에 바로 벽이 있거든요.
 
벽과 상당히 가까운 거리입니다.
 
다이스케 나기:반항한 흔적도 없고... 앞에는 바로 거울인데.. 자살을 배에 대고 하진 안잖아?
 
코메 센이치:(어느새 셔츠 소매자락 걷어올린 채 장갑까지 손에 끼고 허리를 짚는다) 보통 턱이나 머리지.
 
다이스케 나기:그리고 이 정도 거리였다면 분명 범인에게도 피가 튀었을거야. 근데 피오나씨는 바로 제인씨랑 같이 있었고.
그 짧은 시간에 옷을 갈아입을 수가 있나?
 
코메 센이치:뭔가로 막아두고 쐈다거나.. 천 같은 걸 뒤집어 썼을 가능성도 있겠지.
 
다이스케 나기:그럼 어딘가에 그 천의 흔적이 있어야 하는거 아니야? 뭔가로 막아뒀다면.. (거울을 돌아봅니다)
 
거울은 평범하게 당신을 비추고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거울을 살짝 밀어봅니다)
 
코메 센이치:나기, 이쪽으로 와봐.
 
다이스케 나기:응?
 
코메 센이치:(프리만의 화장대 앞에 서서 손짓한다)
 
다이스케 나기:(거울 앞에서 나와 화장대로 다가가) 뭔데?
 
베인 프리만이 사용했을 법한 화장대입니다.
 
화장대 여기저기에 볼프강이 사용하는 악세사리들로 장식이 되어 있고, 베인 프리만을 그린 낙서 형태의 초상화도 붙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팬에게 선물 받은 것 같네요.
 
구석에는 오페라의 주인공인 볼프강이 썼을 가면도 놓여 있습니다.
 
코메가 화장대를 뒤져 놓은 건지, 수십 장의 편지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모두 팬레터예요!
 
다이스케 나기:와... 이걸 다 모아뒀네..
 
코메가 여기서 특별한 무언가를 찾은 걸까요?
 
다이스케 자료조사 판정
 
다이스케 나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무수히 많은 편지 속에서 수상한 걸 발견합니다.
 
<늘 만나던 그곳에서, 오전 1시에. 할 말이 있어.>
 
라고 적혀있는 종이입니다.
 
다이스케 나기:늘 만나던 그곳?
 
코메 센이치:누군가 베인을 불러내 살해했다는 것 같은데. 그러면 이건 아마 범인이 쓴 거겠지.
 
다이스케 나기:그럼 이걸 그 카드의 필체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코메 센이치:카드는 이미 경찰이 가져갔잖아. (하.. 도움이 하나도 안 돼. 장갑 낀 손으로 이마를 짚는다)
 
다이스케 나기:아...그렇네.. 아니면 피오나 씨한테 아직 한장이라도 남아있지 않으려나..
 
코메 센이치:우선 여길 다 조사하고 조연 배우 분장실에도 가 봐야겠어.
 
다이스케 나기:응, 그래야겠다. 그나저나 이런 걸 다 모아두는 걸 보면 꽤 좋은 사람이었던 걸지도 모르겠는데-
 
코메 센이치:다혈질이었다는 건 거짓말인가.
 
다이스케 나기:소심한 피오나씨에게는 다혈질로 보일 수도 있겠지
 
코메 센이치:... 잠시만,
 
다이스케 나기:응?
 
코메 센이치:메리와 베인은 연인이라고 했지.
 
다이스케 나기:아, 맞아 그랬지
 
코메 센이치:새벽 1시에 베인을 아무렇지 않게 불러낼 수 있는 사람..
 
다이스케 나기:아...! 제인씨?
 
코메 센이치:만나던 곳까지 정해져 있다면,
 
다이스케 나기:그럼 제인씨가 불러낸건가? 아니면... 범인이 제인씨인 척 프리만씨를 불러낸거면..?
 
코메 센이치:어느쪽이든 가능성이 높지.
 
다이스케 나기:(곧장 제인의 화장대를 살펴본다)
 
메리 제인이 사용했을 법한 화장대입니다.
 
화장대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메리 제인의 성격을 드러내듯 필요한 것 외에는 올라와 있지 않은듯 합니다.
 
서랍장을 열어보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팬레터들을 발견합니다.
 
다이스케 관찰 판정
 
다이스케 나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라, 그런데 이거…….
 
시체 위에 놓여져 있던 카드와 똑같은 카드 아닌가요?
 
글씨체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거 혹시…….
 
다이스케 나기:어...?
이거... 여기도 있네?
 
코메 센이치:뭐가?
 
다이스케 나기:(곧장 들고 프리만의 화장대에 있던 쪽지와 비교해본다)
 
글씨체가 다릅니다.
 
다이스케 나기:이거 봐! 글씨체가 달라!
 
코메 센이치:..... 그럼 범인은 샬럿이 아닌 건가.
하긴, 범인이라고 하기엔 아귀가 안 들어맞지.
 
다이스케 나기:그래 피오나씨 라고 하기에는 증거가 너무 적어
 
코메 센이치:여기에 분명히 뭔가 숨겨져 있는데...
 
다이스케 나기:근데.. 왜 이게 제인씨 화장대에 있는거지?
피오나씨가 제인씨에게 준건가?
 
코메 센이치:그렇다면 팬레터와 같이 둘 필요가 없었을 텐데.
 
다이스케 나기:아니면...피오나씨가 팬레터인 척 몰래 두고 갔다던가?
 
코메 센이치:.... 그거야 물어보면 알게 되겠지.
 
다이스케 나기:(끄덕끄덕) (다음은 책장으로 다가간다)
 
대본집과 배우들이 쉬는 시간에 읽었을 법한 소설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햄릿, 리어 왕 등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여러 작품들이 자리잡고 있네요.
 
모두 고급스러운 양장본들입니다.
 
다이스케 자료조사 판정
 
다이스케 나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제목이 적혀있지 않은 검은 양장본의 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책을 꺼내 펼쳐본다) 이건 뭐지?
 
어라, 비어있네요.
 
아무 것도 적혀있지 않습니다.
 
책 사이에 끼워져 있던 쪽지 한 장 말고는 아무것도 없네요.
 
다이스케 나기:엥 아무것도 없... (끼워져 있던 쪽지를 꺼내든다)
 
[ 우리들의 신에게 경배를. 파메른 Fameren ]
 
이 쪽지에 그려져 있는 문양은…….
 
레드햇 저택에서 발견했던 알 수 없던 문양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선명합니다.
 
그려져 있는 모양을 봐서는 보름달의 모양 같은데요.
 
다이스케 나기:어... 이거 봐 봐
 
코메 센이치:..? (나기가 들고 있는 쪽지를 본다) .... 역시 또 이 새끼들 짓이었나..
 
다이스케 나기:여기도 관련된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야..
이건 누구 책이지..?
 
코메 센이치:지난번 쪽지에 적혀 있던 주소가 런던이었으니까. 이곳이 본거지인 모양이지.
 
다이스케 나기:(ㅇ0ㅇ)
 
코메 센이치:.... 파메른.. ,
 
다이스케 나기:이게 무슨 뜻이야..?
 
코메 센이치:애나그램이야. 철자를 조금씩 바꿔서 다른 단어를 만들어내는 암호의 일종이지.
Fameren이면..... 프리만이군.
 
다이스케 나기:오...그렇구나.. 신기하네
..! 그럼 프리만씨는..!
 
코메 센이치:이 책은 베인의 소유고... 사교도 집단의 일원이란 뜻이 되네.
 
다이스케 나기:세상에... 그럼... 왜 죽은거지..?
이것도 그 집단이랑 관련이 있는건가?
 
코메 센이치:자기들끼리도 분쟁이 있나 보지.
 
다이스케 나기:그럼 여기 사교도가 프리만씨만 있는게 아니라는 거잖아
 
코메 센이치:.... 런던이니까.
되도록이면 조심하는 게 좋겠어.
 
다이스케 나기:...응.. (끄덕)
(책장에 책을 다시 꽂아두고 거울로 다시 다가간다)
 
시체의 맞은편에 있는 평범한 거울입니다.
 
조금은 밋밋한 디자인입니다.
 
피해자는 쓰러지기 전에 거울을 보고 있었던 걸까요?
 
이상하네요.
 
다이스케 나기: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데... (거울을 살펴보며 손을 얹어봅니다)
 
손을 얹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평범한 거울 아닌가요?
 
다이스케 나기:그냥 거울인가..?
소설에서는 막 거울 뒤에 공간이 있고- 그러던데
 
코메 센이치:한번 젖혀 보는 건?
들어내 보면 알 수 있겠지. (거울의 테두리 부분을 잡고)
 
다이스케 나기:젖혀..?
 
코메 센이치:... 혼자 들 수 있으려나. (중얼)
 
다이스케 나기:(똑같이 거울 테두리를 잡고) 일단 해볼까?
 
코메 센이치:그래. (테두리를 잡고 거울을 살짝 들어낸다)
 
많은 못자국이 있습니다.
 
다이스케 관찰 판정
 
다이스케 나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음, 역시 잘 모르겠네요.
 
슬슬 힘든데 다시 걸어둘까요?
 
다이스케 나기:흠... 뭐 눈에 띄는 거라도 있어?
 
코메 센이치:...... 조금 큰 구멍이 있는데,
 
다이스케 나기:구멍?
 
코메 센이치:일단 힘드니까 좀 걸어두자. (팔 살짝 떨림)
 
다이스케 나기:아, 알았어. (다시 거울을 걸어둔다)
 
코메 센이치:(하....) 안쪽에 좀 큰 구멍이 있었는데, 손가락 하나 정도는 가볍게 들어갈 크기였어.
 
다이스케 나기:혹시 총구멍인거 아니야..?
 
코메 센이치:.... 그럴지도 모르지. (제 팔을 툭툭 치며)
 
다이스케 나기:그럼 범인이 거울 뒤에서 쐈다는건가..
 
코메 센이치:(거울을 물끄러미 본다) .... 다른 곳도 살펴볼까.
 
다이스케 나기:이제- 극장을 전체적으로 볼 차롄가?
 
코메 센이치:그래야겠지... 오늘도 돌아다녀서 힘들다고 할 거야?
 
다이스케 나기:응?
 
코메 센이치:아니, 저번에 그랬잖아.
많이 돌아다녀서 힘들다고.
 
다이스케 나기:아, 그때는 거리가 좀 됐잖아-
 
코메 센이치:그럼 지금은 가까워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
 
다이스케 나기:여기를 나가서 다른 곳으로 갈 일은 없잖아? 일단은
 
코메 센이치:.. 일단은 없지.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으며)
 
다이스케 나기:그럼 가보자-
 
코메 센이치:(끄덕)
 
아무래도 이 사건들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건 현장 뿐만 아니라 대극장 전체를 조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연 배우 분장실][주연 배우 대기실], [복도] 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우선 조연 배우 분장실로 들어갑니다) (똑똒)
 
용의자 중 샬럿 피오나, 알테어 와일드가 사용했을 조연 배우 분장실입니다.
 
주연 배우 분장실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로, 오페라에 사용되는 장식과 의상들로 여기저기가 어지럽혀져 있네요.
 
[와일드의 화장대], [피오나의 화장대], [책장]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안에는 아무도 없네-..
 
코메 센이치:공연이 없어서 그런가.
 
다이스케 나기:(안으로 들어와 피오나의 화장대부터 살펴본다)
 
피오나의 화장대입니다.
 
여기저기 산뜻하게 꾸며져 있네요.
 
인형이라던가 리본 등도 묶여 있습니다.
 
여러 가지 포스트잇도 함께 붙어 있네요.
 
다이스케 관찰 판정
 
다이스케 나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 중 하나의 포스트잇이 눈에 띕니다.
 
다이스케 나기:음- 꽤 섬세한 분이었구나-
 
코메 센이치:..... 친화력이 좋은가 보지. 누구처럼.
 
다이스케 나기:...? 나?
 
코메 센이치:그럼 여기 너 말고 누가 있어?
 
다이스케 나기:좋다기 보다는- 그냥 성격이 이런 거지- (일단은 생일을 수첩에 적어둔다)
 
코메 센이치:그럼 성격이 좋은 거라고 정정하지.
 
그리고 화장대의 서랍에는…….
 
이중, 삼중으로 자물쇠가 잠겨 있었으나 경찰이 뜯어버린 것 같습니다.
 
바닥에 자물쇠가 나뒹굴고 있네요.
 
다이스케 나기:와...너무하네...
 
코메 센이치:.. 범인이 아니라면 어떻게 책임 질 심산인 거야, 그 머저리들은.
 
다이스케 나기:피오나씨.. 얼마나 억울했을까.. (서랍을 조심스레 열어)
 
수십, 아니. 수백 장의 팬레터, 아니, 러브레터입니다.
 
수신인은 모두 메리 제인…….
 
그러나 보내는 이의 이름은 적혀 있지 않습니다.
 
다이스케 나기:(ㅇㅁㅇ!)
 
자신의 러브 레터를 팬레터로 가장해 보낸 것 같아요.
 
사랑해요, 메리 제인. 오늘 공연도 멋졌어요. 당신은 사랑스러운 사람이에요. 영원히 응원할게요 등등의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다이스케 나기:설마....
 
그러니까, 샬럿 피오나는 설마……?
 
다이스케 나기:피오나씨가 제인씨를 좋아하는거야..??
(헙하고 입 막음)
 
코메 센이치:숨기고 있던 건 그거였군.
(바닥에 떨어진 자물쇠를 주워든다) 숫자를 입력해서 여는 형식이네.
 
다이스케 나기:왠지 제인씨 생일이었을 것 같은데..?
 
코메 센이치:그랬겠지. 그렇다면... 메리의 생일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샬럿의 서랍에서 러브레터 하나 정도는 꺼내갈 수 있어.
 
다이스케 나기:어쩌면... 같은 분장실을 쓰는...와일드씨..?
 
코메 센이치:..... 딱 걸렸어. (중얼)
 
다이스케 나기:피오나씨를 범인으로 몰기 위해서 그랬던 걸까..
 
코메 센이치:왜냐면 샬럿은 메리를 사랑하고 메리에겐 베인이라는 애인이 있었으니까. 억지를 쓴다면 그마저도 살해 동기로 쓸 수 있었겠지.
그리고 최근에 샬럿은 베인에게 노래가 좋지 않다는 얘기까지 들었으니까.
 
다이스케 나기:그래서 원한이라고 한건가...
 
코메 센이치:원한이라면 원한이겠지.
보통 사랑하는 사람한테 애인이 있다고 해서 죽이고 싶다는 감정까지 드는 지는 잘 모르겠다만.
 
다이스케 나기:그치만 피오나씨는 그럴 분이 아닌 것 같은데...
반드시 감추고 싶은 비밀이 모두에게 드러나는 건 참 힘든 일이야..
 
코메 센이치:....... 그럴지도 모르지.
 
다이스케 나기:(서랍을 잘 닫아주고 와일드의 화장대로 다가간다)
 
와일드가 사용했을 화장대입니다.
 
사람의 손때조차 묻지 않은 듯한 느낌의 공간입니다.
 
확실히, 섬세하고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일 것 같은 느낌이었죠.
 
화장대의 서랍에는 자물쇠가 잠겨 있습니다.
 
사적인 공간이라는 뜻일까요?
 
다이스케 나기:왜 여기는 안열었대?
 
코메 센이치:경찰은 샬럿을 범인으로 보고 있으니까.
 
다이스케 나기:차별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코메 센이치:원래 경찰이란 족속들이 그래. 범인으로 몰아지면 앞뒤 안 가리고 물어뜯어.
 
다이스케 나기:너무하네.. 그럼 여기 비밀번호는 뭘까..
 
코메 센이치:... 번호를 입력하는 형식이 아닌데.
 
다이스케 나기:그래?
 
코메 센이치:그렇다고 열쇠를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힘으로 열어야 (나기 힐끔) 겠지.
 
다이스케 나기:힘으로..?
괜찮을까..?
 
코메 센이치:뭐 어때. 지금 우리가 의심할 수 있는 사람은 알테어 밖에 없어.
 
다이스케 나기:... 에라 모르겠다! (자물쇠를 쥐고 힘껏 당겨)
 
다이스케 근력 어려움 판정
 
다이스케 나기: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꽤 세게 잠겨 있네요.
 
다이스케 나기:이거 엄청 단단한데?
 
코메 센이치:네 힘으로도 안 될 정도면....
 
다이스케 나기:역시 열쇠를 찾아야하나..
 
코메 센이치:.... 본인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큰데. 절대 줄 것 같진 않단 말이지.
.. 내가 해볼게.
근력
기준치: 65/32/13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
 
다이스케 나기:괜찮아? 손 안다쳤어?
 
코메 센이치:....... (손 힐끔)
(뒤로 돌림)
 
다이스케 나기:빨리 줘 봐
 
코메 센이치:.. 이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다이스케 나기:빨리-
 
코메 센이치:..... (저 고집하고는....)
(장갑이 살짝 뜯어진 손 내민다)
안 다쳤으니까 됐지.
 
다이스케 나기:(그제서야 숨을 내쉬고는) 다행이다.. 장갑 끼고 있길 잘했네.
 
코메 센이치:안 끼고 있었으면 찢어지는 게 장갑이 아니라 손바닥, (말하다가 눈치 봄)
 
다이스케 나기:... ...
 
코메 센이치:.... 어쨌든 안 다쳤잖아.
 
다이스케 나기:꼭 그렇게 말로 안 해도 알거든?
 
코메 센이치:저거나 다시 열어봐.
 
다이스케 나기:이렇게 단단한데 열리려나.. (다시 잡아당겨본다)
 
다이스케 근력 판정
 
다이스케 나기: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렵지 않게 자물쇠를 딸 수 있었습니다.
 
코메 센이치:...
너 진짜 나 많이 봐주고 있구나.
 
다이스케 나기:전에 몇번 당겨놔서 그런거겠지-..
 
코메 센이치:(그런가..)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팬레터?
 
아니, 팬레터라기보다는 러브레터에 가깝습니다.
 
다이스케 나기:메리...제인??
 
코메 센이치:외도를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다이스케 나기:그럼...뭐야...? 와일드씨랑 애인관계인거야? 그치만 심문에서는...
 
코메 센이치:아무 얘기 안 했지. 애초에... 우리가 메리한테 알테어에 대한 얘기 자체를 안 하기도 했어.
 
다이스케 나기:그건 그렇지... 관계가 있는 줄도 몰랐으니까..
 
코메 센이치:... 슬퍼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던 건 어차피 자신에겐 알테어가 있으니까.. 였나.
 
다이스케 나기:와.....
 
코메 센이치:장난 아니게 무서운 여자였네.
 
러브레터의 아래쪽에는 깨진 거울 조각들이 들어 있습니다.
 
왜 이런 게 들어있는 걸까요?
 
다이스케 나기:어... 거울..?
 
코메 센이치:거울...?
 
다이스케 나기:진짜 거울 뒤에 비밀 공간이 있나?
 
코메 센이치:나중에 확인해볼까.
 
다이스케 나기:(끄덕)
(화장대 서랍을 닫고 책장으로 향한다)
 
대본집과 배우들이 쉬는 시간에 읽었을 법한 소설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햄릿, 리어 왕 등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여러 작품들이 자리잡고 있네요.
 
적당한 재질의 책들이 조금 낡은 채 꽂혀 있습니다.
 
다이스케 자료조사 판정
 
다이스케 나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제목이 적혀있지 않은 검은 양장본의 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어, 여기도 이게 있네. (책을 꺼내 똑같은 쪽지가 있는지 펼쳐본다)
 
아까처럼 책에는 내용이 없고 쪽지만 있습니다.
 
[ 우리들의 신에게 경배를. 드윌 Dwil ]
 
이 쪽지에 그려져 있는 문양은……. 레드햇 저택에서 발견했던 알 수 없던 문양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선명합니다.
 
그려져 있는 모양을 봐서는 보름달의 모양 같은데요.
 
다이스케 나기:이것도 아까랑 같은거면... 와일드...
 
코메 센이치:알테어가 사교도였군.
 
다이스케 나기:프리만씨랑 와일드씨가 사교도라면...
둘이 분쟁이 있어서 와일드씨가 프리만씨를 죽인거야?
 
코메 센이치:그렇다고 봐야겠지.
... 가자. 주연 대기실에서 확인할 게 있어.
 
다이스케 나기:(끄덕)
(분장실에서 나와 주연 대기실로 향한다)
 
주연 배우 대기실입니다.
 
분장실과는 달리 장식이나 의상 등이 걸려있지 않고 깔끔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네요.
 
안에는 [옷장][서랍], [책상] 이 놓여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안으로 들어와 옷장을 열어본다)
 
옷장 안에는 배우들이 갈아입을 만한 평상복들이 걸려 있습니다.
 
왼쪽은 남성, 그러니까 베인 프리만의 옷장, 오른쪽은 여성, 메리 제인이 사용하는 옷장 같네요.
 
다이스케 나기:무대에서 입을 옷은 아닌 것 같은데
 
코메 센이치:평상복인 것 같은데.
 
다이스케 나기:(제인의 옷장을 살펴본다)
 
다이스케 관찰 판정
 
다이스케 나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옷이 빽빽하게 걸려 있어서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다이스케 나기:으.. 옷이 너무 많아서 안보여
 
코메 센이치:(옷을 대충 들춰보다가) ... 음.
 
다이스케 나기:뭐 좀 보여?
 
코메 센이치:커플링.
하나는 루비가 박혀 있고 하나는 에메랄드가 박혀 있어. 확실히 바람이 맞았네.
 
다이스케 나기:와... 두개를 바꿔끼는 거야..?
 
코메 센이치:보통 담력이 아니군...
 
다이스케 나기:나라면 무서워서 못하겠다...
 
코메 센이치:네가 겁이 많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건 이번이 처음이야.
 
다이스케 나기:아니 겁이 없어도 이런 건 안한다고-
 
코메 센이치:그래, 나도 알아. (머리 툭툭)
 
다이스케 나기:(옷장 문을 닫아두고 프리만의 옷장을 열어본다)
 
다이스케 관찰 판정
 
다이스케 나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루비가 박힌 반지를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커플링인 걸까요?
 
다이스케 나기:루비 반지.. 커플링이네..
 
코메 센이치:에메랄드가 알테어 쪽이었네.
 
다이스케 나기:프리만씨는 이걸 알고 있었을까..?
 
코메 센이치:... 글쎄.
 
다이스케 나기:그보다 와일드씨는 알면서도 사귀고 있다는 뜻이잖아?
 
코메 센이치:어느 쪽을 쓰레기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 둘 다인가.
 
다이스케 나기:둘 다지
 
코메 센이치:(흠)
꼬신 쪽이나 넘어간 쪽이나.
 
다이스케 나기:사교도에 외도에... 화려하네..
 
코메 센이치:쓸데없는 걸로 화려한 사건은 흥미 없는데.
 
다이스케 나기:그러고 보니 이거 조사할 동안 재밌어하는 걸 본 적이 없네?
 
코메 센이치:.... 별로 흥미 안 생겨. 어렵지도 않고.
 
다이스케 나기:와.. 사건을 앞에 두고 네가 이러는건 처음이야.
 
코메 센이치:.... 내가 그렇게 사건에 미친놈 같았나?
 
다이스케 나기:미...친놈은 아니고..
그냥 좀 많이 좋아하는거지
 
코메 센이치:조금 망설였는데.
 
다이스케 나기:그렇다고 (두리번...) 애인한테 미친놈은 좀 그렇잖아
 
코메 센이치:.... 여기 우리 둘밖에 없는데.
 
다이스케 나기:혹시 모르니까..
 
코메 센이치:전에는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다는 뜻으로 알아도 되는 건가?
 
다이스케 나기:미친놈은 아니고 좀 특이하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코메 센이치:(흠...) (빤히 보다가 옷깃 잡아서 끌어당겨 살짝 입맞추고 떨어진다) 그래.
 
다이스케 나기:...!
 
코메 센이치:괜히 놀라서 멍때리지 말고 다음 거나 조사하자.
(혼자 태연하게 서랍으로 간다)
 
다이스케 나기:말이라도 하고 하라니까... (붉어진 귀를 쓱 문지르고 서랍으로 다가간다)
 
배우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듯한 서랍입니다.
 
여러 가지 잡동사니가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조금 먼지가 쌓여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다이스케 자료조사 판정
 
다이스케 나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서랍의 윗부분에 올려져 있는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편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라고 적힌…….
 
다이스케 나기:어....
 
누가 적은 걸까요?
 
마지막 줄은 상당히 일그러져 있는 데다가, 급하게 쑤셔넣은 건지 편지는 여기저기 구겨져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이건 누가 쓴거야..?
 
코메 센이치:.....
샬럿 아닐까..
 
다이스케 나기:피오나씨가?
 
코메 센이치:러브레터를 꼬박꼬박 쓰는데.....
 
다이스케 나기:와... 상상이 안되는데...
 
코메 센이치:...... 좀 웃기네.
 
다이스케 나기:이런 말을 쓰실 수 있는 줄도 몰랐네
 
코메 센이치:사람은 겉만 봐서는 판단할 수 없으니까.
내가 대표적인 예 아닌가?
 
다이스케 나기:그건 맞는 말이지만... 아무튼 큰소리를 듣고 놀라신게 맞네
확실히 범인이 아니야
 
코메 센이치:연습실에 있었다는 건... 역시 거짓이었군.
 
다이스케 나기:러브레터를 쓰던 걸 들키기 싫어서 연습실이라고 했던 거구나
 
코메 센이치:아무래도 자기 마음을 숨기고 있는 상태니까. 말을 하고 싶지 않았던 거지.
꼭 예전의 누구 같네.
 
다이스케 나기:....꼭 그렇게 콕 집어서 말할 건...
 
코메 센이치:내 주변엔 너 말고 없으니까.
 
다이스케 나기:아...무튼 피오나씨는 아닌게 확실하잖아. (다음은 책상으로 다가간다)
 
배우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책상입니다.
 
위에는 대본집이 놓여져 있네요.
 
잘못 인쇄된 복사본인지 글자가 조금 비뚤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다이스케 자료조사 판정
 
다이스케 나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대본 중 밑줄이 쳐져 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거울..?
 
왜 이 부분에 밑줄이 쳐져 있는 걸까요?
 
코메 센이치:..... .... 건방진 새끼.. (한손으로 책상을 짚은 채 대본집을 보더니 무감한 낯을 한 채 목소리를 낮게 깔아 읊조린다)
 
다이스케 나기:왜...? 왜 그래?
 
코메 센이치:........ 지 주제도 모르고 힌트를 남겨두는 꼴이라니.
잡을 수 있다면 잡아 봐라, 이런 건가?
 
다이스케 나기:진정해.. 너무 화내지 말고.
 
코메 센이치:(뿌득. 책상 모서리 쥐고) .... .. 내가 사람을 죽이지 않는 걸 고마워 해야 할 거다. 개같은 새끼가.
 
다이스케 나기:(등을 토닥이며) 확실한 증거만 찾으면 돼. 이렇게 자만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결정적인 걸 남겼을거야
 
코메 센이치:아니면 일부로 흘렸을 수도 있지. 버러지 같으니... (하.. 짜증나. 장갑의 손가락 부분을 이로 물어서 빼더니 맨손으로 앞머리를 쓸어올린다) 나가자. 이제 복도 남았어.
 
다이스케 나기:(복도로 나와 주변을 둘러본다)
 
분장실과 대기실, 휴게실과 화장실 등이 연결되어 있는 복도입니다.
 
워낙 넓은 대극장인지라 복도 자체도 넓습니다.
 
이곳을 상세하게 돌아보려면 시간 꽤나 써야할 것 같은 걸요.
 
다이스케 관찰 판정
 
다이스케 나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복도에 놓여있는 화분의 안쪽, 마치 숨겨둔 것처럼 처박혀 있는 쪽지를 발견합니다.
 
이미 누군가가 확인한 것인지 봉하기 위해 붙여둔 풀이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다이스케 나기:(편지를 읽어보고는) 프리만씨는 사교도 집단에서 나오려고 했던 것 같아..
 
코메 센이치:보란 듯이 여기다 뒀네.
(여전히 분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다이스케 나기:(여전히 화나있네..) 콧대를 납작하게 꺾어주면 되잖아. 그렇지?
아무래도 범인은 와일드씨가 확실한 것 같고
 
코메 센이치:(빌어먹을 새끼... 사람을 우습게 봐? 장갑을 뺀 손으로 앞머리를 헝클어 놓으며)
 
다이스케 나기:(토닥토닥..)
 
코메 센이치:진술할 때부터 수상했어, 그 개같은 새끼.
 
다이스케 나기:협조적이지만 계속 숨기는 눈치였지..
 
코메 센이치:(하.... 짜증나 죽을 것 같다...)
 
대극장 내부를 조사하고 있던 와중, 누군가가 시끄럽게 두사람 일행에게로 다가옵니다.
 
백발의 노신사네요.
 
노신사는 자신을 대극장의 오너라고 소개합니다.
 
다이스케 나기:(아...)
 
오너: 저, 미안한데 혹시 내일 오후 8시에 예정되어 있는 주연배우의 대역을 찾지 못해 곤란해서 그러는데... 대역을 구해다 주실 수 없으신가들....
 
코메 센이치:(빡쳐서 지금 말이 곱게 나가지 않을 것 같음)
 
다이스케 나기:네...? 저희는 그런 쪽으로는 잘 모르는데요..?
 
코메 센이치:(말하려다가 나기가 말하는 거 보고 입 닫음)
 
오너: 하.. 이것 참 곤란하...... (코메를 보더니) 이런, 당신이 딱 적임자로군! 내일 단 하루만 주연 배우 볼프강의 대역을 해줄 수 없겠나?
 
다이스케 나기:..????
 
코메 센이치:(씨발. 이건 또 무슨 개같은 소리야?)
 
범인에게 [공연을 멈춘다면 극장 내에서 더한 살인을 벌이겠다] 는 협박장을 받았다나요.
 
다이스케 나기:저 선생님 이분은 배우가 아니라...
(와...)
 
거절할 경우 대극장의 조사를 모두 금지하겠다네요.
 
이런 협박이 있을 수가 있나요!
 
코메 센이치:(장난하나?)
 
다이스케 나기:(힐끔...)
 
코메 센이치:(존나 화난 얼굴인데 필사적으로 참고 있음)
 
다이스케 나기:싫은 건 알지만.. 더 큰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대신 그는 내일 있을 주연 배우의 비중을 최소한으로 줄일 것이라 약조하며 주연 배우인 볼프강의 대본을 던지듯 넘겨주고는 사라집니다.
 
사라지기 전에 주연 배우 대역을 하지 않으면 당신네들 조사는 모두 끝이오! 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코메 센이치:무슨 이딴 말 같지도 않은 게 다 있어? (넘겨받은 대본을 바닥에 탁 던지며)
 
이런, 어쩔 수 없네요.
 
다이스케 나기:(세상에...) 이런 협박을 했을 줄은 몰랐는데..
 
울며 겨자먹기로 이 미친 짓을 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코메 센이치:하............. (침착하자, 침착하게 생각해.... 앞머리를 쓸며 분을 삭히더니 다시 대본을 주워든다) ... 이걸로 힌트를 얻게 될 지도 모르지..
 
오늘은 숙소로 돌아가더라도 마음 편히 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막중한 임무를 떠맡았으니 말이에요.
 
명색이 주연 배우인데 무대 위에서 대사 한 글자 못 읊어서야 되겠나요.
 
다이스케, 당신도 코메를 도와야 하지 않겠어요?
 
어느 정도는 함께 합을 맞춰주는 것이 도움이 될 지도 모릅니다.
 
그러고 보니, 알테어 와일드에게 받은 레코드 판이 있었죠.
 
정말로 총 소리를 듣기 힘들 정도로 웅장한 음악소리가 나오는지 확인할 겸 넘버를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숙소로 돌아와 레코드 판을 재생시켜본다)
 
정말 알테어 와일드의 말대로 웅장하고 조금은 성스럽게까지 느껴지는 음악이 연주됩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총 소리를 듣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사실이겠죠.
 
다이스케 나기:이런 걸로 총소리를 못들었을리가..
 
코메 센이치:... 개소리지.
(대본집을 들고 팔락 넘긴다) ... 연습, 해야 하는 건가.
 
다이스케 나기:그래도 대본 한번 읽어보는게 좋을 것 같아
 
코메 센이치:(넘기면서 눈으로 읽다가) 근데 일인극이 아니잖아. 역시 누가 옆에서 같이 합을 맞춰줘야 할 것 같은데. (나기 보며)
 
다이스케 나기:(눈 깜빡..) 나??
 
코메 센이치:너 말고 아무도 없어. 여기.
 
다이스케 나기:그건 그렇지만.. 난 이런 거 한번도 안해봤다고-
 
코메 센이치:... 나도 안 해봤어.
다짜고짜 무대에 서서 연기를 하라니, 그것도 노래까지.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 미친 노인네.
 
다이스케 나기:아무래도 네가 얼굴이 예쁘니까 그러신거겠지
 
코메 센이치:(눈 깜빡...) 네가 보기엔 내 얼굴이 그래?
 
다이스케 나기:어...? 그치..?
 
코메 센이치:(흠....)
얼굴로만 하는 캐스팅이라니. 이상하네. (그러면서도 기분이 나쁘진 않은 듯 표정이 아까보단 좋아 보인다)
 
다이스케 나기:(그래도 기분이 나아진 것 같네..) 잘은 못하지만 상대 역은 해줄게
 
코메 센이치:(고개를 끄덕이며) 그냥 듣고만 있어도 돼. 이상한 부분만 어떻게든 고쳐보면 되겠지. (대본집을 보더니)
대사야 어떻게든 할 수 있다지만 노래가 문제니까.
 
다이스케 나기:아 오페라였지 참..
 
코메 센이치:... 태어나서 몇 번 해보지도 않은 노래를 수많은 관중 앞에서 하라니.
.... ... 일어나서 해야 하는 건가?
 
다이스케 나기:그치..?
 
코메 센이치:..... (하..)
 
다이스케 나기:(빠안..)
 
코메 센이치:(대본집을 보며...) ... 나, 오랜 필멸의 끝에 생을 알았네. 영원의 굴레, 그 끝에 불사하는 절망의 희극.
 
생각보다... 괜찮네요.
 
노래 안 해봤다고 하지 않았나?
 
다이스케 나기:(물끄럼...)
 
코메 센이치:나의 ....... ... (노래를 이어가다 말고 대본집을 두손으로 붙잡고 빤히 바라본다)
....... ... 폐허,
아까 베인이 쓴 편지에 뭐라고 적혀 있었지?
 
다이스케 나기:응...? (갑자기 물어보는 말에 눈을 깜빡여)
 
코메 센이치:나의 폐허를 위해 이만 달의 은총에서 벗어나려 하네.
라고 적혀 있었지. 분명.
 
다이스케 나기:아...! 맞아!
 
코메 센이치:....
가사에 있어.
나의 폐허가 된 마지막 연인이여.
 
다이스케 나기:그럼...그 폐허가... 제인씨?
 
코메 센이치:..... 베인은 메리를 위해 집단을 나오려고 했던 거야! (간만에 큰소리를 내며 대본집을 내린다)
 
다이스케 나기:(깜짝!)
 
코메 센이치:그런 거였군.... 그랬어... 그래서 죽인 거야.
 
다이스케 나기:집단을 배신해서 죽인거 아니었어..?
 
코메 센이치:집단을 나오려고 했지.
 
다이스케 나기:그치..?
 
코메 센이치:그건 다르게 보면 배신이야.
난 그 집단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지만, 당장 마피아만 봐도 그렇잖아? 나오려고 하면 죽여버리지.
그것과 다를 바 없어.
 
다이스케 나기:그럼 배신해서 죽인게.. 맞잖아?
 
코메 센이치:거기에 사랑이 껴버린 거지. 더럽게 로맨틱하군.
 
다이스케 나기:(그래서 재밌어하는 거냐구)
 
코메 센이치:... 일이 재밌게 돌아가네.. 연습은 이쯤 하고 자는 게 좋겠어.
 
다이스케 나기:한번 밖에 안 읽었는데?
 
코메 센이치:.... 그쪽에서 알아서 하라고 해.
혹시 아쉬워?
 
다이스케 나기:아니... (아쉬운건 맞지만) 혹시 무대에서 실수하면 큰일이잖아
 
코메 센이치:(힐끔...)
그럼 딱 한번만 더 할게. 그 정도면 되지?
 
다이스케 나기:응!
 
코메 센이치:(... 아쉬운 게 맞았네. 대본집을 다시 보더니)
나, 오랜 필멸의 끝에 생을 알았네. 영원의 굴레, 그 끝에 불사하는 절망의 희극.
나의 폐허가 된 마지막 연인이여. 그 손끝에 작별을 걸어두었네.
나, 오랜 불멸의 끝에 생을 앓았네.
(진짜 어색하네.... 뒷목을 매만지며) ... 끝이야.
 
다이스케 나기:해본 적 없다더니 잘하네-
 
코메 센이치:..... 어릴 때 이후로는 불러본 적 없지.
 
다이스케 나기:어릴 때?
 
코메 센이치:.... 응.
 
다이스케 나기:어릴 때 노래 자주 불렀어?
 
코메 센이치:... 자주는 아니고. .... 가끔.
 
다이스케 나기:(눈을 느리게 깜빡이다) 그래서 잘하는구나
 
코메 센이치:..... 잘하는 건가. 잘 모르겠는데. (어색한 표정으로 목덜미를 쓸어내린다)
 
다이스케 나기:잘하는데? 왜 너한테 부탁했는지 알겠다.
 
코메 센이치:...
오너라고 했었나.. ..... 어쩌면 겹쳐봤을 수도 있지.
 
다이스케 나기:응? 뭘?
 
코메 센이치:몇 십년 전에 유명한 배우가 있었어. 꽤 실력도 좋았고 알아주는 사람이었거든.
블랙우드에서도 섰을 거야. 그러니까 얼굴을 알 수도 있지.
 
다이스케 나기:그게... 너랑 상관이 있는 일인거야?
 
코메 센이치:.... 어떨 것 같은데?
 
다이스케 나기:... ... 아니야 안 들을래
 
코메 센이치:모르는 게 약일 때도 있지. ... 그만 할래, 이제. (대본을 내려두더니 먼저 침대가 있는 곳으로 간다)
 
다이스케 나기:(대본을 정리해두고는) 오늘도 고생했어
 
코메 센이치:.... 너도.
 
연습이 끝나면 오랜 밤이 깊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감도 잡히지 않네요.
 
일단 지금은 휴식을 취해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아침이 되자, 두사람 일행은 누군가가 숙소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이 있던가요?
 
다이스케 나기:? 이 시간에 누구지?
 
조금 긴장한 기색으로 문을 열면, 문 앞에는 우체부 소년이 서있습니다.
 
중요한 서류인지 꼭 본인에게 전달해달라고 했다며 코메가 맞는지 재차 묻고는 서류와 편지를 전달해준 뒤 사라집니다.
 
다이스케 나기:감사합니다-.. 아침부터 무슨 서류지?
 
암호로 이루어져 있는 쪽지 같은데요.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는 조금 생각을 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혹은 아예 코메에게 맡겨버리는 편이 좋을 수도 있겠죠.
 
그야 당신은 조수고 코메는 탐정인 걸요.
 
다이스케 나기:흠... (서류를 들고 들어오며) 형사님한테 온 서류야-
 
코메 센이치:.... 아침부터 무슨.., (유난히 잠긴 목소리로 팔을 뻗어 서류를 받아챈다)
 
코메는 서류를 보자마자 생각에 잠긴 건지 잠시 말이 없어집니다.
 
이런, 이래서야 오늘 오페라는 제대로 진행할 수 있겠나요?
 
아무래도 오늘의 조사도 당신의 차지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봤자 오늘은 저녁에 오페라 공연이 있어 증인들을 재심문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겠지만요.
 
다이스케 나기:(완전 집중했네..)
 
코메 센이치:...... 가자. (서류에서 간신히 눈을 떼고)
 
다이스케 나기:..근데.. 너 괜찮아?
 
코메 센이치:... 뭐가?
 
다이스케 나기:눈이 완전 부었잖아...
 
코메 센이치:....... 잠을 좀 설쳤어.
 
다이스케 나기:... 너 울었어..?
 
코메 센이치:... 내가 뭐하러.
 
다이스케 나기:고작 잠 설쳤다고 눈이 이렇게 부어있을 리가 없잖아
 
코메 센이치:그렇다고 내가 울 이유도 없잖아.
 
다이스케 나기:... 어제 하려던 이야기 때문에 그래..?
 
코메 센이치:....... 안 듣겠다며.
 
다이스케 나기:그건... 괜히 네가 힘든 이야기 꺼내게 하는게 싫으니까...
 
코메 센이치:... 별로 안 힘들어. 궁금하면 이번 사건이 끝나고 얘기해줄게.
 
다이스케 나기:.... 알았어..
 
두사람 일행은 다시 한 번 블랙우드 대극장으로 향합니다.
 
.
 
두사람은 주연 배우 대기실에, 용의자들은 하나씩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원한다면 한 사람씩 불러 궁금했던 점을 다시 한 번 물을 수 있겠죠.
 
: 이전 조사에서 알아낸 정보들을 바탕으로 재심문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코메 센이치:(의자에 차분하게 앉아서 다리를 꼬은 채로) 누구부터 할까.
 
다이스케 나기:... 제인씨부터 물어보는게 좋겠어
 
코메 센이치:그래.
 
코메는 메리 제인에게 들어오라 요청하고, 곧 메리 제인이 대기실로 들어옵니다.
 
메리 제인:그때 전부 말씀 드렸던 것 같은데요.
 
다이스케 나기:제인씨, 와일드씨와는 어떤 관계시죠?
 
메리 제인:... 같은 대극장에서 일하는 동료 사이죠.
 
다이스케 나기:정말 그렇게 단언하실 수 있으신가요?
 
메리 제인:무슨 말이 하고 싶으신 거예요?
 
다이스케 나기:비밀연인이셨죠?
 
메리 제인:..... .......
.... 결국 들켰네요. .. 네, 맞아요. 하지만 저는 두 사람 다 사랑한다는 것만 알아주세요.
 
다이스케 나기:... (진짜 대단한 사람이네..)
그래서 프리만씨의 죽음에 덤덤하셨군요
 
메리 제인:.....
고작 불륜 얘기를 하려고 저를 다시 부른 건가요?
 
다이스케 나기:아니요. 그 비밀 애인분이 사교도 일원이라는 걸 말씀드리려는 거에요.
 
메리 제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코메 센이치:(적당히 나기를 말리려는 듯 어깨를 잡는다) 그런 건 됐고, 늘 만나던 그곳이 어디죠?
 
메리 제인:.... 베인과 알테어와 만날 때는 늘 주연 배우 분장실에서 만났어요.
하지만 어딘지 알아내는 게 바로 여러분, 탐정들이 해내야 하는 일 아닌가요?
 
다이스케 나기:(와 개뻔뻔해..)
 
코메 센이치:(하... 관자 꾹꾹 누르며) 알겠습니다. 나가보세요.
 
메리 제인은 홀연히 대기실을 나갑니다.
 
다이스케 나기:알려주지 말걸...
 
코메 센이치:두번 다시 엮이고 싶지 않은 인간이야.
 
다이스케 나기:동감이야
 
코메 센이치:하..... (관자 꾸욱 꾹)
다음은 누구할래.
 
다이스케 나기:바로 와일드씨를 부르고 끝낼까..
 
코메 센이치:.. 아니, 샬럿한테도 물어볼 게 있어. 웬만하면 다 부르는 게 좋아.
그러면 우선 알테어인가.... (건방진 새끼... 표정이 싸하게 굳는다)
 
다이스케 나기:중간에 화내면 안되는거 알지..?
(토닥..)
 
코메 센이치:그 새끼 하는 거 봐서.
 
호출 받은 알테어 와일드가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알테어 와일드:이번엔 무슨 일이시죠.
 
다이스케 나기:와일드씨, 제인씨와 비밀 연애중이라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알테어 와일드:네, 맞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와 당당한거봐..)
그리고 프리만씨와는 아무 관계 아니라고 하셨는데 꽤 가까운 사이셨던데요?
 
알테어 와일드: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
 
다이스케 나기:(이렇게 오리발을 내민다고..?)
 
베인과의 관계를 캐물어도 침묵으로 일관할 뿐입니다.
 
코메 센이치:(으득........ 의자 팔걸이 꽉 쥠)
 
다이스케 나기:(참아..참아야 돼...)
 
코메 센이치:샬럿 씨가 메리 씨한테 팬레터를 적으신단 사실. 알고 있었지. (빡쳐서 지금 자신이 반말하는지도 모름)
 
알테어 와일드:..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어쩐지 시선을 피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다이스케 나기:근데 왜 자꾸 시선을 피하세요?
 
알테어 와일드:.....
 
다이스케 나기:아까부터 계속 모르겠다는 말만하시고
그 레코드 판 노래도 그렇게 크지 않던데.. 들어보신게 맞나요?
 
알테어 와일드:... .... 피오나 씨가 메리를 짝사랑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오나 씨가 숨기는 사실이라 말하지 않은 거죠.
총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알테어는 샬럿의 짝사랑에 관한 사실 말고는 전부 처음과 같은 입장을 고수합니다.
 
시간 낭비일 거란 생각이 들어요.
 
다이스케 나기:(아무래도 더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할 것 같아)
 
코메 센이치:.... 나가서 샬럿 씨를 좀 불러와주시죠. (제 미간을 꾹 누르며)
 
알테어가 대기실을 나가고 곧 샬럿이 들어옵니다.
 
샬럿 피오나:(전보다 초췌해진 얼굴)
 
다이스케 나기:(아이고....)
 
샬럿 피오나:... ..정말, 제가 아니에요... ....
 
다이스케 나기:네, 피오나씨가 아니라는 거 알고 있어요..
 
샬럿 피오나:(훌쩍......)
 
다이스케 나기:그냥 몇가지 여쭤보려고 부른거에요.. (토닥)
 
코메 센이치:범인이 다른 사람이라는 증거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경찰이 잡아가게 두진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여쭤볼 건, (팬레터는 말했다간 비명 지르겠지) 혹시 알테어 씨가 이전에 자물쇠를 열어보려고 한 적이 있는지에요.
 
샬럿 피오나:아 .... 맞아요. 그런 적이 있었죠... 그래서 제가 극구 말린 기억이 나요. 점잖은 분이 갑자기 왜 그러셨는지 모르겠어요....
 
다이스케 나기:(와... 그걸 가져가려고 한거야..?)
 
샬럿 피오나:마치.. 비밀번호를 아는 것처럼.....
 
다이스케 나기:혹시.. 비밀번호가.. 제인씨 생일이었나요..?
 
샬럿 피오나:.... 맞아요..
 
다이스케 나기:...아무래도 와일드씨는 피오나씨가 제인씨를 좋...동경한다는 걸 알고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거고요.
 
샬럿 피오나:(세상에!!!!!!!!!!!!!!!!!!!!!!!!!!!!!!)
.... 티 나요? 저 많이 티 나나요..?
 
다이스케 나기:어.... 조금은요..?
 
샬럿 피오나:(꺄아아악)
 
다이스케 나기:많이는 아니에요! 누구나 그럴 수 있잖아요?
 
샬럿 피오나:그... 그렇죠..? 제인 씨는 갑자기 등장한 실력이 뛰어난 프리마돈나니까요..! 그렇죠...?
 
다이스케 나기:네네 그럼요-..
 
샬럿 피오나:(흐아앙)
 
다이스케 나기:(토닥토닥..)
 
심문을 마치고 샬럿을 달래고 있으면 누군가가 문을 두드립니다.
 
코메를 찾고 있는 것 같은데요.
 
슬슬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해야 한다는 부름입니다.
 
다이스케 나기:아... 벌써 공연 시간인가봐
 
코메 센이치:.... 하.. 이런.
... 아, 맞다. 나기.
 
다이스케 나기:(피오나씨 손에 사탕을 꼭 쥐어주다가) 응?
 
코메 센이치:아침에 형사님이 보내준 서류에 있던 암호 말이야.
 
다이스케 나기:아, 맞아 그거. 벌써 풀었어?
 
코메 센이치:응.
 
다이스케 나기:내용이 뭔데?
 
코메 센이치:(샬럿을 달래서 내보낸 후에 아무도 없을 때 입을 연다) 푸른달은 배신자를 용서하지 않는다.
 
다이스케 나기:푸른...달..?
 
코메 센이치:집단의 이름인 것 같아.
 
다이스케 나기:그래서 보름달 문양이었구나..
 
코메 센이치:.... 하.. 진짜 무대에 오르기 싫지만..
 
조금 난감하지만 어쩔 수 없네요.
 
일방적인 약속이기는 해도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이대로 사건의 해결을 앞두고 대극장에서 내쫓길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다이스케 나기:... 조심해.. 특히 와일드씨..
 
코메 센이치:설마 공연 중에 죽이려 들겠어?
 
다이스케 나기:왠지 동료를 죽인 사람이라면 그럴 것 같단 말이야...
 
코메 센이치:관중들이 보는 앞에선 그러지 않겠지. 괜찮아.
 
다이스케 나기:(그래도 걱정되는데..)
 
코메와 당신은 임시 주연 배우 분장실로 향합니다.
 
지루하게 기다리고 있다보면 어느새 코메는 어디가고 <검은 장미 진혼곡> 의 주인공, 검은 정장과 가면, 중절모를 쓴 주인공 볼프강이 서있습니다.
 
코메 센이치:..... 불편해.
 
다이스케 나기:와... 은근히 어울리는데?
 
코메 센이치:.... 취향이야?
 
다이스케 나기:응? 너야 뭐든지 어울리니까-
 
코메 센이치:(흐음.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널 보다가)
근데, 나기.
분장하면서 하나 알아낸 게 있어.
 
다이스케 나기:(갸웃 고개를 기울이며) 뭔데?
 
코메 센이치:탈의실에 있는 유리, 매직 미러였어.
덕분에 네가 뭐하는지 다 보이더라.
 
다이스케 나기:매직 미러..??
 
코메 센이치:이제 어떻게 된 건지 너도 알겠지?
 
다이스케 나기:그 거울이 그런거였어?
 
코메 센이치:그래.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 나머지는 공연이 끝나고 얘기하자. 범인이 준 게 VIP 티켓이던데, 볼 거지?
 
다이스케 나기:이왕 왔는데 봐야지. 네가 나오기도 하고.
 
코메 센이치:(피식 웃더니) 진짜 실수하면 안 되겠네.
 
다이스케 나기:잘 하고 와!
 
코메는 대기실로 향하고, 당신은 관객석으로 향합니다.
 
살인 사건에 관한 소문은 철통 같이 막은 건지 여전히 사람들은 북적거립니다.
 
멀리서 올라온 건지 피곤한 기색이 보이는 이도, 집사를 대동하고 온 이도 있네요.
 
다이스케 관찰 판정
 
다이스케 나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조금, 수상한 사람이 보였던 것 같은데,
 
기분 탓일까요?
 
다이스케 나기:(갸웃?)
 
오페라는 순조롭게 진행됩니다.
 
주연 배우인 볼프강의 분량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는 하지만 다른 배우들의 역량이 워낙 뛰어난 탓에 그리 티가 나지 않는 것도 같습니다.
 
중반부 가량이 지나자 어느 새 극이 전환되고, 폭풍우 치는 날 밤.
 
군대에게 쫓기며 도피를 하는 볼프강이 무대 위로 나옵니다.
 
2층의 창문 위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주고받는 볼프강과 엘리자,
 
몇 번의 죽음을 맞이하고서도 마치 불멸의 존재처럼 다시 나타나 엘리자의 앞에서 사랑을 노래하는 그, 검은 장미.
 
코메 센이치:신이여, 들으라!
나, 볼프강 아폴리네르.
나는 인간으로 태어나, 마주할 수 있는 수많은 죽음을 마주했으며, 맞이할 수 있는 수많은 비극을 맞이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나는 누군가의 한 사람으로서 내 목숨을 영원히 바치려 한다.
사랑하는 나의 엘리자.
나의 목숨, 나의 영혼, 이 노래를 받아주길.
 
코메 센이치:어떤 비극도 내 사랑을 막진 못하리. 내 비극마저 짓밟고 삼킨 뒤에야 비로소 태양으로 떠오르리.
 
검은 장미의 진혼.
 
거울을 마주본 볼프강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노래합니다.
 
코메는 꽤 괜찮은 실력으로 극을 이끌어갑니다.
 
아니, 그에게 이런 재능이 있었나요?
 
다이스케 나기:(아니라더니 잘하잖아..)
 
당황하기도 전에, 군대가 볼프강을 쫓아 무대의 끝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객석의 저편, 가면을 쓴 누군가가 자리에서 일어나 코메를 향해 총을 겨눕니다.
 
잠깐!
 
코메 센이치:나의 죽음으로 비로소 자유는 빛을 발하리라!
 
다이스케 나기:...!
(이것도 공연 중 하나...맞아..??)
 
: 그를 저지하려면 민첩 판정이 필요합니다.
 
다이스케 나기:센이치!! 피해!!! (네게 소리치며 그 수상한 남자를 향해 달려들어)
 
다이스케 민첩 판정
 
다이스케 나기: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탕! 탕!
 
울려퍼진 진짜 총소리에 관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갑니다.
 
코메는 무대 위에서 쓰러진 채입니다.
 
총을 맞은 걸까요?
 
총을 쏜 이는 당신의 방해에 짜증 섞인 침음을 뱉고는 다른 관객들에 섞여 빠져나갑니다.
 
그를 잡아야 해요.
 
하지만 그 전에 코메의 상태가 우선입니다!
 
다이스케 나기:센이치!! (무대로 달려가 네 어깨를 잡아)
 
그는 잠시 침묵하며 일어나지 못합니다.
 
그러다 눈을 뜨고는 셔츠 안에 숨겨뒀던 철로 된 갑판 몇 개를 꺼냅니다.
 
다이스케 나기:정신 좀 차려봐..!!
 
코메 센이치:... 아, 이럴 줄 알았지.
 
다이스케 나기:하..... 놀랐잖아....!
 
코메 센이치:내가 전에 얘기했잖아. 함정이라면 아무 준비 없이 뛰어들지 않는다고.
 
평소 같은 모습에 철렁 내려앉았던 심장이 느껴집니다.
 
다이스케 나기:일단 여기서 나가자... 또 누가 숨어있을지 몰라..
 
코메 센이치:.. 아니, 아직 안 끝났어.
범인은 잡아야지.
 
코메는 급한 대로 소파가 있는 주연 배우 분장실로 옮겨집니다.
 
경찰인 다니엘도 출동한 데다가, 의사가 와서 코메의 상태를 살피고, 위험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소견을 내주고는 응급처치를 한 뒤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코메는 조금 피곤해보이는 기색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봅니다.
 
코메 센이치:마침 전부 모여 있네요. .. 지금 거울 좀 확인해주시겠어요?
 
메리 제인은 조금 당황한 기색이고, 알테어 와일드는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때,
 
샬럿 피오나:어, 그러고 보니, 벽에 거울이 하나 붙어있었는데 다른 거울로 바뀌었네요?
조연 배우 분장실에 있던 거울이 없어졌었는데, 여기로 옮겨졌네.
 
[거울] 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그게 정말이에요?? (다시 거울을 살펴본다)
 
평범한 거울입니다.
 
이렇게 봐서는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없는데요.
 
다이스케 관찰 판정
 
다이스케 나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거울을 들춰볼까요?
 
다이스케 나기:(거울을 들춰내)
 
거울 안쪽에 또다른 공간이 있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어...?
 
벽을 민다면 안쪽으로 열립니다.
 
다이스케 나기:여기 다른 공간이 있어요!
 
코메는 안쪽의 존재가 드러남과 동시에 메리 제인에게 고개를 돌립니다.
 
코메 센이치:메리 씨. 이곳이 바로 베인 씨와 알테어 씨, 그리고 당신이 공유한 비밀 장소가 맞습니까?
 
메리 제인은 더이상 부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또한, 여기서 본래 있었던 거울은 매직 미러이며, 지금은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사건 이후 거울이 바뀌었음을 알립니다.
 
자, 이제는 모든 진상을 밝혀낼 차례입니다.
 
다이스케, 준비 됐나요?
 
당신이 아는 범인은 누굽니까?
 
다이스케 나기:와일드씨. 당신도 이 공간을 알고 있었어요. 그렇죠?
이제 더 부정할 수 없을 텐데요
이 공간을 알고 있던 당신이 범인이에요
 
알테어 와일드를 범인으로 지목할 경우, 그는 동요하지 않은 채 그저 웃습니다.
 
알테어 와일드:하하, 하하하.
하하하하하!
 
그리곤 코메와 당신을 지목합니다.
 
다이스케 나기:(웃어..?)
 
알테어 와일드:그 모든 증거가 있었음에도 왜 제가 범인으로 밝혀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에 대한 증거를 대주시죠.
 
다이스케 나기:... 당신은 푸른 달이라는 사교도의 일원이었어요. 그건 프리만씨도 마찬가지였죠.
그 증거로 책장에 꽂혀있는 검은 책에서 프리만씨와 당신의 이름이 적혀있는 쪽지가 발견됐어요.
아무 사이가 아니라는 건 순 거짓말이었죠. 같은 사교도 일원으로 아주 절친한 사이였으니까
하지만 프리만씨는 제인씨를 너무 사랑하고 있었어요. 그런 나머지 그 집단을 나오겠다는 결심까지 했으니까요
(화분에서 주운 편지를 펼치며) 그래서 당신에게 이런 편지를 썼고 당신은 그런 배신자를 용서할 수 없었던 거에요.
그래서 당신은 제인씨인 척 프리만씨를 거울 뒤 공간에서 만나자고 하고 그가 다가오는 순간 총으로 그를 살해한거죠.
 
다이스케 나기:그리고 조연 분장실에 있던 거울로 바꿔치기 했어요. 아닌가요?
 
알테어는 조용히 박수를 칩니다.
 
알테어 와일드:과연 소문으로 들었던 대로군요.
조수의 추리를 볼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이제 작별이네요.
 
무슨 소리죠?
 
다이스케 나기:뭐..?
 
범인은 이곳에서 바로 잡힐 예정인데요!
 
그러나 와일드는 뒤에 있던 창문을 열더니 바깥으로 도주합니다.
 
잠깐만요.
 
여기는 1층이 아닌데요?!
 
다이스케 나기:이봐요!!
 
코메 센이치:이런, 씹..
 
창문을 열어볼 경우 와일드는 와이어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 도주합니다.
 
다이스케 나기:젠장....
 
아무리 빨리 내려가더라도 저걸 잡을 수는 없어요.
 
3층에서 1층으로 가는 가장 빠른 경로를 택하다니, 비겁합니다.
 
코메 센이치:.... 됐어. 내일도 있으니까. 오늘은 잘했어, 나기.
 
코메는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에게 수고가 많았다며 격려합니다.
 
다이스케 나기:바로 잡았어야 했는데...
 
그러나 그는 내일도 쫓을 수 있으니 우리들은 이만 쉬고 내일 다시 그들을 추적하자고 하네요.
 
코메 센이치:어차피 못 잡았을 거야.
 
그렇게 말하고는 주머니에서 익숙한 쪽지를 보여줍니다.
 
레드햇 살인사건을 마무리하고 사교도들의 접선 장소에서 주웠던 쪽지입니다.
 
새로운 주소.
 
아마 이곳에 알테어 와일드가 있겠죠.
 
다이스케 나기:..!
이건 언제 챙겼어?
 
코메 센이치:여기 초대 받았을 때 챙겼어. 혹시 몰라서. 의심이 좀 됐거든.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아있는 걸요.
 
알테어 와일드를 검거하고, 그들이 속해있는 사교도 집단을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합니다.
 
그 전에 코메의 안정이 먼저긴 하지만요.
 
숙소로 돌아온 코메는 조금 피로해진 얼굴로 의자에 앉아 얼굴을 쓸어내립니다.
 
코메 센이치:.... 그래도 누명을 쓰지 않아서 다행이지.
 
다이스케 나기:..그러게. 피오나씨가 잡혀가지 않아서 다행이야
 
코메 센이치:그것만은 막으려고 했으니까. .. 처음부터 알테어를 의심하고 있었다고 내가 얘기했나?
 
다이스케 나기:의심 가는 사람은 있었다고 했지
 
코메 센이치:... 그래. (한숨을 내쉬며 몸을 기댄다) 그게 알테어야.
 
다이스케 나기:어떻게 바로 알았네
 
코메 센이치:수상했거든. 하지만 증거가 없었지.
 
다이스케 나기:그건 그렇지
 
코메 센이치:하지만 결국 찾아냈으니까. 교만하기 짝이 없는 새끼. 대본집으로 잘도 그런 힌트나 주고.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나?
 
다이스케 나기:다 들키고도 박수나 치고... 진짜 이상한 놈이야..
 
코메 센이치:그 집단이 그런 또라이 소굴이라면 차라리 얽히지 않는 게 마음 편했는데.
... 그래도 이렇게 된 거, 잡아야겠지.
 
코메는 급히 전보를 칩니다.
 
누구에게 치는 것이냐고 물어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저 내일 알게 될 것이라며 웃어보이네요.
 
다이스케, 당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누구인지는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다이스케 나기:(갸웃?)
 
코메 센이치:내일 알게 될 거라니까. 많이 궁금한가 보네.
 
다이스케 나기:그럼 갑자기 전보 치는데 궁금하지
 
코메 센이치:내일은 우리 둘로는 안 될 거니까. 경찰들도 오겠지만... 믿을 수가 있어야지.
 
다이스케 나기:그래서 다른 지원군을 부른거야?
 
코메 센이치:유일한 지원군이지.
너 다음으로 신용할 수 있는 사람이거든.
 
다이스케 나기:나 다음으로? (갸웃) 친한 사람인 모양이네?
 
코메 센이치:(피식 웃더니 턱을 괸다) 친한가. 그건 잘 모르겠네.
그것보단, 오늘 공연 어땠어?
 
다이스케 나기:공연? (그러고보니 중간에 난리가 나서 잊고 있었는데) .. 엄청 잘하던데?
 
코메 센이치:그래? .. 다행이네.
 
다이스케 나기:다른 배우랑 있어도 전혀 모자라지도 않더라
 
코메 센이치:그건 과찬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나는 초짜니까. 전문 배우랑 비교할 바가 못 돼.
 
다이스케 나기:정말인데? 내가 이런 걸로 과장하는거 봤어?
 
코메 센이치:(흐음..) 없었나? (장난스럽게 되물으며)
 
다이스케 나기:없었거든-?
 
코메 센이치:그래, 알겠어. .... 내가 누굴 많이 닮아서 그런가 보네.
 
다이스케 나기:... 어제 하려던 이야기가 그거지..?
 
코메 센이치:..... 사건이 끝나면 얘기해주겠다 했으니까 지금 해줘야 하나?
아직 녀석을 못 잡긴 했는데.
 
다이스케 나기:그럼... 잡으면 이야기 해주려고?
 
코메 센이치:네가 편한대로 해.
 
다이스케 나기:아니야. 네 이야기니까 네가 편할 때 해야지.
 
코메 센이치:.. 난 언제 하든 상관 없어. 지금도 어찌 됐든 사건은 마무리 된 게 맞으니까.
 
다이스케 나기:그럼 해 줘.
 
코메 센이치:..... 내가 친아들이 아니라는 얘기는 했지?
(잠시 생각하는 듯 싶더니) 그래도 엄마는 친엄마가 맞아.
 
다이스케 나기:(가만히 이야기를 들으며) 응..
 
코메 센이치:재혼한 거지. 내 아버지는 돌아가셨으니까. 내가 어릴 때.
내가 어제 말한 유명한 배우라던 사람. 그 사람이 친아버지야. 엄마는... 같은 극장의 프리마돈나셨고, 일하다가 눈이 맞아 결혼했다고 하더라.
 
다이스케 나기:아... ...
 
코메 센이치:부부 사이는 좋았어. 가정도 제법 단란했고..., 아버지는 일본계셨지만 실력으로 인정 받아 이름을 알렸지. 어머니는 영국인이었어. 정통 귀족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두 사람의 결혼은 큰 기삿거리가 되어 신문 1면에도 실렸다고.... 뭐.. 자랑처럼 얘기하곤 하셨는데. (제 얼굴을 쓸어내리며) 어느 날 사건이 일어났어.
아버지가 배역을 맡은 극을 올린 극장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 거야. 이번 사건이랑 똑같지. 근데 그때 당시엔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기술도 하다 못해 인력도 없었으니까. ... 몰아붙인 거야. 지금의 샬럿처럼. 고작 사소한 것 하나로 증거랍시고 떠들어 댄 거지.
 
다이스케 나기:... ...
 
코메 센이치:(한참 말이 없다가) 어떻게 됐을 것 같아?
 
다이스케 나기:... ....
(말없이 널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히 품에 안았다.)
 
코메 센이치:........ 뭘, 이런 걸로.. (그렇게 말하는 낯은 침잠한 어둠과도 같았다. 칠흑처럼 어두운 눈동자는 모든 감정을 혼자 끌어안은 채 생기 없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을 뿐이다)
 
다이스케 나기:... 그래도... 힘들었잖아.. 난 알아. 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네 얼굴이 어땠는지 계속 보고 있었으니까..
 
코메 센이치:............. (네 팔뚝을 힘없이 잡더니 어깨에 얼굴을 파묻는다) ... 근데 그때 당시 수사를 맡은 형사가 지금의 경시청장이야.
 
다이스케 나기:..... ..... 잘했네... 잘 나왔어. (등을 토닥여주며 네 뒷머리를 쓸어내린다. 자신에게는 원수와도 같은 사람을 가족으로 보는 기분이 어땠을까. 자신이 겪지 못한 일을 상상하는건 어렵지만 어떤 기분이었을지는 알 것 같았다.)
 
코메 센이치:....... .... 난 아직도 모르겠어, 왜... (왜 그런 인간과 재혼을 한 건지. 진정으로 사랑했던 사람을 앗아간 인간의 얼굴을 매일 마주하고 웃을 수가 있는지. 설령 연기라 하더라도 그럴 수 있는지. 말하는 목소리가 울음에 젖어 우그러진다)
 
다이스케 나기:... .... (그저 등을 토닥이며 위로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네 아픔을 함부로 이야기할 수는 없으니까. 네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으니까.)
 
코메 센이치:..... 그래서 싫었어. 그딴 집안이고.. 뭐고..... (다 망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입안에서 늘 소용돌이 쳤던 말이 다시금 혀 끝을 휘감는다. 피가 섞이지 않은 걸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야 할 지도 몰랐다. 만약 그랬다면 평생 자신을 저주하고 살았을 지도 모르니까. 저주하는 건 한 명으로 족했다) ... 경찰도 싫고, .. 근데 경시청장 아들이니까 당연히 경찰이니 뭐니 해야 한다고 떠들어대길래.... ....... 시끄러워서 그냥 나와버렸어. 짐 싸서 바로.. 런던에서 멀리 있는 곳까지.
 
다이스케 나기:잘했어. 네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나왔겠어.... (등을 토닥이다가) 어머니는... 알고 계셔..?
 
코메 센이치:....... 알아. ... 그러니까 간간이 돈이라도 보내주는 거지.
 
다이스케 나기:... ... 그래도 어머니랑은 연락하는 거네.. 다행이다..
 
코메 센이치:........ 일방적으로 돈 봉투랑 편지 보내는 것 정도야. 나는 답장 안 해. .... 똑같은 사람이니까.
 
다이스케 나기:.... ....
그래도 얼마나 널 걱정하시겠어...
 
코메 센이치:... 걱정을 하면 그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 그런 인간이 청혼한다고 받아들이는 게 말이 돼..?
 
다이스케 나기:.... 너희 어머니도 힘드셨을거야... 한순간에 곁에 있던 아버지가 사라졌으니까..
하지만 네 생각도 이해가 돼. 나라도 그런 원수 같은 사람이 가족이 된다고 하면 받아들이기 힘들었을거야..
 
코메 센이치:..... 나한텐 남은 게 하나도 없었어. 그 이후로. 그 개같은 새끼가 어머니한테 청혼하고 어머니가 그걸 받아들인 후로....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어. 줄곧 혼자였던 거야. 간간이 혈통 따위로 멸시 당하고 비웃음이나 받았지. .... 걱정해준 사람이 없었다고.. (결국 네 팔을 놓고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더니 작게 울음소리가 들린다)
 
다이스케 나기:.... 너한테 남은 게 왜 없어... 지금은 내가 있잖아..
 
코메 센이치:....... .... 나한텐 네가 전부야. ... 어제도 말했잖아. 너밖에 없다고.., 그건 진심이었어..
 
다이스케 나기:... 알아. 알고 있어. (고개를 숙여 네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다.) 넌 비웃음 받거나 멸시 당할 사람이 아니야. 얼마나 대단한데- 자살이나 엄한 사람 잡을 뻔한 사건도 금세 알아차렸잖아?
 
코메 센이치:..... ... 응.. (눈물 가득한 눈에 이지러진 상이 맺힌다. 처음으로 네 앞에서 운 거라 쪽팔림도 뒤늦게 찾아오지만, 지금은 네가 해주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안정을 찾기 급급했으므로. 잔뜩 울어 벌게진 눈에 상기된 뺨으로 짧게 끊어지듯 호흡한다) .... 너는, ... 내가 어떤 놈이어도.... 계속 있을 거야?
 
다이스케 나기:어떤 놈이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 (분위기를 환기하려 장난스러운 말을 던지며 붉어진 눈가를 살며시 쓸어)
 
코메 센이치:.... 자기밖에 모르고 남 배려할 줄 모르는 성격에.. 예의도 없는 .... ... 그런 새끼여도..? (눈가를 쓸어주는 손길에 두어번 눈꺼풀을 끔뻑인다)
 
다이스케 나기:그건 원래 알고 있었는데-? (작게 웃으며 말하고는) 그러면서도 나한테 다정하고 억울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네 모습이 더 커. 물론 가끔 막무가네인 건 곤란하긴 하지만-
 
코메 센이치:........ .. 내가 너한테 다정했어..? (억울한 사람을 지나치지 못했다든가, 그럼에도 가끔 막무가내하든가 하는 소리는 귀에 꽂히지 않았는지 저가 네게 다정했는지, 그것만 되묻는다)
 
다이스케 나기:(눈을 깜빡이다 이내 살풋 웃으며) 그럼-! 내 말도 들어주고 걱정해주고 날 구해준 것도 너였잖아.
 
코메 센이치:.... (그제야 울음을 그치고 제 뺨을 감싼 네 손을 치워내더니 품으로 파고든다) ... 그럼 됐어. (네가 앞으로 날 떠나지 않겠다는 뜻이니까)
 
다이스케 나기:(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간간히 등을 토닥이며 네 얼굴을 살핀다) ..좀 괜찮아?
 
코메 센이치:.... 괜찮아.. (눈꺼풀을 느리게 깜빡인다)
 
다이스케 나기:안그래도 피곤해했으면서 울다 잠들 뻔했네-..
 
코메 센이치:... 그러다 잠들진 않아.. (추하잖아. 이 와중에도 농담할 생각은 있는지 짧게 뒷말을 덧붙이고 웃는다)
 
다이스케 나기:추하긴 뭐가 추해-
 
코메 센이치:... 울다가 잠드는 거, 괜히 궁상 맞고.... 청승 떠는 것 같잖아.
 
다이스케 나기:속상하고 힘들면 그럴 수도 있잖아. 청승 아니야-
 
코메 센이치:.... 내가 왜 너같은 사람을 지금 만났지.. (중얼)
 
다이스케 나기:응?
 
코메 센이치:... 너 말이야. 다정하고 세심해서 주변 사람 신경도 잘 써주는데.. .... 내 출신 같은 것도 신경 안 써주잖아. .. 왜 널 조금 더 일찍 못 만났을까 싶어서..
 
다이스케 나기:음... 난 지금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코메 센이치:.... 왜?
 
다이스케 나기:... 그 전까지는 주변 사람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거든.
 
코메 센이치:.... 아..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 타이밍이 좋았네..
(이윽고 눈가를 손등으로 꾹 누르더니) .... 이만 잘까..
 
다이스케 나기:(끄덕) 오늘도 고생했는데 얼른 자야지
 
밤이 깊고, 당신과 코메는 잠에 듭니다.
 
많은 일이 있던 하루였어요.
 
그 어떤 날도 오늘보다 정신 없을 수는 없을 겁니다.
 
아마도요.
 
내일을 위해 힘을 비축해두는 게 좋겠죠.
 
.
 
다음날이 되자, 누군가가 문을 두드립니다.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또 올 사람이 있었던가요?
 
다이스케 나기:..? 누구지?
 
문을 열어봐야겠어요/
 
손님을 기다리게 하는 건 실례니까요.
 
다이스케 나기:(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꽤 익숙한 얼굴이 등장합니다.
 
레드햇 사건에서 함께 힘을 모았던 마리아입니다.
 
다이스케 나기:마리아씨?!
 
마리아 오웰:좋은 아침이에요.
 
다이스케 나기:여긴 무슨 일이세요?
 
마리아 오웰:코메 씨한테서 급하게 전보를 받았거든요.
 
다이스케 나기:아... (코메 힐끔) 그럼 그 지원군이 마리아씨 였군요
 
마리아 오웰:절 지원군이라고 한 모양이네요? 틀린 말은 아니죠.
아래에서 경찰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이번 일이 잘 마무리 되면 둘의 활약상이 꽤 유명세를 탈 거예요.
하지만 오늘은 사교도를 검거하기 위해 정보부들도 출동할 예정이라 아직까지는 비밀리에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코메 센이치:(준비를 어느 정도 마친 뒤 현관으로 나온다) 좋은 아침입니다.
 
다이스케 나기:미리 말 좀 해주지-
 
코메 센이치:미리 말하면 재미 없잖아. 원래 이런 건 깜짝 놀라야 하는 거니까.
 
코메와 당신은 준비를 마친 뒤 마리아와 함께 쪽지에 적힌 주소로 향하게 됩니다.
 
그곳에는 이미 여러 명의 경찰들이 모여있습니다.
 
코메 센이치:... 생각보다 경찰이 많이 깔렸네.
 
다이스케 나기:와...
 
코메 센이치:이러면 들켜서 도망가는 거 아닌가..
 
폐공장입니다.
 
대극장만하지는 않아도 상당한 규모인데요.
 
옆으로는 철도가 깔려 있어 기차가 지나갈 적마다 땅이 흔들립니다.
 
어쩐지 불안하게 느껴지는데요, 괜찮을까요?
 
오늘은 경찰도 있으니 무서울 거 있겠냐만은, 그래도 어쩐지 불길한 직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왠지 불길한데...
 
코메 센이치:.... 그러게.
 
다이스케 나기:여기 들어가도 괜찮은 걸까...
 
코메 센이치:이 정도론 택도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지..
 
코메도 마찬가지였는지 그리 표정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코메 센이치:... 그래도 들어가야지. 잡으러 온 거니까.
이제 와서 발 빼기도 그렇잖아?
 
다이스케 나기:하.... 그래야지..
혹시 모르니까 조심해..
 
코메 센이치:.. 너도 조심해.
자주 덜렁거려서 안 그래도 신경 쓰인다고.
 
다이스케 나기:덜렁거리다니-!
 
코메 센이치:매일 아침마다 부엌에서 코 깨질 뻔 하면서.
 
안쪽으로 들어선다면, 분명히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빛이 한 줄기도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탓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코메와 당신, 마리아가 가장 앞에서 걷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폐공장 내부의 스피커가 노이즈를 흘리며 켜집니다.
 
스피커: 여기까지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경시청의 경찰 분들, 정보부 요원 나리, 그리고 친애하는 탐정 님들.
 
다이스케 나기:...!!
 
스피커: 하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 공장에 들어온 순간부터 늦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함정에 걸려들어주셔서 진심을 다해 감사, 또 감사합니다.
 
우르릉, 하고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입구의 문이 닫힙니다.
 
다이스케 나기:젠장..!
 
빛이 차단된 상태에서 우왕좌왕 하는 사이 위에서부터 무언가가 떨어지는 게 보입니다.
 
코메 센이치:나기, 마리아, 피해요!
 
코메가 당신과 마리아를 밀치고, 그 사이를 천장에서 떨어진 부자재들이 가로막습니다.
 
코메와는 완전히 단절되었습니다.
 
그리고 저편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인기척.
 
다이스케 나기:센이치!!
 
사교도들인가요?!
 
너머에서 주먹을 치고받는 소리가 들리다가, 완전히 조용해집니다.
 
이런, 낭패입니다.
 
그러니까…….
 
다이스케, 코메가 했던 말을 기억하나요?
 
다이스케 나기:하.......안 돼.......
 
코메 센이치:이번 일은 네가 나서서 추리해보는 게 어때?
언젠가 내가 없을 때를 대비하자는 거지.
 
바로 지금, 이곳에 탐정은 당신 밖에 없습니다!
 
다이스케 나기:젠장..!! (주먹으로 가로막은 부자재를 내리쳐.)...
 
END. 블랙우드 대극장 살인사건, 해결?!
 
보상: 이성 1d5
 
KPC 생환? 탐사자 생환
 
과연 KPC와 탐사자는 어떻게 될까요?! 리즈닝 발라드 3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