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ario writer : 릴리슈슈

 

2022. 02. 26

Ian K Chloe X Hestia Angel

KP : 레시 펜들턴

PL : 곰탱

 

 
Perfect blue
 
 
W. 릴리슈슈
 
2022. 02. 26
 
14:26
 
KPC. 이안 K.클로이
 
PC. 헤스티아 엔젤
 
START
 
... ... ... 아침, ...
 
아침일까요.
 
나른한 기분이 몸을 덮칩니다.
 
흰색의 이불, 부드러운 감각.
 
검은색 베개, ...
 
그런 것들이 잠에 취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불에서는 이안의 향기가 납니다.
 
헤스티아 엔젤:....
 
포근하고, 따스하고. ... 그런
 
감각은 분명 언젠가부터 느껴지 못한 지 오래 되었습니다.
 
당신은 눈을 뜹니다.
 
아마도 아침일 겁니다.
 
그거야, 이안이 옆에 없으니까요.
 
아마도 아침을 준비하러 갔을 겁니다.
 
일어날까요?
 
헤스티아 엔젤:(부시럭......)
(눈 깜빡... ...) 이안..?
 
방 밖에서는 아침을 준비하는 소리가 간간히 들려옵니다.
 
이안 K.클로이:일어났어?
 
헤스티아 엔젤:(끄덕끄덕...)
 
이안 K.클로이:(침대 가까이 다가와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주며) 아침 준비 다 했어.
 
헤스티아 엔젤:응... 언제 일어났어..? (비척비척 침대에서 나오며..)
 
헤스티아 <관찰> 판정
 
헤스티아 엔젤:
관찰력
기준치: 59/29/11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왠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는
 
아무런 온도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치...애초에 없는 것처럼요
 
헤스티아 엔젤:.....?
(손 탁 잡아봄...)
 
이안 K.클로이:...? 왜 그래?
 
헤스티아 엔젤:....... 온기가 없어서.
 
이안 K.클로이:... 그런가? (태연히 자신을 잡은 네 손을 가만히 보고는) 일단 앉아. 밥은 먹어야지.
 
헤스티아 엔젤:...... (그게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느릿하게 시선 돌리다가 거실로 나간다)
 
식탁에 차려진 아침 메뉴는 간단합니다.
 
흰색의 달걀, 검은 빵. 아무 색 없는 주스.
 
...왜 그래요 헤스티아, 이게 이상한가요?
 
헤스티아 <지능> 판정
 
헤스티아 엔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당연하잖아요?
 
헤스티아 엔젤:(끔뻑..)
 
이안 K.클로이:(식탁 의자를 빼주고 맞은편에 앉아)
 
헤스티아 엔젤:(별다른 이질감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 채 태연하게 식탁에 앉는다)
 
색이야 상관 없이, 혀에 닿아오는 감촉이나 맛은 당신이 기억하는 것과는 똑같습니다.
 
그런데, 달걀을 너무 오래 익혔나.
 
식히지 않은 걸까요. 너무 뜨겁습니다.
 
헤스티아 엔젤:(앗 뜨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헤스티아 엔젤:(고양이 혀....)
 
그가 달걀을 포크로 찍어 입에 가져다 댑니다.
 
헤스티아 엔젤:...?
 
말려야, 그런 생각을 하며 입을 열기도 전에.
 
헤스티아 엔젤:그거 뜨거운 .... ,
 
이안은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게 그 뜨거운 달걀을 집어 삼킵니다.
 
아무런 표정 없이
 
헤스티아 엔젤:....... (이안이 원래 뜨거운 걸 잘 먹었던가....?)
 
이안 K.클로이:... (입에 들어온 달걀을 씹다가 시선을 느끼고는) 왜..?
 
헤스티아 엔젤:.... 안 뜨거워?
 
이안 K.클로이:응? (갸웃) 아, 많이 뜨거웠어?
 
헤스티아 엔젤:(눈 깜빡.....)
(혀 데인 사람)
.... 살짝...?
 
이안 K.클로이:미안, 좀 식혀서 가져올걸 그랬네
 
헤스티아 엔젤:.... (음.. 눈 도르륵....) 괜찮아.
 
헤스티아 <아이디어> 판정
 
헤스티아 엔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왠지 오늘따라 이안은 입맛이 없어 보이네요
 
... 어쩐지, 어색하다고 느껴졌을까요.
 
그리 생각하면, 너무나도 하얗고 검은 이안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헤스티아 엔젤:.. 입맛 없어? (고개를 갸웃 기울인다. 색이 없어진 풍경은 너무 익숙해서 달리 눈에 들어오진 않는 듯)
 
일 주일 전에는, 이 주일 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분명 하얀 머리칼, ... 분홍 눈동자를 가지고 있던 이안은,
 
언젠가부터 점점 이렇게 하얗고 까만 것들만 남기고 색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헤스티아 <지능> 판정
 
헤스티아 엔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안의 머리색이, 원래부터 그러했었나? 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제는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헤스티아 엔젤:(원래 ... 다른 색이었던 것 같은데 ...)
 
전부 잃어버린 지 오래니까요.
 
식탁의 옆으로 고개를 돌려 창문 너머를 쳐다봅시다.
 
흰색의 하늘, 검은 태양, 하얗고 검은 건물들.
 
그 두 가지로만 이루어진 나무, 자동차, 땅. ...모든 것이 그렇잖아요.
 
헤스티아 엔젤:(눈 깜빡..)
 
세계는 언제부턴가 색을 잃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건물, 물건들, ... 사람들, ...자연물 또한.
 
하루하루 색이 바래고 사라져서 지금은 이러한 흑백도시의 형태로 당신과 이안을 맞이합니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검은 빵이나 씹어먹고 있습니다.
 
헤스티아 엔젤:(마법사 세계도 이러려나.. 짧은 감상이 스친다)
 
이 도시에 색을 가진 존재는...
 
자신 뿐인 것 같습니다..
 
헤스티아 엔젤:(물끄러미 제 손바닥을 내려다본다. 왜 나만..?)
 
이안 K.클로이:(식사를 마치고 식탁에서 일어나며) .. 다 먹었어?
 
헤스티아 엔젤:.... 응. (사실 생각이 없어서 거의 손도 안 대긴 했지만..)
 
이안 K.클로이:거의 손도 안 댔는데.. 입맛이 없어?
 
헤스티아 엔젤:(앞머리 끄트머리 만지작..) 아침엔 늘 이랬잖아...
 
이안 K.클로이:조금이라도 먹으라니까... (그릇을 앞으로 가져오며)
 
헤스티아 엔젤:(변명할 거리가 없음.... 입 꾹...)
아침만 그러니까... ...... 괜찮잖아. (말 틈 사이에 이안 눈치 봄)
 
이안 K.클로이:... 그래 알았어. 그렇게 눈치 보지 않아도 돼. (그릇들을 겹쳐 쌓아 주방 싱크대로 가져가며) 차 마실거야?
 
헤스티아 엔젤:(그래도 눈치 보게 되는데.... 고개 끄덕이며)
 
이안 K.클로이:거실에서 TV 보고 있어. 금방 가져갈게.
 
헤스티아 엔젤:(음..) 알겠어. (3초 정도 물끄러미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간다)
 
거실에는 쇼파, 그리고 커다란 벽걸이 TV가 있습니다.
 
헤스티아 엔젤:(틀어도 별로... 머글 문화는 잘 몰라서 뭐가 뭔지 못 알아듣겠던데... 쇼파에 앉으며)
 
폭신한 쇼파입니다.
 
별달리 특별한 점은 없습니다.
 
검은색입니다. 차갑고, ...
 
헤스티아 엔젤:(리모컨 만지작거리다가 일단 TV 틀어는 둠...)
 
지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눈앞에 이제는 조금 생소한 색이 스친 것 같습니다.
 
푸른색이네요.
 
헤스티아 엔젤:...?
 
처음으로 사라지지 않은 색을 발견한 당신은, 조금 반갑게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 반가운 것과는 상관없이 느껴지는 이 기이한 감각은 뭘까요.
 
소름이 돋아옵니다.
 
헤스티아 엔젤:(푸른색...)
(왜...?)
 
헤스티아 이성 판정
 
헤스티아 엔젤:
SAN Roll
기준치: 76/38/15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변화 없음.
 
TV를 틀자마자, 채널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고.
 
다만 새파란 화면 속 문장 하나가 화면에 박히듯이 쓰여져 있습니다.
 
헤스티아 정신력 판정
 
헤스티아 엔젤:
정신
기준치: 75/37/15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잃어버린 xx를 위해서 xx을 xxx 하는가?]
 
머리가 아파옵니다.
 
헤스티아 엔젤:(살짝 인상 찌푸린 채 미간 꾹 누름.....)
 
이안 K.클로이:괜찮아? (어느새 옆에 다가와 어깨를 잡으며)
 
헤스티아 엔젤:.. 응? ... 응.. 살짝 머리 아픈 정도야..
 
이안 K.클로이:(걱정되는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왜 아무것도 안 나오는 채널을 보고 있어?
 
헤스티아 엔젤:.... 어?
(당황스러움에 눈을 깜빡인다. 분명 저기.. 글자 써 있고.... 푸른색 화면이 떠 있지 않나? 네 말에 다시 TV를 본다)
 
화면에는 푸른색 노이즈만 뜨고 있을 뿐입니다.
 
헤스티아 엔젤:(저게... 안 보이나...?)
 
헤스티아 이성 판정
 
헤스티아 엔젤:
SAN Roll
기준치: 76/38/15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변화 없음
 
헤스티아 엔젤:.... 잘못 눌렀나 봐. (아무일도 아니었다는 듯 다른 채널로 돌린다)
 
기분이 나빠져 채널을 돌립니다.
 
이번에는 소개 영상 같은 것이 나옵니다.
 
<하와(Ḥawwāh)의 신전>
 
이 도시에 신전이 있었다고요,
 
헤스티아 엔젤:(신전...?)
 
... 여전히 또 흰색이나 검은색으로만 이루어진 커다란 건물입니다.
 
이 도시의 끄트머리에 위치하는 신전에서 무엇을 모시는지도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생소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르네요.
 
이 세계에 신전이라니?
 
헤스티아 엔젤:저런 게 있다는데... 알고 있었어? (이안 보며)
 
이안 K.클로이:(TV를 빤히 보다가) ....응?...아, 알고 있었어.
넌 처음 볼지도 모르겠네.
 
헤스티아 엔젤:그래...? .... 신기하네..
난... 처음 봐.
 
이안 K.클로이:... ... 저기 가볼래?
 
헤스티아 엔젤:음.... 그래.
 
헤스티아 <심리학> 판정
 
헤스티아 엔젤:
심리학
기준치: 55/27/11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이안은 평소와 같은 얼굴로 TV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나타난 그 눈동자는, 결연하게만 느껴집니다.
 
헤스티아 엔젤:..?
 
이안 K.클로이:... (낮은 목소리로) 가자 스타.., 이 세계가 잃어버린 색을 찾으러.
 
헤스티아 엔젤:..... 응? (잃어버린 색을 찾으러..?) ... 어떻게? (일단 가자니까 가긴 할 거지만...)
 
... 당신은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 걸 우리가 할 수 있겠느냐고.
 
그렇게 말한 이안도 딱히 방법 같은 걸 말해주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뭐 간만의 외출인데, 불만은 없었을 겁니다.
 
색이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 이후부터, 도시의 외출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외출을 한 기억이 몇 번 없기 때문입니다.
 
밖으로 나가면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헤스티아 엔젤:(외출이 제한된 것 치고는... 잘 돌아다니는 것 같은데...)
 
헤스티아 <아이디어> 판정
 
헤스티아 엔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그 모든 사람들은, 색이 없습니다.
 
페인트를 뒤집어쓴 것처럼.
 
광택 없는 흰색과 검은색으로만 이루어진 도시
 
그리고 그 속을 지나다니는 흑백의 관중들,
 
... 기분이 나쁘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기분 나쁜데)
 
헤스티아 이성 판정
 
헤스티아 엔젤:
SAN Roll
기준치: 76/38/15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길거리에는 [가로수]들과 [건물]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정처 없이 지나다닙니다.
 
날씨는 맑네요.
 
맑기보다는, 환하고 흰 빛만이 끊임없이 쏟아집니다.
 
헤스티아 엔젤:(가로수를 힐끔 본다. 어차피.. 저것도 아무 색 없다는 걸 알지만.. 간만에 나온 거니까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지..)
 
거리에 있는 가로수들은 전부 같은 종류인 것 같습니다.
 
... 사과나무네요.
 
딱히 그 특징을 모른다 하여도
 
헤스티아 엔젤:(가로수로 사과나무를... 심나....)
 
흰색이나 검은 색의 사과들이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헤스티아 엔젤:(건물 힐끔...)
 
건물들은 당신이 알고 있는 그대로입니다.
 
당신의 기억 속에 이안과 함께하던 그런 병원, 카페, 음식점이나 식료품 상점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조금 오래 걷고 있으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물이, 몇 가지 빼고는 전부 똑같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헤스티아 엔젤:...?
(왜 다 똑같이 생겼지...?)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나... 이안 툭툭)
 
이안 K.클로이:(옆에서 나란히 걸어가다) 왜 그래?
 
헤스티아 엔젤:건물이 다.. 똑같이 생기지 않았어...?
 
이안 K.클로이:... ... 그런가? 난 잘 모르겠는데?
 
헤스티아 엔젤:.....? 그래...?
(진짜 뭐지..... 근본을 모르는 위화감에 사람들을 힐끗 쳐다본다)
 
흑백의 사람들 속에, 이미 색을 잃어버린 이안과 당신은 함께 걸어갑니다.
 
헤스티아 <관찰> 판정
 
헤스티아 엔젤:
관찰력
기준치: 59/29/11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근데...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어쩐지 걸어다니는 것은 편안하네요.
 
헤스티아 엔젤:(.... 편하면 좋은 거지.....)
 
조금 오래 걷고 있으면, 어라?
 
헤스티아 엔젤:..?
 
저 사람, 이 사람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아니. 아까 본 것 같은데?
 
헤스티아 엔젤:....?
 
... 이상합니다.
 
아까 전에 본 것 같은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보입니다.
 
같은 자리를 돌고 있는 것도 아닌데.
 
왜일까요?
 
헤스티아 엔젤:(또 나한테만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 싶어 이안한테는 말하지 않은 채 주변 사람들을 둘러본다. ... 왜 이러지?)
 
헤스티아 <관찰> 판정
 
헤스티아 엔젤:
관찰력
기준치: 59/29/11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몇몇 사람들의..
 
얼굴이 없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마치 마네킹처럼.
 
헤스티아 이성 판정
 
헤스티아 엔젤: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이안 K.클로이:(고개를 돌려) 어디 안좋아..?
 
헤스티아 엔젤:...... 저거 .. 안 보이지?
 
이안 K.클로이:...저거?
 
헤스티아 엔젤:.... 사람들 얼굴이 없는데.
 
이안 K.클로이:.... ... 잘못 본 거 아니야?
 
헤스티아 엔젤:..... 그런 거 아닌데..
 
그러고 보니
 
어쩐지 이안은 걷는 내내 슬픈 표정으로 나무나 건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안 K.클로이:.. 난 잘 모르겠네.
 
헤스티아 엔젤:.....
... 뭐 숨기는 거 있어?
 
이안 K.클로이:... (안경을 고쳐쓰고는) 그럴리가 없잖아. 정말 못 봐서 그래.
 
헤스티아 엔젤:.....
(널 빤히 바라보다가 시선을 정면으로 돌린다) ... 그래.
 
조금 걸으면 역이 나옵니다.
 
어디로 가는지는 이야기해 주지 않지만,
 
열차로 이동할 모양이었나 보네요.
 
이안 K.클로이:여기서 조금만 기다려. 표 예매하고 올게.
 
헤스티아 엔젤:(고개를 끄덕이고 가만히 기다리기로 합니다)
 
레시 (GM):[역]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헤스티아 엔젤:(봐도 달라질 거 없을 텐데 굳이 뭘 둘러봐야 하나... 작게 한숨 쉬고 눈이나 도르륵 굴려봅니다)
 
화단, 벤치 등등의 조경물들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저마다 바쁩니다.
 
어쩐지 이상한 시선이 느껴지지만, 아직까지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헤스티아 엔젤:(시큰둥한 표정으로 무릎을 굽히고 앉는다. 어쩌라는 건지..)
 
이 흑백의 사람들에게 당신의 색 있는 모습은 신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헤스티아 엔젤:(힐끗... 사람들을 본다. 신기하면 지들이 뭘 어쩔 건데)
 
흑백의 사람들입니다, 어디로 가려는 걸까요.
 
이안처럼,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헤스티아 <관찰> 판정
 
헤스티아 엔젤:
관찰력
기준치: 59/29/11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뭔가 이상한데... 그게 뭘까요?
 
어딘가 부자연스러운데 모르겠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제 알 바는 아니죠.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못내 지루하다는 듯 흑백으로만 이루어진 머글들에게서 시선을 거둬내고 화단을 본다. 저것도 어차피 아무 색도 없을 텐데... 왜 보고 있지, 내가 이걸)
 
불현듯, 그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으면,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려 당신을 응시합니다.
 
하지만 화단으로 시선을 돌리니 그 시선들은 일제히 흩어집니다.
 
헤스티아 엔젤:(...... 거슬리게 하네)
 
나무를 둘러싸고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색들의 꽃이 피어 있어야 할 화단에는, 흰색과 검은색의 꽃들만이 가득합니다.
 
나무에는 꽃이 피어있는데,
 
이상하게도, 꽃과 함께 열매도 함께 열려 있네요.
 
헤스티아 엔젤:(열매? 고개를 살짝 들어 열매를 올려다 본다)
 
사과입니다.
 
헤스티아 엔젤:(또?)
(사과 안 심어놓으면 단체로 죽을 병에라도 걸렸나... 한숨 쉬며 눈을 돌린다)
 
꽃을 보면 여러 가지 종류의 꽃이 난잡하게 피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팻말에 쓰여 있는 화단의 소개에서 꽃의 이름들이 보입니다
 
색이 적혀 있는 걸 보면, 원래는 그런 색이었던 것만 같습니다.
 
히아신스 (자주), 꽃잔디, 국화(보라색 국화), 패랭이꽃, 이렇게 네 종류입니다.
 
헤스티아 엔젤:(이젠 아무 의미 없게 되어버렸지만. 팻말을 멀거니 바라보다가 벤치를 본다)
 
팻말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 꽃말이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헤스티아 엔젤:...?
 
그런데 오래되었는지 제법 지워져 있어서, 몇 가지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헤스티아 1D4 판정
 
헤스티아 엔젤:2
 
2. 꽃잔디 : 희생
 
헤스티아 1D4 판정
 
헤스티아 엔젤:2
1
 
1. 히아신스(자주색) : 제발 용서해주세요
 
헤스티아 엔젤:(용서........ 익숙한 단어네요. 어릴 때부터 입에 달고 산 탓에 거의 습관처럼 굳어버렸는데. 무감한 낯으로 꽃말을 읽은 뒤에야 벤치를 봅니다)
 
: 이안이 돌아올 때까지 앉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 벤치입니다.
 
이것 역시 흰색입니다.
 
원래는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던 것 같네요.
 
헤스티아 엔젤:(끔뻑....)
 
앉아 있으면 구석에 칼로 새긴 듯한 글씨를 발견합니다.
 
헤스티아 엔젤:(벤치에 앉으려 가까이 다가갔다가 구석에 새긴 글씨를 발견한다. 이건 뭐지?)
 
[의는 행실이 정직한 자를 보호하고 악은 죄인을 패망케 하느니라]
 
헤스티아 엔젤:....
 
헤스티아 <지능> 판정
 
헤스티아 엔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머글들의 성경이라는 것에서 본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책자]가 하나 놓여있습니다
 
헤스티아 엔젤:(그들에게도 믿는 신이 있다고 들은 것도 같습니다. 한두 개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책자를 들어서 펼치며)
 
펼쳐 보면, 온통 흰색으로 물들어 제대로 읽을 수도 없고,
 
펼치는 순간부터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뭐야, 이건..
 
헤스티아 정신력 판정
 
헤스티아 엔젤:
정신
기준치: 75/37/15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글귀: 분명, 내 눈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눈은 당신에게서 천 가지의 허물을 보기 때문이다.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가슴이다. 눈으로 빤히 그 경멸스러움을 보면서도 홀딱 빠져있구나.
-소네트(Sonnet) 141- 셰익스피어(Shakespeare)
 
...시의 한 구절인 것 같습니다.
 
왜 여기 이런 게 적혀 있을까요?
 
의아함에 눈을 깜빡이면 책자의 글씨가 일그러집니다.
 
두통이 찾아옵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그것은 평범한 역의 소개 책자로 변화합니다.
 
...꿈이었나?
 
헤스티아 엔젤:...... (아까부터 다 뭐야... 짜증나게..... 책자를 아무렇게나 내려놓는다)
 
역을 둘러보고 있으면, 이안이 돌아옵니다.
 
이안 K.클로이:오래 기다렸어?
 
헤스티아 엔젤:.... 아니, 별로.
 
그는 당신과 표를 나눕니다.
 
흰색의 티켓, 검은색의 글씨에 적혀진 목적지가 있습니다.
 
Ḥawwāh ... <하와의 신전>, 입니다.
 
헤스티아 엔젤:(표를 건네받으며) 아까부터 자꾸 사람들 시선이 느껴져서 조금 피곤하긴 한데... ..... 괜찮아. (티켓에 적힌 목적지를 본다. 하긴, 여기 가려고 나온 거였지)
 
이안 K.클로이:... ... 시선이... 느껴졌다고..?
 
헤스티아 엔젤:..... 살짝. .. 왜?
 
이안 K.클로이:... ...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네 팔을 잡고 제 쪽으로 당겨)
 
헤스티아 엔젤:....?
 
이안 K.클로이:(마치 보호하려는 듯이 옆에 가까이 두며) ...아, 그냥 네가 불편해 하는 것 같아서
 
헤스티아 엔젤:... 불편하긴 하지.. (근데 이럴 것까지... 있나.....)
 
잠시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어린아이 한 명이 당신에게로 다가옵니다.
 
헤스티아 엔젤:..?
 
웃는 얼굴, 어쩐지 기이한 웃는 얼굴이지만.
 
아이는 활짝 웃으며 당신을 봅니다.
 
헤스티아 엔젤:........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색을 가진 인류인 당신을 봅니다.
 
그리고는 입을 열어 말합니다.
 
아이: 오빠는 색을 가지고 있구나!
 
헤스티아 엔젤:...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 거야. 그저 아이를 내려다 보기만 한다)
 
아이: 그 색, 나에게 조금만 나누어 줄 수 있어?
 
헤스티아 엔젤:.... ..뭐?
 
옆에 있는 이안은 그저 혼란스러운 기색입니다
 
아이는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헤스티아 엔젤:(아이의 손을 바라보다가 살짝 떨어진다. ...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멀어지려고 하자
 
아이는 멋대로 당신의 손을 잡아 끌어당깁니다.
 
헤스티아 엔젤:...!
 
아이는 그것을 잡아. ...
 
...
 
비명 같은 목소리가 들립니다.
 
헤스티아 엔젤:(..... 시끄러워... ... 순간적으로 인상을 찌푸린다)
 
이안 K.클로이:안 돼!!
 
그 소리를 들은 것은 한 발 늦은 후였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아이의 입이 게걸스럽게 벌어집니다.
 
욕망, 탐욕, 그러한 복잡한 것조차 아닙니다.
 
저 벌어진 눈, 저 벌어진 입, 저 색 없는 몸이 가지고 있는 것은.
 
오로지 그저, 생존을 위한 본능.
 
... 그 입이 당신의 팔을 베어무는 것입니다.
 
헤스티아 <회피> 판정
 
헤스티아 엔젤:..... (미친 걸까요, 자신이? 그것도 아니라면 .... 이 애가 미친 건가?)
회피
기준치: 32/16/6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빠르게 손을 떨쳐내고,
 
황급하게 자신의 손을 확인합니다,
 
헤스티아 엔젤:.....
 
분명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색이 있었던 당신의 신체는,
 
팔목이... 흰색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섬뜩한 빛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아팠나요? 끈적였나요?
 
헤스티아 엔젤:......... 뭐야..?
 
그런 것들도, 이제 기억나지 않는 겁니다.
 
감각 또한 느껴지지 않습니다.
 
헤스티아 <아이디어> 판정
 
헤스티아 엔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안도?
 
공포와 혼돈이 몸을 휘갑습니다.
 
헤스티아 이성 판정
 
헤스티아 엔젤:
SAN Roll
기준치: 74/37/14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이성 -1D3
 
헤스티아 엔젤:2
 
다시 황급히 아이를 바라봅니다.
 
헤스티아 엔젤:...
 
이상합니다, 아까 전까지는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져 있던 아이의 모습에
 
거짓말처럼 색이 존재합니다.
 
헤스티아 엔젤:(말도 안 되는 상황에 이질감이 들어 절로 뒷걸음질 쳤다. 그러니까, ..... 뭐야?)
 
검은색, 적색....
 
분명 희미하게나마 깃들어 있습니다.
 
아이는 만족스럽기보다는, 부족한 듯한 눈을 하고 있습니다.
 
눈, 눈이요.
 
눈? 어라?
 
그런데, 눈이 하나가 아닙니다.
 
그제서야 당신은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그리고 발견하게 됩니다.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인류의 눈길이 자신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헤스티아 엔젤:.... 하, (당혹스러움보단 섬뜩함이 자리한 숨이 허공에서 터진다. 지금 저게 다.... .....)
 
공포에 잠겨 목소리가 나왔을지도, 아닐지도 모릅니다.
 
혼란스러워 무엇을 할지 생각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 무수한 눈동자들 속에 들어 있는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 당신을 향하고,
 
그 수많은 손도, 발걸음도, 움직임도, 당신을 향하려고 하는 것.
 
그 와중.
 
다급한 몸짓이 당신을 감싸안습니다.
 
이안입니다
 
이안 K.클로이:저리가!! 다가오지 말란 말이야!!
 
그렇게 외치는 것도 이안입니다.
 
그는 당신을 감싼 채로 바닥에 엎드립니다.
 
당신과 같이 공포에 잠긴 목소리로, 이안은 떨리는 목소리로 하염없이 중얼거립니다.
 
이안 K.클로이:하지 마, 하지 말라고... 이러지 마. 가까이 오지 마....
 
너무나도 절박한 그 목소리.
 
...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요.
 
잠깐의 고요가 내려앉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헤스티아 엔젤:.....
 
헤스티아 <관찰> 판정
 
헤스티아 엔젤:
관찰력
기준치: 59/29/11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헤스티아 <아이디어> 판정
 
헤스티아 엔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느 순간...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고 있습니다.
 
마치...
 
이안의 말을 듣고 있는 것처럼...
 
헤스티아 엔젤:....
 
사람들은 당신에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을 둘러싼 채로 소리칩니다.
 
죄인이다! 그 자가 죄인이야!
 
고귀한 색을 몸에 두르고 속에 든 것은 추악하기 짝이 없구나!
 
죄인을 죽여라! 죄인을! 죄인을, ...
 
헤스티아 엔젤:(죄인......?)
 
네 눈과 가슴은 이토록 명백한 진실을 보길 거부했도다. 지금 그들의 고통은 바로 그 잘못의 댓가이다!
 
이안이.. 흐느끼는 것만 같습니다.
 
몸이 계속해서 떨려옵니다.
 
공포인가요?
 
공포보다도 짙은 것, ... 슬픔. ... 괴로움. ...
 
그리고 수많은 혼란, ... 그런 것들입니다.
 
이안은 그렇게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립니다.
 
용서, 알 수 없는 말들.
 
이안 K.클로이:용서해주세요, ...잘못했어요. ... 용서, 용서해주세요. 내가 잘못했어요. ...내가. ..
 
용서라니, 무슨 말인가요.
 
알 수 없습니다.
 
그가 무슨 잘못을 했단 말인가요.
 
그런 적이 있을 리가.
 
헤스티아 엔젤:..... .... (이게 무슨 일인지 당최 알 수가 없습니다. 연유도 과정도 모르는데.. 결과가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요? 그저 혼란스러운 눈을 깜빡일 뿐입니다. 물어보고 싶어도 입이 떨어지지 않네요. 사람들이 외치는 죄인이라는 건 무슨 뜻이며 너는 왜 용서를 빌고 있단 말인가요... .... .. 그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헤스티아 듣기 판정
 
헤스티아 엔젤:
듣기
기준치: 67/33/13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이안 K.클로이:....사랑해서.... ....
 
혼란스럽게 중얼거리는 것이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습니다.
 
낯선 감각을 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철컥
 
헤스티아 엔젤:.......?
 
의문을 표할 새도 없었을 겁니다.
 
그가 들고 있는 것은,
 
권총입니다
 
탕!
 
잔혹한 소리가 앞을 향합니다.
 
당신의 색을 조금이나마 빼앗아 간 작은 몸이 쓰러지는 것은,
 
별달리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탄환이 꿰뚫은 자리에서 터져 나오는 것은,
 
당신의 머릿속에 각인된 붉은 피가 아니라 기이할 정도로 빛이 없는 푸른빛, ...
 
헤스티아 엔젤:.... .....
 
소중한 존재가 당신을 위해 살인을 행하는 것을 목격한 기분이 어떤가요?
 
헤스티아 엔젤:..... 이안?
 
헤스티아 이성 판정
 
헤스티아 엔젤:
SAN Roll
기준치: 72/36/14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이성 -1D2
 
헤스티아 엔젤:1
 
그가 속삭입니다.
 
이안 K.클로이: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
 
앞이 비었습니다.
 
달릴 수 있습니다.
 
이안은 당신의 손을 잡아끕니다.
 
이안 K.클로이:뛰어!
 
헤스티아 엔젤:.... (... 눈앞에 있던 존재가 죽었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님을 잘 압니다. 손을 맞잡은 채 다리를 움직여 달음박질 칩니다)
 
그 목소리와 함께 당신은 그와 함께 달리기 시작합니다.
 
도망치듯, 용서받지 못하듯.
 
그런 당신의 뒤를 색 없는 사람들은 쫓아오기 시작합니다.
 
숨이 막혀옵니다.
 
우리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다고.
 
역을 벗어나 거리로 나옵니다.
 
뛰어 나오자, 아까보다 드물어진 거리의 사람들은 전부 당신들을 응시합니다.
 
아까와 같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팔을 단단히 잡은 이안은 앞서 뛰어갈 테죠.
 
그래요. 그는 앞을 보고 있습니다.
 
헤스티아 <심리학> 판정
 
헤스티아 엔젤:
심리학
기준치: 55/27/11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어쩐지 본인은 별달리 이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가 신경쓰고 있는 것은 오로지 당신의 안부입니다.
 
닿아온 체온은 차갑습니다.
 
헤스티아 엔젤:(그러니까, 왜... ... 이렇게 됐지? 달리는 내내 생각을 해봐도 자신은 알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다면 답은 딱 하나, 네게 물어보는 것. 하지만 지금 물어본다고 해서 네가 답을 줄까? 어쩌면 아까처럼 내내 숨길지도 모르는 일인데....)
 
중간에 흰색으로 물든 사람 한 명이 당신들 사이를 끼어듭니다.
 
기이한 비명소리를 듣습니다.
 
그들이 노리고 있는 것은 이안이 아닙니다.
 
당신입니다
 
전원 회피 판정
 
헤스티아 엔젤:
회피
기준치: 32/16/6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이안 K.클로이:
회피
기준치: 32/16/6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흰 인류가 당신의 어깨를 물어뜯습니다.
 
체력 -1
 
헤스티아 엔젤:.... (아파.. 팔이든 뭐든 아무렇게나 잡아서 밀친다)
 
이안 K.클로이:젠장...! (흰 사람들을 밀쳐내고 널 끌어안으며) 저리 가라고 했잖아!!
 
헤스티아 엔젤:.... 다 왜 이러는 거야? (물어뜯긴 어깨를 꾹 누르며)
 
이안과 당신은 끊임없이 달렸고, 거리에 세워져 있던 자동차 하나가 보입니다.
 
그가 급하게 그 문을 열면, 잠가져 있지 않은 문이 열립니다.
 
이안 K.클로이:빨리 타!
 
헤스티아 엔젤:.... (조수석에 타며) ... 사람들 왜 저러는지 넌 알지?
 
이안 K.클로이:.... ....
 
철컥, 하고 자동차의 문이 잠깁니다.
 
색 없는 사람들은 이 문을 열지 못하는 듯 보였습니다.
 
유리창을 두들기는 소리, ... 희고 검은 손바닥들이 당신들을 원하는 듯이 뻗쳐옵니다.
 
헤스티아 엔젤:.... 계속 숨길 거야?
 
이안은 그저, 엑셀을 밟습니다.
 
이안 K.클로이:.... 가서... 가서 다 설명해줄게...
 
그는 드디어 참았던 숨을 터트리고 숨을 고를 겁니다.
 
헤스티아 엔젤:.....
 
말없이 운전대를 잡고 있고, ...
 
헤스티아 엔젤:지금 그게 중요해?
 
이안 K.클로이:... ... 정말이야... 가면 다 설명해줄 수 있어...
이건... 나도 예상 못한 일이야....
 
헤스티아 엔젤:....... (이윽고 한숨을 푹 내쉬더니) ... 넌 가끔 나한테 너무하다는 생각 안 해?
 
이안 K.클로이:... ...
지금은... 말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하지만 절대 나를 위해서가 아니야...
 
헤스티아 엔젤:...... 그런 것쯤은 알아.. ... 그냥 ..... ... 아니야. (결국 말을 더 하지 않고 입을 닫는다. 뭐든 간에 가고자 하는 곳에 도달하면 원치 않아도 알게 될 것 같으니)
 
운전을 하는 내내 검고 흰 사람들이 튀어나옵니다.
 
어쩔 수 없이 핸들을 꺾어서 피하려고 해 봐도. 결국은 사람을 치게 됩니다.
 
차에 부딪힌 사람들은 푸른 액체로 터져 나옴과 함께 사라집니다.
 
기이하기 짝이 없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진 세계에, 푸름이 추가되었을 뿐입니다.
 
헤스티아 엔젤:(본능적으로 눈을 찌푸린다)
 
이안 K.클로이:... ... 몸은... 괜찮아?
 
걱정, 애정, 한데 이루어진 감정들은 끊임없이 흘러넘칩니다.
 
헤스티아 엔젤:..... 조금 아픈 것 빼고는..
 
팔을 둘러보면, 팔이 흰색의 페인트가 칠해진 듯 그저 희게 물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맥박, 핏줄, 감각, 그런 인간이 가져야 하는 많은 것들이 사라진 모습입니다.
 
쥐었다 폈다를 반복해 봐도, 어떠한 감각조차 느껴지지 않습니다.
 
온 또한 낮습니다
 
체온 또한 낮습니다
 
이안이 가지고 있던 그 창백한 온도입니다.
 
헤스티아 엔젤:....... 이걸 괜찮다고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 (작게 중얼거린다)
 
헤스티아 <관찰> 판정
 
헤스티아 엔젤:
관찰력
기준치: 59/29/11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한쪽 팔에서 푸른 혈액이 새어나오는 것만을 발견합니다.
 
왜 푸른색인가요?
 
헤스티아 엔젤:......?
 
이안 K.클로이:... 방금은 돌발 상황이었지만.. 다시는 사람들에게 무엇도 나누어 주지 마..
오직 너만을 위해 살면 되는거야..
 
헤스티아 엔젤:.....
.......... 생각해볼게.
 
이안 K.클로이:.... 헤스티아...
내가 어떤 죄를 지었어도.. 날 사랑해 줄 수 있어?
 
헤스티아 엔젤:.... (일전에 자신이 했던 것과 비슷한 질문이 들려오자 잠시 고민한다. 답이야 뻔하지만...) .. 너도 내가 뭘 하든 사랑할 거잖아. ... 나도 똑같아.
 
이안 K.클로이:.... 맞아... (슬픈 눈으로 널 돌아보며) 나도 그럴거야.
 
헤스티아 엔젤:....... 답이 뻔한 질문을 했네.. (슬퍼 보이는 눈에 묻고 싶은 게 한가득이지만 참아내며)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멀어져 갑니다.
 
목적지에 도착할수록 기이할 정도의 고요만이 가까워집니다.
 
오늘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긴장이 풀린 탓일까요
 
목적지에 가까워졌지만
 
몰려오는 수마를 참을 수 없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눈이 감기고...
 
검은 어둠이 내려옵니다.
 
...
 
...꿈을 꿉니다.
 
어렴풋한 의식 사이로 이것이 꿈임을 깨닫습니다.
 
흰색도 검은색도 아닌, 제대로 된 세계 사이에 서 있습니다.
 
꿈 속의 세계에는 색이 있습니다.
 
... 아, 그런데 이안이 없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 이안?
 
그러고 있으니 깨닫습니다.
 
누군가와 손을 잡고 서 있었습니다만.
 
차가운 체온이 이어진 틈새로 연결됩니다.
 
헤스티아 엔젤:....?
 
눈을 굴려 그곳을 바라봅니다.
 
... 푸르지 않은, 원래의. 붉음.
 
그렇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
 
피, 혈액. 무엇보다도 붉은 것이,
 
그것이 원래 가져야 하는 색을 가지고 이곳에 존재합니다.
 
헤스티아 엔젤:..........
 
당신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은 누군가의 시체입니다.
 
누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안도 아닙니다.
 
아는 사람조차 아니라고요.
 
헤스티아 엔젤:..... (누구....? 흠칫 놀라 손을 놓는다)
 
하지만 그 손만이 당신을 향해 열망하듯 뻗쳐서, 당신의 손을 잡고. ...
 
... 원망스러운 눈동자가, 더는 생명력을 가지지 않은 채로 당신을 향하고 있습니다.
 
아, 이건 도대체 무슨 악몽일까.
 
헤스티아 엔젤:...
 
숨이 막혀옵니다, 의식이 흐려지는 와중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사람의 죄악마저 사랑할 수 있냐고.
 
... 그게 무슨 소리일까요.
 
이안 K.클로이:... 나는... 그 사람의 죄악마저 사랑할거야.
 
그렇게 대답하는 목소리는 이안의 목소리잖아요.
 
헤스티아 엔젤:(....?)
 
시야가 뒤집힙니다.
 
검고 흰 것들이 스쳐지나고, 꿈은 끝나지 않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와 몸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네, 당신이요.
 
상대는 완전하게 당신을 죽이려는 의도를 가진 듯 보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것에 저항하겠죠.
 
몇 차례의 주먹다짐이나, 다급한 몸짓이 서로를 상처입히는 것을 반복하면.
 
당신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지팡이입니다.
 
타인의 심장을 정확하게 노린 섬광이 심장을 꿰뚫습니다.
 
두 사람의 거친 호흡은, 한 사람의 것으로 수렴합니다.
 
당신은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이 모든 건 정당방위였다고요.
 
당신은 도망칩니다.
 
달리고 달리는 와중에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라면, 이안이라면....
 
이런 짓을 저지른 자신을 어떻게, ...
 
다시 시야와 세계가 뒤집힙니다.
 
헤스티아 관찰 판정
 
헤스티아 엔젤:
관찰력
기준치: 59/29/11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흰 머리와 분홍빛의 눈...
 
분명 자신의 색입니다.
 
왜 방금까지는 알아차리지 못했을까요
 
푸르게 좀먹는 시야에,
 
누군가의 미성으로 발음되어지는 한 문장이 아프도록 똑똑히 박혀듭니다.
 
정해진 운명에서 도망치는 것부터가 죄였음을.
 
그런 울림에.
 
이안 K.클로이:아니 그렇지 않아!!
 
그런 대답을 들었을까요.
 
그 목소리를 당신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목소리, ... 너무나도 익숙한 발음,
 
너무나도 익숙한 어조로, 부정을 단언한 것은.
 
명백하게 이안입니다.
 
당신이 없는 장소에, 그는 홀로 서 있습니다.
 
그의 머리색과 눈색에서 느껴진 괴리를 말해줍니다.
 
검은 머리칼과 붉은 눈...
 
너무나도 외로워 보이는 몸은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저 그 뒷모습이 말해줍니다.
 
그는, 이안은 이제서야 무언가를 결단내려고 작정한 모습입니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합니다.
 
소원하듯이, 창조하듯이, 누구보다 순결한 모습으로. 염원하듯이. ...
 
이안 K.클로이:부귀와 명예가 당신들 신의 것이라면... 하찮은 운명 하나만은 저희의 것으로 허락해 줄 수 없겠습니까.
 
... 그 기도와 함께 모든 것이 푸른색으로 물들어옵니다.
 
꿈이 끝나감을 알아차립니다.
 
그에게 손을 뻗으면, 닿을까요.
 
저 순결함에 닿을 수 있을까요.
 
... 그런 생각을 아무리 반복해도, 녹아내리는 시야 끝에서 그는 그저 멀어져 갈 뿐입니다.
 
끊임없는 침묵 속에, 이안이 아닌 누군가가 대답하는 목소리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
 
열심히 해 봐.
 
그 목소리와 함께 꿈은 끝났습니다.
 
...
 
당신은 눈을 뜹니다.
 
헤스티아 엔젤:..
 
긴 꿈을 꾼 것만 같습니다.
 
당신의 손을 누군가가 잡고 있습니다.
 
이안은 끊임없이 중얼거립니다.
 
헤스티아 엔젤:(뻐근한 눈가를 꾹 누른다) .... ... (잡힌 손으로 시선이 흘금, 기어간다)
 
이안 K.클로이:헤스티아....헤스티아...... .....
 
... 그 이름만이 자신의 신앙인 것처럼.
 
교리가 되는 것처럼.
 
몽롱한 의식이 멀어져 갑니다.
 
꿈의 감각들이 하나 둘씩 떠나가면, 현실로 돌아옵니다.
 
이안 K.클로이:... 아, 일어났어?
 
헤스티아 엔젤:..... 응..
 
이안 K.클로이:무슨 꿈이라도 꿨어..?
 
헤스티아 엔젤:..... 꾸긴 했는데..,
 
이안 K.클로이:....어떤 꿈을 꿨는데?
 
헤스티아 엔젤:........ 사람을 죽였어.
 
이안 K.클로이:... ... (작게 웃으며) 그렇다 해도 괜찮아.
 
헤스티아 엔젤:......
 
흑백으로 물들어 있는 차가운 색의 그인데도,
 
그렇게 말하며 당신을 바라보는 눈동자는 무엇보다도 따스합니다.
 
헤스티아 엔젤:... 꿈이라서? 아니면, ... .... 나라서?
 
이안 K.클로이:...너라서. 널 사랑하니까.
 
헤스티아 엔젤:...... 응. (결국엔 벗어날 수 없었던 모양이죠. 이름 끝에 달린 가문의 압박에 졌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너만은 자신의 편이 되어줄 테죠. 언제나 그랬듯이. 잡은 손에 슬며시 힘을 줍니다)
 
이안 K.클로이:(힘이 들어간 손 위를 살며시 덮어올리며) ... 난 언제나 네 편이야. 네가 무슨 일을 하든 그건 변하지 않을거야.
그런 널 위해서.. 뭐든 할 수 있어.
 
헤스티아 엔젤:..... 말 안 해도 알고 있어. ... 늘 그랬잖아.
 
이안 K.클로이:(작게 웃으며) 그렇네..
 
여기는 이 도시의 끄트머리라고 했던가요.
 
그 말을 증명하듯이, 밖으로 나가자마자 이질적인 것과 마주합니다.
 
마치, 세계가 끝이 나듯이.
 
한 발자국만 발을 내딛으면, 주위는 완전한 푸름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바다? 하늘?, ... 그런 것조차 아닙니다.
 
그저 색채입니다. 색 그 자체입니다.
 
헤스티아 엔젤:...
 
짙고 쨍한 푸른색, 바다로도 보이지만.
 
그것이 아닌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안 K.클로이:...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마. 삼켜질 테니까.
 
헤스티아 엔젤:..... 응. (그 말에 푸름에서 살짝 멀어집니다)
 
...이 도시는 언제부터 이런 모습이었을까요.
 
왜 지금까지 이곳에서 살아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던 걸까요.
 
고개를 돌려 반대편을 쳐다보면, 언젠가의 안내 영상에서 시청했던 신전의 모습이 보입니다.
 
신전은 흰 돌로 이루어져 쌓았습니다.
 
그리고 검은색과 적색들의 건축물들이 아름답게 새겨져 있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헤스티아 <관찰> 판정
 
헤스티아 엔젤:
관찰력
기준치: 59/29/11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여기에만... 색이 있는 것 같네....)
 
헤스티아 <아이디어> 판정
 
헤스티아 엔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안의... 그러니까 지금 자신의 색들입니다.
 
헤스티아 엔젤:....... ......
 
고귀한 색을 몸에 두르고 속에 든 것은 추악하기 짝이 없구나!
 
... 그 말은 무슨 뜻이었을까요.
 
헤스티아 엔젤:.....
 
신전을 둘러볼까요,
 
발걸음을 맞춰서 조금 걷기로 해요.
 
이제 아무도 쫓아오지 않으니까요.
 
헤스티아 엔젤:(생각에 잠긴 채 신전을 둘러보려 발을 뗀다)
 
이안 K.클로이:... ... (마치 손을 놓기 싫은 사람처럼 붙잡고 천천히 걸어)
 
헤스티아 엔젤:(맞잡은 손과 널 번갈아 보고는) .... 아무데도 안 가..
 
이안 K.클로이:... 알아... 알고 있어...
그냥... (슬픈 눈으로 널 바라보며) 계속 이렇게 있고 싶어서 그래..
 
헤스티아 엔젤:....... (아까도 저런 눈이었던 것 같은데.., 괜찮다는 듯 손등을 엄지로 쓸어준다) .. (계속 이렇게 있을 수 있다는 말이... 왜인지는 몰라도 나오질 않아서.., .... 억지로 시선을 돌려 신전을 바라본다)
 
이안 K.클로이:(시선을 돌린 널 바라보며) 바다... 전에 갔던 바다라고 생각해.. 좀 이상하긴 하지만..
 
헤스티아 엔젤:..... ... 그것도 별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진 않은데...? (다시 힐끔.. 널 돌아보며)
 
이안 K.클로이:아... 여기서 그 이야기를 꺼낼 줄은 몰랐는데.....
 
헤스티아 엔젤:...... 먼저 바다 얘기 꺼냈으면서..
 
이안 K.클로이:이렇게 온통 푸른 건 그것 밖에 없으니까..
 
헤스티아 엔젤:..... 그렇긴 해..
 
이안 K.클로이:(불쾌한 푸른 일렁임을 그저 바라보다 돌연 널 품에 안는다) ....
 
헤스티아 엔젤:..... (갑작스런 포옹에도 놀라지 않고 그저 너른 등을 토닥인다. 푸른색이 네 말대로 마치 바다와 꼭 닮아 있다. .... 아무래도 난 파란색이랑 안 맞나보다. 우스갯소리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안 K.클로이:... 그래도 아름답다고 생각해... 사랑하고 있으니까... (왠지 울먹이는 목소리였던 것 같은데..)
 
헤스티아 엔젤:...... 응. (울먹이는 것 같은 목소리에 단문을 입밖에 내고선 고개를 숙여 어깨에 얼굴을 파묻는다)
 
이안 K.클로이:누구나 싸움꾼으로 태어나지는 않지.., 하지만 소중한 존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사람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법이잖아... 그렇지...?
 
헤스티아 엔젤:..... (답을 내는 대신 고개를 끄덕인다. 날 때부터 타인의 목숨을 앗아가고자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 하지만 소중한 것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되는 것 또한 사람이다. 이중적인 면모지만 그렇기에 사랑스럽지. 눈앞의 너도 그렇고)
 
신전의 앞에서, 바람도 빛도 없는 세계에서.
 
그는 안긴 채로 조금 흐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곧 먼 길을 떠날 사람처럼
 
하지만 가고 싶지 않다는 것처럼....
 
당신을 꼭 끌어안은 채 남아있는 온기를 느낍니다.
 
이안 K.클로이:... .... 좀... 더 걸을까..?
 
헤스티아 엔젤:....... .... 응.. (어쩌면 네가 곧 멀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붙잡고 싶어 긍정한 걸지도 모른다. ....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더 곁에 있고 싶지만)
 
이안 K.클로이:(푸른 빛이 일렁이는 신전 주변을 걸으며 네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헤스티아 엔젤:.... (느껴지는 시선에 어쩔 수 없이 눈이 옆으로 향하게 된다. ... 아니, 이건 핑계일 수도. 그저 너라서. 각인하듯 기억 속에 새겨두고 싶은 너라서 자꾸만 시선이 향하는 거겠지. ... 언젠가의 학창시절이 떠오른다. 그때도 종종 이랬었지. 비록 자신이 스스로의 감정을 정의내리지 못하던 때라 몰랐지만)
 
이안 K.클로이:(눈이 마주치면 살며시 웃으며 눈꼬리가 휘어진다. 이렇게 옆에 두고 싶은 너인데... 만약 네가 혼자가 되면 걱정되서 어떡하지.. 밥도 잘 안 챙겨먹고 가문에서 잡으러 오면 안되는데... 네가 슬퍼하면 안되는데...)
 
헤스티아 엔젤:.... 괜찮아. (지금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뻔히 알 것 같다. 내가 혼자가 되었을 때 생길 일을 가늠해보고 있는 거겠지. 누구처럼 잠도 안 자고 일하는 건 아니지만, ... 제 인생에선 누구보다 큰 걸림돌이 있으니까. 가끔씩 자신을 찾고 있단 얘기가 들리기도 했다. 거기서 나오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 그래도 괜찮을 거라고 말해줘야지. 괜한 걱정을 끼치고 싶진 않으니까)
 
이안 K.클로이:... ... (결국 참으려고 했던 감정이 새어 눈물이 흐른다. 네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 알고 있어서, 괜찮지 않다는 것 또한 알고 있어서. 내가 찾은 방법이 이것 밖에 되지 못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속으로 네게 몇 번이나 사죄했는지 모르겠다. 이것도 모자랄거야. 널... 이렇게 밖에 지켜줄 수 없는 날 용서해줘..)
 
헤스티아 엔젤:(네가 울면 ... 나도 참고 있기 힘들어지는데. 원체 눈물이 많은 자신이라..., 참는 법을 그나마 익혔다지만... .... 입술을 꾹 물고 눈가를 짓누른다. ..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목이 메여 목소리가 나오질 않아. 네 옆에 있기엔 자신이 너무 약한 탓이다. 손을 뻗어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것 말고는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이안 K.클로이:(고개를 들고 손을 뻗어 네 얼굴을 손으로 감싼다.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 손이지만.. 마치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 ... ... 가자...세계의 끝을 보러... (네 손을 잡고 신전으로 향한다.)
 
헤스티아 엔젤:........ (굳이 가야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불쑥 들었지만 나는 무엇이든 네 선택을 존중해주기로 했으니까. 뭘 하든 네가 소중한 사람이란 사실은 불변의 진리와도 같고, 나는 그 진리를 교리처럼 믿는 신자와도 같으니. ..... 고개를 푹 숙이고 눈가를 손등으로 가벼이 누르며 신전 안으로 발을 들인다)
 
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런 신전이 있었던가요, 당신은 적어도 처음 봅니다.
 
그렇지만 이제와서 뭐 무슨 의문이 들지도 않겠다고 하면 정답이겠습니다.
 
더 이상할 것도 없는 세계에 이런 비현실적인 건물 하나가 있어봤자.
 
...당신과 이안이 위치한 곳은 신전 입구입니다.
 
그 입구에는 [조각상], [비석], 그리고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건축물들은 어느 시대의 것인지 예상하기 어려우나, 퍽이나 기이한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공간은 이상하게 조용하며, 싸늘한 공기만이 감돌고 있습니다.
 
뒤로 물러난다면 새파란 색만이 넘실거릴 뿐입니다.
 
헤스티아 엔젤:(고요한 내부를 애써 덤덤한 표정으로 보다가 바닥을 기는 시선이 석상을 받드는 돌을 타고 올라 조각상에 맺힌다)
 
아름답게 장식된 조각상입니다.
 
희고 검은 것들만이 존재하는 이 세계에서는 조금 의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색은.... 검고 붉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헤스티아 <관찰> 판정
 
헤스티아 엔젤:
관찰력
기준치: 59/29/11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조각상.... 묘하게 이안을 닮았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조각상 밑에는 희미하게
 
Adam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이안 K.클로이:.... 왠지 이 조각상.. 기분 나쁘네...
 
헤스티아 엔젤:....... 그런가...
(희미하게 각인된 문자를 보다가 비석으로 눈을 돌린다)
 
검은색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헤스티아 <관찰> 판정
 
헤스티아 엔젤:
관찰력
기준치: 59/29/11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당신의 아름다운 사랑만 떠올리면 나는 부자가 되니
 
왕과도 내 운명을 바꾸지 않으리라.
 
헤스티아 <아이디어> 판정
 
헤스티아 엔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하찮은 운명 하나만은 저희의 것으로...
 
이안이 했던 그 말은 무슨 말이었을까요.
 
헤스티아 엔젤:(꿈에서 들었던 말을 떠올린다. 네가 한 말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지금 이 자리의 우리를 있게 만든 걸까. 곰곰히 생각해 봐도 짐작할 수 없었다. 너와 나는... 작금의 관계가 어떠하든, 얼마간의 시간을 함께 했든.. 상관 없이 결국 다른 사람이니까. 이제 와서 새삼 깨닫는다. 선명한 깨달음에 머리가 아파오는 것도 모른 채 계단을 멍하니 관망한다)
 
이곳을 타고 올라가면 신전의 위쪽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안 K.클로이:... 위쪽으로 갈까..
 
헤스티아 엔젤:.......
(꼭 가야 하는 거지? 필요 없는 질문이었다. 이미 결심한 네게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계단을 오른다)
 
그 말과 함께, 당신은 깨닫습니다.
 
발치 너머에, 푸름이 넘실거리고 있습니다.
 
그 말은 즉슨, ... 저 바다 같은, 아니, 바다도 아닌.
 
그저 기이할 뿐인 푸름은 차오르고 있다는 말입니다.
 
도시는 무력히 잠겨들고 있고,
 
헤스티아 <관찰> 판정
 
헤스티아 엔젤:
관찰력
기준치: 59/29/11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계단을 올라가면 양 옆에 그려진 벽화를 발견합니다.
 
그 벽화에 그려진 그림의 인상착의는... 이안과 닮아있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첫 번째 그림,
 
소년이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듯 쓰러져 있는 누군가를 붙잡고 울고 있는 소년입니다.
 
두 번째 그림,
 
소년에게 키 큰 사람이 다가와서 손을 내밉니다.
 
아이는 당연스럽게도 그 손을 잡았습니다.
 
세 번째 그림,
 
소년은 사람들의 숭배를 받고 있습니다.
 
그의 머리에 쓰여진 것은 왕관입니다.
 
그 옆에는 쓰러져 있던 소중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네 번째 그림,
 
소년은 변함이 없지만, 점점 푸름의 색으로 물들어만 갑니다.
 
그 옆에는 소중한 사람이 서 있을 뿐입니다.
 
다섯 번째 그림,
 
그림 대신에 무어라 적혀 있습니다.
 
헤스티아 언어 판정
 
헤스티아 엔젤:
언어(모국어)
기준치: 65/32/13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PERFECT BLUE.
 
밑으로 시선이 내려갑니다.
 
그 다음에 써져 있는 것은,...
 
이안 K.클로이:완전한 죄...
 
이게 무슨 뜻일까요
 
헤스티아 엔젤:.....
 
길기만 했던 계단을 올라오는데,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이안 K.클로이:힘들지 않아?
 
헤스티아 엔젤:... 응.
 
이안 K.클로이:(뒤를 돌아보고는) ... 저것 좀 봐.
 
헤스티아 엔젤:...? (그제야 널 따라 뒤를 돌아본다)
 
이안 K.클로이:... 아름답지 않아?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으로서 아름답다고 느낄 수 없는 광경이겠지만.
 
이 도시가 완벽한 푸름에 젖었습니다.
 
잠겼습니다
 
바다도 아닌 기이한 색채는 이 공간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집어삼켰습니다.
 
... 오롯한 청색이.
 
헤스티아 엔젤:........ 나쁘지 않네..
 
완전한 푸름이, 완전한 죄가.
 
계단을 다 오르면 그곳에는 제단이 하나 있습니다.
 
제단 옆 비석에 이안과 당신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세례자 아담, 그런 이름을 가진 것은 이안입니다.
 
죄인 이브, 그런 이름을 가진 것은 당신입니다.
 
이건 무슨 뜻일까요.
 
제단 위에는 흰 척이 가지런히 접힌 채 올려져 있습니다.
 
면사포네요
 
헤스티아 엔젤:....
 
그는 그곳으로 가 그것을 집어 들고, 당신에게 부탁합니다.
 
이안 K.클로이:.... 머리에 씌워줄래..?
 
헤스티아 엔젤:... (면사포를 말 없이 바라보다 손에 들어 네 머리에 씌워준다)
 
이안 K.클로이:(면사포를 씌워준 네 손을 마주 잡고 애정 어린 눈이 바라보며) ...우리... 결혼할까...
결혼이라도 해 버릴까.... 이브와 결혼한 아담은, 낙원에서 추방당한 채로도 행복했을 테지. ...
 
헤스티아 엔젤:...... ... 그럴까.. (차라리 그래버릴까. 그것으로 온전히 행복해질 수 있다면 무엇이든 못할까, 싶었다)
 
그 이후에 대한 이야기로도 행복한 결말만을 중얼거리던 그는 한참을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고개를 푹 숙입니다.
 
고백처럼 드리워지는 목소리.
 
이안 K.클로이:...이브, 나의 이브....
사랑하는 나의 하와...
나의 죄인,
나는 너만을 사랑하고 있어...
 
하지만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그 역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신부도, 어떤 신랑도, 저렇게 슬픈 눈을 하고 있겠느냐고.
 
이것은 결혼식 따위가 아닙니다.
 
지극히 아름다운, 속죄일 뿐입니다.
 
검은 태양은 질 줄을 모르고, 오늘의 밤은 찾아오지 않을 것만 같이 빛이 내려쬡니다.
 
점점 차오르는 푸름 속에, 이안은 눈을 감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희던가요, ...
 
천사가 아닐까, 빛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될 정도로 그는 희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허공에 떠다니는 이 흰 것들은 무엇인가요.
 
부서지는 것처럼, 검은 것들은 왜 낮은 곳으로 가고.
 
흰 것들은 왜 부서져 하늘에 붙어져 버리려고만 하는 걸까요.
 
흰색의 이안, 부서져만 갈 것 같은.
 
...아.
 
그는 왜 사라질 것만 같은가요.
 
왜 빛이 되어서 이 세계에 녹아들 것만 같은가요.
 
녹아듦이 아닌, 붕괴가 아닌가요.
 
검은색은 무너져 녹아들고, 흰색은 산산히 부서져 이 세계의 흰색 하늘에 동화되기 시작합니다.
 
세계가 환원됩니다.
 
... 외면해 왔던 것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세계가 멸망하고 있잖아요.
 
당신의 아담,
 
이안이 사라지고 있잖아요.
 
이안 K.클로이:... ... 정당방위였어...
넌 살기 위해서 그랬던 것 뿐이야.
말도 안되는 공양의 제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운명에서 벗어나는 죄를 저지른거야...
그래서 넌 지금.... 현실에서는 깊게 잠들어 있어....
그런 널 깨우기 위해서.. 난 거래를 했어. 네 죄를 내가 받아들이겠다고...
그래서 만들어진게 이 공간이야... 가상의 세계... 네가 바쳐야했던 생명력을 이 세상의 색채로 대신해왔어. 그리고... 오늘이 그 마지막날이야.
 
이안 K.클로이:오늘이 지나면 넌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거야. 완전히 죄를 씻어내고...
가장 순결한 나의 색은 네 것이 되고, 죄를 지은 너의 색은 이제 내 것이 되지.
나는 후회하지 않아. 그렇지만 미안해, 제멋대로라서....
(작게 웃으며) 이제 너는 잃어버린 색을 찾으러 가야겠지,
 
헤스티아 엔젤:........
 
현실 세계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이안은 당신에게 총을 쥐어줍니다.
 
언젠가 당신의 색을 빼앗아 갔던 아이를 쏘았던 그것.
 
헤스티아 엔젤:.......
 
한가지는 이안을 죽이면 됩니다. 간단하지요.
 
그렇지만 그는 부탁할 겁니다.
 
방법이 하나 더 있으니까요.
 
헤스티아 엔젤:.. ..... (굳이 이래야만 하는지. 이제 와 반발심이 드는 이유는... 분명히 자신이 잘 알 테다. 총을 꼭 쥔 채 고개를 푹 숙인다) ...... 꼭 이래야 해?
 
이안 K.클로이:...내가 원하지 않으면 쓰지 않아도 돼... 대신...
정말로 마지막이야... 그러니까...(빛 없는 눈물이 고인 무채색의 눈동자가 네에게 청구하는 것) 키스해줄래..? 결혼식처럼..
 
헤스티아 엔젤:...... (애초부터 총 따위는 쓸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제게 주어진 선택지는 오롯이 하나뿐이었다. 이마저도 없었다면 그 무엇도 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사념 끝에 총을 내려두고 한발짝 네게 가까워진다. 축복도 기쁨도, 온당히 있어야 할 것이 전부 비어버린 결혼식이지만 적어도 우리만의 낭만은 있으니까. 그거 하나만으로 충분할 거야. 소중한 것을 대하듯 네게 천천히 입맞춘다)
 
사랑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할 수 있어서, 차라리 다행입니다.
 
이 세계에 남은 유일한 죄인을 이토록 다정히 심판하는 것은,
 
원래 죄인이었어야 했을 당신입니다.
 
온도, 감각 모든 것이 차갑습니다.
 
생명력을 잃고 무너져 가는 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이안은 심판을 기다리는 사형수처럼 그저 면사포를 쓴 채,
 
기도하듯 손을 맞잡고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지요.
 
젖은 뺨이 닿아옵니다.
 
이렇게 슬픈 입맞춤이라니.
 
이렇게 아픈 결혼식이라니, 이별식이라니.
 
있을 수 없겠지요.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렇지만, ...
 
그는 누구보다 기뻐 보이잖아요. .
 
이런 상황에서도 당신의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이 행복하다는 듯 말하잖아요.
 
입맞춤의 끝에, 그가 속삭입니다.
 
누구에게 바치는 기도일까요.
 
당신, 이 세계, 신적인 존재. 운명.
 
...도대체 무엇에게, ...
 
이안 K.클로이:사랑하고 있어.
 
그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요.
 
아, 참을 수 없습니다.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눈 앞을 물들이는 것은 완전한 푸름입니다.
 
완전한 당신의 죄. 완전한 당신의 색채,
 
당신과 그를 이 도시에 가두어 놓었던 것.
 
당신의 죄, 당신의 푸름. 당신의, ...아니.
 
이제는 이안의 것. 이안의 죄, 이안의 푸름.
 
... ... 푸르게 좀먹어 뒤집히는 시야.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되돌려 줄게,
 
...
 
... ... 당신은 눈을 뜹니다.
 
삐, 삐, 삐-, ...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기계장치의 소리가 당신의 귓가를 때립니다.
 
침대 위에 누워 있었던가요,
 
헤스티아 엔젤:......... .....
 
당신에게 연결된 무수한 의료기기들을 무시한 채로, 몸을 급하게 일으킵니다.
 
옆에는 그가 누워 있습니다.
 
헤스티아 엔젤:..... 이안,
 
모든 당신의 색을 가진 그는, 눈을 감은 채로 마치 누구보다도 순결한 사람처럼.
 
... ... 아, 아아. 아.
 
목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매달려 봅니다.
 
손을 잡아 봅니다.
 
기적처럼 눈을 뜹니다.
 
그가, 이안은, 그는, ... 마주친 그 눈동자에 서려 있는 것은,
 
차라리 원래 당신의 눈동자였던 그 색이라면.
 
차라리 다행이었을까요.
 
완전한 푸름과 마주합니다.
 
죄의 색, 당신의 죄의 색.
 
그의 안구를 빼곡하게 채운, 빛 없는 청색.
 
... ...침묵 속에서 이안은 다시 눈을 감습니다.
 
그 입꼬리가 웃는 듯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말은, 분명. ...
 
삐-----
 
END 2 :: 사랑하는 나의 이브. 사랑하는 나의 하와.
 
kpc 로스트, pc 생존.
 
엔딩 이후 pc의 머리색과 눈색은 kpc의 것으로 물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