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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ario Writer : 시나(@Scena_sqj2)

 

2020. 09. 26

에단 휴(윤재현) X 헬리아 엘리샤(도해린)

KP : 곰탱

PL : 레시 펜들턴

 

 
자정의 종소리
 
W. Scena_sqj2
 
KPC. 에단 휴 PC. 헬리아 엘리샤
 
2020. 09. 26
 
PM 06:46
 
START
 
깜빡.
 
눈을 감았다 뜨면 주위는 온통 캄캄한 어둠, 어둠뿐입니다.
 
양쪽 눈을 묶은 두꺼운 천 사이로는 빛 한 줄기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뎅, 뎅, 뎅—.
 
헬리아 엘리샤:... ...
 
정각을 알리는 마을의 종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옵니다.
 
정각의 종이 총 일곱 번을 쳤으니 현재 시각은 저녁 7시.
 
쇠사슬의 결박은 무겁고, 손발은 차게 굳어 감각이 느껴지지 않은 지 오래입니다.
 
한겨울의 숲은 이따금 들려오는 산짐승 소리와 바람 소리를 제외하곤 고요합니다.
 
당신이 살아온 작은 마을에는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과 이야기가 있습니다.
 
100년도 더 전부터, 마을 뒷산에는 괴물들이 살고 있다는 전설.
 
인간이 아닌 것들에 대한 입소문이 단순히 이야깃거리로 치부될 때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2월의 축젯날,
 
진짜 괴물이 마을로 내려왔고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여버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며 목숨을 구걸하자 괴물은 말했습니다.
 
괴물: 너희들에겐 죄가 있다. 그 대가로 너희들을 모두 죽이는 게 마땅하겠지만, 내 특별히 자비를 베풀겠다. 10년마다 한 명씩 너희들 중 한 명을 뽑아 내게 제물로 바쳐라. 그렇게 한다면 나머지는 건드리지 않겠다.
 
이따금 마을 사람들이 괴물을 처치하기 위해 숲속으로 들어갔지만, 그들은 전부 숲 언저리에서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7번째로 떠난 토벌단이 돌아오지 못한 후부터, 사람들은 그저 괴물의 규칙에 순종하기로 하였습니다.
 
‘10년마다 한 번, 마을의 성인 중 한 명을 숲의 괴물에게 제물로 바친다.’
 
이것은 당신이 사는 마을에서 100년 넘게 이어진 전통이자 관습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12번째 제물로 뽑힌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당신은 마을 사람들의 입에서 당신의 이름이 호명되던 순간을 떠올립니다.
 
나름 안정적이라면 안정적이었을 생활이 한 순간에 증발하여 당신의 손을 떠난 그 순간은 아주 찰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신은 숲의 입구에 있는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에 묶여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입니다.
 
헬리아 엘리샤:...(훌쩍...)
 
바로 그때,
 
바스락.
 
적막함을 깨는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오고, 어느 순간 당신은 당신을 결박하는 밧줄이 풀리는 걸 느낍니다.
 
헬리아 엘리샤:?!...
누...누구세요?
 
자유를 얻은 몸이 중심을 잡지 못해 비틀거리며 쓰러지려는 순간 턱, 하고 누군가가 당신을 붙잡으며 머리의 천을 벗겨냅니다.
 
순식간에 밝아진 시야에 눈살을 찌푸리며 위를 올려다보면 낯선 사람이 달빛 아래에서 당신을 내려다봅니다.
 
에단 휴: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에단 휴라고 해요. 당신이 12번째 제물이군요.
 
헬리아 엘리샤:아...(당신을 올려다 보다 천천히 아래로 시선이 떨어졌다.) 네...
 
에단 휴:우선 가면서 얘기할까요?
 
그렇게 말하며 에단이 몸을 돌리자 2인용 마차와 말, 마부가 보입니다.
 
마부의 소매와 장갑, 바짓단과 신발 사이나 깊게 눌러쓴 후드 안은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있습니다.
 
머리가 있어야 할 부분에 있는 날파리들 아래 텅 빈 곳에서 소름 끼치는 안광이 비추는 것을 당신은 보았습니다.
 
헬리아 엘리샤:?! (저게 뭐야..??)
 
또한 가죽끈으로 말이 있어야 할 부분에 묶여 있는 것은 인간의 상체와 말의 하체가 뒤섞여 목과 팔다리가 잘려 나가 있는 기이한 형상입니다.
 
헬리아 이성 판정
 
헬리아 엘리샤: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무리 괴물의 모습이 끔찍해도 지금 당신의 처지만 하겠나요.
 
그런 당신을 보며 에단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당신에게 마차 문을 열어줍니다.
 
에단 휴:타세요.
 
헬리아 엘리샤:...(눈에 남은 눈물 자국을 소매로 닦아내고는 조심스레 마차에 올라타)
 
당신과 에단이 자리에 앉자 얼마 후 마차가 출발합니다.
 
거친 산길이지만 마차는 흔들림 없이 매끄럽게 굴러가고, 창밖으로 흰 자작나무 숲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창을 통해 새어 들어오는 달빛에 맞은편에 앉은 에단의 모습이 보입니다.
 
밀색 머리칼에 푸른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보는 그는, 아무리 보아도 당신과 같은 인간입니다.
 
헬리아 엘리샤:...(힐끔..)
 
에단 휴:정식으로 소개할게요. 저는 에단 휴, 괴물의 하수인이자 저택의 관리자예요. 그쪽은요?
 
헬리아 엘리샤:아..(깜짝!) 저는 헬리아 엘리샤라고 해요...
 
에단 휴:(놀란 모습보고 작게 웃다가) 헬리아,군요. (네 이름을 나지막하게 읊조리고는) 지금 우리가 향하는 곳이 어딘지는 알고있죠?
 
헬리아 엘리샤:저택..관리인이라고 하셨으니까..괴물이 있는 저택으로 가는게 아닌가요?
 
에단 휴:(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혹시 어쩌다 제물이 됐는지 말해줄 수 있어요?
 
헬리아 엘리샤:아...(당신을 바라보던 눈동자가 서서히 바닥으로 떨어졌다.) 전...누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전 분명 제 일만 했을 뿐인데...제가 일을 도와주는 집마다 이상한 일이 생겼어요... 덕분에 마을 사람들한테 마녀라고 몰리고...
 
에단 휴:...억울한 사연이네요. (괜히 말을 꺼낸걸까. 널 따라 바닥으로 눈을 내렸다가 머지않아 다시 시선을 올려 너를 바라보고는 어깨를 두어번 토닥였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건 괴물이 지금 당장은 깨어있지 않아서 가자마자 죽을 일은 없다는 거예요.
현재 괴물은 지하에 잠들어 있는 상태여서 3일 후에나 깨어날 거거든요. (그다지 위로될 말은 아니지만..)
 
헬리아 엘리샤:... (토닥이는 손에 살짝 몸을 움찔거리다 당신을 흘긋 보며) 그렇군요...그래도 제가 죽을 거라는 건...변하지 않는거겠죠..
 
에단 휴:...안타깝게도 그렇죠.
 
헬리아 정신력 판정
 
헬리아 엘리샤: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단순한 멀미인 줄 알았던 두통이 점점 심해져 현기증으로 눈앞이 아찔합니다.
 
심장이 마구 두근거리며 구역질이 올라와요.
 
헬리아 엘리샤:(눈을 슬 찡그려)...
 
와서는 안 될 곳에 다가가고 있다는 끔찍하고 불쾌한 감각이 스멀, 올라옵니다.
 
헬리아 이성 판정
 
헬리아 엘리샤: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1d2 굴려주세요
 
헬리아 엘리샤:
rolling 1d2
 
(
2
 
)
 
 
=
2
 
이성 -2
 
당신의 모습을 살펴본 에단은 나지막이 말합니다.
 
에단 휴:저택의 저주때문인가보네요. 평범한 인간은 견디기 힘들테니까..
 
헬리아 엘리샤:저주요..?(현기증 때문에 마차벽에 머리를 기대)
 
에단 휴:(끄덕) 이상한 저주가 저택 전체를 둘러싸고 있어요. 자세하게는 잘 모르지만.
 
어느덧 마차가 점점 느려지고 창 너머로 숲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저택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쇳소리를 내며 열린 정문은 온통 녹이 슬어있고 저택을 둘러싼 외벽엔 벽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담쟁이덩굴들이 뒤덮여있습니다.
 
정원의 낡게 변색된 조각상들, 먼지 낀 창문들에서는 오래된 세월이 느껴집니다.
 
당신이 저택을 바라보고있을 그때.
 
검은 그림자가 창문에 드리웁니다.
 
헬리아 엘리샤:...!?
 
창밖을 바라보자, 키가 족히 3미터는 되어 보이는 괴물이 마차를 굽어보고 있습니다.
 
그것의 얼굴엔 핀으로 박제된 죽은 나비들이 뒤덮고 있고, 미라 같이 바싹 마른 몸엔 낡은 붕대가 너덜거리며 감겨있습니다.
 
그것은 뼈마디가 불거진 기다란 몸을 숙여 눈동자 없는 얼굴로 당신과 에단을 빤히 바라봅니다.
 
헬리아 이성 판정
 
헬리아 엘리샤: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에단 휴:..많이 놀랐어요?
 
헬리아 엘리샤:(마차 창문에서 고개를 돌리며) 아...아니에요..
 
에단 휴:놀라지 않았다면 다행이네요.
 
그렇게 말하며 에단은 마차에서 먼저 내려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에단 휴:따라와요. 방을 안내해 줄게요.
 
헬리아 엘리샤:...(당신의 손을 잡고 마차에서 내려 느린 걸음으로 당신을 따라가)
 
에단이 저택 안으로 걸어 들어가자 그 걸음걸이에 맞춰 저절로 벽의 촛불들이 하나씩 켜지며 어둑한 저택 안을 밝힙니다.
 
윤기 나는 나무 바닥들은 발을 내디딜 때마다 작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홀을 가로지르고, 계단을 오르고, 수많은 문을 지나 마침내 에단은 복도 끝의 문 앞에서 걸음을 멈춥니다.
 
방 안으로 들어가자 아까 복도에서처럼 저절로 벽난로의 불이 켜집니다.
 
넓은 방의 중앙엔 퀸사이즈의 크고 푹신한 침대가 자리해있고 벨벳 커튼이 처진 큼직한 창문 앞엔 고풍스러운 책상과 의자가 놓여있습니다.
 
당신이 방을 둘러보는 사이에 에단은 탁자 밑에서 손바닥만 한 크기의 보랏빛 향초를 꺼내 침대 머리맡의 탁자에 올려놓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와...(방 두리번)
 
에단이 향초에 불을 붙이자 방 안에는 은은한 라벤더 향이 퍼집니다.
 
그러자 계속해서 당신을 괴롭히던 두통이 사라지고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느낌이 듭니다.
 
에단 휴:몸 상태는 좀 어때요? 괜찮아졌나요?
 
헬리아 엘리샤:(사라진 두통에 작게 숨을 내쉬며) 네..한결 나아졌어요.
 
에단 휴:다행이네요. (싱긋 웃으며) 이 향초는 저주로부터 정신을 보호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요.
 
헬리아 엘리샤:(향초 빤...) 신기하네요.. 직접 만드신건가요?
 
에단 휴:네.. 뭐..., 어쩌다보니.
 
헬리아 엘리샤:솜씨가 좋으시네요. (당신을 보며 싱긋 웃으며 말해) 예쁘다..
 
에단 휴:..감사합니다. (멋쩍은 듯이 웃고는) 저는 저택을 관리하고 헬리아씨같은 제물들의 편의를 봐주는 사람이니까, 부탁할 게 있으면 편하게 불러요. (가볍게 목례하고 방을 나가려다 문 손잡이를 잡고 잠시 돌아섰다.) 맞다, 저택 내부는 맘껏 둘러봐도 돼요. 대신 잠겨있는 방은 들어가지 마시고요.
그럼, 주무세요.
 
헬리아 엘리샤:네.. 감사합니다..(살짝 고개 숙여 인사해)
 
달칵.
 
에단은 부드럽게 방을 빠져나갑니다.
 
에단이 나가고 당신은 침대에 누웠습니다.
 
침구는 부드럽고, 창문 밖으로는 소리 없이 창틀에 눈이 쌓입니다.
 
머리 맡에서 보랏빛으로 흔들리는 불빛을 바라보다 당신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
 
.
 
.
 
헬리아 엘리샤:(새근..)
 
12월 7일 10:00 am
 
당신은 달콤하고 맛있는 냄새에 눈을 떴습니다.
 
깜빡, 하고 눈을 뜨자 보이는 고풍스러운 방 안에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고 테이블 위엔 아직 따뜻한 아침 식사가 올려져 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눈 깜빡깜빡)
와...(처음 보는 풍경에 입이 살짝 벌어져)
 
우선 식기 전에 아침을 먹을까요?
 
헬리아 엘리샤:(침대에서 일어나 천천히 테이블에 앉았다.)
(오랜만에 보는 따뜻한 식사를 못 믿겠는지 빤히 보다 수저를 들어)
 
당신은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즐깁니다.
 
헬리아 엘리샤:(냠...)(식사를 다 마치고는 방문을 빼꼼 열어)
 
문을 열고 나가면, 긴 복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복도에는 중앙 계단을 중심으로 총 네 개의 방이 줄지어 있습니다.
 
그중 맨 끝쪽 방은 헬리아, 당신이 지내는 방이군요.
 
맑은 햇살이 큼직한 창문을 통해 복도에 내리쬐어, 밝을 때 보는 저택의 모습은 어제와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
 
당신이 있는 곳은 2층의 첫 번째 방.
 
어제 에단이 한 말들이 있으니 다른 방들을 가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아침이라 그런가..어제만큼 무섭진 않네..(슬그머니 복도로 나와)
(복도를 두리번거리다 2번째 방의 문손잡이를 잡아)
 
헬리아 관찰 판정
 
헬리아 엘리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문패에 작은 사슴모양의 양각이 새겨져있습니다.
 
이곳은 응접실로 쓰이던 곳 같습니다.
 
바닥엔 부드럽고 푹신한 카펫들이 깔려 있고 널찍한 방 안에는 둥글게 자리한 의자들과 낮은 티테이블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큼직한 창문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방 안의 호화로운 장식물들을 비추고 그중에서도 유독 고풍스러운 벽시계 아래엔 금 테를 둘러 반짝이는 둥근 거울과 거울이 놓인 테이블과 의자가 자리합니다.
 
헬리아 엘리샤:와...(반짝이는 눈으로 방을 둘러보며) 전에 갔었던 저택보다 더 화려하네..
 
작은 서랍이 딸린 탁자도 있네요.
 
헬리아 엘리샤:열어봐도 되려나...(탁자를 보며 머뭇거리다 조심스레 서랍을 열어)
 
탁자에 딸린 작은 서랍을 열면 작은 나무상자가 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상자? (상자 뚜껑을 열어)
 
상자를 열면 그 안에는 네개의 열쇠가 가지런히 놓여 있어요.
 
헬리아 관찰 판정
 
헬리아 엘리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자세히 살펴보니 네개의 열쇠의 머리부분에는 각각 새/ 사슴 / 거미 / 뱀 의 모양이 작게 양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아, 아까 문에 새겨져 있던... (열쇠를 들어보며) 각 방의 열쇠인가보네.
(열쇠를 주머니에 챙기고 방을 나왔다.)
 
방의 벽시계에서 뻐꾹, 하고 11시를 알리는 알람이 한번 울립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고 방문을 연 당신은, 거대한 사슴의 머리를 마주칩니다.
 
당신의 키보다 한뼘은 큰 장정의 몸에 번듯한 집사복을 갖춰 입고 있는 그의 머리는 거대한 숫사슴 입니다.
 
헬리아 엘리샤:...!!
 
사슴의 짙은 밤색 눈동자가 도륵, 하고 당신을 응시하더니
 
사슴의 머리와 목의 접합 부위가 쩍, 하고 벌어지며 꿈틀거리는 촉수들이 당신을 향해 뻗어옵니다.
 
헬리아 이성 판정
 
헬리아 엘리샤:아...안녕하세요..?(눈 질끈)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0
 
연한 회색의 촉수들은 당신을 몇번 건드리더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사슴 머리를 한 그것은 그대로 당신이 있을 곳을 지나쳐 방 안으로 들어갑니다.
 
방 안으로 들어간 그것은 긴 팔과 때론 촉수들을 이용해 방안을 청소하기 시작하네요.
 
헬리아 엘리샤:휴...저분도 사용인이시구나...
(그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옆에 있는 3번째 방으로 가)
 
덜컥, 덜컥,
 
문을 열려고 했지만 굳게 잠겨 열리지 않습니다.
 
헬리아 관찰 판정
 
헬리아 엘리샤:잠...겨있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패에 작은 거미모양의 양각이 새겨져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휴씨가 잠겨있는 방은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것 같은데..
(한참을 망설이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가지고 있는 열쇠로 문을 열어)
 
열쇠를 문고리에 집어 넣자 끼이익, 하는 마찰음과 함께 문이 열립니다.
 
헬리아 엘리샤:...(뺴꼼)
 
방 안으로 들어가자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의해
 
쾅!
 
문이 닫힙니다.
 
커튼이 쳐진 방안은 어둑하고 간간이 흔들리는 두꺼운 벨벳 커튼의 틈새에서 새어 들어오는 얇은 햇빛들만이 유일한 광원으로 방을 조명합니다.
 
방의 정 중앙엔 큼직한 대리석 조각이 놓여 있습니다.
 
이 조각상은 마치 도마뱀 같은 형상을 띄고 있지만, 도마뱀도, 용도 아닌 끔찍하게 뒤틀린 괴물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뭄 닫히는 소리에 크게 놀란 모양)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 같은 생동감 넘치는 조각상을 올려다보면
 
조각상의 눈동자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저택에서 보았던 어떤 괴물들과도 닮지 않은 이것은, 저택 아래에 잠들어있다는 바로 그 괴물일까요.
 
거대한 조각상을 중심으로 방의 사방은 작품들로 가득합니다.
 
헬리아 엘리샤:(조각상 보고 또 놀람)
 
박제된 악어 머리, 거대한 생물의 머리뼈, 무엇을 그렸는지 알 수 없는 그림들, 조각들…
 
방안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기괴하고 불쾌함이 느껴져요.
 
헬리아 이성 판정
 
헬리아 엘리샤: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헬리아 엘리샤:노...놀래라...
(꺼림직한 기분이 들어 방을 후다닥 나와) 왜 들어가지 말라고 하셨는지 알겠다...
 
그때 틱, 하고 시곗바늘의 초침이 정각을 가리키고, 정오를 알리는 종소리들이 사방에서 일제히 들려옵니다.
 
뎅, 뎅, 뎅, 뎅, 뎅, 뎅,
 
삐꾹, 삐꾹, 삐꾹, 삐꾹, 삐꾹,
 
딸랑, 딸랑, 딸랑, 딸랑, 딸랑
 
따르르릉, 따르르릉, 따르르릉...
 
각기 다른 종소리의 반향으로 사방이 진동하고, 머리가 아파질 때쯤….
 
헬리아 엘리샤:...?
 
틱, 하고 초침이 넘어가고 12:01 분이 되자 모든 알람이 멈추며 저택은 다시 마법같이 고요해집니다.
 
그중 가장 크게 들리던 괘종시계 소리의 반향이 아직도 귓가를 맴도는 것 같습니다.
 
어제 계단을 올라올 때 얼핏 본 큰 괘종시계일까요.
 
헬리아 엘리샤:무슨 시계소리가 이렇게 크담..
 
소리에 홀린 듯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간 당신은 1층의 넓은 홀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연회장으로 쓰였던 곳 같아요.
 
천장의 샹들리에는 창문으로 비치는 햇빛에 반짝이고, 2층으로 올라가는 중앙 계단에 큼직하게 자리한 [괘종시계]와 그 옆의 [하프시코드]가 눈에 띄네요.
 
헬리아 엘리샤:제일 큰 소리가 너구나...(괘종시계를 올려다보았다.)
 
홀의 정 가운데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중앙 계단이 자리하고 있고, 계단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곳에 놓여있는 큰 괘종시계입니다.
 
결 좋은 나무로 만든 시계의 몸체엔 고풍스럽고 정교한 조각들이 대칭을 이루며 새겨져 있습니다.
 
유리 너머로 시계추가 양옆으로 움직이고, 한 뼘이 넘는 시침과 분침, 초침이 째깍대며 12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헬리아 관찰 판정
 
헬리아 엘리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괘종시계에는 여러 동물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새겨진 조각들을 살펴보면 마치 용 같기도 하고, 도마뱀 같기도 합니다.
 
헬리아 엘리샤:(갸웃) 용...?
아까 방에도 비슷한 조각상이 있던데..
(시계를 빤-히 쳐다보다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하프시코드로 가)
 
연회장 한쪽을 차지한 하프시코드는 고풍스럽고 화려합니다.
 
먼지를 살짝 걷어내고 뚜껑을 열어 건반을 눌러보면 맑은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그런데 하프시코드 뒤쪽 벽을 자세히 보니 어떤 얼룩 같은게 져 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 얼룩?
 
자세히 보면 이건 꽤 큼직한 게 얼룩이라기보단 어떤 자국 같은데…
 
헬리아 엘리샤:뭘 가려둔건가?
 
헬리아 관찰 판정
 
헬리아 엘리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하프시코드를 밀어낸 후 한 발짝 물러나 벽을 바라보았습니다.
 
벽에 뭐가 묻기라도 한 걸까요, 하프시코드를 일부러 가져다 놓은 것 같네요.
 
헬리아 엘리샤:얼룩이 신경쓰이셨던 걸까..
 
...문득 인기척을 느껴 고개를 돌리면 계단 위에서 에단이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 (꾸벅..)
 
에단 휴:좋은 아침이네요. (아침은 아니지만.)
 
헬리아 엘리샤:벌써 오후가 다 되었는걸요. (조금은 엉뚱하게 느껴지는 인사에 쿡쿡 웃고는) 좋은 아침이에요.
 
에단 휴: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나요? (능청스런 어조로 물으며 시계를 보고는 계단을 내려가) 잠자리는 괜찮았어요?
 
헬리아 엘리샤:네, 너무 과분할 정도로 괜찮았어요.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몸에 베어있는지 고개를 살짝 숙여 감사의 인사를 표해)
 
에단 휴:원래 제 일이니까 감사인사는 안하셔도 돼요.
지금 정원으로 나가려던 참인데, 괜찮으면 같이 갈래요?
 
헬리아 엘리샤:음...(괜히 산책을 방해하는게 아닐까 망설였지만 혼자 저택에 남아있긴 심심했는지 고개를 끄덕여)
 
당신은 에단과 함께 밖으로 나왔습니다.
 
밤새 내리던 눈이 그치고, 흰 눈밭에 두 사람의 발자국이 나란히 새겨집니다.
 
아까 창문으로 내려다보았던 넓은 정원은 가까이 가 보니 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넓고, 오래된 정원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눈이 쌓인 분수대와 풍화된 조각상들, 담쟁이덩굴들과 잡초들이 무성한 정원의 한쪽에는 시클라멘꽃이 무더기로 피어있습니다.
 
하얀 배경에 유독 자줏빛이 도드라지는 꽃들은 정원사의 손길이 닿지 않아 거칠지만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듯합니다.
 
에단 휴:아름답죠? 여름엔 더 다양한 꽃이 피는데…. 본지가 오래 돼서 잘 기억이 안나네요.
 
그러더니 에단은 몸을 굽히고 시클라멘꽃 몇 송이를 꺾기 시작합니다.
 
에단 휴:혹시, 도와줄 수 있어요?
 
헬리아 엘리샤:와...(처음보는 아름다운 풍경에 동그란 눈이 반짝이다 당신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당신을 보며) 네? 뭔데요?
 
에단 휴:꽃 몇송이만 꺾어주면 돼요. (한 손에 꽃이 들려있다)
 
헬리아 엘리샤:아..(꺾은 꽃들을 보고는 옆에 쭈그리고 앉아) 응, 해볼게요.
 
헬리아 손재주 판정
 
헬리아 엘리샤: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가장 탐스러운 꽃송이들을 일정한 길이로 예쁘게 꺾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다 됐다. (꽃다발이 된 꽃들을 당신에게 건내며. 헤실 웃어) 여기 다했어요.
 
에단 휴:-고마워요. (꽃다발을 받으며 미소지었다.) 솜씨가 좋네요.
 
에단은 당신에게 건네받은 꽃송이를 품에 안고 저택의 뒤쪽으로 향합니다.
 
헬리아 엘리샤:이런거 자주 했으니까요. (총총 따라가)
 
에단을 따라가자 저택의 뒤편은 잘 꾸며진 정원과 다르게 뒷문을 지키는 담장 앞에 일렬로 심어진 나무들을 제외하면 텅 빈 공터이네요.
 
그 공터를 메우는 것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 있는 비석들입니다.
 
당신이 공터를 둘러보는 사이 에단은 허리를 숙여 정원에서 꺾어온 꽃들을 비석 앞에 놓기 시작합니다.
 
헬리아 엘리샤:무덤..?
 
< XXX, 16XX년> , …..
[XX, 17XX년]....
 
어쩌면 당신이 아는 이름들이 적혀 있을지도 모르는 이 비석들은 마을에서 괴물에게 바쳐진 제물들의 무덤입니다.
 
그들이 사망한 마지막 날짜는 정확히 10년의 간격을 두고 있습니다.
 
헬리아 지능 판정
 
헬리아 엘리샤: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
 
비석들을 바라보던 당신은 한가지 이상함을 느낍니다.
 
에단은 분명 당신이 12번째 제물이라고 했죠.
 
그런데 여기에 있는 비석은 10개뿐 입니다.
 
당신의 비석이 아직 세워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11개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헬리아 엘리샤:왜..비석이 10개 뿐이에요..?(조심스레 물어)
 
에단 휴:...글쎄요,
 
당신이 비석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헌화를 마친 에단이 당신 곁으로 돌아옵니다.
 
에단 휴:그거보단, 비밀 하나 알려줄까요?
 
의뭉스런 얼굴로 어깨를 으쓱이던 그는 곧 당신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듯 말합니다.
 
헬리아 엘리샤:응..?
 
몸을 숙인 그에게선 향초에서 나던 것과 같은 짙은 라벤더 향이 느껴집니다.
 
에단 휴:당신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특별한 존재예요. …...어쩌면 당신이 이 저주를 풀 열쇠가 될지도 모르거든요.
 
그렇게 말하며 당신을 바라보는 에단의 표정은 기분이 좋은듯 잔잔한 미소가 입가에 걸려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네..? (알 수 없는 이야기에 당신을 보며 눈을 깜빡였다.)
 
에단 휴:나중에 천천히 알려줄게요.
..춥다. (비석들을 흘긋 보다가) 차라도 마실래요?
 
헬리아 엘리샤:(도대체 뭐가 특별하다는 걸까. 머리속에 가득한 의문들에 손을 꼼지락거렸다. 그러다 당신의 목소리에 움찔거리듯 고개를 들어) 아...네 그래요.
 
에단은 당신을 데리고 저택 안으로 들어갑니다.
 
3층의 두번 째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오래된 책 냄새가 훅, 하고 풍겨옵니다.
 
천장까지 닿아 있는 책꽂이들이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이 마치 작은 도서관 같아요.
 
창가로 가보면 야외 테라스로 나갈 수 있는 유리문 앞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가 놓여있습니다.
 
당신과 에단이 의자에 앉자 어디선가 시종 모습을 한 생물체가 나타나 차와 다과를 든 쟁반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라집니다.
 
헬리아 엘리샤:우와...
 
당신의 허리 정도까지 오는 짧고 굵은 몸통과 팔다리에 목과 경계가 모호한 머리 부분엔 온갖 덩어리들이 져 있어 이목구비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 역시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시종과 말, 문지기같이 형언할수 없는 생물체, 괴물입니다.
 
헬리아 엘리샤:...(꾸벅..)
 
에단 휴:(생물체를 보다가 찻잔을 들어 차를 한모금 마셨다.) ..이 친구를 포함한 이 저택에서 보이는 괴물들은 모두 이곳의 사용인들이었어요. 원래는 그랬지.
 
헬리아 엘리샤:아...왠지 그럴 것 같았는데..역시 그랬군요. (찻잔을 들어 무릎 위에 올려두며) 이것도 저주 때문인가요?
 
에단 휴:..그렇죠. (찻잔에 담긴 수면을 바라보며) 200여년 전에 이곳에서 일어난 끔찍한 의식의 여파로 인해 저렇게 변해버렸다고 합니다.
 
헬리아 엘리샤:200년 전...많이 오래된 일이네요..(찻잔을 슬 매만져) 근데.. 휴씨는 언제부터 여기서 지내셨어요?
 
에단 휴:음..., 꽤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있던 곳이라. (차를 한모금 마시고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정확히 얼마나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네요.
 
헬리아 엘리샤:그렇구나.. 그럼 여기에 휴씨 말고 다른 사람은요?
 
에단 휴:없어요. 제가 유일한 인간입니다. (찻잔을 내려놓으며)
 
헬리아 엘리샤:... (당신을 빤히 보는 눈빛이 어딘가 안타까운 듯 해) 많이...외로웠겠다..(작게 중얼거려)
 
에단 휴:(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건지 웃는 모습이 조금 씁쓸하게 변했다.) ..괜찮아요. 가끔씩 사람들이 오니까. ..좋은 일은 아니지만.
 
헬리아 엘리샤:아..(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을거라 생각 못했는지 안절부절거리며) 죄..죄송해요...생각만 한다는게.. (찻잔을 꼭 쥐며) 온다고 해도 아주 잠깐이잖아요..
 
에단 휴:사과할 필요 없어요. (괜찮다는듯 웃으며) 그래도 아예 안오는 것 보단 나으니까요. (문득 바깥으로 눈을 돌려) ..다른 얘기라도 좀 해볼까. 혹시 책 좋아해요?
 
헬리아 엘리샤:(괜한 말을 한걸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계속 당신의 눈치를 살폈다.) 네..좋아하는 편이에요.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에단 휴:그렇군요.. (살짝 낮아진 목소리로 중얼거리곤) 원한다면 여기 있는 책들, 마음대로 가져다 읽어요. 그래도 되니까.
 
헬리아 엘리샤:정말...그래도 돼요? (항상 일하는 저택 서재에 관심을 보이면 혼난 기억만 있어서 놀란 눈이다.)
 
에단 휴:(놀란 눈을 보고선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네. 이 저택의 손님이기도 하고... 중요한 사람이잖아요.
 
헬리아 엘리샤:그래두... (동그래진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다 이내 살풋 웃으며) 감사합니다..(인사를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를 둘러보았다.)
 
당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를 둘러보았습니다.
 
일정한 너비와 간격으로 높은 책꽂이가 정렬되어 있고, 책꽂이엔 다양한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습니다.
 
책장을 둘러보던 당신의 눈에 유독 두껍고 낡은 책이 눈에 띕니다.
 
다 헤진 가죽 커버에 누렇게 변색된 페이지들엔 알 수 없는 언어들이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헬리아 자료조사 판정
 
헬리아 엘리샤: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책의 페이지들을 넘기다 유독 헤지고 손을 많이 탄 부분을 발견합니다.
 
언어들은 알 수 없지만, 페이지 맨 밑에 도마뱀 형상의 흉측한 괴물이 그려져 있습니다.
 
헬리아 지능 판정
 
헬리아 엘리샤:또 도마뱀이네..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괴물의 이름은 “로이고르” 인 것 같네요.
 
헬리아 엘리샤:로이고르..(작게 중얼거려)
 
페이지를 또 한 장 넘기자 그 곳엔 마법진과 그 중앙의 제단, 그리고 제단 위에 올려진 사람과 마법진 옆에 검을 들고 있는 인물에 대한 삽화가 큼직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헬리아 모국어 판정
 
헬리아 엘리샤:
언어(모국어)
기준치: 75/37/15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페이지 맨 구석에는 “소환 의식과 제물”이라고 쓰여 있네요.
 
헬리아 엘리샤:소환의식? (그려진 그림에 살짝 눈이 찌푸러졌다.) 여기서 일어난 사건도 이런 걸까..
 
어느새 창 밖을 보니 해가 뉘엿하게 지고, 아랫층에서 식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옵니다.
 
헬리아 엘리샤:벌써 시간이...
 
에단 휴:(읽던 책을 덮으며) 내려갈까요?
 
헬리아 엘리샤:(책을 덮고 책장이 꽂아두며) 네
 
1층으로 내려가 중앙 계단 뒤편으로 가자 식당으로 사용하는 넓은 방이 나옵니다.
 
입구 반대편에 위치한 오래된 식기장 안엔 새것 처럼 반짝이는 식기들이 종류별로 가득하고, 호화로운 방 중앙에 위치한 널찍한 식탁엔 온갖 산해진미가 차려져 있습니다.
 
족히 10개는 넘어 보이는 일렬로 선 은 촛대들이 흔들리는 촛불에 반짝이고 따뜻하게 김이 올라오는 음식들에선 맛있는 냄새가 풍겨와요.
 
마을에서 축제가 열릴 때도 이 정도로 호화롭고 많은 음식은 보지 못했는데요.
 
당신이 생전 처음 보는 음식들도 가득합니다.
 
헬리아 엘리샤:(여전히 이런 분위기가 어색한 모양이다)
 
에단 휴:배 안고파요? (갸웃)
 
헬리아 엘리샤:아니요. 그건 아닌데... 이렇게 대접받아도 되는건지.. 아직 어색해서요..(볼 긁적)
 
에단 휴:..아, (그제야 네 반응을 이해하고는 작게 웃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헬리아씨는 손님이니까요. 그것도 꽤나 특별한 손님. (앉으라는듯 손짓하고) 이제쯤 익숙해지는게 좋을걸요.
 
헬리아 엘리샤:네.. (당신 말에 그제서야 의자에 앉아 천천히 식사를 시작해)
 
식사를 하던 도중 에단이 말을 겁니다.
 
에단 휴:아까 제가 당신은 특별하다고 했었죠. 저는 괴물을 죽여서 저주를 풀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그리고 그걸 위해선 당신이 저를 도와줘야 해요.
할 수 있겠나요?
 
헬리아 엘리샤:(우물..) 괴물을 죽일 수 있다구요..? 어떻게요?
 
에단 휴:괴물을 만들 때 사용했던 검을 괴물의 심장에 찔러넣으면 죽일 수 있을 거예요.
대신 그 검은 저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만이 쓸 수 있어서.
 
헬리아 엘리샤:그럼...제가 찔러야 한다는 건가요?
 
에단 휴:(끄덕끄덕..)
 
헬리아 엘리샤:근데...꼭 그래야하는 건가요?
 
에단 휴:..괴물을 언제까지고 살려둘 순 없잖아요.
 
헬리아 엘리샤:그건 그렇지만...그런 방법이 있었다면 예전에도 할 수 있었잖아요.
 
에단 휴:그 방법을 최근에 알아내서 그래요.
 
헬리아 엘리샤:...(어딘가 걸리는 부분이 있어 당신을 바라보다 수저를 내려놓았다) 이런 말 하면 이상한데.. 좀 불쌍하네요..
 
에단 휴:(네 말에 피식 웃어) 왜죠?
 
헬리아 엘리샤:만약에..괴물이 정말 사람을 죽일 심산이라면...진작에 다 죽였겠죠. 근데 안그랬잖아요. 10년에 한번.. 난 왠지 그게 저주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에단 휴:..그건 헬리아씨가 괴물 옆에 못있어봐서 그래요.
 
헬리아 엘리샤:그 괴물도 자신이 그러는게 싫었던게 아닐까요... (점점 목소리가 기어들어가)
 
에단 휴:... ...싫었겠죠.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러면 이렇게 생각해요. 괴물을 위해서 최후를 맞이하게 해주는 거라고.
 
헬리아 엘리샤:... ... (정말 그게 맞는 걸까.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져서 더 이상 음식이 들어갈 것 같지 않아.)
정말...다른 방법은 없나요?
 
에단 휴:...없어요.
 
식사를 마친 케일은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고 어딘가로 사라지더니,
 
tlqkf 에단입니다
 
잠시 후 한 손에는 술 한 병과 잔 두 개를 들고 나타납니다.
 
에단 휴:..방으로 갈래요?
 
헬리아 엘리샤:(더이상 식사는 못할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신이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에단은 당신보다 앞서 자연스레 당신 방으로 향합니다.
 
방으로 들어가면 낮에 방을 나왔을 때와 다르게 방이 깨끗하게 정리된 것이 보입니다.
 
에단은 어제처럼 방 안의 벽난로를 켜고,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 잔을 채워 당신에게 건넵니다.
 
헬리아 엘리샤:(당신의 맞은편에 앉아 두손으로 잔을 잡아)
 
에단 휴:저택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그의 이름을 따 술을 빚어요. 그리고 10년이 지나고 다음 손님이 저택을 찾아오면 지금처럼, 같이 추모주를 마시죠.
 
술을 한 모금 들이키자 오랫동안 숙성된 좋은 술 특유의 깊고 진한 향이 납니다.
 
자세히 보자 술병에는 17xx, 헨리, 라고 적혀있습니다.
 
지금으로 부터 10년 전의 날짜와, 당신이 어쩌면 알고 있을 이름.
 
헬리아 엘리샤:(전에 한번 도와준 적이 있는 집주인의 이름이었다. 단지 나이들었다는 이유로 제물이 되셨던.) 그렇구나. 좋은 술이네요. 분명 이분도 마음에 들어하실거에요.
 
에단 휴:..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은은하게 미소짓고는) 괜찮다면 헬리아씨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여기 오기 전까지 어떻게 지냈었는지..., 사소한 거라도 좋으니까요.
 
헬리아 엘리샤:제 이야기요..? 딱히 특별할 건 없는데...(잔을 테이블에 내려놓고는)
전...화재 사고로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어요. 집도 없어져서 여기저기 떠돌던걸 지금 마을에 일을 조금씩 도와주면서 자리 잡았었어요.
가난하고 먹을건 많지 않았어도 마을 분들이 좋아해주시니까 나쁘진 않았어요.
좀 외롭긴 했지만...
 
에단 휴:...많이 힘들었겠네요. (잔을 만지작거리며) 마을에서 친했던 사람은 없어요?
 
헬리아 엘리샤:아니에요. 이런걸로 힘들다고 하면 안되잖아요. (헤실 웃지만 어딘가 씁쓸했다.) 음...집안일 도와드리러 가는 집이 많아서 친분은 많이 있었죠. (마을 사람들을 떠올리다 이내 표정이 어두워졌다. 친절했던 자신을 마녀라 부르며 끌고가던 그들의 모습이 마지막 기억이었으니.)
 
에단 휴:그렇다고 해서 힘들지 않은 건 아닌걸요. 힘든건 힘들다고 해도 돼요. (씁쓸한 웃음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다행히 혼자는 아니었네요. (그래봤자 결국은 현재가 되었지만. 얼굴이 어두워진 것을 눈치챘는지 팔을 뻗어 네 손등을 부드럽게 잡았다.) ..신경쓰지 말아요. 사람이란게 원래 다 그렇잖아요.
 
헬리아 엘리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배신감이 너무 커서 눈앞이 흐릿해졌고, 차가운 손등의 온기가 닿자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꾸며진 말이 아닌데도 마음이 울컥해서 눈을 흐리던 것이 아래로 뚝뚝 떨어져)
 
에단 휴:... (자리에서 일어나 네 옆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널 품에 안고 등을 토닥였다.) ...미안해요. 괜한 얘길 꺼낸 거 같아서.
 
헬리아 엘리샤:(서둘러 옷 소매로 눈을 비비다 자신을 감싸는 당신을 보자 눈물을 멈추려는 노력은 모두 헛것이 되었다. 다시 터질 것처럼 울망이던 눈은 결국 당신의 옷자락을 잡고 소리내 울었다.)
 
에단 휴:(울음소리가 커질수록 널 다독이는 손길은 더욱 다정해졌다.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 당하고 거기서 얻은 부정적인 감정은 아무리 애써도 치유되기가 어려우니까.)
 
헬리아 엘리샤:(한참을 울었을까 제 풀에 지쳤는지 점점 소리가 작아져 훌쩍임만이 남았다.)... (그와중에 당신을 꼭 붙들고 있다 천천히 놓아주며) 미안해요...갑자기 울어서..
 
에단 휴:아녜요, 괜찮아요. 차라리 이렇게 우는게 나중에 덜 괴로우니까. (눈가에 남아있는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주며) 이제 좀 진정이 됐어요?
 
헬리아 엘리샤:(눈을 살며시 감았다 뜨며 붉어진 눈으로 당신을 보고있어.) 네...덕분에요.. 고마워요.
 
에단 휴:다행이네요. (진정이 되었다는 말에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안고있던 팔을 풀어내렸다.) 시간도 늦었는데 이만 잘까요?
 
헬리아 엘리샤:(그 미소를 보니 한결 마음이 편해져서 따라 살며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침대에 눕자 졸음이 밀려옵니다.
 
재현은 당신이 잠이 들 때까지 옆에서 자리를 지켜줍니다.
 
이윽고 귓가에 잔향처럼 들리는 괘종시계 소리를 들으며 당신은 잠자리에 듭니다.
 
헬리아 엘리샤:(옷자락 꼬옥...)
 
.
 
.
 
.
 
12월 8일 아침 10:30
 
어제와 같이 당신은 맛있는 냄새와 햇빛에 눈을 뜹니다.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당신은 재현의 부재를 깨닫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그가 있던 자리는 멀끔하고 차가운 것을 보니 아무래도 당신이 일어나기 한참도 전에 재현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나 보네요.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앞에 앉자 어제와 똑같은 아침 식사가 놓여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갔네...(눈 깜빡..)
 
식사를 하기 위해 그릇을 들어 올리면 당신은 어제와 다른 점인, 물병 아래의 쪽지를 발견합니다.
 
쪽지에는 짧은 메모가 유려한 필체로 적혀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응..?
 
[ 정오에 종이 울리고 나면 3층 두 번째 방 앞으로 와요. - E - ]
 
시계를 보니 정오까진 시간이 1시간 반 정도 남아있네요.
 
어제와 다르게 하늘에선 가늘게 눈이 내리고 있고, 잿빛 하늘이 보이는 복도는 다소 어둡습니다.
 
헬리아 엘리샤:2번째방... (작게 중얼거리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려) 또 눈이 오네..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간단히 마치고는 방안을 둘러봐)
 
당신은 당신이 머문 방 안을 둘러봅니다.
 
귀족의 방 같이 고풍스러운 방안은 넓고 깨끗합니다.
 
테이블 옆의 [창문], 침대 옆의 [옷장]과 [탁자]가 눈에 들어오네요.
 
헬리아 엘리샤:(옷장으로 다가가 옷장문을 열어보았다.)
 
침대 옆 옷장을 열자 다양한 크기의 옷들이 걸려있습니다.
 
옷장의 옷들은 대체로 100년 전의 오래된 디자인들이지만 보관이 잘 되었는지 상태가 좋아 보입니다.
 
그 중엔 당신의 사이즈와 맞는 것도 있어요.
 
옷을 갈아입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조금 지저분해진 자신의 옷을 보고는 옷들 중에 무난한 옷을 찾아 갈아입어.)
 
새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그리곤 옆에 있는 탁자를 살펴.)
 
침대 맡의 탁자 위엔 여전히 그 향초가 있습니다.
 
잠들기 전에 본 것 같이 조금도 녹지 않고 여전히 은은한 향을 내며 타고 있는걸 보니 평범한 향초는 아닌 모양입니다.
 
헬리아 엘리샤:하나도 안녹았네... 휴씨가 만들었다고 했나.(무릎을 굽히고 탁자에 턱을 괴, 향초를 빤히 바라봐) 예쁘다...
(잠시 그렇게 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방에서 나왔다.)
 
방에서 나와보면 복도는 어제와 달리 조금 어둡습니다.
 
헬리아 엘리샤:눈이 와서 그런가? 어제보다 어둡네..(작게 중얼거리며 어제 보지 못한 4번째 방으로 가)
 
복도를 걷다보면 문득 당신 방과 반대편에 있다는 에단의 방문에 시선이 멈춥니다.
 
그는 당신이 잠든 후에 먼저 방으로 들어간 것이겠죠.
 
헬리아 엘리샤:... ... 아직 주무시나..
 
문패의 뱀모양의 양각이 새겨진 잠겨 있는 방문 너머에선 인기척이 들려오지 않습니다
 
헬리아 엘리샤:(문손잡이를 살며시 잡아)
 
문은 잠겨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잠겨있네..(잠시 머뭇거리다 챙겨두었던 열쇠로 문을 열어)
 
어제 얻은 열쇠로 문을 열자 방안은 밝은 복도와 다르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합니다.
 
헬리아 엘리샤:아무것도 안보여...(더듬)
 
커튼을 두껍게 쳐 놓았는지 방 안쪽으로 걸어 들어갈 수록 점점 더 어둠에 잠식되는 기분이 들어요.
 
가구들을 피하고자 손을 뻗어 더듬더듬 앞으로 나아가지만,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드디어 손끝에 묵직하고 부드러운 벨벳 천의 감각이 느껴지는 게, 방을 가로질러 커튼 앞까지 왔나 봅니다.
 
헬리아 엘리샤:(손 끝에 느껴지는 감각에 놀라 손을 떼어냈다가 천천히 다시 커튼을 잡고 걷어내)
 
몇 겹으로 두껍게 쳐진 커튼을 걷어내면 쨍한 아침 햇살이 쏟아 들어오고 순간적으로 밝아진 시야에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헬리아 엘리샤:..읏!
 
빛에 적응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면 이곳은….
 
빈 방 입니다.
 
이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저택의 방이 맞나 싶을 정도로 흔한 의자 하나 놓여있지 않은 그저 텅 빈 방.
 
방을 좀 더 둘러보던 당신은 벽과 바닥의 마구 패이고 긁힌 흔적들을 발견합니다.
 
헬리아 엘리샤:빈...방이잖아..
 
헬리아 관찰 판정
 
헬리아 엘리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벽의 긁힌 흔적들을 자세히 살펴보던 당신은 벽에 새겨진 글씨들을 발견합니다.
 
Edan, Edan, Edan, Edan, Edan.....
 
헬리아 엘리샤:에단..?
왜 휴씨 이름이 이렇게...
 
그 순간, 정오가 된 건지 어제와 같이 저택의 사방에서 종소리들이 울려 퍼집니다.
 
헬리아 엘리샤:..!
아, 맞다. 3층 2번째 방.. (빈 방에서 나와 서둘러 3층으로 올라갔다.)
3층 두번째 방, 서재 너머의 방은 언제나 굳게 잠겨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어갈 수 있는 방을 샅샅히 뒤져보았지만 열쇠는 찾을 수 없었고 일찍히 포기했었죠.
 
정오가 되자 어제와 같이 저택의 사방에서 종소리들이 울려 퍼집니다.
 
익숙해지지 않는 종소리가 멈추고, 약속한 장소로 가 문을 가볍게 노크하자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에단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에단 휴:어서 와요, 헬리아. 여긴 내 실험실이에요.
 
실험실 안은 안은 먼지 하나 없던 서재와 다르게 매우 어질러져 있네요.
 
에단은 그중 나무 상자를 하나 들고 옵니다.
 
그 안에는 낡고 투박하지만 예리한 단검이 놓여 있어요.
 
헬리아 엘리샤:실험실도 있었구나...(주변을 둘러보다 당신이 들고온 상자 안을 보며) ...이게 어제말한 그 칼이에요?
 
에단 휴:(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은 검을 살펴보던 중 손잡이와 날 이음새 부분에 새카맣게 피가 굳어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에단 휴:잠든 괴물을 더욱 깊이 재우기 위해 약을 만들어 주사한 후 검으로 찌를 거에요. 그러기 위해선 이게 필요한데….
 
당신이 검을 살펴보는 와중 에단은 이번엔 책상 위에 펼쳐놓았던 두꺼운 백과사전을 가져와 펼친 페이지를 당신에게 보여줍니다.
 
헬리아 교육 판정
 
헬리아 엘리샤:... (칼을 빤히보다 당신이 부르는 소리에 눈을 돌려)
교육
기준치: 75/37/15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처음 보는 꽃이네요.
 
노란색입니다.
 
헬리아 엘리샤:이 꽃이 필요한거에요?
 
에단 휴:네, 약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예요.
저택의 뒷문으로 나가 북쪽으로 걸어가서 언덕을 오르면 300년도 더 된 큰 상수리 나무가 있어요. 그 아레에 이렇게 생긴 쫓 한무리가 피어있을 겁니다.
꽃을 가져다 주실 수 있나요? 많이는 필요없어요.
 
헬리아 엘리샤:음...(꽃의 모습을 기억하려 책을 빤히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알았어요. 가져올게요.
 
에단 휴:고마워요.
 
에단은 당신에게 작은 주머니와 나침반을 건네줍니다.
 
헬리아 엘리샤:(두 물건을 건네받고 나침반을 열어봐)
 
나침반의 뚜껑을 열자 평범한 나침반과 다르게 나침반의 바늘이 양옆으로 어지러이 진동하고 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어지러...) 고장난건 아니죠?
 
에단 휴:아, 저택에 걸려있는 저주때문일 거예요. 밖으로 빠져나가면 제대로 작동할겁니다.
 
헬리아 엘리샤:응, 알겠어요. 금반 다녀올게요. (싱긋 웃으며 말하고는 밖으로 나와)
 
당신이 저택 밖으로 나와 뒷문으로 가니 여느 때처럼 문지기가 문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당신이 문으로 가까이 다가가자 문지기는 기다란 몸을 숙여 잠깐동안 당신을 바라보더니 순순히 길을 비켜줍니다.
 
뒷문을 열고 저택 밖으로 나가자 나침반의 바늘이 진동을 멈추고 마침내 한 방향, 북쪽을 가리킵니다.
 
헬리아 엘리샤:수...수고하세요..(문지기에게 살짝 인사를 건네고는 북쪽으로 걸음을 옮겨)
 
당신은 숲으로 난 오솔길을 걷습니다.
 
눈 덮인 산속은 온통 새하얗고 이따금 날아가는 산새들이나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부는 바람을 제외하고 주변은 온통 고요합니다.
 
나무들 사이를 헤치며 경사진 오르막길을 오르고 올라 이윽고 당신은 평탄한 평지에 도착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조용해..)
 
뒤를 돌아보면 저택의 지붕이 작게 보이고, 당신의 눈앞에는 거대한 아름드리 상수리나무가 서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나무 뿌리 사이에 아까 책에서 본것과 같은 아도니스 꽃 한 무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흰 눈을 뚫고 피어난 꽃잎의 노란 빛이 유독 도드라집니다.
 
꽃송이들을 꺾어 주머니에 어느 정도 채우고 난 뒤 주위를 둘러보니 겨울이라 해가 짧아진 탓인지, 투명한 정오의 햇살이 꽤 기울어졌습니다.
 
솨아아아아…
 
아직 떨어지지 못한 마른 낙엽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와 함께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떨어지고, 문득 바람이 불어오는 남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에 아주 작게 보이는 것은…
 
깃발입니다.
 
헬리아 엘리샤:...
 
남쪽으로는 성당 꼭대기에 다가오는 새해를 기념하며 매년 걸리는 붉은 깃발이, 반대쪽인 북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당신이 떠나온 저택의 푸른 지붕이 보여요.
 
그리고 이 언덕엔 에단도, 저택의 괴물들도 없이 오로지 당신 혼자입니다.
 
어쩌면 이대로 도망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당신을 잡아먹을 괴물이 도사리고 있는 저택으로부터…
 
헬리아 엘리샤:...(한참을 깃발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리며) 당신들이 더 괴물이야... (혼잣말을 중얼거리곤 저택으로 돌아갔다.)
 
당신은 마을을 등지고 다시금 저택으로 향합니다.
 
어차피 당신은 제물로 마을에게 버려진 사람이니 지금 마을로 돌아가봤자 무엇할까요.
 
내일 괴물이 깨어나 당신이 죽는다고 하더라도 지금 당신은 돌아갈 곳이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언덕을 내려가면 얼마 후 당신이 출발했던 저택의 뒷문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문지기를 지나 저택 안으로 들어가던 당신은 문득, 아까 출발할 때 보이지 않았던 저택의 뒤쪽에 난 문을 발견합니다.
 
그러고 보니 에단이 지하로는 내려가지 말라고 했던 게 기억나네요.
 
그야, 저택의 지하에는 그 괴물이 잠들어 있을 테니까요.
 
헬리아 엘리샤:(지하로 내려가는 문을 지그시보다 고개를 슬 저으며) 아니야...들어가지 말라고 했잖아.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저택 안으로 들어가려던 중
 
데구르르, 툭.
 
헬리아 엘리샤:...?
 
나침반이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앗...
들어가지 말라고 했는데...(굴러가는 나침반을 보며 안절부절거리다 주먹을 꾹 쥐며) 나침반만...챙겨서 나오는거야. (천천히 지하계단을 내려갔다.)
 
돌로 된 계단을 한 발짝씩 내려가면 곧 음산하고 어두운 지하 복도가 나타나고, 어둠에 시야가 익숙해지자 복도에 일렬로 늘어선 세 개의 문이 보입니다.
 
헬리아 엘리샤:(어두워..)
 
나침반은 그 앞, 막다른 벽에 막혔는지 그 자리에 놓여져 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서둘러 나침반을 주워들고 주변을 살펴) 다..무슨 방이지..
(주변이 어두운 탓에 조심조심 걸음을 옮기며 1번째 문을 살며시 밀어)
 
얇은 나무문은 별다른 제지 없이 쉽게 열립니다.
 
케케묵은 먼지의 냄새가 확 풍겨와요.
 
이곳은 창고인가 봅니다.
 
온갖 오래된 잡동사니가 이 안에 들어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창고 같은 곳인가...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
 
창고 안에는 잡동사니가 있습니다.
 
희미한 빛에 의지해 잡동사니를 파헤치던 당신은 그 안에서 작은 램프를 발견합니다.
 
헬리아 엘리샤:(램프를 들어 두손에 꼭 쥐며) 잠깐만 빌릴게요..(이자리에 없는 당신에게 말하듯 중얼거려)
 
램프에 불을 붙이니 밝지는 않아도 주변을 둘러보기 좀 더 수월해졌네요.
 
램프의 불빛에 의지해 창고를 둘러보던 당신은, 창고 어딘가에서 기분 나쁜 시선을 느낍니다.
 
헬리아 엘리샤:..?
 
본능적인 감으로 창고 한 구석으로 불빛을 비치면 당신은 그 곳에 있는 ….
 
사람의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헬리아 엘리샤:..!!! 꺅!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좀 더 가까이 살펴보면 이건 누군가의 [초상화]네요.
 
헬리아 엘리샤:아...그림이구나...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며 그림 가까이 다가가)
 
누군가의 초상화였을 이것은 처참히 망가져 있습니다.
 
액자 부분은 나뭇조각으로 나뒹굴고, 얼굴 부분은 갈기갈기 찢겨 나가 초상화의 주인을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처참히 망가진 모습에서 초상화 속 인물에 대한 끔찍한 악의와 증오가 느껴져요.
 
헬리아 관찰 판정
 
헬리아 엘리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림의 왼쪽 아래를 보면 작은 서명이 필기체로 적혀 있습니다.
 
[란셋 백작, 15xx]
 
그러고 보니 홀에 있던 자국과 액자의 크기가 얼추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헬리아 엘리샤:원래 이 그림이 거기 걸려있었나.. 왜 이렇게 망가졌지..
 
초상화를 살펴보던 당신의 발이 어둠속에서 무언가 묵직한 것을 건드리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헬리아 엘리샤:..?
 
손을 뻗으면 작은 나무상자 하나가 놓여있네요.
 
상자 안은 찢겨진 양피지 조각, 끝이 닳은 깃펜, 먼지 탄 인형 등의 잡동사니가 들어있습니다.
 
헬리아 관찰 판정
 
헬리아 엘리샤:상자..?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이 상자가 들어있는 것에 비해 이상하리만치 무겁다는 생각이 듭니다.
 
헬리아 엘리샤:(들고 흔들)
 
상자를 살짝 흔들어보면 안에서 덜그럭, 하는 소리가 들려와요.
 
헬리아 엘리샤:..? 뭐가 더 들어있는 것 같은데?
 
상자의 밑바닥을 들어내면 그 안에는 또 다른 열쇠가 들어 있습니다.
 
만년필만한 크기의 열쇠는 다른 네개와 다르게 아무런 장식이 없이 투박합니다.
 
헬리아 엘리샤:어떤 문의 열쇠인거지..(혹시 몰라 열쇠를 챙겨 첫번째 방에서 나와)
 
당신은 열쇠를 챙겨 들고 첫번째 방에서 나옵니다.
 
헬리아 엘리샤:(램프를 들고 2번째 방의 문을 밀어)
 
첫 번째 문과 다르게 나무로 문손잡이를 덧대어 막아놓았습니다.
 
헬리아 엘리샤:막혀있네.. 못들어가려나
 
나무를 빼내고 문을 열려고 하지만 두꺼운 나무문은 아주 무겁고 육중합니다.
 
헬리아 근력 판정
 
헬리아 엘리샤: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열심히 힘을 주자 묵직한 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립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술 냄새가 확 풍겨옵니다.
 
이곳은 에단이 말한 술을 담그는 공간인가 보네요.
 
헬리아 엘리샤:(술냄새에 표정을 살짝 찡그려)
 
술을 담그기 위한 포댓자루와 나무통들, 선반의 빈 병들과 술병들이 놓여있습니다.
 
헬리아 관찰 판정
 
헬리아 엘리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일렬로 놓인 빈 술병 중 당신의 이름이 붙은 술병 또한 발견합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 ... 추모주... (술병을 살짝 들어보며) 분명 좋아할거에요...나도.. (이젠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으니 조금은 씁쓸한 목소리로 말해)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헬리아 엘리샤:(술병을 내려두고 방이서 나와 3번째 문으로 향해)
 
가장 안쪽 복도에 있는 마지막 문입니다.
 
매끈한 대리석 문의 양쪽 손잡이는 두꺼운 쇠사슬로 감겨있고 쇠사슬의 가운데에는 어른 주먹만한 쇠 자물쇠가 걸려 있네요.
 
헬리아 엘리샤:괴물이 잠들어 있는 방이...여긴가..? (자물쇠 빤..)
 
당신은 문득 첫번째 방에서 주운 열쇠의 존재를 떠올립니다.
 
헬리아 엘리샤:... ... (문을 바라보며 숨을 한번 내쉬고는 열쇠를 꺼내 자물쇠를 풀었다.)
 
투박한 열쇠를 넣고 돌리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자물쇠가 열리고, 힘주어 문을 밀면 작은 마찰음과 함께 문이 열립니다.
 
방의 중앙에는 거대한 돌 제단이 놓여있고 제단의 주위로는 복잡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습니다.
 
마치 책에서 본 그 모습과 똑같은 광경입니다.
 
제단 너머의 어둠에서 이제는 확실히, 쇠를 긁는 듯한 기이한 신음소리가 들려옵니다.
 
헬리아 엘리샤:그 소환의식... (놀란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다 쇳소리에 눈을 찡그리며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다가가)
 
램프로 주위를 밝히며 한 발짝씩 다가가면...
 
갑작스럽게 어둠속에서 뻗어나온 기다란 손이 당신을 공격합니다.
 
헬리아 민첩 판정
 
헬리아 엘리샤:..!!!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본능적으로 뻗어오는 손을 피해냈지만 램프는 손에서 놓치고 말았습니다.
 
털그렁!
 
헬리아 엘리샤:하아...하아....(놀란 마음에 숨이 거칠게 나와)
 
바닥으로 굴러 떨어진 램프는 방의 앞쪽을 미약하게 밝히며 길쭉한 그림자를 만들어 냅니다.
 
굵은 쇳창살들과, 그 너머에 갇힌 긴 팔다리의 괴물.
 
원래 인간이었을 그것은 여섯개의 비틀린 긴 팔들을 당신에게 뻗어옵니다.
 
저게 바로 이 저택의 괴물일까요?
 
그렇다면 왜 철창 안에 갇혀있는 것일까요?
 
헬리아 관찰 판정
 
헬리아 엘리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램프를 놓친 탓인지, 사위가 어두워 잘 보이지 않습니다.
 
헬리아 엘리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괴물이 입고 있는 옷이 아까 첫번째 방에서 본 초상화 속 인물이 입고 있던 옷과 유사합니다.
 
헬리아 엘리샤:시..싫어...(다가오는 팔들에 뒤로 뒷걸음질치다 익숙한 모습에 눈을 찡그리며) 란셋...백작..?
 
란셋 백작인 걸까요?
 
더 있다간 죽음을 면치 못할 것 같습니다.
 
헬리아 엘리샤:(도망치듯 방에서 나와 나침반을 꾹 쥐고 계단을 올라가)
 
빠른 발걸음으로 도망치듯 지하실을 빠져나오면 그새 해가 지고 하늘엔 서서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어둑해진 복도들을 희미한 촛불의 불빛이 밝힙니다.
 
헬리아 엘리샤:하아...(뛰어온 탓에 숨이 차)
 
당신이 실험실로 돌아오자 에단은 당신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에단 휴:생각보다 늦었네요. 무슨 일 있었어요?
 
헬리아 엘리샤:아...아니에요. (꺽어온 꽃을 건네며) 여기 부탁한거에요.
 
에단 휴:고마워요. 수고 많았어요. (꽃을 건네 받으며)
나는 아무래도 오늘 저녁은 거를 것 같은데, 혼자라도 가서 먹을래요?
 
헬리아 엘리샤:아..(눈 깜빡) 알겠어요. 그럴게요.
 
당신은 식당으로 내려갑니다.
 
식당으로 가보면, 차려져있는 메뉴는 어제와 같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어제랑 똑같네..(차려진 것들을 보다가 어깨를 으쓱이고는) 뭐 어때. (자리에 앉아 간단히 식사를 해)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나면, 여전히 실험실에 있을 에단이 생각납니다.
 
헬리아 엘리샤:뭐라도 챙겨 먹어야 할텐데...
 
실험실에 다시 가볼까요?
 
헬리아 엘리샤:(간단한 빵 같은 것들을 접시에 담아 실험실로 향해)
 
빵을 들고 실험실로 돌아가보면 실험대에서 약을 만들고 있는 에단이 보입니다.
 
안을 둘러보면 방안을 널찍하게 자리하고 있는 [실험대]와 그 옆의 [선반], 흔들의자 앞의 [벽난로] 와 그 앞의 [책장] 들이 자리하고 있네요.
 
헬리아 엘리샤:많이...바빠요?
 
에단 휴:...조금요.
 
당신을 바라보는 에단의 표정은 평소와 다르게 묘한 낯빛을 띄고 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빈곳에 접시를 내려놓으며) 이거라도 먹고해요. 생각 없어도 안먹으면 힘들잖아요.
 
묘하게 시선을 피하는 그의 눈동자는 무언가를 망설이는 듯 합니다.
 
에단 휴:(끄덕..)
 
그가 약을 만들 동안 내부라도 조금 둘러볼까요?
 
헬리아 엘리샤:(끄덕이는 모습에 살풋 웃고는 실험대를 살펴봐)
 
실험대 위에는 다양한 크기의 플라스크들과 탁상시계, 노트와 종이 무더기 등이 올려져 있습니다.
 
불이 켜진 알코올램프 위의 플라스크에서 무색투명한 무언가가 끓고 있는 것이 보여요
 
에단은 이런저런 액체들을 섞고, 재료들을 빻거나 자르고, 책을 뒤적이다가 다시 약으로 돌아와 실험에 열중합니다.
 
실험에 열중한 에단은 약품이 묻지 않도록 양 소매를 걷어 올립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의 양 팔뚝엔 흉터인지, 문신인지 구별이 잘 가지 않는 복잡한 도형들과 글씨들이 소매 아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 ...(팔에 있는 흉터들을 보고는) 음...바쁜데 미안해요. 팔에..그건 뭐에요?
 
에단 휴:..아, (네 말에 하던 일을 멈추고 제 팔을 내려다봐) 저주때문에 이렇게 됐어요.
 
헬리아 엘리샤:아...그렇구나...(괜한걸 물어본 것 같아 슬 당신의 눈치를 보고는 실험대 주변에서 나와 벽난로 앞으로 갔다.)
 
매끈한 갈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벽난로는 당신의 방에 있는 것과 유사합니다.
 
불을 오랫동안 켜지 않았는지 안쪽에는 검게 탄 나무들과 오래된 잿더미가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헬리아 관찰 판정
 
헬리아 엘리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부지깽이를 들어 벽난로 안을 헤집자 먼지와 잿더미가 일며 기침이 마구 납니다.
 
헬리아 엘리샤:(콜록콜록)
 
에단 휴:..? 왜 그래요?
 
헬리아 엘리샤:아...미안해요. 먼지 때문에 그래요.
 
에단 휴:...아,
(청소 안했었나...)
 
헬리아 엘리샤:(기침이 멈추자 벽난로 앞에서 떨어져 책장으로 걸어가)
 
당신의 키 높이의 책장에는 크기와 두께가 각자 제각각인 책들이 마구잡이로 꽂혀 있습니다.
 
헬리아 관찰 판정
 
헬리아 엘리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책장을 살펴보면 다양한 크기의 책들이 뺵빽히 꽂혀있어요.
 
에단은 이걸 다 읽었을까요?
 
헬리아 관찰 강행 판정
 
헬리아 엘리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책장을 살펴보던 당신은 크고 작은 책 중 낡은 [노트] 한권을 발견합니다.
 
헬리아 엘리샤:무슨 책이지..? (조심스레 책을 꺼내)
 
두꺼운 백과사전들 사이에 끼어 있던 얇은 노트는 손때 묻은 표지와 갈색으로 변한 페이지들, 번진 글씨들을 보니 아주 오래된 노트 같네요.
 
글씨들이 번지고 뜯겨 나간 곳이나 비어 있는 페이지도 많지만 남은 페이지들을 읽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헬리아 자료조사 판정
 
헬리아 엘리샤: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노트:15xx년 xx월 x일.
저주를 풀기 위한 실험을 해보려고 한다. 나는 반드시 이 저주를 풀고 모든 걸 원래대로 돌려놓을 것이다.
15xx년 xx월 x일.
실험 번호 21번. 약물로는 소용이 없다.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15xx년 xx월 x일.
실험번호 70번. 간단히 말해 실패했다. 다른 책을 더 구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노트:15xx년 xx월 x일.
실험 번호 91번. 오늘도 실험에 실패했다.
15xx년 x월 xx일.
실험 번호 358번. 실패했다.
15xx년 xx월 xx일.
실험 번호 ▒▒▒.... 더 이상 번호를 붙이는게 무의미하다. 희망이 점점 사라져간다.
 
노트:15xx년 x월 x일.
나는 깨달았다. 이 저주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 더 이상 희망을 갖는 건 무의미하다.
16xx년 xx월 x일.
제물로 온 인간이 3일 만에 죽어버렸다. 저주의 영향인 것 같다.
16xx년 xx월 xx일.
나름의 수를 써봤지만 소용없었다. 또 죽었다.
 
노트:16xx년 xx월 x일.
저주에서 정신착란을 완화하는 법을 찾아냈다. 라벤더과 ▒▒▒ ...에 있었다. 사용의 편리를 위해 향초를 써봤다. 어쩌면 희망을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16xx년 xx월 xx일.
.... 저주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들에게 난 ▒▒▒ ▒▒▒▒▒▒ (거칠게 잉크로 지워져 있다)
 
헬리아 엘리샤:... ...
 
노트:17xx년 xx월 x일.
신적 존재를 만났다. 꿈이었지만 그가 신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그가 말해준 방법대로라면 난 ......
...마지막, 이것이 정말로 마지막이다. 이것마저 실패하면 나는,
 
헬리아 엘리샤:(향초...당신이 만든거라고 했었는데...)
 
에단 휴:뭐 보고 있어요?
 
갑작스러운 에단의 목소리에 뒤를 돌면 등 뒤에 선 에단이 당신이 펼친 노트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헬리아 엘리샤:어..?(깜짝) 아..그냥..눈에 띄는 책이 있어서요..
 
에단 휴:..그래요?
 
에단의 손에는 무색투명한 액체가 담긴 큼직한 주사기가 들려있습니다.
 
에단 휴:약은 완성했어요. 슬슬 출발할까요?
 
헬리아 엘리샤:응.. (노트를 덮어 책장에 넣어)
 
당신과 에단은 처음 이 저택에 도착했을 때 처럼 어두운 복도를 나란히 걷습니다.
 
홀의 괘종시계는 11:30을 가리키고 있네요.
 
계단을 내려가고, 홀을 가로질러 저택 밖으로 향한 에단은 당신을 아까 당신이 본 저택의 뒤쪽 문을 열고, 지하실로 내려갑니다.
 
두개의 문을 지나, 대리석 문은 에단이 다가가자 매끄럽게 열리고,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자 불이 켜지며 방의 모습이 보입니다.
 
에단 휴:...도착했네요. 모든 것이 시작되고 끝날 이곳에.
 
헬리아 엘리샤:...
 
방의 중앙에는 거대한 돌 제단이 놓여있고 제단의 주위로는 복잡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습니다.
 
안쪽에는 굵은 쇠사슬과 철창, 족쇄가 벽에 단단히 고정된 게… 마치 책에서 본 그 모습과 똑같은 광경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괴물이 잠들어있다던 이곳에, 괴물의 모습은 흔적조차 보이지 않아요.
 
헬리아 엘리샤:(전에 보았던 괴물에 대한 기억에 살짝 주춤거려)
 
에단 휴:......미안해요,
 
헬리아 엘리샤:..?네?
 
에단은 그렇게 말하며 주사기를 당신에게 치켜듭니다.
 
헬리아 엘리샤:휴..씨...?
 
주사기의 바늘이 허벅지를 찌르고, 약이 주사되자 온몸의 근육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헬리아 엘리샤:읏..! 왜...
 
에단이 당신을 제단에 눕히자 벽의 긴 쇠사슬들과 족쇄들이 마치 살아있는 뱀처럼 꿈틀거리며 당신의 몸을 옭아매옵니다.
 
차갑고 매끈한 제단에 사지를 결박당하고, 점차 감각이 마비되며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네요.
 
헬리아 엘리샤:(어째서...)
 
당신 앞에선 천장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희미한 빛이 당신의 눈앞에 있는 단 한 사람, 에단을 비춥니다.
 
그의 손에는 주사기 대신 아까의 그 예리한 단검이 들려 있습니다.
 
칼날 끝에서 달빛이 부서지고,
 
칼날에는 달빛이 어지러이 반사됩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향한 칼끝이 사정없이 흔들리더니...
 
챙그랑, 하는 소리를 내며 검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을 묶은 사슬의 결박이 풀립니다.
 
자유를 얻은 몸을 일으키면 당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몸을 웅크린 에단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헬리아 엘리샤:(콜록...)(겨우 몸에 힘을 주며 일어나)
 
에단 휴:미안해요, 미안해요, … 내일 다 설명할게요. 당장 여기서 나가요. 제발...
 
헬리아 엘리샤:당신...도대체 왜...
 
에단 휴:.....길게 말할 시간이 없어요.
 
헬리아 엘리샤:... ... (제단에서 내려와 당신에게 다가가) 이거였어요..? 저주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이름. (GM):자정 BGM
 
그때, 틱, 하고 자정이 되며, 저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의 향연이 저택에 울려 퍼집니다.
 
뎅, 뎅, 뎅, 뎅, 뎅, 뎅,
 
삐꾹, 삐꾹, 삐꾹, 삐꾹, 삐꾹,
 
딸랑, 딸랑, 딸랑, 딸랑, 딸랑
 
따르르릉, 따르르릉, 따르르릉,
 
….고막을 울리는 종소리와 더불어,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에단의 몸은 빠르게 변화합니다.
 
손 끝부터 검은 비늘이 돋아나고 키가 자라나며 이마에는 뿔이, 등에는 가시가 돋아납니다.
 
헬리아 엘리샤:...!
 
자정이 지나 종소리가 멈추자 그가 있던 곳엔 끔찍한 검은 괴물이 몸을 웅크리고 울부짖고 있습니다.
 
마치 도마뱀 같은 생김새에 온몸은 비늘로 덮여있고, 흉측하게 튀어나온 이빨과 손톱은 날카롭습니다.
 
이제는 인간의 것이 아닌 끔찍하게 울부짖는 소리를 내며 당신을 내려다보는 청색 눈동자.
 
그는 마을의 저주이자 저택에 잠든 괴물입니다.
 
헬리아 이성 판정
 
헬리아 엘리샤: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1d3 굴려주세요
 
헬리아 엘리샤:
rolling 1d3
 
(
2
 
)
 
 
=
2
 
이성 -2
 
헬리아 엘리샤:당신...역시 당신이었어...(당신을 올려다 보는 눈빛이 흔들려)
왜...왜 망설인거야... 그렇게 결심했을거면서...
 
그 순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시야가 새까매지며 당신은 정신을 잃습니다.
 
헬리아 엘리샤:.!.....
 
.
 
.
 
.
 
12월 9일 12:10 pm
 
눈을 뜨면 당신은 당신 방의 침대 위에서 깨어납니다.
 
헬리아 엘리샤:... ...
 
시계를 보니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간이네요.
 
고개를 돌리면 언제나와 같은 자리에 올려져 있는 똑같은 메뉴의 아침 식사와...
 
의자에 앉아있는 에단이 보입니다.
 
헬리아 엘리샤:... (복잡한 감정이 휩싸인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았어)
 
에단 휴:... 묻고싶은게 많은 얼굴이네요.
 
헬리아 엘리샤:왜 그랬어요.....
 
에단 휴:..뭐를요, 기절시킨 것? 당신을 속인 것?
 
헬리아 엘리샤:왜 망설였어요........
 
에단 휴:.....글쎄요.
 
헬리아 엘리샤:날 배신...아니..(처음부터 믿음도 없었던 걸까) 속이면서까지... 결심했으면서...
(침대에서 내려와 조금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당신에게 다가갔다.)
 
에단 휴:......속인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그러지 않았으면 당신도 도망칠게 뻔했으니까. (자리에서 일어나 한발짝 물러서) ..모든 제물들이 그랬듯이.
 
헬리아 엘리샤:(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에 가슴 한구석이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왜...왜지. 분명 당신은 날 속인 사람인데, 왜 이리 마음이 아픈걸까.) 당신이 그러지 않아도...난 여기 있었을거야...
 
에단 휴:그건 모르는 일이죠. (냉정한 목소리는 그간의 아픔을 보여주는듯 했다.) 확실하지도 않은 가능성에 도박을 하고 싶진 않았어요. (시선을 바닥으로 내렸다.)
 
헬리아 엘리샤:... ... 그렇게 생각했으면서...왜 망설인거에요... (다시 당신에게 한발짝 다가가)
 
에단 휴:......불쌍하다 말해준 사람이었으니까. (주먹을 꾹 쥐었다 펴) 거짓된 동정이라 해도 그런 말을 해준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었어요.
 
헬리아 엘리샤:... ... 난 당신을 거짓으로 대한 적 없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야. (한걸음 더 다가가 당신의 손을 향해 손을 뻗었다.)
 
에단 휴:...왜죠, 대체 왜.. (널 피하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헬리아 엘리샤:나도 몰라요... (당신의 손을 잡으며) 그냥 그러고 싶었으니까... 배신 당한 고통 속에서 날 그렇게 안아준 사람은.. 당신 밖에 없었으니까.
 
에단 휴:(자신의 손을 감싼 온기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네 눈을 마주했다.) ...그 원인이 나잖아요. 나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
 
헬리아 엘리샤:원인이 당신이라도 그렇게 만든건 당신이 아니잖아요. (당신의 눈을 똑바로 보며) 당신이 날 바닥에 던지기라도 했나요? 아니면 끌고 가기라도? 아니잖아...
 
에단 휴:....... (네 물음에 입술만 물어뜯다가 작게 고개를 내저었다.) ..이렇게나 다른데, 내가 어떻게 마음먹은 대로 하겠어요. ..난 그렇게 못해요. (네 손 위에 제 손을 겹쳐 올렸다.) 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도 않고.
 
헬리아 엘리샤:....그거 알아요? 어제 당신이 변했을 때... 난 하나도 무섭지가 않았어요. (두손으로 당신의 손을 감싸며)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당신이 그 긴 시간을 혼자 버티고...내가 함부로 말하고...
 
에단 휴:...무섭진 않았나요. 다행이네요. (마음이 조금 편해졌는지 낯빛이 아까보단 밝아졌다.) 그래도, 보여줄 수가 없어요. 당신한테만큼은 그런 모습 보여줄 용기가 안나요. (다시 눈을 바닥으로 내렸다.)
 
헬리아 엘리샤:... ...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이젠 슬퍼보여.) 그럼 기다릴게요... (당신의 손을 꼭 잡으며) 여기서 기다릴게요. 당신 옆에서. 그럴 수 있게 해줘요...
 
에단 휴:무얼 기다린단 말인가요.. (잡힌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며)
 
헬리아 엘리샤:당신이 용기가 날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싶어요.
 
에단 휴:...진심이에요? 왜, 왜.. 왜 당신이 나같은 사람을....
 
헬리아 엘리샤:(잡은 손을 놓고는 당신을 살며시 안아주며) 당신이 날 위로해준 만큼... 나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거든...
 
에단 휴:...... (멍한 표정으로 안겨있다가 고개를 숙여 네 어깨에 파묻으며 천천히 팔을 들어 널 조심스럽게 품에 안았다.)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이렇게밖에 하지 못해서. (시야가 흐려지는 것 같아 눈을 질끈 감아) ..내가, 노력할게요. 당신 앞에 떳떳하게 나타날 수 있을 때까지.
 
그가 괴물이든 인간이든 어떠한가요.
 
당신을 제물로 바친 마을로 돌아가는 것보다, 이 저택에 남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당신과 에단은 이미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었으니까요.
 
어느새 거세게 내리던 눈은 그쳐 있고, 맑게 갠 하늘이 둘을 반깁니다.
 
어쩌면 곁에 있어 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건 그뿐만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랜 외로움의 끝….
 
이젠 당신의 집이라고 부를 저택 안에 겨울의 나른한 햇빛이 길게 내리비칩니다.
 
언젠가 눈이 녹고 봄의 꽃이 피면 정원 한 켠에 당신이 좋아하는 꽃을 심을까요.
 
여름의 그늘이 지면 뒤편의 나무 그늘 아래 그네를 설치하고
 
가을의 바람이 불어오면 뒷 언덕에 올라 황금빛으로 물든 들판을 바라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그렇게 계절이 돌고 돌아 다시 한번 온 세상을 하얗게 칠하는 겨울이 오면
 
더이상 제물을 바칠 필요가 없어진 마을 사람들에게 괴물의 전설은 끝을 맺습니다.
 
그러니,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탐사자 생환, kpc 생환
 
END 1. 전설의 끝과 이야기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