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ario Writer : Lekone(@Lekone6468)

 

2021. 05. 08

Lily Renaia Kale Citron

KP : 레시펜들턴

PL : 곰탱

 

 
저택의 장미가 바스라질 때
 
 
W. Lekone
 
2021. 05. 08
 
14:15
 
KPC. 릴리 레나이아
 
PC. 케일 시트런
 
START
 
어느덧 무더운 여름도 지나갔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향기로운 꽃내음을 끌어안고 당신을 부드럽게 스쳐 지나가는 계절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바쁜 것을 티 냅니다.
 
사교 시즌이 끝난 귀족들은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가 친분 있는 사람을 불러 파티를 즐기고,
 
평민인 당신은 아득바득 살아가기 위해 도시로 나가 일자리를 찾고 있죠.
 
그런 당신에게도 드디어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물론 도시로 향하는 게 아닌, 작은 마을로 향하는 게 흠이지만.
 
그것 못지않게 많은 돈을 받으니까요.
 
어젯밤에는 긴장되어 잠을 한숨도 못 잤습니다.
 
정말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을 끌어안은 채.
 
길이 잘 포장되지 않아 흔들리는 마차도 요람처럼 느껴지며,
 
점점 무거워진 눈꺼풀이 천천히 시야를 뒤덮습니다.
 
...
 
?: 흑...흐윽…
 
누군가의 흐느낌에 검은색으로 뒤덮였던 시야가 밝아집니다.
 
이곳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하얀 세상.
 
당신만이 이곳에 홀연 듯이 서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소리는 어디서 나는 거죠?
 
케일 시트런:....? (어디서 들리는 거지? 갑자기 들리는 울음 소리에 주변을 둘러본다)
 
케일 듣기 판정
 
케일 시트런: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소리가 나가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이곳은 당신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누군가가 몸을 웅크린 채 서럽게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무엇이 그리도 서러운 걸까요?
 
툭 치면 바스러질 것 같이 슬픈 누군가에게 왠지 모르게 당신은 발길이 이끌립니다.
 
케일 시트런:(웅크린 뒷모습에 천천히 다가가 무릎을 굽힌다) 저기...,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저 앞에 울고 있는 사람이 안타깝고,
 
슬퍼 보여서 꼭 끌어안아 주며 이제는 괜찮다고,
 
울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다가갈수록 은은했던 장미 향은 농익은 향내를 자랑하네요.
 
정신을 놓고 천천히 발을 옮기니.
 
어느새 발끝은 누군가의 앞에 서 있습니다.
 
가늘게 몸을 떨며 슬피 울고 있는 그에게 손을 뻗으니...
 
...
 
남작 : 시트런, 다 왔으니. 어서 일어나게
 
꿈입니다.
 
손을 뻗은 채 눈을 뜨니 자신을 고용한 남작이 보입니다.
 
그래요, 당신은 이 사람에게 고용되어 백작가로 향하는 중이었죠?
 
케일 시트런:.. 아.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천천히 눈을 뜬다. 꿈이었구나. 아직 잠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눈을 깜빡이며 손등으로 눈가를 눌렀다)
 
어느덧 요람 같던 마차는 목적지에 도달했는지.
 
흔들림이 멈췄습니다.
 
그건 그렇고 꽤 생생한 꿈이었어요.
 
지금도 장미 향이 코에 아른거리는 것 같습니다.
 
케일 시트런:(꿈 치고는 너무 생생해서 현실인 줄 알았네.. 작게 중얼거리며 마차에서 내린다)
 
당신의 신분은 귀족의 시종,
 
앞에 보이는 남작을 위해 문을 열어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마차 밖을 나서자.
 
당신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꿈이라고 생각했던 장미 향은 꿈이 아니니까요.
 
저택 대부분이 장미로 뒤덮여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장미가 저택을 잡아먹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케일 시트런:(마차 문을 열다가 코 끝에 닿는 농익은 장미 향에 절로 저택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시야에 들어오는 장미에 잡아먹힌 듯한 저택의 모습에 살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두어번 깜빡인다. 장미를 저 정도로..)
 
남작: 앞으로 당신이 시종으로 일할 곳이네. 혹시 무슨 수상한 점을 찾으면 바로 나에게 편지로 보고를 해주게.
 
케일 시트런:네, 알겠습니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남작은 조심스럽게 당신에게 소개서와 편지를 보낼 수 있는 주소를 쥐여주고
 
바쁘다는 이유로 마차를 타고, 돌아갑니다.
 
혼자 남은 케일, 왠지 모르게 이곳이...
 
케일 시트런:(소개서와 주소가 적힌 종이를 들고 떠나는 마차를 물끄러미 보다가 몸을 돌려 저택으로 다가간다)
 
케일 지능 판정
 
케일 시트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처음 오는 곳이지만 무척 낯익습니다.
 
저택의 문, 조각상, 저 굴러다니는 돌마저도
 
고향에 온 것처럼 정겨운 풍경입니다.
 
그런 의아함을 가진 채 저택의 문을 두어 번 두드리자.
 
시릴:이리로 들어오시죠.
 
기다렸다는 듯 반반한 얼굴을 하고있는 풋맨이 문을 열고,
 
당신을 저택의 어딘가로 이끌어갑니다.
 
케일 시트런:(이상하게 낯익은 저택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풋맨을 따라 저택 안으로 들어간다)
 
아무리 시골이라고 하지만, 귀족의 신분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섬세하고 우아한 여인들의 조각상이 지금이라도 당장 살아 움직일 것 같았고,
 
바닥에는 부를 나타내는지 한 땀씩 자수를 놓은 레드카펫과
 
간간이 보이는 꽃병에는 장미와 히아신스가 같이 뒤섞여 꼽혀있습니다.
 
케일 시트런: 귀족은 귀족이구나...
 
무엇하나 당신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닙니다.
 
평민이라면 당연히 칙칙한 분위기의 방 안에서 언제 생쥐가 나올까 조마조마하고,
 
사치스러운 조각은 무슨 잠 잘 수 있는 최소한의 가구와 방을 뒤덮는 퀴퀴한 냄새만이 당신의 일상이었죠.
 
케일 시트런:(부를 자랑하는 듯 화려한 저택의 내부 모습에 얼핏 감탄이 서린 눈을 하고 주변을 둘러본다)
 
세상은 불공평합니다.
 
이렇게 잘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당신 같은 사람은 뼈 빠지게 일한다고 해도 얻을 수 없으니까요.
 
여러 생각을 하며, 길을 지나치니.
 
어느덧 응접실 앞에 자리 잡게 됩니다.
 
시릴:이곳에 백작님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케일 시트런:.. (문 앞에 서자 괜히 긴장되는 마음에 마른침을 삼켰다. 괜찮겠지... 천천히 응접실 문을 연다)
 
친절하게 설명한 풋맨은 당신을 향해 가벼운 목례를 하고는 다시 자신의 위치로 돌아갑니다.
 
문 너머에는 당신의 주인이 있을 겁니다.
 
케일 지능 판정
 
케일 시트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익숙한 문입니다.
 
색상, 달린 문고리의 눈높이.
 
모든 것이 익숙합니다.
 
어디서 본 것일까요?
 
아님, 당신이 생각하는 귀족의 대표적인 이미지일까요.
 
생각해보는지만 알 턱이 없습니다.
 
케일 시트런:(아까부터 알 수 없는 기시감이 들어 눈을 깜빡인다. 왜 또... 이러지? 한번도 와 본 적 없는 곳임이 분명한데)
 
주인을 기다리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겠죠.
 
우선 당신이 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 가벼운 노크라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케일 시트런:(가볍게 문을 두어번 두드린다)
 
똑똑-
 
가볍게 맞부딪히면서 울려 퍼지는 소리가 끝나자.
 
들어와도 괜찮다는 말이 이어져 옵니다.
 
기분 좋은 바람이 당신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사람을 맞이하는 곳이다 보니.
 
화려한 무늬를 띄고 있는 소파와 모던함을 상징하는 18세기의 가구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중산층의 사람도 18세기 가구를 구하기 위해 큰맘 먹고 사는데.
 
이곳은 여기저기 배치되어있는 것을 보면 역시 귀족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살랑거리는 바람은 당신만을 스치는 게 아닙니다.
 
커튼도 바람을 따라 살랑거리는 춤사위를 보입니다.
 
천의 끝에는 우두커니 누군가 서 있습니다.
 
분명 저 사람일 겁니다.
 
오늘부터 당신의 주인이자.
 
감시해야 할 사람이죠.
 
저와는 다르게 고급스러운 옷감이 분명한 신분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윽고 기척을 눈치챘는지.
 
몸을 돌려 당신을 바라보기만 할 뿐.
 
릴리 레나이아:...
 
두 사람 간의 정적이 응접실 안을 메우고 있습니다.
 
어색한 것이 있다면 당신을 보고 놀란 표정을 띄우며,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는 겁니다.
 
케일 시트런:..? (놀란 표정에 고개를 갸웃 기울이다가 이내 정중하게 고개를 아래로 숙인다) 오늘부터 저택에서 일하게 된 케일 시트런이라고 합니다.
 
혹시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요?
 
아님, 새로운 시종을 들인 것이 신기한 것 일까요.
 
속을 알 수 없지만, 어딘가 모르게 낯익은 느낌이 납니다.
 
혹시 어디서 뵌 적이 있는 걸까요…?
 
케일 지능 판정
 
케일 시트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아, 왠지 낯익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당신은 이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비록 실제로 만나 뵌 것은 아니지만, 불과 몇 분 전에 꿈에서 만났었죠?
 
정말 신기한 우연이 다 있네요.
 
케일 시트런:(저 사람, 분명 꿈에서... 눈을 깜빡, 뜬다)
 
정말 기묘한 일입니다.
 
꿈에서 만나 뵈었던 사람이 당신의 주인이라니.
 
예지몽이라도 꾼 걸까요?
 
이곳에서 일하게 된 것이 운명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릴리 레나이아:당신이 남작께서 소개해준 시종이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꿈에서 만났을 때와 달리 슬퍼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반가운듯한 눈치입니다.
 
릴리 레나이아:저는 릴리 레나이아라고 합니다. 케일 시트런씨라고 하셨죠?
 
케일 시트런:네, 그렇습니다. (처음 보는데 저렇게 반가워하네...)
 
릴리 레나이아:(살풋 웃으며) 사실 시종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았는데. 시트런씨의 얼굴을 보니 거절했다면 후회할뻔했군요.
 
케일 시트런:그런가요...? (감히 이유를 물어볼 수 없으니 어색하게 웃으며 의문스러움을 최대한 돌려서 전한다)
 
릴리 레나이아:(의문을 표하는 말투에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쿡쿡 웃고는) 이전에 어디서 살았나요? 이런 작은마을에 오는 길도 힘들었을 텐데.
 
케일 시트런:(웃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조금 큰 마을에서 있었어요. 생각보다 오는 길이 힘들진 않아서 괜찮았습니다.
 
릴리 레나이아:그렇군요. 다행입니다. (손을 내리고 당신을 향해 웃는 얼굴이 다정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첫날이니. 일은 괜찮고 이만 들어가 보시죠.
 
분명 짧은 대화를 주고받은 것 같은데.
 
창밖에는 중천을 지난 태양이 붉은빛을 일렁이며 기울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붉은색으로 물든 하늘은 보라색, 남색 그리고 짙은 밤하늘로 물들 것입니다.
 
케일 시트런:(다정한 미소에 덩달아 부드러운 미소를 띤다) 네, 그럼. (짧게 묵례를 하고선 어두워지는 창 바깥을 힐끗 보다 응접실을 나온다)
 
친절한 주인 덕분에 오늘 하루는 일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내일을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
 
그것이 오늘 당신에게 내려진 포상입니다.
 
아, 물론 자신을 고용한 남작을 위해서도 내일부터 힘을 내야겠죠.
 
응접실을 나와 길게 늘어진 복도를 걸어갑니다.
 
낯설지만 낯설지않은 곳.
 
오늘 이곳에 처음왔지만 저택 안을 아는 것 같습니다.
 
그런 기분이에요.
 
케일 시트런:별로 특별하게 이상한 점은 없는 것 같은데... (응접실에서 나와 복도를 걸으며 작게 읊조린다. 와중에 아까부터 계속 느껴지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기시감에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 든다. 이상하게 익숙하고...)
 
이 농익은 장미향이 당신을 이끌어주는 것 같거든요.
 
장미 향을 따라 걸어가면 왠지 모르게 내가 있어야 할 곳을 알 것 같아요.
 
당신은 이 농익은 향기에 홀린 듯 발걸음을 옮깁니다.
 
발을 디딜수록 코끝이 아려오는 장미 향은 눈을 감고 걸어가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이 행동은 지적인 행동은 아니지만 당신의 모든 감각이 이 향을 따라가 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게 남작이 말하는 수상하다는 것 일까요?
 
케일 시트런:(이 정도로 짙고 사람을 이끄는 장미 향기라면 수상하다고 할만 하지... 장미향을 따라 걷고 있는 주제에 수상하단 생각을 하며)
 
복도 사이로 내려오는 붉은빛을 벗 삼아 도달한 곳은.....
 
여기는 어디죠...?
 
길을 잃은 당신은
 
케일 시트런:.... 어,
 
케일 이성 판정
 
케일 시트런: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 변화 없음
 
도달한 곳은 척 봐도 오늘부터 지내야 하는 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디서부터 길을 잘못 들은 걸까요.
 
아니 애초에 장미 향을 따라간 것이 잘못일까요?
 
케일 시트런:하...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아 이마를 짚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멍청한 짓이었네...)
 
처음 온 저택에 마음이 앞선 탓인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알 수 없는 방 앞에 서 있습니다.
 
굳게 닫힌 방이지만 밖의 정원에 있는 장미보다 한껏 진한 장미 향이 당신의 후각을 마비시킬 것 같습니다.
 
케일 지능 판정
 
케일 시트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라?
 
정말 이상합니다.
 
정원에 있는 수많은 장미의 향 보다 진한다니.
 
혹시 향으로 무언가 감추려는 게 아닐까요?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래도 이 방을 열어봐야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케일 시트런:... 뭐지. (정원보다 짙은 장미 향이 가득한 방에 위화감을 느낀다. 아까부터 자꾸 맡아지는 향에 후각이 무뎌지는 느낌이 달갑지만은 않아 팔을 들어 코를 살짝 가린다. 이상한 곳이네.. 천천히 문을 연다)
 
덜컹
 
문을 열기 위해 팔에 힘을 줘 보지만
 
문은 굳게 닫혀 열리질 않습니다.
 
케일 시트런:?.. (굳게 닫혀 열릴 생각을 않는 문에 되레 당황한다. 왜 이렇게까지 닫아둔 거지..?)
 
굳게 닫힌 문은 무슨 수로 열겠습니까?
 
그리고 오늘만 날이 아니잖아요.
 
그러니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여기가 어딘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케일 시트런:(닫힌 문을 빤히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거둔다. 나중에 다시 와볼까.. 그 전에 여기가 어딘지 알고는 있어야 하니,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핀다)
 
주변을 둘러보니 계단은 내려가는 칸밖에 없습니다.
 
그 말은 이곳은 저택의 상층.
 
향에 이끌려 왔다지만 1층에서 여기까지 올라오다니.
 
당황스러운 노릇입니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곳은 무도실인 것 같습니다.
 
케일 시트런:어떻게 1층에서 최상층까지 올라올 수가 있냐... (스스로가 어이없는지 작게 실소한다. 그나저나 이런 곳도 있었구나. 하긴, 귀족인데 없는 게 이상하겠지. 제법 익숙하다는 표정으로 무도실을 천천히 둘러본다)
 
연주를 할 수 있는 각종 [악기]와 오르골,
 
여유롭게 이야기를 하면서 쉴 수 있는 긴 [소파]가 보입니다.
 
케일 시트런:(주변에 누가 없는지 살펴보더니 천천히 악기로 다가간다)
 
무도실이다 보니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악기들이 한쪽에 있습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 하프 등등.
 
여러 악기가 보입니다.
 
귀족들은 예법과 매너, 춤, 악기들을 배웠죠.
 
서민들과는 달리 사치스러운 취미입니다.
 
케일 시트런:이런 거 배운다고 쓸 곳은 있나. (건반 몇 개를 눌러보다가 이내 관심이 다 했는지 소파로 눈길을 돌린다)
 
사람들이 쉬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이런 걸 사려면 얼마나 일해야 할까요?
 
어느덧 태양은 지평선에 간당간당하게 걸쳐져 있습니다.
 
보라색으로 물든 하늘이 시간을 실감케 해줍니다.
 
길을 잃은 것 치고 구경을 하다니 분명 다른 사람이 봤다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할 겁니다.
 
아무도 없는 창가 아래에 자리 잡은 테이블,
 
그 위에 놓인 [유리돔] 안에는 꽃 한 송이가 들어있습니다.
 
케일 시트런:(어차피 오늘은 쉬라고 했고, 길 잃은 김에 구경 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제법 태평한 생각을 하며 테이블 위에 있는 유리돔을 본다. 사방이 꽃 천지네, 이 저택은)
 
유리돔 안에 있는 꽃은 장미입니다.
 
정원에도 그렇고 저택 안도 그렇고 백작은 장미를 유난히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하긴 그도 그런 것이 당신이 보기에도
 
이 유리돔에 있는 장미는 당신이 본 장미 중에 제일 아름답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 장미가 왜 이렇게 많아...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듯 우아하게 만개한 장미는 유난히 붉은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마치 를 머금은 것처럼요.
 
케일 시트런:(아무리 좋아한다지만 너무 많은 것 아냐? 지겹다는 눈으로 장미를 바라본다) .....? (이내 과하게 붉다는 것을 눈치챈 건지 눈가를 살짝 찡그린다. 장미가 이렇게까지 붉을 수가 있던가....)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무도실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가는 구역이라 제일 예쁜 장미를 골라 이곳에 넣어둔 건가봅니다.
 
지평선에 간당간당하게 걸쳐진 해는 견디지 못하고 아래로 사라집니다.
 
케일 시트런:(이것까지 신경써서 눈여겨 보는 사람이 있기나 할까.. 점점 어두워지는 바깥에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볼만한 건 다 본 것 같네)
 
이제는 보라색이 아닌 푸른색으로 물든 밤하늘이 저택에 있는 당신을 반겨주었고,
 
그와 동시에 유리돔에 있던 장미의 꽃잎 한 장이 떨어집니다.
 
제아무리 아름다운 장미라도 시간이 지나면 수명을 다하기 마련이죠.
 
에디:시트런씨! 방에 없어서 한참을 찾았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길을 잃은 당신을 찾으러 온 다른 사용인이 보입니다.
 
정말 다행이네요.
 
방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합시다.
 
케일 시트런:.. 아, 미안해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며 예의 그 미소를 짓는다) 저택이 너무 넓어서 방을 못 찾고 있었어요. 혹시 괜찮으면 부탁 좀 해도 될까요?
 
에디:네, 물론이죠. 절 따라오세요!
 
중간에 길을 잃었지만 다른 사용인의 도움으로 무사히 방에 도착했습니다.
 
시종의 방은 2층의 주인의 방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감을 믿으면 안 됩니다.
 
또 이런 일이 있을까 봐 당신은 다른 사용인에게 지도를 받았습니다.
 
이제 길을 잃지 않을 겁니다. 다행이네요.
 
케일 시트런:고마워요. (지도를 받아들고 방으로 들어간다. 주인이랑 마주보는 위치에 방을 놓는 게 일반적인가?)
 
시종의 방에는 테이블, 침대, 옷장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피곤한 날입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 위에 누우니.
 
흔들리는 마차와는 차원이 다른 편안함을 느낍니다.
 
평소에 자던 침대와는 달리
 
푹신함과 부드러운 이불에선 햇빛을 머금은 냄새가 올라와 나른하게 만듭니다.
 
감겨오는 눈꺼풀을 이길 인간은 없는지.
 
흐릿해진 시야를 끝으로 어둠이 내려앉습니다.
 
케일 시트런:(아무것도 안 했는데 벌써 피곤하다... 침대에 누워서 천천히 눈을 감는다)
 
...
 
??:-...일어나
 
오랜만에 기분 좋게 잠든 당신을 누군가 흔들어 깨웁니다.
 
벌써 아침인가요?
 
잠든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잠에서 깨어나자 맨 처음 당신을 반기는 것은 코끝으로 들어오는 장미 향이었습니다.
 
케일 시트런:... 으음, (눈을 찌푸렸다가 뜬다, 얼마 안 잔 것 같은데...)
 
역시 장미에 둘러싸인 저택이란 걸까요?
 
눈꺼풀을 밀어내니.
 
깨어난 곳은 당신의 방이 아닌,
 
저택의 정원입니다.
 
케일 시트런:....?
 
당신은 왜 여기에 있죠?
 
케일 이성 판정
 
케일 시트런: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뭐야, 미친..
 
이성 변화 없음
 
그리고 자신의 앞에는 어린아이가 허리에 손을 올린 채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저택에 어린아이가 있었던가요?
 
케일 시트런:..? (어린아이를 물끄러미 보며) ...... ? (여전히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눈으로(
 
그런 의문을 가지며 생각하려는 순간.
 
어린아이가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너 누군데. 남의 정원에서 자는 거야.
 
케일 시트런:..? 넌 누군데?
 
케일 지능 판정
 
케일 시트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백작인 아버지를 따라 이 저택에 왔습니다.
 
일이 있어 같이 따라온 건데.
 
당신도 모르게 정원에서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케일 정신력 판정
 
케일 시트런: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맞아요.
 
당신은 아버지를 따라 왔고, 자신도 모르는 저택을 헤매다 결국 정원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따듯하게 감싸오는 햇빛을 받으니 쏟아지는 잠을 참지 못하고 자버린 거죠.
 
분명 다른 이유로 온 것 같았지만 기억나지 않습니다.
 
누구냐는 말에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당신은 백작의 아들이며, 8살 정도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물어봤으면 대답을 해야지. 너 혹시 좀도둑 그런 거야?
 
케일 시트런:미쳤냐?
 
이제 막 정보가 들어온 당신에게 대답을 재촉하는 어린아이는 얼굴을 구기고 있습니다.
 
괜한 오해를 사기 전에 빨리 말해주는 게 좋겠죠?
 
케일 시트런:(덩달아 미간 구긴다) 백작 아들이야.
 
??:백작 아들..?
나도 그런데! 그럼 네가 케일이야?
 
케일 시트런:어..? (황당하단 표정으로) 어.. 맞는데.
 
??:우리 아버지가 알려주셨어! 오늘 내 또래 친구가 온다고
잘됐다! 나랑 놀지 않을래?
 
케일 시트런:(눈을 비비며) 귀찮은데..,
 
??:왜- 나랑 놀자- (흔들)
 
케일 시트런:(좌우로 흔들림...) 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하지 마. 어지러워. (손을 내젓는다)
 
??:좋아! (활짝)
아 참, 나는 릴리라고 해! (손 내밈)
 
케일 시트런:
이름 특이해서 외우기 쉽겠다. (손을 잡는다)
 
릴리 레나이아:그렇지? (헤실)
 
케일 시트런: 엄청 해맑네.
 
8살의 어린이에게 정원이란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모험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놀이가 하고 싶은가요?
 
정원 한구석이 놓인 공으로 공놀이도 할 수 있고,
 
케일 시트런:(쉬고 싶어)
 
장미를 꺾어 돌로 으깨어 소꿉놀이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둘 다 싫다고요?
 
그럼 분수대에 있는 물을 길어 릴리와 함께 꽃에 물을 줄 수도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기지개를 쭉 키며) 뭐 하고 놀 거야?
 
릴리 레나이아:음...그러고 보니 너 몸이 안좋다고 들었었는데...
너무 무리하면 안되겠지..?(걱정스러운 눈빛)
 
케일 시트런:..... 그걸 아는 애가 사람을 이리저리 흔드냐?
 
릴리 레나이아:미안...(시무룩) 잠깐 기다려봐!
 
릴리는 꽃이 만개한 분수대 쪽으로 달려갑니다.
 
케일 시트런: 잘 뛴다...
 
그리곤 꽃과 풀을 꺾어 뭔가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릴리 레나이아:(다시 네게 다가와 손에 든 화관을 씌워준다) 자, 선물이야!
 
케일 시트런:..? (머리 위에 얹어지는 무게감에 눈을 깜빡인다) 이런 것도 만들 줄 알아..? (손을 들어 화관을 매만지며)
 
릴리 레나이아:응!(꾸닥) 어머니께서 알려주셨어! 잘 어울리네. 엄청 예뻐!
 
케일 시트런:그렇구나... (손을 내리며 피식 웃는다) 고마워.
 
릴리 레나이아:히히.. 아까는 막 흔들어서 미안해. 오랜만에 친구가 와서 반가워서 그랬어.
 
케일 시트런: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여기에 아이는 너 혼자야?
 
릴리 레나이아:응! 난 외동이야.
 
케일 시트런:아...., 심심했겠다.. 나는 위로 누나가 둘이나 있어서.. 엄청 시끄러운데.
 
릴리 레나이아:와... 좋겠다.. 우리집은 엄청 조용한데..(시무룩..) 그래도 오늘은 케일이 있으니까 심심하지 않겠다!
 
케일 시트런:난 조용한 게 더 좋아.. (꿋꿋...)
 
릴리 레나이아:그렇구나... 그럼 조용히 놀게! 혹시 배고프지 않아?
 
지금 시간으로 봐서는 대략 오후 2~3시로 보입니다.
 
릴리는 간식을 먹어야 하는 시간이라면서 당신의 손을 붙잡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릴리가 향한 곳은 하얀 테이블 위에 맛있는 간식들과 티 세트가 놓여있습니다.
 
먹음직스러운 달달한 향내를 풍기는 게 빨리 먹어달라고 말하는 것 같네요.
 
케일 시트런:(얼떨결에 손 잡고 끌려감...)
... 우와. (테이블 위에 한가득 놓인 간식과 티 세트를 보고 눈이 살짝 커진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으면 릴리는 당신에게 차를 따라 건네줍니다.
 
역시 어린아이라도 손님에게 예의 바르게 대접합니다.
 
그러고 난 후 릴리는 다른 통에 담긴 주스를 따라 자신의 것을 준비합니다.
 
케일 시트런:(찻잔을 건네 받고 안에 담긴 차를 신기하다는 듯 물끄러미 본다)
 
고급스럽게 우려진 홍차네요.
 
그런데
 
릴리의 잔에 든 주스는 유난히 붉은색입니다.
 
도대체 무슨 주스이기에 선명한 붉은색을 띠고 있는 걸까요?
 
진한 색상이 도통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케일 시트런:(주스를 보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건 뭐야?
 
릴리 레나이아:응? (자신의 잔을 보며) 아, 이건 우리 집에서만 먹는 약이야. 아버지가 그랬는데 이걸 안먹으면 몸이 허약해진데.
 
케일 시트런:그래..? 약이 빨간 것도 있었구나...
 
릴리 레나이아:신기하지? (헤헤 웃으며 잔에 있는 주스를 한입에 털어넣어)
 
케일 시트런:안 써...? (자기가 약 먹는 것처럼 눈을 한껏 찌푸린다)
 
릴리 레나이아:별로? 먹을만해! (그리곤 간식을 집어 네 접시에 올려준다)
 
케일 시트런:너 약 엄청 잘 먹는구나.., (접시 위에 올려진 간식을 집어먹으며) 난 매일 먹어도 써서 싫던데..
 
간식을 먹어본다면 딱히 특별히 무슨일이 일어나지 않지만 매우 맛있습니다.
 
정원에서 처음 만나 실컷 이야기하며 놀았더니. 릴리가 먼저 말을 겁니다.
 
릴리 레나이아:너도 이렇게 할 수 있어?
 
그리곤 당신과 떨어져 빙그르르 한 바퀴를 돌고 아름다운 춤을 보여줍니다.
 
케일 시트런:응?
 
꽃이 만발한 정원에 있는 그가 날개만 달고 있었다면...
 
당신은 그를 꽃의 요정이라고 착각할 만큼 아름다운 춤사위입니다.
 
케일 시트런:(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짝 빛낸다) .. 아니. 근데 엄청 예쁘다.
 
요정같은 릴리를 바라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새의 지저귐과 바람이 불면서 흔들리는 수풀이 왈츠처럼 들릴 때쯤
 
릴리는 춤을 멈추고 재차 당신에게 손을 뻗어봅니다.
 
릴리 레나이아:너도 같이 해보자!
 
케일 시트런:나도? (손을 겹쳐잡으며) 나 할 줄 모르는데..,
 
릴리 레나이아:괜찮아! 너도 할 수 있어.
 
케일 예술 판정
 
케일 시트런:
예술(춤) Roll
기준치: 5/2/1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어색하게 릴리를 따라 해보지만 제대로 배운 적인 없는 탓인지 이래저래 틀립니다.
 
하지만 춤이라는 건 전달만 되면 괜찮은 거잖아요.
 
맞잡은 손으로 느껴지는 열기가 괜스레 부끄럽지만 한편으로 기분은 좋습니다.
 
케일 시트런:(엉망진창...)
 
요정과 춤을 춘다면 이런 느낌일까요?
 
따사로운 햇살 아래 어린 두 사람은 시선을 마주하면 릴리는 즐거운 듯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뒤로 따라오는 말은 사랑스럽진 못하네요.
 
릴리 레나이아:너 되게 춤 못 춘다. 나중에 만날 때는 더 연습해서 제대로 춰보자.
 
약속이라도 하자는 건지.
 
릴리는 새끼손가락을 내밉니다.
 
케일 시트런:.. 그러게 내가 안 된다고 했잖아. (작게 한숨 쉬더니) 또 만나려고? (손가락을 물끄러미 보며 고민하다가 이내 손가락을 건다)
 
릴리 레나이아:그럼! 우리 이제 친구잖아? (손가락을 걸고 살살 흔들어)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하자.
 
다시 환한 웃음을 보면 갑자기 졸음이 쏟아집니다.
 
아무래도 릴리랑 너무 논 탓일까요?
 
시야가 흐릿해집니다.
 
...
 
눈꺼풀을 밀어내면 낯선 창밖에서는
 
지금이 아침이란 걸 알려주는지 새의 지저귀는 소리가 들립니다.
 
폭신하게 감긴 침대가 잠의 여운을 놓아주지 않는데요.
 
그러고 보니 방금까지만 해도 나는 정원에서 릴리랑 놀고 있었는데.
 
언제 방으로 옮겨진 거죠?
 
케일 시트런:(새소리가 들리자 천천히 눈을 뜬다. 아... 더 자고 싶다... 이불을 제 쪽으로 한껏 끌어당기며 속에 파묻힌 채 웅얼댄다. 근데 나 언제 방으로 온 거지... 아까 정원에 있었는데..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눈을 깜빡인다)
 
케일 정신력 판정
 
케일 시트런: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케일! 정신 차리세요.
 
당신은 백작의 저택에서 일하게 된 시종이잖아요.
 
케일 시트런:.......... 아.. (천천히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잠기운에 차츰 현실 감각이 돌아왔다. 꿈이었구나.. 별 꿈을 다 꿔보네.. 부스스 일어나서 눈을 비빈다)
 
한순간 당신은 어느 백작의 아이가 되어 꿈속의 아이와 뛰어놀았습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원은 당신이 일하게 될 이 저택의 정원이었죠.
 
꿈에서 만난 그 아이는 레나이아 백작과 닮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첫날부터 정말 이상한 꿈입니다.
 
자, 얼른 일어나서 일을 시작해야죠.
 
케일 시트런:(잠자리가 사나웠나... 이상한 꿈을 다 꾸고.. 어깨를 톡톡 두드리고 옷을 갈아입은 뒤 방을 나선다)
 
시종의 일은 자는 백작을 깨우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잠을 깨우는 것이기에.
 
따라서 노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방 안으로 들어서 침대에 주무시고 있을 그를 깨우러 가면…
 
…. 어라? 침대에 있어야 하는 그가 없습니다.
 
케일 시트런:....?
 
도대체 어딜 간 걸까요?
 
케일 시트런:(이 아침부터 어딜 간 거야... 눈을 깜빡이며 방 안을 둘러본다)
 
케일 지능 판정
 
케일 시트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당신의 의무는 릴리의 시종입니다.
 
주인이 있는 곳을 따라야 하는데.
 
첫날부터 이렇게 되다니.
 
어서 찾으러 나서는 게 좋겠어요.
 
케일 시트런:(한 군데에 좀 있으면 안 되는 걸까.... 방을 나와 저택을 돌아다닌다)
 
그는 어디에 간 걸까요?
 
고민하면서 복도를 걸어가면 아름다운 피아노의 선율이 들립니다.
 
소리를 따라 복도를 걸어가면 3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보입니다.
 
케일 시트런:(3층에 있는 건가.. 피아노 소리를 따라 천천히 계단을 오른다)
 
어제 당신이 길을 잃었던 곳에서 소리가 흘러나오는 것 같습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어제와 같은 풍경이지만 단 하나 다른 점이 있습니다.
 
아침에 깨우러 갔던 릴리가 그 곳에서 왈츠를 연주하고 있네요.
 
귀족은 음악을 배운다고 하는데.
 
정말 수준급의 연주입니다.
 
이내 마지막을 알리는 건반을 치고 난 뒤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당신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합니다.
 
케일 시트런:(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말없이 바라본다. 이윽고 연주가 끝나자 따라서 묵례한다) 여기 계셨네요.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우며)
 
릴리 레나이아:오늘은 눈이 일찍 뜨여서 잠시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살풋 웃으며) 제 연주는 괜찮았습니까?
 
케일 시트런: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하시네요. 괜찮다는 말을 넘을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릴리 레나이아:과찬입니다. (머쓱하게 뺨을 긁적이고는) 괜찮다면 연주해보실래요?
 
케일 시트런:제가요? (손가락으로 저를 가리키고는 멋쩍게 웃는다) 백작님 앞에서 당당하게 할 수준은 안 되는데요..
 
릴리 레나이아:그럼... 피아노보단 왈츠 연습을 해보고 싶은데. 괜찮다면 내 상대가 되어주시겠습니까?
 
왈츠가 담겨있는 오르골을 돌린 릴리는 당신을 향해 손을 내밉니다.
 
주인의 명령이니 거절할 수는 없을겁니다.
 
춤을 잘 추든, 못추든 이게 당신의 일이니까요.
 
케일 시트런:저로 괜찮으시다면요. (사뿐하게 네 손 위에 제 손을 올린다)
 
두 손을 맞잡으면 괜스레 가슴 언저리가 뭉클하고 뻐근합니다.
 
분명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춤을 추는게 처음이라 긴장되어 그런거겠죠.
 
케일 예술 판정
 
케일 시트런:
예술(춤) Roll
기준치: 5/2/1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갑자기 왈츠라니.
 
몇 번은 주인의 발을 밟을 뻔했지만 잘 피해 가서 천만다행입니다.
 
시종으로의 첫 일이 주인의 댄스 상대라니.
 
상상하지 못한 일입니다.
 
마주 잡은 손길은 따듯했고 시선을 마주하고 있는 탓인지 조금씩 닿는 숨결이 간지럽게 느껴집니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 것인지 릴리는 옅은 미소를 띠며 당신과 함께 홀을 빙글 돕니다.
 
케일 듣기 판정
 
케일 시트런: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가 작게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릴리 레나이아:...여전하구나..
 
노래의 끝을 알리는 정적이 홀 안을 매웠고 그는 당신을 향해 인사를 합니다.
 
케일 시트런:..? (힐끔..)
 
릴리 레나이아:아직 어색한 부분이 많네요. 나중에 만날 때는 더 연습해서 제대로 춰보면 좋겠네요. (작게 웃어)
 
분명히 이 말을 어디선가 들은 거 같은데.
 
기분 탓일까요?
 
미묘한 기시감이 느껴집니다.
 
릴리 레나이아:그러고 보니 서재에 댄스에 관한 책이 있는데. 그거라도 보면서 연습해오세요. 저는 오늘 손님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케일 시트런:(언젠가 들었던 말 같은데... 알 수 없는 기시감에 눈을 깜빡이다가) .. 네.
 
그 말을 남긴 채 그는 계단을 따라 내려갑니다.
 
정말 제멋대로의 주인님입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 저택을 조사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생길 것 같네요.
 
케일 시트런:(진짜 제멋대로다....)
 
레시 (GM):현재 있는 곳은 3층입니다.
하루에 총 3번 저택을 돌아다니며 조사가 가능합니다.
현재 1층에 있는 응접실은 릴리가 있기 때문에 조사가 불가합니다.
 
케일 시트런:(이젠 아무도 없는 계단을 바라보다가 서재로 발길을 돌렸다) 그래도 없으면 나야 편하긴 하지..,
 
수많은 책이 즐비 한 곳입니다.
 
이렇게 많은 책은 처음 봅니다.
 
책은 꽤 비싸기 때문이죠.
 
과연 릴리는 이 많은 책을 다 읽기는 하는 걸까요.
 
이상한 궁금증도 생기지만 그것을 위해 이곳을 방문한 것은 아니니까요.
 
서재는 크게 [A 구역], [B 구역], [C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책이 엄청 많네.. (제 키를 훌쩍 뛰어넘는 높이로 즐비한 책장들을 눈으로 쓱 훑더니 A구역으로 간다)
 
A 구역은 주로 귀족들을 위한 에티켓과 사교에 관한 책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모든 것들이 빼곡하게 작성되어있는 책들입니다.
 
케일 자료조사 판정
 
케일 시트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수많은 책 사이에서 댄스에 관한 책을 찾습니다.
 
그중에서 당신이 주인과 췄던 왈츠에 관한 내용이 자세히 적혀있습니다.
 
3박자에 맞춰 빙그르르 도는 춤이라는 것과 노하우가 적혀있습니다.
 
케일 시트런:이런 걸 찾으려던 게 아닌데.., (에휴...)
 
레시 (GM):해당 책을 읽은 케일은 1d50으로 예술(춤)을 추가해주세요.
 
케일 시트런:
Rolling 1d50
굴림: 31
 
문뜩 책 사이에서 종이 하나가 떨어집니다.
 
떨어진 것을 보면 쪽지가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 약속? (쪽지를 주워들며) ... 꿈에서 뭔가 들었던 것도 같은데.
 
무슨 약속을 말하는걸까요.
 
하지만 당신은 알리가 없습니다.
 
케일 시트런:(고개를 갸웃거리며 B구역으로 간다)
 
B 구역은 각종 이야기가 들어있는 책들이 즐비해지고 있습니다.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구전부터 최근 유행하는 소설까지 거의 없는 게 없습니다.
 
케일 자료조사 판정
 
케일 시트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그리스 로마 신화가 있습니다.
 
대부분 명화도 고전적인 주제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주제로 그릴 때가 많죠.
 
그런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책을 꺼내면 붉은색의 책갈피가 꽂혀 있었지만,
 
그만 책을 떨어트리면서 어떤 페이지에 꽂혀 있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케일 시트런:읽던 책인가..... 앗, (책을 꺼내들다가 실수로 떨어뜨린다) .. 이런...
(책과 책갈피를 주워들고 고민한다. 이거 원래 어디 있었지...)
 
케일 지능 판정
 
케일 시트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대충 이쯤이었던 것 같은데...
 
케일 시트런: 모르겠다...
 
무슨 이야기가 적혀있군요.
 
케일 시트런:음..? (책갈피를 대충 꽂으려 책을 펼쳤다가 문득 적혀있는 이야기에 눈이 꽂힌다. 무슨 얘기지..)
(다 읽은 뒤 책갈피를 꽂고 다시 책을 넣었다. 별로 얻은 건 없네. 책장 사이를 거닐어 C구역으로 간다)
 
C 구역에도 여러 책이 즐비해지고 있습니다.
 
도통 알 수 없는 언어로 작성된 책들과 문서들이 책장 안에 나열되어 있습니다.
 
케일 자료조사 판정
 
케일 시트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알 수 없는 책들 사이로 삐져나온 종이 하나가 눈에 띕니다.
 
케일 시트런:이게 뭐지..? (종이를 빼낸다)
 
그리고 그 종이 밑에 손글씨로 쓰여있는 메모가 보입니다.
 
[이 주문도 통하지 않아. 그가 약속을 지킨 거야.]
 
케일 시트런:(주문? 약속? 이게 다 무슨 말이지..? 알 수 없는 메모에 생각에 골몰하듯 눈을 찡그렸다)
알 수 없는 것 투성이네... (종이를 주머니에 넣고는 서재를 나온다)
 
당신은 종이를 챙겨 서재를 나왔습니다.
 
케일 시트런:저번에 열리지 않았던 방이 저기였나.. (장미 향이 짙은 곳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본다)
 
다시 방의 문을 열어보지만
 
여전히 굳게 닫혀있습니다.
 
케일 시트런:대체 뭐하는 곳이길래.. (아쉬움을 뒤로하고 옆에 있는 방으로 간다)
 
앗... 여기도 잠겨있네요..
 
참 비밀이 많은 저택입니다.
 
케일 시트런:(한숨....) 일단 내려가볼까.. (2층으로 내려간다)
 
당신은 2층으로 내려왔습니다.
 
케일 시트런:(주변을 둘러보더니 주인의 방으로 들어간다. 여기엔 뭔가 있지 않을까. 서재에서 봤던 내용들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당신의 방 바로 옆에 있는 방이지만 화려함이 다릅니다.
 
편히 쉴 수 있는 [침대]는 실크로 이루어진 이불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으며,
 
그 옆에는 수많은 [액자]가 걸려있습니다.
 
천장에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으며,
 
벽면에 [장식장]과 전신을 볼 수 있는 거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창가 근처에는 간단한 용무를 볼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도 마련되어 있네요.
 
심지어 벽에 있는 이 조각들까지 정확한 가격을 모르지만 값비싼 물건들만 있다는 걸 알겠습니다.
 
케일 시트런:(언제 봐도 화려하네... 방을 둘러보다가 느린 발걸음으로 장식장 앞에 다가간다)
 
케일 자료조사 판정
 
케일 시트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여러 장식이 들어서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수상한 것이 있다면
 
성모 마리아상이 세 개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만 놔둬도 되는 것을 어째서 세 개나 둔 걸까요?
 
케일 시트런:왜 이걸 세 개나 뒀지...? (작게 중얼거린다)
(찝찝한 마음을 뒤로 하고 액자를 본다)
 
수많은 액자가 방 안을 채우고 있습니다.
 
유명한 명화들도 꽤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 눈에 가는 그림이 있다면 두 남성이 있는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케일 자료조사 판정
 
케일 시트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명한 신화의 그림이죠.
 
신 아폴론이 히아킨토스라는 청년을 안은채 슬퍼하는 그림이죠.
 
케일 시트런:그리스 신화를 좋아하는 건가.. (액자를 슬쩍 돌려 뒷면을 본다)
 
액자 뒷면에는 신화의 일부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나 때문에 그대가 고통스럽게 죽어가다니. 나는 죄를 얻었구나. 목숨을 바칠 수만 있다면, 아님 그대와 함께 죽을 수만 있다면 맘 편할 것을]
 
케일 시트런:(신화의 구절을 읽고 잡았던 액자의 귀퉁이를 다시 슬쩍 내려둔다. 서재에서 봤던 신화랑 비슷한 내용이네. 침대를 슬쩍 본다)
 
간혹 중요한 물건을 침대에 숨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불을 들춰보면...
 
그곳에는 혈흔이 보입니다.
 
케일 시트런:............
 
침대에 왜 혈흔이 있는 거죠…?
 
케일 시트런:뭐야.... 이게? (혈흔을 보자마자 우뚝 멈춘다)
 
혹시 릴리 또한 부모님을 닮아 병이 있는 걸까요?
 
케일 시트런:.... 설마.. 아니겠지. (다시 이불을 정리하고 방을 나온다. 어쩐지 착잡하고 찝찝한 기분이 들어 깊게 숨을 내쉰다)
(옆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여기에도 뭔가 뒀으려나...)
 
저택에서 내어준 당신의 방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일할 때는 굳이 찾을 필요 없는 방입니다.
 
하지만 이곳도 저택 일부라면 분명 무언가 수상한 점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방안을 들어서면 별다를 것 없는 당신의 방입니다.
 
보이는 게 있다면 조금 오래된 [테이블]과 당신의 옷을 보관하고 있는 [옷장]이 있습니다.
 
[창문] 옆에 바로 위치하는 포근한 침대도 보이는군요.
 
케일 시트런:(방에 들어서자마자 문을 닫고 옷장을 열어본다. 뭔가 숨겨두기엔 이런 쪽이 딱이긴 한데..)
 
평소 옷을 보관하는 곳입니다.
 
당신이 이 저택에 처음 옷부터 일할 때 입는 옷 몇 가지가 들어있습니다.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케일 관찰 강행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런데 옷장 안이 좀 부자연스럽습니다.
 
안쪽에 손잡이가 달려있습니다.
 
혹시 열 수 있는 걸까요?
 
케일 시트런:이게 뭐야.. (손잡이를 잡아당긴다)
 
옷장 안의 손잡이를 열어보면 좁은 통로가 보입니다.
 
케일 시트런:...? 옷장 너머에 왜 이런 게 있는 거야.. (좁은 통로 안으로 들어간다)
 
통로를 따라 가면, 두 개의 구멍이 뚫린 벽이 보입니다.
 
구멍은 조그마하며 두 눈을 가까이 대면 보일 것 같습니다.
 
케일 시트런:....? (구멍에 눈을 가까이 대본다)
 
구멍이 통해있는 곳을 보면, 그곳으로 주인의 방이 보입니다.
 
이 구멍이라면 밤에도 그를 감시할 수 있겠군요.
 
케일 시트런:편해지긴 했네.. (작게 중얼거리더니 다시 옷장 밖으로 나와 테이블을 본다)
 
당신이 옷장에서 나오자 한 사용인이 들어와 있습니다.
 
옷장에서 나오는 걸 보고는 조금 당황한 눈치에요
 
마리:시트런씨..? 왜 거기서..(눈 깜빡)
 
케일 시트런:... 아. 뭘 좀 찾으려고요. 옷에 있었는데 떨어진 것 같아서.
 
마리:아...그렇군요. (들고 있던 옷들을 건네며) 지내실 동안 입을 유니폼이에요.
 
케일 시트런:아, 네. (옷을 받아들고 생글 웃는다) 고마워요.
 
마리:별 말씀을요. 그럼 이만.
 
마리는 당신에게 짧게 고개 숙이고 방을 나갑니다.
 
하머터면 들킬 뻔했어요, 케일!
 
케일 시트런:(사용인이 방에서 나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 다행이다.. (여벌 옷을 옷장에 넣어놓고는 테이블을 본다)
 
조금 오래된 테이블 위로 남작에게 보고드리기 위한 편지지와 편지봉투가 어지러이 놓여있습니다.
 
테이블 하단에는 서랍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잠겨있네요.
 
아니…. 장식품인가?
 
케일 시트런:... 왜 이런걸 장식으로 해놔. (진짜 안 열리나... 낑낑)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정말 장식품인 모양이에요..
 
자세히 본적이 없었는데.
 
테이블 구석에 무언가 적혀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LR♥KS 라고 누군가의 낙서가 보입니다.
 
이전 테이블 주인의 낙서같습니다.
 
역시 시종에게는 남이 쓰던 걸 줄 수밖에 없는 처지군요.
 
케일 시트런:... 이거 내 이니셜.. 같아 보이는데. 아닌가... (고개를 갸웃 기울이다가 창문을 본다)
 
당신이 아침에 눈을 뜨면 천장과 더불어 먼저 보이는 곳입니다.
 
창밖에는 당연히 장미로 뒤덮인 정원이 보이고
 
창문을 열지 않아도 장미 향은 코를 찌릅니다.
 
그런데 정원밖에 어린아이가 뛰어다닙니다.
 
동네 꼬마가 저택에 들어온 걸까요?
 
케일 시트런:.. 어린아이? (아이를 빤히 본다)
 
하지만 그 모습은 익히 낯익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아이가 창문 위를 바라봅니다.
 
그는 어린 당신입니다.
 
케일 이성 판정
 
케일 시트런: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 내가 왜.. 저기 있지?
 
이성 -1
 
눈을 비비고 다시 창밖을 살펴보면 정원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케일 시트런:..... 환시인가..
(이후로도 정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방을 나간다)
 
당신이 방을 나오자
 
우체부:편지 왔습니다~!
 
소식을 전해주는 우체부가 왔나 봅니다.
 
마침 잘되었네요.
 
남작에게 전해줄 편지가 있다면 우체부에게 전해주면 되니까요.
 
문을 열면 새하얀 머리칼과 금색의 눈을 빛내며 신기하다는 눈으로 당신에게 친근하게 인사를 합니다.
 
우체부:안녕하세요. 이곳을 담당하고 있는 제리라고 합니다. 처음 뵙는 분이네요. 새로 오신 분인가요?
 
케일 시트런:네. 어제 새로 왔어요. 케일이라고 합니다.
편지는 저한테 주세요. 제가 전해드릴게요. (살갑게 웃으며)
 
우체부:(편지들을 내밀며) 여기 오늘 도착한 편지들입니다. 백작이라 그런지 정말 초대장이나 편지가 많네요! 보내실 편지는 없나요?
 
케일 시트런:오늘은 없는 것 같아요. (편지 꾸러미를 받으며)
 
우체부:그렇군요. 그럼 케일씨, 내일 또 뵈겠습니다.
 
싹싹하게 인사를 하는 제리를 몇 번이고 고개를 숙이며 다른 곳으로 향합니다.
 
케일 시트런:(떠나는 우체부에게 인사를 하고선 편지를 전해주려 응접실로 내려간다)
 
저택을 조사하니 어느새 날은 저물어갑니다.
 
당신은 릴리의 시종으로 들어왔지만 정작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않은 것 같습니다.
 
시종이란 원래 이런 일이던가요?
 
원래는 좀 더 곁에서 도와주는 게 아니었나요?
 
릴리 레나이아:시트런씨, 제가 말한 공부는 잘 하셨나요?
 
릴리의 관한 생각을 하고 있으니.
 
그가 직접 당신의 앞에 나타났네요.
 
케일 시트런:조금요. (싱긋 웃으며 말하고는 손에 있는 편지 꾸러미를 내민다) 참, 그리고 편지가 왔습니다.
 
릴리 레나이아:아, 고마워요. (내민 편지들을 받아 살펴보고는)
사실 당신을 찾아본 건 다름이 아니고 내일은 모처럼 제가 쉬는 날이라. 모처럼이니 정원에 같이 나가보자고 권유하려던 겁니다.
(살며시 미소지으며) 내일 아침에 일어나시면 같이 나가죠.
 
케일 시트런:알겠습니다. 아침에 뵐게요. (여전히 웃는 낯으로 묵례하고는)
 
릴리 레나이아:(살짝 표정에 활기가 돈다) 그래요. 저는 이만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시트런씨도 그만 쉬시죠.
 
그는 쉬라는 말을 남기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갑니다.
 
쉬라는 말도 들었으니.
 
당신도 방으로 들어가서 쉬는 것도 좋겠네요.
 
케일 시트런:(네 방문이 닫히자 말없이 문을 바라보다가 방으로 돌아간다. 엄청 우호적이네..)
 
당신은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남작에게 보낼 편지를 쓰거나
 
지금 방에 있을 백작을 감시할 수도 있겠군요.
 
케일 시트런:(일단 뭐하는지 보고 편지를 쓰는 게 낫겠지. 방문을 걸어 잠그고 옷장 안에 있는 통로로 들어가 백작의 방안을 살펴본다)
 
모두가 잠이 드는 시간.
 
방 안에 서 있는 릴리가 보입니다.
 
여느 사람들과 다름없이 잘 준비를 하는가 싶었지만,
 
손에는 와인잔이 들려있습니다.
 
이윽고 와인을 한모금 음미한 그는 방안을 거닙니다.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무슨 축하하는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아니면 잠이 오지 않아.
 
술의 힘을 빌리는 걸까요.
 
생명수라도 되는 것처럼
 
케일 시트런:(이 시간에 굳이 술을 마시네... 잠이 안 오나)
 
입안에 와인을 털어놓은 릴리는 황홀한 얼굴을 한 채
 
입가에 묻어있는 와인을 손등으로 닦고
 
갑자기 당신이 있는 쪽을 바라봅니다.
 
혹시 들킨 걸까요?
 
케일 시트런:..! (깜짝 놀라 벽에서 멀어진다)
 
릴리 레나이아:... 오늘따라 그림의 눈이 더 생동감 있군.
 
당신이 바라보고 있던 구멍은 액자에 걸린 명화 중 하나였나 봅니다.
 
다행입니다.
 
케일 시트런:(아... 놀래라..... 잠시 주저앉아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는 구멍 밖을 빼꼼 본다)
 
와인을 다 마신 그는 어느새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아직 수상한 점은 없는 것 같네요.
 
케일 시트런:(이제 잘 건가 보네... 조용히 옷장에서 나와 문의 잠금쇠를 풀고 테이블에 앉아 남작에게 보낼 편지를 쓴다. 아직 이렇다 할 증거를 찾진 못했지만 봤던 사실 정도는 그대로 말해야지)
 
남작에게 전할 편지를 써볼까요.
 
뭐가 됐던 당신은 그가 고용한 스파이니까요.
 
이제 이 편지를 내일 올 우체부에게 전해주면 될 것 같습니다.
 
내일은 그래도 릴리 옆에서 시종다운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새로운 곳을 돌아다닌 탓일까요?
 
침대에 눕자마자 피곤이 밀려오며 시야는 어둠으로 내려앉습니다.
 
...
 
깜박... 깜박.
 
눈을 몇번 깜박입니다.
 
방금 시야가 어두워진 것 같았는데.
 
기분탓일까요?
 
이상한 감각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곳은 저택의 3층에 위치하는 무도실입니다.
 
창밖에는 심연으로 물든 밤하늘 사이 별들이 반짝이고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두리번..) 뭐지...
 
평소랑 다른 점이 있다면 무도실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서있습니다.
 
각자 고급스러운 드레스와 슈트를 차려입고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무리에서 슬쩍 벗어나 벽에 가까이 붙는다) 무슨 상황이야, 이게..
 
마리:시트런씨, 뭐하고 계시나요?
 
누군가 방갑다는듯 당신을 부릅니다.
 
그 사람은 당신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죠.
 
 
마리입니다.
 
그런데 언제나 입고있던 메이드복은 어디로가고 드레스를 입고있는거죠?
 
오늘 무도회가 있었다는 말은 듣지 못했는데.
 
추가근무인걸까요?
 
마리:? (갸웃)
 
케일 시트런:..?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눈을 깜빡인다) 마리.. 씨..?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죠?
 
케일 지능 판정
 
케일 시트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케일도 참 장난이 심합니다.
 
메이드라뇨
 
그녀는 후작가의 영애 마리입니다.
 
아까 무도회에서 같이 춤을 췄잖아요.
 
오늘은 릴리의 생일이 맞이하여 무도회가 열렸고,
 
많은 귀족이 그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모였습니다.
 
백작인 당신도 그의 초대를 받고 무도회에 온 것이죠.
 
그와의 첫 만남을 기억하나요?
 
8살의 일이었죠.
 
저택의 정원에서 잠들었던 당신을 깨우고 여러 곳을 다니며 놀았었죠.
 
그리고 마지막 약속은 좀 더 춤을 연습해서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마리:그럼 저는 이만 선약이 있어서 가보겠습니다.
 
마리는 분주하게 인사를 하고는 저편으로 향합니다.
 
케일 시트런:(멀어지는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본다. 현실로 돌아온 듯 돌아오지 않은 것 같은 감각에 눈가를 꾹 누른다)
 
선약이라는 게 보라색 머리칼의 영애와의 약속이었나 봅니다.
 
무도회라면 춤을 추기 마련, 이제 마지막 왈츠만 남아있습니다.
 
파트너가 없다면 춤을 출 수 없으니.
 
이번에는 참여하기는 어렵겠네요.
 
릴리 레나이아:약속, 기억하고 계시죠?
 
이 목소리는 오늘 이 무도회의 주최자.
 
릴리입니다.
 
케일 시트런:(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물론이죠. (싱긋 웃으며)
 
그는 당신의 손을 이끌고 홀에 섭니다.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파트너를 찾아 서있습니다.
 
곧이어 시작을 알리는 연주소리가 들렸고 사람들은 일제히 음악에 맞춰 춤을 춥니다.
 
당신과 릴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간만의 재회지만 인사는 필요 없습니다.
 
인사 대신 그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은 가볍게 허리에 얹습니다.
 
사뭇 진지하게 춤에 임하는 얼굴은 그새 어린 티를 벗어내고 성숙함이 물씬 풍깁니다.
 
두 사람은 눈이 마주칩니다.
 
릴리 레나이아:(눈이 마주치자 살며시 입꼬리를 올려)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시선을 마주하면 피하기 마련.
 
하지만, 그는 당신의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봅니다.
 
케일 시트런:(따라서 입꼬리를 부드럽게 올린다)
 
릴리의 눈동자에 담긴 화려한 샹들리에와 케일.
 
당신의 눈에도 그가 담겼다는 걸 짐작할 수 있을겁니다.
 
맞잡은 손가락이 스칠 때마다 가슴에서부터 간지러운 느낌이 온몸을 휘감아옵니다.
 
온갖 생각을 하는 사이 턴을 할 타이밍이 왔습니다.
 
케일, 오늘이야말로 그에게 당신의 실력을 보여줍시다.
 
케일 예술 판정
 
케일 시트런:
예술(춤) Roll
기준치: 36/18/7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타이밍에 맞춰 빙그르르 돕니다.
 
무엇하나 어색한 점도 없이 완벽한 턴입니다.
 
이 정도면 약속도 지켰다고 할 수 있겠죠.
 
마주보던 릴리는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당신을 보며 웃음을 짓고
 
이내 작게 읊조리는 소리가 귓가에 살랑입니다.
 
릴리 레나이아:약속, 지켜주셨네요?
 
케일 시트런:누구와 한 약속인데, 당연하죠. (즐거운 듯 속살거리는 톤이 평소보다 살짝 높다)
 
장난기를 머금은 목소리가 닿았다 떨어지자.
 
귓가에서 화끈하게 달아올라 얼굴까지 붉게 물들입니다.
 
왜 이리 더운 걸까요?
 
홀 안에 사람들의 열기 때문에 이렇게 더운 걸까요?
 
그렇지 않고서야 갑자기 이렇게 더워질 리가 없거든요.
 
붉게 달아오른 당신의 얼굴,
 
당신을 보며 웃고 있는 릴리,
 
우아한 왈츠의 선율 소리.
 
이 모든 상황이 당신을 벅차게 만듭니다.
 
주변 따위 신경 쓰일 겨를없이 오로지 당신 앞에 있는 사람에게만 집중하게 됩니다.
 
쿵. 쿵. 쿵
 
평소보다 심장이 자신의 존재를 알립니다.
 
오늘따라 왜 이러는 걸까요?
 
케일, 혹시 어디 아픈 건 아니겠죠?
 
케일 시트런:(오늘따라 귓가가 쿵쿵 울릴 정도로 크게 뛰는 심장소리는 스스로 어디가 아픈 건지 의심하게 만들었다. 뜨겁다 느껴질 만큼 열이 오른 얼굴도 그렇고..., 하필 어려서부터 몸이 안 좋았던지라 불현듯 걱정이 앞섰다. 괜찮은 건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왈츠가 막을 내립니다.
 
주변 사람들의 환대한 박수 소리가 들려오고 사람들은 하나,
 
둘씩 파트너를 에스코트하며,
 
배열을 흐트러트립니다.
 
릴리 또한 당신을 이끌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릴리 레나이아:잠시 따라와주시겠어요?
 
케일 시트런:..? 어디 가는데요? (순순히 네 뒤를 따라가며)
 
두 사람은 계단을 내려가고, 또 내려가.
 
이윽고 저택의 문 앞에 섭니다.
 
그가 웃고 있던 것은 사실 당신을 내쫓으려고 한 것일까요?
 
알 수 없는 행동에 묵묵히 릴리를 따라나서면 어느덧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정원에 도달하게 됩니다.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당신을 이끌어가던 손을 놓은 릴리는 몸을 돌려 당신을 말없이 바라봅니다.
 
정원은 시끌시끌했던 무도회와는 달리 적막만이 두 사람을 감쌉니다.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 걸까요?
 
아니면 당신의 춤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한소리를 하려는 걸까요?
 
케일 시트런:(시끄러운 무도장과 달리 적막만이 감도는 정원을 둘러본다. 이내 시선을 네게 옮기고) 여긴 왜 왔어요?
 
걱정이 교차하는 순간 고요함을 깨는 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릴리 레나이아:...(적막을 깨고 입을 열어) 다시,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걱정과는 달리 당신를 만나고 싶었다는 담백한 한마디였습니다.
 
케일 시트런:... ..... (다시 만나고 싶었다는 말 한마디에 뭐라 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그저 입을 다문 채 널 바라보기만 한다)
 
릴리 레나이아:정원에서 처음 만난 당신을 잊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항상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었죠.
또 놀러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정원을 바라보는 날도 많아졌지만...그 이후로 당신은 놀러 오지 않았고 괜스레 서운한 마음이 들었죠.
(기쁜 마음에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마지막 희망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제 생일을 맞이하여 초대했는데, 정말 참석할지는 몰랐습니다.
...(당신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우습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어느새 당신만 생각하게 되었고, 서운한 마음은 어느새 사랑으로 바뀌어있었어요..
 
케일 시트런:.... 다시 오지 않은 건 미안해요. 개인적인 사정이 조금 생겨서.. 그랬어요. (차마 아파서 그랬다는 말은 하지 못하고 애써 돌려 말한다. 사실대로 말할 용기는 아직 없었으니까. 하물며 네가 자신에게 연정을 품었다면 더더욱. 기쁜 듯이 웃음짓는 너와는 다르게 언뜻 슬픈 기색이 비치는 씁쓸한 모습으로 입꼬리를 올린다. 겹쳐진 손을 보며) .... 괜찮겠어요? 절 사랑한다고, 좋은 건 하나도 없을 텐데.
 
릴리 레나이아:당신이 왜 오지 못했는지.. 알고 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연락을 주고 받는 것 만으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당신을 향한 마음에 조건을 찾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래서...당신을 만난 이 장소에서 오늘을 끝으로 마음을 전하려고 해요.
처음 만난 순간부터 케일,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꾸밈없는 담담한 고백은 마지막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합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정원에 다시 서 있습니다.
 
이제는 자라나 높아진 시야로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라나 높아진 시야로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있습니다.
 
그가 달빛을 받아 환하게 빛납니다.
 
정확히는 달빛 때문에 환한 게 아닙니다.
 
무도회에서 춤을 췄을 때처럼 릴리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당신을 담았던 눈동자는 실연을 예상하듯 눈꺼풀이 서서히 아래로 내려앉습니다.
 
어두운 밤이라 해도 보이는 불그스름한 양 뺨과 슬퍼 보이는 얼굴.
 
릴리 레나이아:... ...
 
고백을 들은 당신은 어떠하나요?
 
몇 년 만의 재회를 하여 춤을 추고 고백을 받는 이 상황이 실로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중간에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간질간질했던 가슴,
 
그의 목소리에 달아오른 얼굴,
 
존재를 알리는 심장.
 
이 모든 것은….
 
케일 지능 판정
 
케일 시트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사랑일까요…?
 
낯선 감정이 가슴에 자리 잡습니다.
 
그와 다시 만나고 싶었고 한순간도 그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답이 정해지지 않은 감정은 당신을 부추기기라도 하듯 고동이 점점 빨라집니다.
 
정확하지 않지만, 이것을 사랑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는 거겠죠?
 
케일, 당신의 마음을 전해보세요.
 
케일 시트런:.. 알고 있었군요. (쌉싸래한 미소가 안면에 천천히 번진다. 어떻게든 숨기고 싶었던 사실을, 가장 알리고 싶지 않았던 대상이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훨씬 비참한 거였구나. 무언가 가슴에서 덜컥, 내려앉는 것 같은 느낌에 떨리는 숨을 천천히 들이쉰다. 발갛게 상기된 두 볼도, 천천히 내려앉는 눈꺼풀도 어느 것 하나 눈을 뗄 수 없게끔 하는 모습이었음에도 자신은 쉽사리 그 모든 것들을 눈에 담을 수 없었다. 위태롭게 향하던 시선이 너보다 먼저 바닥으로 떨어진다. 지금까지 느꼈던 감각을 사랑이라 정의내릴 수 있음을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쉬이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너에 대한 감정이 확고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문제는 자신, 그 자체였다) ... 저도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떨리는 입술을 감추려 이로 꾹 문다) 자신이 없어요. 당신 옆에서 오래도록 있을 자신이.
 
릴리 레나이아:...(예상했던 대답에 어두워진 표정은 유독 슬퍼보였다. 하지만 그만큼 간절했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다시는 당신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잡은 손이 조금씩 떨려왔다.) 왜 그런지도 이해해요... 하지만.. 그 잠깐의 순간이라도 내가 당신 곁에 있어주고 싶습니다. 그 조차도 안되는 건가요..?
 
케일 시트런:.... 당신이 슬퍼하는 모습을 별로 보고 싶지 않아요. 괜찮다고 해도 정말 괜찮은 게 아니잖아요. (서서히 차오르던 눈물이 바닥으로 하나둘, 떨어진다) .. 고작 저한테 이렇게까지 하나요.
 
릴리 레나이아:당신만 제 옆에 있다면 뭐든 괜찮습니다. 고작이라니요. (손을 올려 흐르는 눈물을 살며시 닦아주었다.) 당신은 제게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곁에서 지켜주고 싶은게.. 제 마음이에요.
 
케일 시트런:.. 처음 봤을 때보다 고집 세진 거, 알고 있어요? (한참을 말없이 눈물만 흘리다 손을 들어 눈가에 여직 남은 눈물을 훔쳐내고)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못 이기겠네요.
 
릴리 레나이아:그만큼 당신을 사랑하니까요. (작게 웃으며 손끝으로 당신의 뺨을 쓸어주었다.)
 
케일 시트런:한번쯤 져줄 법도 한데요.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며 살며시 눈동자를 위로 올려 널 바라본다)
 
말 한마디로 인생은 바뀝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리운 추억의 한 부분이었을 상대였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그는 당신의 연인이자.
 
달라질 것 없을 사랑입니다.
 
뻗어오는 그의 손은 당신의 뺨을 감싸더니 천천히 입을 맞춥니다.
 
닿아오는 입술이 말캉하고 따듯한 나머지 눈이 절로 감깁니다.
 
저택 안에선 정각을 알리는 괘종시계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집니다.
 
...
 
댕. 댕. 댕
 
아침을 알리는 괘종시계가 귓가로 울려 퍼집니다.
 
그새 또 잠이 들었던 걸까요?
 
어느덧 밤이 지나갔는지 창밖으로는 화창한 햇빛이 커튼 사이로 들어옵니다.
 
요즘 무척 잠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케일 시트런:(창문으로 들이치는 햇살에 눈을 찡그리다가 서서히 뜬다. 전보다 잠들어 있는 시간이 길어진 것 같네..)
 
그 후로 어떻게 된 건지.
 
천천히 생각하면 어젯밤의 전율을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몇 년 만의 만난 릴리와 춤을 추고,
 
두 사람의 마음을 주고받은 뒤 입을 맞춘 그 순간을요.
 
하지만 이 방엔 어떻게 돌아온 거죠?
 
그다음의 기억이 흐릿합니다.
 
당신은 어떻게 돌아왔죠?
 
케일 정신력 판정
 
케일 시트런: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떻게 돌아오긴요.
 
당신은 계속 이곳에 있었잖아요.
 
그제야 현실을 직시합니다.
 
그 모든 순간이 꿈이었다는 걸요.
 
당연하잖아요.
 
당신이 백작이라던가, 마리가 귀족 영애라는 것
 
그리고 당신의 주인 릴리 레나이아와 연인이라니.
 
엉뚱한 꿈이라는 게 당연하잖아요.
 
케일 시트런:(간밤의 모든 게 꿈이라는 걸 깨달은 이후로도 여전히 멍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꿈이라기엔 지나치게 생생해서였을까) ... 모르겠다.., (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마른세수를 하고선 백작의 방으로 간다)
 
벅차오르던 감정이 허무하게 다가옵니다.
 
당신을 향해 외치던 고백, 따듯하고 간지럽던 그 감촉 모든 것들이 당신의 꿈일 뿐이니까요.
 
조금 이상한 점이 있다면 꿈에서 왜 당신은 주인과 엮이는 걸까요?
 
이제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인데 말이죠.
 
쓸데없는 꿈인지.
 
아니면 당신의 사심이 담긴 꿈인지 여전히 알 수 없는 의문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할 시간이 없습니다.
 
오늘은 릴리와 정원에서 만나기로 했잖아요.
 
찝찝한 기분을 떨쳐내지 못한 채 방에서 나오면 우연인지.
 
방에 있는 주인도 문을 열고 나옵니다.
 
당신이 깨워줄 필요는 없어 보이네요.
 
어제도 그렇고 릴리는 정말 일찍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당신이 깨울 필요가 없는 거 같네요.
 
내일은 좀 더 일찍 일어나보는 게 어떨까요?
 
릴리 레나이아:시트런, 좋은 아침입니다. (살풋 웃으며) 그런데 같이 나오다니 우연이군요.
 
케일 시트런:(복도에서 마주치자 살짝 놀란 듯 주춤한다. 지난 꿈 때문에 왠지 마주하는 게 껄끄럽다) .. 좋은 아침입니다. (어색하게 웃으며) 그러게요...
 
릴리 레나이아:(살짝 주춤하는 모습을 보곤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금 웃으며) 사실 이렇게 쉬는 날도 정말 오랜만입니다. 뭐 최근에 부모님 문제 때문에 바빴는데... 당신이란 새로운 가족이 생겼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케일 시트런:..... 그렇다니 다행이네요. (웃는 모습이 꿈에서 보았던 무도장의 모습과 겹쳐져 결국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 가끔은 좀 쉬세요. 너무 일만 하는 것도 좋진 않습니다.
 
릴리 레나이아:시트런씨가 그렇게 말해준다면 그래보겠습니다. (계단으로 걸음을 돌리며) 아마 다른 메이드가 정원에서 놀 수 있도록 준비를 해뒀을 겁니다. 자 가볼까요?
 
릴리를 모셔야 하는 것은 당신인데.
 
어째 주인인 그가 당신을 에스코트합니다.
 
다른 사람이 봤다면 어이없을 상황이겠죠.
 
케일 시트런:(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널 따라 정원으로 나간다)
 
정원이라 하면 본디 초록이 우거지고 여러 꽃이 자리를 잡겠지만,
 
이 저택의 정원은 붉은 장미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것 같습니다.
 
다른 곳보다 유난히 장미 향이 짙은 이곳.
 
당신은 이곳이 너무 낯익습니다.
 
그야 저택에서 일하면서 창문 밖으로 살펴보기에 익숙하다 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꿈에서 나온 정원도 이런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물론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땐 이렇게까지 장미가 많지 않았다는 거지만.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한쪽 구석에 자리 잡은 큰 나무가 눈에 띕니다.
 
저기였죠.
 
꿈속에서 본 릴리와 처음 만나 고백을 한 곳이.
 
분명 꿈일 텐데 기억이 생생합니다.
 
케일 시트런:(문득 눈에 들어오는 꿈에서 보았던 나무의 모습에 이상한 기분이 들어 눈을 깜빡인다. 분명 꿈이었을 텐데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건지 알 수 없지만)
 
겨우 2일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현실이고 꿈인지 헷갈리는 이 상황은 당혹스럽기만 한순간.
 
어깨에 닿는 누군가의 손길.
 
릴리 레나이아:표정이 안 좋은데... 어디 아프기라도 한 겁니까?
 
릴리입니다.
 
그의 덕분에 당혹스러움에서 벗어납니다.
 
왜냐….
 
케일 시트런:... 아, 아닙니다. 괜찮아요.
 
당신을 걱정하는 그의 표정이 더 심각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마치 무언가 잃어버릴 것 같은 사람처럼 불안한 표정.
 
그는 왜 이러는 걸까요?
 
케일 시트런:..? (눈 깜빡..) 표정이 많이 안 좋으신데.. 괜찮으세요?
 
릴리 레나이아:난 괜찮습니다. 그보다...괜히 무리하지 않으면 좋겠네요.
 
그는 당신의 이마를 짚어보고 안색을 살피는 등등.
 
괜찮은 것을 확인하고 표정이 풀립니다.
 
케일 시트런:(너무 과민 반응하는 것 같은데...) 그럴게요.
 
릴리 레나이아:(한결 편해진 얼굴로 보다가 문뜻 뭔가를 보고는) 잠시 앉아있어 볼래요?
 
케일 시트런:..? 네. (고개를 갸웃거리다 주변에 있는 의자에 앉는다)
 
릴리 레나이아:(근처 분수대로 다가가 꽃을 꺾어 뭔가를 만들더니, 다시 당신에게 돌아와 머리에 화관을 씌워주곤 살풋 웃어) ... 잘 어울리네요.
 
케일 시트런:(이것도 뭔가 익숙한 상황인데... 꿈에서 이런 일이 있지 않았나? 불현듯 드는 기시감에 눈을 깜빡이다가 살풋 미소짓는다) 감사합니다. (머리 위에 올려진 화관을 톡톡 건드려보다가) .. 혹시 만드는 법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릴리 레나이아:그럼요.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요. (꽃 몇 송이를 더 꺾어 네 손에 쥐어두고는 줄기를 엮어가며) 이렇게.. 풀리지 않게 잘 묶으면 됩니다.
 
케일 시트런:(네가 하는 걸 유심히 보다가 어설프게나마 꽃의 줄기와 가지를 엮는다) 이렇게요..?
 
케일 손놀림 판정
 
케일 시트런: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엮인 줄기들이 엉성하기만 합니다.
 
케일 시트런:..........
 
이래서는 화관도 안되겠어요
 
케일 시트런:(힐끔.......)
 
릴리 레나이아:(작게 키득 웃고는) 괜찮습니다. 누구나 처음부터 잘하는 건 아니니까요.
 
케일 시트런:(엉성한 꽃 줄기 한번.. 너 한번.. 번갈아 봄...) ... 제가 안 괜찮은데요..
 
릴리 레나이아:그럼 화관은 나중에하고 반지부터 배워볼래요?
 
케일 시트런:그게 더 쉬운 거죠?
 
릴리 레나이아:그럼요. 자, (줄기 뜸을 내고 그 사이로 다른 꽃송이를 끼워 엮고는) 이렇게만 하면 됩니다.
 
케일 시트런:(왠지 존심이 상함....) 이거 한번만 더 해볼래요.
 
케일 손재주 판정
 
케일 시트런: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12
판정결과: 실패
 
화관의 모양을 잡긴 했지만..
 
여전히 어딘가 엉성합니다.
 
케일 시트런:(오기 생기는데 짜증남.... 한숨 푹 쉬고 다른 꽃 집어든다) 반지 어떻게 하는 거라고요...
 
릴리 레나이아:(만들어진 화관을 보고는 푸슬 웃으며) 처음치고는 잘했는데요?
 
케일 시트런:... 괜히 위로 안 해줘도 돼요.
 
릴리 레나이아:괜한 말이 아니에요. (만든 화관을 써보고는 당신을 보며) 꽤 괜찮지 않습니까?
 
케일 시트런:....... 솔직하게요?
 
릴리 레나이아:편한대로요.
 
케일 시트런:(화관을 쓴 모습을 유심히 보더니) 주인님 얼굴이 다 했어요.
 
릴리 레나이아:(푸흡...)
 
케일 시트런:(네 머리 위에 있는 엉성한 화관을 가져온다) 그러니까 하지 마요.
 
릴리 레나이아:(터진 웃음을 진정시키며) 하... 그럼 다음에 더 잘 만들어서 주세요.
 
케일 시트런:... 노력해볼게요. (이미 뭔가 포기한 표정)
 
멀리서 사용인이 다가옵니다.
 
에밀리 라는 이름의 메이드네요.
 
에밀리:주인님, 차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야기를 가지기엔 티타임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릴리 레나이아:아, 고맙습니다. (당신에게 고개를 돌리며) 갈까요?
 
케일 시트런:(내가 이러고 있어도 되는 건가...) .. 네. (자리에서 일어난다)
 
안내하는 사용인을 따라가면
 
테이블 위에 평소에는 먹을 수 없는 달콤한 쿠키와 은은한 향을 자랑하는 뜨거운 차가 놓여있습니다.
 
에밀리는 당신과 릴리에게 각각 차를 따라주고 자리를 떠납니다.
 
케일 시트런:(이것도 꿈에서 봤던 것 같은데... 낯익은 모습에 멀뚱히 서 있다가 익숙하게 네 맞은편에 앉는다. 왜 자꾸 그때가 떠오르는 거지?)
 
기시감이 들어 그의 찻잔을 보면...
 
당신의 차와는 달리 다른 찻주전자에서 따른 릴리의 차는 붉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진한 색상이 도통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케일 시트런:.. 그런 차도 있나 봐요? (네 찻잔을 보더니)
 
릴리 레나이아:(당신의 물음에 고개를 들고는) 아, 제가 몸이 좋지 않아서 매일 마시는 약입니다
 
케일 시트런:(눈 깜빡..) 어디 아프세요?
 
릴리 레나이아:그냥... 별거 아닙니다.
 
물어보기도 전에 릴리는 당신에게 대답하고 한입에 약을 털어버립니다.
 
케일 시트런:.... (대답 대신 찻잔의 손잡이만 만지작거린다. 어제 봤던 침대 위 혈흔이 생각나 표정이 살짝 가라앉는다. 그 정도면 별게 아닌 건데)
 
릴리 레나이아:그보다, 일은 할만 한가요?
 
케일 시트런:.. 제법 할만해서 괜찮아요.
 
릴리 레나이아:다행입니다. 저택에 사용인이 많으니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얼마든이 물어보세요.
 
케일 시트런:그렇게 하겠습니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근데.. 다른 사용인들에게도 이렇게 호의적이신가요?
 
릴리 레나이아:(당신의 질문에 순간 손이 멈췄다) ... 전 내 사람에게는 호의적인 편입니다. 그건 시트런씨, 당신도 예외는 아니죠.
 
케일 시트런:그렇군요.. 좋은 주인이시네요. (손이 멈춘 순간, 널 유심히 보다가 이내 시선은 정원에 흐드러진 장미들로 향한다) 참, 혹시 장미가 이렇게 많이 있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장미를 좋아하신다거나..,
 
릴리 레나이아:(그 시선을 따라 장미들을 보며) 벌써 오래된 이야기네요. 여기 살았던 선조 중 한 명이 저택을 떠났고, 남은 선조는 그가 다시 저택에 돌아오길 바라며 눈에 띄게 장미를 심어둔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저도 들은 이야기지만요.
 
케일 시트런:생각보다 절절한 사유가 있었군요.. 여전히 장미를 두는 건 선조의 뜻이 있어서인가요? (다시 널 바라본다)
 
릴리 레나이아:... 그럼요. 아마도 여전히 기다리는 모양이니까요.
 
케일 시트런:.. 언젠간 다시 만나겠죠.
 
릴리 레나이아:그랬으면 좋겠네요. (살풋 웃으며 다 마신 찻잔을 내려 놓는다)
 
케일 시트런:(찻잔을 기울이다가 한모금 마신다) ... 그러고 보니, 3층에 잠긴 방이 있던데.. 거긴 뭐하는 곳인가요?
 
릴리 레나이아:어머니 방 옆에 있는 방을 말하는 건가요?
 
케일 시트런:.. 네.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릴리 레나이아:그곳은 사용인들이 들어갈 수 없는 방입니다. 저택의 중요한 귀중품들이 보관된 곳이죠.
 
케일 시트런: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장미 향이 그렇게 진한 곳에 귀중품을 보관한다고..?)
 
이야기중 그가 입을 가리고 작게 하품을 합니다.
 
릴리 레나이아:오랜만의 휴일이라서 그런가? 괜스레 풀어지네요...
 
그럴만한 게 쾌청한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풀잎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나는 소리가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어
 
한껏 나른하게 만듭니다.
 
케일 시트런:쉴 땐 쉬어야 하니까요. 조금 주무시는 게 어떠세요?
 
릴리 레나이아:네, 아무래도 잠을 이길 수 없는 것 같네요. 조금만 눈을 붙이겠습니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면 당신이 옆에 계속 있으면 좋겠네요...
 
이윽고 그는 두 번째 하품하고 옅은 미소를 띤 채 정원에서 눈을 감습니다.
 
코를 찌르는 장미 향.
 
어딘가 모르게 낯설지 않은 저택.
 
계속 꿈에 나오는 릴리 레나이아.
 
이 모든 것이 당신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간혹 어떤 게 현실인지 혼동할 때도 많을 정도로요.
 
케일 시트런:(잠이 든 모습을 바라보다가 낯익은 저택의 정경을 둘러보았다) ....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하지만 당신은 이 저택을 조사하는 스파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그 사실을 모르는 릴리는 당신 옆에서 마음 편히 잠들어 있습니다.
 
케일, 당신에게 주고 싶은 게 있습니다.
 
어디선가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케일 시트런:...?
 
그곳으로 고개를 돌리면 정원 큰 나무쪽에 릴리가 서 있습니다.
 
정확히는 어제 당신의 꿈에서 사랑을 고백한 그가요.
 
케일 시트런:....... 무슨.. (옆에서 잠들어 있는 널 보다가 다시 나무 쪽을 바라본다) ..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연달아 일어나자 머리가 멍한 느낌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일어나서 나무 밑으로 다가간다)
 
두 명의 릴리를 본 당신
 
케일 이성 판정
 
케일 시트런: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 -1
 
또 한 명의 릴리는 이리로 다가오라는 듯 손짓을 하더니.
 
이후 큰 나무 뒤편으로 향합니다.
 
케일 시트런:(따라서 나무 뒤편으로 간다)
 
나무 뒤편으로 향하면 또 한 명의 릴리는.
 
큰 나무에 뚫린 구멍에서 은 상자 꺼내고, 당신을 향해 다가옵니다
 
케일 시트런:... 상자?
 
이게 제 마음입니다.
 
당신의 손에 은 상자를 건네주자마자. 릴리는 연기처럼 사라집니다.
 
케일 시트런:.........
(상자를 든 채 멍하니 아무도 없는 정면을 바라보다가 슬그머니 상자를 열어본다)
 
손에 쥐어진 상자는 낡아서 빛이 바랜 은 상자입니다.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상자 위에는 먼지가 자리를 잡고 있지만 척 봐도 꽤 비싼 걸 알 수 있습니다.
 
상자 안에는 열쇠와 반지, 노란색으로 바랜 카드가 담겨있습니다.
 
케일 시트런:이건 어디 열쇠지? (열쇠를 꺼낸다)
 
이게 왜 상자에 있는 걸까요?
 
무슨 열쇠인지 알 수 없습니다.
 
케일 시트런:(고개를 갸웃 기울이다가 주머니에 열쇠를 넣고 카드를 든다) 뭐지..
 
세월에 바래어 노란색으로 바랜 카드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케일, 평생을 저와 함께해주세요.]
 
케일 시트런:.... 이게 대체, (카드의 뒷면을 뒤집어본다)
 
뒷면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습니다.
 
케일 시트런:대체 뭐지..... (카드를 다시 상자에 넣어두고는 반지를 꺼낸다)
 
다이아몬드 반지입니다.
 
약지에 끼워보면 소름 돋을 정도로 딱 맞습니다.
 
꿈인 줄 알았던 것이 이제는 현실까지 침범합니다.
 
케일 시트런:......
 
이 저택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도통 평범한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일이 눈앞에 벌어집니다.
 
남작의 말대로 이 저택은 수상하다 못해 이상합니다.
 
당신의 주인은 세상 모르게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진짜 말도 안 돼.., (헛웃음을 지으며 황급히 반지를 빼내어 상자에 넣고 뚜껑을 닫는다) 이게 다 현실일리 없어..
 
잠든 사이 저택을 조사해봅시다.
 
케일 시트런:....하.. (정신차려, 케일. 이마를 짚고 숨을 고른 뒤 천천히 저택 안으로 들어간다. 백작이 일어나기 전에만 오면 돼)
(대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응접실로 향한다. 어제 여기 있었지...)
 
응접실은 주로 손님들 맞이하는 공간으로 사용되는 곳이죠.
 
당신이  릴리를 처음 만난 곳이기도 합니다.
 
화려한 무늬의 [소파]와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첫날에는 긴장한 탓에 제대로 보지 못했는지.
 
벽면에는 이 가문의 선조들로 보이는 [초상화]들이 즐비 되어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선조들인가... (초상화 앞으로 다가간다)
 
레나이아 가문 선조들의 초상화가 즐비 되어 있습니다.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유독 세 개의 초상화들은 거의 동일인물처럼 닮았습니다.
 
어차피 같은 가문의 사람이라면 닮았을 테니.
 
화가가 대충 그린 게 아닐까요?
 
케일 관찰 강행 판정
 
케일 시트런:뭔가 이상한데... (눈을 찌푸리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독 세 개의 초상화들은 릴리를 닮았습니다.
 
그의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까지 이렇게 닮을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합니다.
 
케일 시트런:.. 이렇게까지 닮기란 쉽지 않은데. (정원에서 들었던 선조에 관한 얘기가 떠올랐다. 아직도 떠난 선조를 기다린다는 얘기도) ..... 설마, 아니겠지. (찝찝한 마음에 그림을 한동안 보다가 떼어지지 않는 발을 억지로 떼어내 테이블로 다가간다)
 
테이블 위에는 여러 손님이 갔다 온 방문 카드를 두는 카드함과 [신문]들이 보입니다.
 
케일 시트런:신문도 있네... (신문을 집어든다)
 
신문을 통해 다른 지역에 있는 소식들을 접하기도 합니다.
 
간혹 찾아보면 재밌는 기삿거리도 있죠.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재봉사에서 홍보하는 옷들이 보입니다.
 
나중에 보수로 받은 돈으로 한 벌 사보는 것도 좋겠네요.
 
신문들을 찾아보면 그중에서 꽤 오래된 신문들이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전염병....? 이거 언제 거지...
 
적어도 100년은 된 신문 같네요.
 
케일 시트런:100년...? 이렇게 오래된 게 왜 아직도 저택에 있는 거야..? (놀란 눈을 깜빡인다. 보통 이상한 수준의 저택이 아닌데, 여기. 신문을 도로 내려놓고 소파를 본다)
 
역시 고급스러운 소파는 푹신함이 다릅니다.
 
그 외에 특별한건 없어보여요.
 
케일 시트런:.... 진짜 이상한 곳이네.. (응접실을 나오며)
(고민하다가 식자재 창고로 들어간다)
 
음식을 만들기 위한 식재료들이 이곳에 보관됩니다.
 
주로 나무박스에 담겨오는지 창고에는 나무 상자들이 즐비합니다.
 
구역별로 고기와 채소 그리고 주류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케일 시트런:웬만한 건 다 있네..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식자재를 보관하는 곳이라도 무언가 단서라고 찾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뒤쪽에서 무언가 작은 게 굴러떨어집니다.
 
새하얗고 약간은 길쭉하지만 저런 음식이 있었던가요?
 
케일 시트런:..? 이게 뭐지? 이런 식재료는 본 적 없는 것 같은데.. (바닥에서 주워들어 자세히 살펴본다)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6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자세히 살피기 위해 무언가를 주워보면 이건…….
 
식자재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람의 손가락'입니다.
 
케일 이성 판정
 
케일 시트런: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변화 없음
 
더 놀라운 것은 아무리 잘린 손가락이라도 절단면에 핏자국이 있기 나름이건만
 
핏기라고 하나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얗게 보인 것 같습니다.
 
케일 시트런:....... 사람 손가락이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야...?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중얼거리더니 손가락을 던지듯이 바닥에 떨어트린다)
 
왜 이런게 여기 있는 걸까요..
 
가면 갈수록 이 저택...
 
너무 수상한 것 투성이입니다.
 
여기서 더 볼 수 있는 건 없겠군요.
 
케일 시트런:..... .... (괜히 여기 온 것 같다... 식자재 창고에서 나와 바로 맞은편에 있는 창고로 들어간다)
 
평소에 안 쓰는 물건이나 부피가 물건은 이곳에 보관하기도 합니다.
 
소설 같은 곳에서도 이런 창고에서 증거를 발견하기도 하죠.
 
창고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이 존재합니다.
 
저택의 수리를 위해 갖춰진 망치나 못, 판자 등 [수리 도구]가 보이며
 
지금은 잘 안 쓰는 [책]과 가구들 위로 먼지가 쌓여있습니다.
 
케일 시트런:여긴 청소를 한번도 안 한 건가... (그득 쌓인 먼지에 작게 기침하며 책을 살펴본다)
 
케일 자료조사 판정
 
케일 시트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다 낡아서 너덜너덜한 책들입니다.
 
별다른 점은 없네요.
 
케일 시트런:오래된 고서를 여기다 처박아둔 건가... (너덜한 책을 몇 장 넘겨보다가 내려놓고 수리 도구를 본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수리 도구입니다.
 
정돈이 잘 되어 있습니다.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한구석에 침대 시트로 보이는 것들이 뭉텅이로 쌓여있습니다.
 
사용인 중에 빨래하기 귀찮아서 누가 저기다 숨겨둔 걸까요?
 
시트를 들춰보면 새하얀 시트는 사용할 수도 없게 검은색으로 얼룩 합니다.
 
케일 시트런:... 뭐야?
 
이건 잉크 따위가 아니라는 걸 당신은 잘 알 수 있습니다.
 
오래된 핏자국입니다.
 
케일 이성 판정
 
케일 시트런:피가.. 굳은 건가....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변화 없음
 
이곳도 더 살펴볼 건 없는 것 같군요.
 
케일 시트런:(시트를 다시 내려놓고 홀로 나간다. 2층보단 1층이 더 수상한 곳이 많았네.. 주변을 빙 둘러보다가 하녀의 방으로 들어간다)
 
지친 사용인들의 휴식처입니다.
 
당신과 달리 여러 사용인은 이 방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릴리의 직속 시종이기 때문에 특별 대우라도 받는 거 같네요.
 
잠시 쉬고 있는 사용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저택 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사용인들이라면 뭔가 알아낼 수 있는 게 있을지도 모릅니다.
 
케일 시트런:(특별 대우치곤 너무 과한데...)
 
마리:어머? 시트런씨? 무슨 일이세요?
 
방 안에는 마리와 에밀리가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뭘 물어봐야 할까.....) (아이디어 굴려볼래요)
 
케일 지능 판정
 
케일 시트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 보니 일전에 남작이 누나에게서 수상한 편지가 왔다고 했었죠.
 
분명 이 저택에서 수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어요.
 
케일 시트런:아.. 뭐 물어볼 게 있어서요. 이 저택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는 소문을 여기 오기 전에 들었었는데.. 혹시 알고 계신 게 있으신가 싶어서.
 
마리:이상한 일이요?(갸웃)
딱히 이상한 점은 없었어요. 평범한 저택일 뿐인걸요. 하지만... 일전에 이상한 일이 하나 있었어요.
 
케일 시트런:.. 그게 뭔데요?
 
마리:(머뭇거리다) 돌아가신 전 부인께서 갑자기 저택을 나가야 한다니. 돌아가신 전 주인님이 괴물이라면서 잡아먹힐 거라는 말을 하셨었어요. 아무래도.. 병 때문에 심신이 미약해지신 탓일 거에요.
 
케일 시트런:...? 그래요..? (듣기만 해도 이상한 일이긴 하네...) 그거 말곤 아무 일도 없었던 거죠..?
 
마리:음...글쎄요?
그러고보니 이 가문에 내려오는 저주가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에밀리를 보며) 그렇지?
 
케일 시트런:저주요? (따라서 에밀리를 본다)
 
에밀리:... 100년 전에.. 이 저택에 뱀파이어가 대대로 이 가문의 사람들이 불치병에 걸려 죽는 저주를 걸었다는 소문이 있었어요..
 
케일 시트런:불치병.... 그러면 주인님께서 드시는 약도 그거랑 관련 있는 건가요...?
 
에밀리:..?(갸웃) 주인님께서는 병세는 보이지 않고 계신데요..
 
케일 시트런:...?
(눈 깜빡..) 그럼 제가 잘못 알고 있었나 보네요..
 
마리:더 궁금한게 있으신가요?
 
케일 시트런:(아이디어 한번만 더 하게 해주세요... 감이 안 잡힌다....)
 
케일 지능 판정
 
케일 시트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뱀파이어라니... 정말 그런게 있는걸까요?
 
혹시 사용인들은 그 존재에 대해 알고 있지 않을까요?
 
케일 시트런:그... 뱀파이어에 대한 얘기.. 더 들어볼 수 있을까요?
 
마리:그게.. 좀 오래된 이야기라서 저희도 잘 몰라요..
이런 이야기는 저택에 간혹 찾아오는 우체부가 더 잘 알고 있던데. 나중에 만나면 물어보세요.
 
케일 시트런:그렇구나... 고마워요. 쉬는데 방해한 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이만 가볼게요. (웃으며 인사를 하고선 방을 나온다)
 
마리:별 말씀을요.(싱긋 웃어)
 
방을 나오자
 
우체부:편지 왔습니다~!
 
소식을 전해주는 우체부가 왔나 봅니다.
 
마침 잘되었네요.
 
남작에게 전해줄 편지가 있다면 우체부에게 전해주면 되니까요.
 
케일 시트런:(타이밍이 좋네. 방을 나오자마자 들리는 우체부의 목소리에 씨익 웃는다. 남작에게 전해줄 편지를 들고 우체부에게 다가간다) 안녕하세요.
 
우체부:안녕하세요! 오늘 또 뵙네요.
여기 오늘 도착한 편지들입니다. 오늘도 편지가 많네요! 보내실 편지는 없나요?
 
케일 시트런:매번 감사합니다. (편지를 받은 뒤 남작에게 보낼 편지를 건넨다) 오늘은 이거 하나뿐이에요. 그나저나, 다른 사용인들에게서 들었는데, 뱀파이어? 그런 존재에 대한 얘기를 잘 아신다면서요.
 
우체부:아~ 당연히 알고 있죠. 그 소설에 나오는 괴물 이야기인데. 이 마을에도 그런 소문이 있어요. 그것도 지금 당신이 일하는 저택에 관한 소문이죠.
 
케일 시트런:혹시 좀 들을 수 있을까요? 저도 그런 소문을 좋아해서. (^^)
 
우체부:글쎄 말이죠. (한손으로 입가를 가리고 소근거리듯) 마을에 사람들이 사라지는 사건이 있었어요.
근데 알고 보니까 이 저택에 살던 선조까지 뱀파이어에게 홀려서 잡아먹힐 뻔한 것을 마을 사람들이 뱀파이어를 죽여서 구해줬지 뭐에요.
 
케일 시트런:사람들이 사라져요..? (놀란 척 눈을 크게 뜨고 되묻다가)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럼 지금은 괜찮은 거겠네요?
 
우체부:아마도 그렇겠죠? 근데 여전히 저주는 남아 있는 모양이에요(에휴..)
 
케일 시트런:저주는 저도 들어본 적 있어요. 불치병에 걸려 죽는 저주를 걸었다죠? (안 됐다는 듯 고개를 내젓는다) 그래도 지금 주인님께서는 아픈 곳이 없어 보이셨는데..
 
우체부:그러게나 말이에요. 안그래도 전 백작님과 안주인께서는 그 병으로 돌아가셨다는데.. 참 걱정이네요.
 
케일 시트런:그렇군요.... .. 갑자기 안 좋아지실 수도 있는 건가..
 
우체부:글쎄요. 지금은 건강해보이시니까요.
사실 지금 백작님도 밖으로 나오는걸 본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해요.
 
케일 시트런:... 아주 안심할 순 없을 것 같네요.
 
우체부:잘 부탁드릴게요. 그럼 전 이만!
 
아, 혹시 보내실 편지가 있으신가요?
 
우체부는 가기전 당신에게 묻습니다.
 
케일 시트런:(남작에게 보낼 편지 이미 아까 줬다)
 
우체부는 받은 편지를 잘 챙겨 저택을 떠납니다.
 
2일차 저택을 조사를 마치면 해가 저물어 갑니다.
 
케일 시트런:.. 아, 맞다. 정원! (우체부를 보낸 뒤 서둘러 정원으로 간다. 설마 깬 건 아니겠지...)
 
당신은 그러고보니 깜박한게 있지않나요?
 
당신의 주인을 정원에 두고 왔습니다.
 
이상한 저택을 조사하느라 깜박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가 자고 일어나면 당신이 옆에 있으면 좋겠다고 한 것 같은데….
 
약속은 지키지 못한 것 같네요.
 
그래도 말이에요.
 
혹시 모르잖아요.
 
아직 자고 있다던가.
 
당신을 기다릴 수 있는 릴리를 위해 정원으로 향합니다.
 
하늘은 해가 저물며 보라색으로 물들어가지만, 정원의 장미는 여전히 선명한 붉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잠들어 있던 릴리는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어쩐지 그 모습이 맨 처음 마차를 타고 왔을 때.
 
꿨던 꿈처럼 슬퍼 보입니다.
 
케일 시트런:.... .. (왠지 네 모습이 너무 슬퍼 보여 더 다가갈 수가 없었다)
 
당신의 기척을 느꼈는지 슬퍼 보이던 표정은 사라집니다.
 
릴리 레나이아:... 돌아와 주실 줄 알았습니다.
 
케일 시트런:.... 네?
 
당신이 와줄 걸 당연히 알았다는 말.
 
그 한마디만 내뱉고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마치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꽉 잡고 저택으로 돌아갑니다.
 
그가 손을 잡고 이끈 곳은 당신의 방 앞입니다.
 
그제야 당신의 손을 놓아줍니다.
 
릴리 레나이아:...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쉬는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릴리는 말할 틈 없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갑니다.
 
역시 자고 일어났는데, 옆에 없었던 것을 내심 마음에 담아준 걸까요.
 
케일 시트런:...... (부를 새도 없이 닫힌 방문을 멍하니 본다) ..... 하.. (꿈에서 있었던 일과 낮에 받았던 상자 등, 온갖 것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히자 문 앞에 주저앉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어. 그래도 답답한 마음은 가시질 않아, 3층으로 올라갔다)
 
아무도 없는 무도실은 고요합니다.
 
지난 꿈에서 보았던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적막이 흐릅니다.
 
여전히 그곳에는 여러 [악기]들과 유리돔에 싸인 [장미]가 놓여있습니다.
 
케일 시트런:(고요하기만 한 무도실을 멍하니 서서 바라보다가 무언가에 이끌리듯 피아노 앞으로 다가간다)
 
당신은 홀리듯 피아노 앞으로 다가가 앉습니다.
 
케일 예술(피아노) 판정
 
케일 시트런:.... 기억도 잘 안 나는데.. (피아노 위에 손을 얹으며)
예술(피아노) Roll
기준치: 20/10/4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연주하자 이상한 소리가 나옵니다.
 
아니 이걸 연주라고 할 수 있는가요?
 
케일 시트런:.. 아, 역시 안 되겠다. (귀에 거슬리는 소음들만 흘러나오자 허탈한 듯 웃고 손을 내리며 의자에서 일어난다. 혼란스러움이 가라앉긴 커녕 되레 더 착잡해진 것만 같아 2층으로 내려간다)
 
내려가려다 문뜩,
 
유리돔에 싸인 장미가 눈에 들어옵니다.
 
케일 시트런:... 어, 저거.. (시야 끝에 아슬하게 걸쳐진 장미의 존재감에 가던 걸음을 멈추고 유리돔 앞으로 다가갔다)
 
유리돔에 담겨있는 장미는 시들합니다.
 
바닥에는 여러 잎이 떨어져 있습니다.
 
처음에 봤던 그 우아한 자태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아름다움은 한때입니다.
 
케일 시트런:... 왜 벌써 시들었지.. (바닥에 한가득 쌓인 꽃잎들을 보며 안쓰러워 하더니 손을 뻗어 유리돔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너나 나나 비슷한 것 같다..
 
유리돔을 쓸어내리는 그 순간에도 장미 꽃잎이 떨어집니다.
 
케일 시트런:.... (조금씩 시들어가는 장미를 물끄러미 보다가 천천히 발길을 돌려 계단을 내려간다)
 
오늘은 참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신의 꿈인 줄 알았던 또 한 명의 릴리.
 
그리고 은 상자에 담긴 열쇠와 딱 들어맞는 반지.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꿈인지 모르겠습니다.
 
케일 시트런:(침대에 누워 낮에 받았던 상자에서 반지를 꺼내 한참을 바라본다) ... 뭐가 어떻게 된 걸까.
 
사실 지금 이 생각을 하는 것도 꿈일지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시야는 흐릿해집니다.
 
...
 
쿨럭-
 
누군가의 기침소리에 당신은 눈이 뜨입니다.
 
그리고 또 한 번 쿨럭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케일 시트런:..? (갑자기 웬 기침소리지. 익숙한 소리에 본능적으로 눈을 뜬다)
 
그제야 당신의 이 기침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냅니다.
 
바로 케일 시트런, 당신의 기침소리입니다.
 
케일 시트런:... 아, (나였구나. 젠장...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기침할 때마다 느껴지는 숨이 차는 듯한 답답한 느낌에 눈이 절로 찌푸려졌다)
 
흐릿한 시야가 점점 선명해지며 기침 때문에 틀어막았던 손에는
 
혈흔과 아까 은 상자에서 찾은 반지가 당신의 손가락에 끼워져있습니다.
 
당신은 왜 갑자기 피를 토하고 있는거죠?
 
케일 이성 판정
 
케일 시트런: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릴리 레나이아:케일, 괜찮아요?
 
걱정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혈흔이 묻어있는 손을 누군가 다급하게 꼭 잡습니다.
 
겹쳐진 손에도 당신과 같은 디자인의 반지가 끼워져 있고
 
귀에 익은 목소리의 정체는
 
이제 당신이 꿈에서 지겹도록 본 릴리입니다.
 
케일 시트런:......, (아.. 또 당신이네. 서로의 손에 끼워진 꼭 맞는 디자인을 한 반지의 존재가 어쩐지 자신을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그리고 제 앞에 있는 사람 또한) .. 괜찮아요. (말할 때마다 기관지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운 통증과 쓰라림에 긴 말을 하지 못하고 다시 입을 다물었을지언정 최대한 아픈 티를 내지 않으려했다)
 
이것은 현실이 맞는 걸까요?
 
사실 시종인 당신이 아파서 주인으로 걱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릴리인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 알 수 있는 게 있다면,
 
당신의 앞에 있는 릴리는 그 누구보다 당신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마치 무언가 잃어버릴 것 같은 사람처럼요.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낯선 방.
 
어딘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방입니다.
 
릴리 레나이아:(손에 묻은 피를 닦고 조심히 이불 속에 넣어주며) ....
 
케일 시트런:.... (낯선 방을 대충 훑어보다가 눈앞의 널 보고는 괜찮다는 듯 힘없이 미소지었다. 이래서 그때 거절하려 했던 건데..)
 
릴리 레나이아:(당신을 보며 겨우 지어보이는 미소가 씁쓸했다.) 괜찮아요.. 의사가 조금만 쉬면 나을 거라고 했으니까.. 괜찮아질겁니다.
 
케일 시트런:..... 그래요. (힘겹게 내뱉어지는 숨이 불편해서 작게 잔기침을 한다) ..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요.
 
언제 이렇게 쇠약해진 것인지.
 
딱 들어맞았던 반지도 헐겁습니다.
 
-툭
 
릴리 레나이아:..!
 
그 순간 창문에서 무언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릴리가 다급히 일어나 커튼으로 창문을 가립니다.
 
케일 시트런:...? (힘없이 눈만 굴려 창문을 본다) .. 뭐예요?
 
릴리 레나이아:... 별일 아닙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몸 상태가 별로 좋아 보이지 않네요. (당신의 머리를 천천히 쓸어주며) 좀 더 자는게 좋겠어요..
 
케일 시트런:... ..... (말 없이 널 가만 바라보다가 이불 밖으로 손 하나를 빼낸다) .. 그래야겠네요. 손 좀.. 잡아줄래요.
 
릴리 레나이아:... ... 그럼요. (살며시 당신의 손을 잡으며 다정하게 웃어보여)
 
다시 침대로 돌아온 그는 당신을 토닥이며 재웁니다.
 
분명 정신은 말똥한데. 몸이 아픈 탓일까요?
 
다시 서서히 시야가 침몰합니다.
 
케일 듣기 판정
 
케일 시트런: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툭, 또다시 창문에서 부딪치는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낯선 이의 목소리
 
"저택에 숨긴 거 다 알고 찾아왔다. 뱀파이어를 내보내라!"
 
몽롱하지만 뚜렷하게 들린 소리.
 
하지만 생각할 시간도 없이 정신마저 침몰해갑니다.
 
...
 
익숙한 천장이 당신을 반깁니다.
 
꿈 속에서 아팠던 몸도 이제는 안아픕니다.
 
어째서 꿈속에서 계속 릴리가 나오는 걸까요?
 
이제는 하다하다 못해 그와 결혼도 했다니...
 
케일 시트런:..... (눈을 두어번 깜빡이다가 팔을 들어 눈 위에 얹어놓는다) ... 씨발..,
 
꿈속 상황은 점점 이상하게 돌아갑니다.
 
아니, 정말 단순한 꿈이 맞기는 한 걸까요?
 
당신의 머리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평범한 당신이 이런 꿈을 꾸고 있는지.
 
생각을 해보지만,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창밖을 바라보면 심각한 당신과 달리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새들이 지저귀며 노래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생각에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오늘은 꼭 릴리보다 일찍 일어나 깨우기로 다짐했잖아요.
 
빨리 침대에서 일어나 그를 깨우러 갑시다.
 
케일 시트런:..... 이게 다 알 반가 싶다.. (평온하기만 한 창밖을 멍한 눈으로 관망하다가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네 방으로 갔다)
 
벌써 일한 지 3일,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익숙해지기엔 충분한 시간입니다.
 
방 밖을 나서면 이제는 익숙한 주인의 방이 보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늘은 릴리가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 (잘 자고 있네.. 보고 있자니 어쩐지 안심이 되는 것 같아서 깨우기는 커녕 조용히 문 근처에서 지켜만 본다)
그냥.. 일어날 때 다시 올까.... (작게 중얼거리더니 천천히 방을 나온다)
 
그때, 당신은 조금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새하얀 베개와 그의 입가에는
 
검붉은 색의 피가 묻어있습니다.
 
케일 지능 판정
 
케일 시트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저택의 소문이 생각납니다.
 
레나이아 가문 후손은 병에 걸린다고...
 
설마 그 병이 이런걸까요?
 
당신의 인기척을 느낀건지
 
그가 천천히 눈을 뜹니다.
 
케일 시트런:(나가려다 네 입가와 베개에 묻은 혈흔을 보고는 우뚝 멈춘다) ..
 
릴리 레나이아:...? 케일..?(몽롱한 눈을 비비며 일어나)
 
케일 시트런:...... 일어나셨어요?
 
릴리 레나이아:아...시트런씨군요.. 일찍 일어나셨네요.
 
케일 시트런:.... 조금 안 좋은 꿈을 꿔서요. .. 근데, 어디 아프신 거 아니죠?
 
릴리 레나이아:...(시트에 묻은 피를 보고는) 나는 괜찮아요. 간혹 아침에 일어나면 이런 일이 있습니다. 별일 아니니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괜찮다는 릴리는 몸을 일으키더니.
 
익숙한 듯 입가에 남아있는 핏자국을 닦습니다.
 
케일 시트런:.....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
 
릴리 레나이아:... ... 오늘은 좀 할 일이 많으니. 방 안에 있을 것 같습니다.
시트런씨는 다른 사용인들과 함께 일해주시죠. 볼일이 있다면 제가 부르겠습니다.
 
케일 시트런:.... 알겠습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있을 것 같지 않아, 결국 방을 나왔다)
 
뭔 놈의 시종이 사용인과 다름없어도 되는 걸까 싶지만 주인의 말을 거역할 수 없는 것….
 
당신은 사용인을 도우며, 저택을 조사해봅시다.
 
케일 시트런:... (에휴.. 아침부터 한숨 쉬게 되네.. 잠시 허공을 보더니 이윽고 손님실로 향한다)
 
저택에 묵고가는 손님들을 위한 손님실입니다.
 
백작의 지위와 관련된 사람이라면 대부분 귀족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에.
 
정갈하면서도 화려한 내부를 자랑합니다.
 
방안에는 손님들이 잘 수 있는 [침대]와 [테이블], [장식장]이 보입니다.
 
사실 이름은 손님실이라고 하지만 실상 손님을 묵게하는 경우가 없다보니.
 
창고와 다를 것 없는 곳 같습니다.
 
케일 시트런:나간 적도 없다 하지 않았나.., (테이블을 보며)
 
손님실이라면 깨끗하게 비워져야 하는데.
 
오랜 시간을 비워둔 탓일까요?
 
오래된 진료기록서들이 쌓여있습니다.
 
케일 자료조사 판정
 
케일 시트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레아니아 가문의 진료기록서입니다.
 
이 저택의 선조들까지 걸친 진료기록서는 낡은 종이가 세월을 알리는 것 같습니다.
 
내용을 살피면 전부 원인 모를 병에 걸렸다는 말이 적혀있습니다.
 
기록서를 살피는 와중 그만 당신의 손에서 기록서 한 장이 떨어집니다.
 
그것을 주워보면 제일 오래된 기록서입니다.
 
대략 100년 전 것으로 보이며,
 
다른 기록서와는 달리 기침과 피를 토하는 유행병이라고만 적혀있습니다.
 
케일 시트런:기침과 피를 토하는 유행병..., (기록서에 적힌 것을 읽자니 문득 꿈의 내용이 떠올랐다. 그때의 기록인가 보네... 기록서에 이름이 써 있는지 살펴본다)
 
너무 오래된 탓인지 이름은 지워져 보이질 않습니다.
 
케일 지능 판정
 
케일 시트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저택에 뱀파이어가 살았던 소문을 잠재우기 위한 위장 서류가 아닐까요?
 
하지만 결국 죽게 된 뱀파이어가 억울해서 릴리의 가문에 저주를 내리게된거고….
 
쓸데없는 상상력만 커집니다.
 
케일 시트런:.... 개소리지. (작게 혀를 차며 진료 기록을 내려두고 장식장을 본다)
 
아기자기한 인형들과 장식품이 즐비한 장식장입니다.
 
특별한 게 있는가 살펴보지만 그리 이상한 건 보이지 않습니다.
 
케일 시트런:귀여운 것 투성이네.., (장식품을 보며 살짝 웃고는 침대로 다가간다)
 
실크로 이루어진 깨끗한 시트가 보입니다.
 
그 외에 딱히 다른 점 없이 평범한 침대입니다.
 
케일 시트런:여기도 뭐가 없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손님방을 나와 드레스룸으로 향한다)
 
드레스 룸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방안에서 부스럭거리며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케일 듣기 판정
 
케일 시트런:...?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그 목소리는 마리과 에밀리입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에밀리:마리, 우리가 이러는 거 누구한테 들키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마리:쉿 괜찮아 아무도 모를 거예요. 다들 자기 할 일이 바빠서 신경 안 쓸걸요?
 
에밀리:잠깐 지금 어딜 만지는 거예요…!
 
..... 두 사람 이런 관계였나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관계입니다.
 
케일 시트런:........ 진짜 팔자들 좋다...
 
설마 둘이 그렇고 그런 관계였다니.
 
케일 시트런:(누군 지금 심란해서 없던 마음의 병까지 얻고 뒤지게 생겼는데. 곱게 다른 곳으로 가는가 싶더니 다시 돌아와서 문을 한번 툭 친다. 적당히들 해라)
 
문 치는 소리가 나자 안에서 에밀리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에밀리:누…. 누구세요? 지금 청소 중입니다.
 
케일 시트런:(그게 청소냐?)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더니 유유히 1층으로 내려간다)
 
적당히들 하라지...
 
당신은 1층으로 내려갑니다.
 
케일 시트런:(아침부터 진짜 골치 아픈 일에 엮일 뻔했다...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느낌이라 팔을 쓸어내리며 식당으로 향한다)
 
이곳은 저택에 있는 사람들의 음식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또한, 식당 안쪽에는 식자재 창고가 있습니다.
 
새벽마다 저곳으로 새로운 식자재가 들어옵니다.
 
케일 시트런:(식자재 창고 문을 질색하는 눈으로 본다. 저기에 손가락 있다는 거 다른 사람들은 아나 모르겠네...)
 
마침 저기 식자재를 옮기는 사용인이 보이네요.
 
에디입니다.
 
당신을 그렇게 애타게 찾던 사용인이었죠
 
케일 시트런:(익숙한 사용인을 보더니 웃으며) 안녕하세요. 좀 도와드릴까요?
 
에디:앗! 시트런씨! 그래줄래요? 정말 고마워요.
 
케일 시트런:아녜요, 이 정도로 뭘요. 저번에 저 도와주셨잖아요. (나무 상자를 들어서 옮기며)
 
에디:에이 별거 아니에요.(식자재를 창고에 들여놓고는) 하~ 시트런씨 덕분에 금방 끝났네요.
 
케일 시트런:혼자 하면 진짜 힘들겠네요, 이거.. (먼지가 묻은 손을 탁탁 턴다)
 
에디:원래는 시릴이 도와주는데 그 친구가 삐져서 말이죠. (작게 콧방귀를 뀌고는)
 
케일 시트런:둘이 싸웠어요? (피식 웃는다)
 
에디:말도 마세요~ 어찌나 까탈스럽고 깐깐한데요. 정말 맞춰주기 힘들다니까요?
 
케일 시트런:이러다 시릴 씨가 들으면 어떡해요. (장난식으로 말하더니) 뭐 때문에 싸웠는데요?
 
에디:그 자식... 제가 기침 좀 했다고 저리 가라잖아요. (씌익씌익)
 
케일 시트런:아.., 그건 조금 심하긴 했네요.
 
에디:그쵸? 그렇죠? 하여튼... 이럴 때보면 밉다니까요... (한껏 투덜거리다 뒷머리를 긁적이며) 이런, 너무 떠들어버렸네요. 전 이만 일하러 가볼게요.
 
케일 시트런:(옆에서 들어주다가) 아, 저도 가야겠네요. 둘이 잘 풀어봐요. (네 어깨를 툭 쳐주고는 다시 2층의 드레스룸으로 올라간다. 지금쯤 갔겠지. 아직도 있으면 내가 너무 골치 아파지는데...)
 
우여곡절 끝에 당신은 드레스 룸으로 들어옵니다.
 
그 사이에 마리와 에밀리는 다른 곳으로 간 모양이네요.
 
드레스 룸답게 백작이 입을 수 있는 여러 옷가지들과 장신구들이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안도의 한숨..)
 
아까 이 안에 있던 둘이 청소를 했다는 말이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나름 잘 정돈되어있습니다.
 
케일 시트런:청소는 무슨.. (하나도 안 믿음)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리된 옷가지 사이, 선물 상자 하나가 보입니다.
 
상자를 열어보면 그 안에는 파티용 드레스가 자리잡고 있으며,
 
옷가지 위에는 가지런히 카드 하나가 놓여있습니다.
 
케일 시트런:..? (카드를 집어든다)
 
카드에는 '안주인님께서 쾌차하시길 바랍니다.'라는 짧은 메세지가 담겨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옷은 돌아가신 남작의 누나의 것 같습니다.
 
릴리가 어머니의 유품으로 아직 남겨둔걸까요.
 
케일 시트런:... 저런. (짧은 감상 이후 카드를 내려놓고 상자를 다시 닫는다. 여기서 더 볼 건 없나?)
 
상자를 다시 덮자 상자 아래에 무언가 단단하고 차가운 물건이 떨어집니다.
 
그것은 '은색의 열쇠'입니다.
 
어째서 열쇠가 상자 안에 있는 걸까요?
 
그리고 이 열쇠는 어디에 사용하는 열쇠일까요...?
 
케일 시트런:... 응? 웬 열쇠지? (열쇠를 주워들어 라벨 같은 게 붙어있는지 본다)
 
열쇠에는 안주인의 방이라는 라벨이 붙어있습니다.
 
케일 시트런:아, 잠겨있던 방 열쇠구나.. 그럼 어제 그건... 그 옆방 열쇠겠네. (3층으로 올라가 열쇠로 안주인의 방을 열고 들어간다)
 
닫혀있던 방안을 들어가면
 
역시 돌아가신 이 저택의 안주인답게 고풍스러운 방입니다.
 
보존을 위해 못 들어가게 막았다고 하지만.
 
드레스 룸 상자에서 나왔다는 건 분명….
 
무언가 숨기려는 행동이 아닐까 괜스레 생각이 듭니다.
 
방 안에는 [침대]와 [테이블], [액자]가 보입니다.
 
케일 시트런:(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와서 액자를 본다)
 
안주인의 얼굴을 그린 액자입니다.
 
온화한 얼굴을 띄고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데.
 
돌아가셨다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케일 관찰 판정
 
케일 시트런:
관찰력
기준치: 71/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액자 틈 사이로 종이가 삐져나온 게 보입니다.
 
케일 시트런:좋으신 분인 것 같은데.. 안 됐네... (그림을 보며 중얼거리다가 문득 삐져나와있는 종이를 발견하곤 액자에서 빼낸다) 뭐지?
 
액자 뒤에 있는 종이를 꺼내면 사실 이것은 일기장을 찢은 것 같아 보입니다.
 
케일 시트런:괴물...?
 
마리가 했던 말이 이런 걸까요?
 
전 백작을 보고 괴물이라는 말을 했다고 했었죠.
 
그만큼이나 심신이 미색했던 걸까요.
 
케일 시트런:제정신이... 아니셨던 것 같네..... (종이를 내려놓고 테이블로 향한다)
 
테이블에는 어지러이 종이가 흩어져있으며 종이에는 급하게 쓴 것처럼 무언가 적혀있습니다.
 
그가 나를 잡아먹을 거야!
 
괴물이야…! 나를 저택에서 내보내 줘
 
등등 도통 알 수 없는 말들이 적혀있습니다.
 
케일 시트런:.... 정말 전주인을 괴물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지. (종이들을 몇 장 살펴본다)
 
다른 종이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케일 시트런:다 같은 얘기만 써놨잖아... (침대를 살펴본다)
 
이곳에 있는 침대들은 하나같이 흰색의 고급시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트 사이에 무언가 검은색의 얼룩이 보입니다.
 
케일 시트런:.. 여기도 핏자국이 있잖아? (시트 위에 묻은 얼룩을 손으로 쓸어보며)
 
이불을 거둬내니.
 
그곳에는 검은색으로 물든 자국이 보입니다.
 
하지만 하나만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건 절대로 잉크 자국이 아닙니다.
 
케일 시트런:병에 걸렸던 건 진짜 같은데... (침대를 보며 중얼거리고는 닫혀있던 옆방으로 간다)
 
똑똑
 
누군가 저택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들립니다.
 
이 시간에 저택에 누가 찾아올 리가 없는데 말이죠.
 
케일 시트런:..! 누구지? (1층으로 내려간다)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저택 밖으로 나서면 그곳에는 우체부가 서 있습니다.
 
이 늦은 저녁에 왜 우체부가 찾아온 걸까요?
 
케일 시트런: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
 
우체부:아, 케일씨 그 전해드릴 말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전할 말이라니?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렇게 늦은 저녁에 찾아온 걸까요?
 
케일 시트런:전할 말이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뭐죠?
 
우체부:실은 저도 당신과 똑같이 남작님이 고용한 스파이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전해드려야 해서 이렇게 급하게 찾아왔습니다.
 
케일 시트런:.....? (갑작스런 정체 폭로에 펵 당황한 듯 눈을 깜빡인다)
 
우체부:남작님께서 이제 조사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하라고 했습니다! 그 대신 오늘 새벽 5시에 일찍 저택을 몰래 빠져나오라고 하셨습니다.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지만..., 꼭, 5시에 나오라고 하셨어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케일 시트런:.. 알겠어요. 조심해서 가요. (갑자기 조사를 관두라니, 그것도 모자라 5시에 몰래 빠져나오라니.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인지... 적어도 제대로 된 설명은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원래 귀족들은 다 이렇게 제멋대로인가?)
 
그는 당신을 향해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 저택을 나섭니다.
 
참 당황스럽습니다.
 
그렇게 만나오던 우체부가 당신과 똑같은 스파이였다니…….
 
이제 일한 지 3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당신의 시종일이 끝나버렸다는 것도요.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새벽 5시라니.
 
왜 꼭 그 시간일까요?
 
하지만 분명 이유가 있으니까. 그런 거겠죠.
 
케일 시트런: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단 말이야..,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으며 짜증 섞인 숨을 내쉬었다)
 
오늘만 지나면 이 저택에 있는 모든 것들과 안녕입니다.
 
내일 몰래 빠져나오기 위해 일찍 잠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고작 3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저녁마다 반겨주던 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주인의 방 앞을 지나 가보지만
 
당신 밖에 없는 복도는 정적만이 매울 뿐입니다.
 
케일 시트런:.... (2층으로 올라와 방으로 들어가기 전 옆방 문을 힐끔 본다. 오늘은 내내 방 안에만 있네...)
 
자, 내일을 위해 당신도 얼른 잠자리에 듭시다.
 
이 푹신한 침대와도 오늘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아쉽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이 침대만이 아쉬운 걸까요?
 
케일 시트런:(이내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눕는다. .... 왜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 눈을 느리게 깜빡이다가 천천히 감고 잠을 청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이미 당신의 의식이 흐릿해집니다.
 
...
 
"흑...흐윽..."
 
어둠으로 뒤덮였던 시야가 서서히 밝아집니다.
 
이곳은 어제 꿈에서 본 방입니다.
 
이 흐느낌은 당신도 아는 릴리의 울음소리입니다.
 
첫날 마차에서 들은 것과 같이 그가 울고 있습니다.
 
무엇이 그리 서러운 걸까요?
 
툭 치면 바스러질 것 같이 슬퍼하며 한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또 이상한 점이 있다면, 당신의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말이 나오지도 않아요.
 
케일 시트런:....
 
마치 누군가의 이야기를 보는 것처럼 말이죠.
 
릴리의 손에는 장미가 들려있습니다.
 
떨리는 손길로 소중한 것이라도 되는 듯 잡은 장미는 당신도 낯익을 겁니다.
 
그야 당신은 잊을 수 없는걸요.
 
그렇게 아름다운 장미는 단 한 번밖에 본적이 없으니까요.
 
저택의 3층 유리돔에 있는 장미입니다.
 
그는 소중한 장미를 옆에 내려놓고 바닥에 굴러다니는 말뚝을 잡더니.
 
자신의 가슴 가까이 가져다 댑니다.
 
그리고 있는 힘껏...!
 
....툭
 
가슴에 내리찍으려고 했지만 결국 말뚝을 떨어트리고 맙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
 
릴리 레나이아:왜...어째서... 죄 없는 인간인 당신이 죽고, 뱀파이어인 제가 살아있는 거죠?
이건 정말 불공평합니다. 차라리 저도 당신과 함께 죽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케일... 언제 돌아와 주실건가요. 네..? 부탁이에요. 대답이라도 해주세요...제발...
 
울먹이는 말에는 원망과 슬픔이 묻어나옵니다.
 
곧 있어 릴리는 마치 바스러지는 꽃처럼 땅에 주저앉아 더 서럽게 눈물을 흘립니다.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슬퍼 보여서 꼭 끌어안아 주며
 
이제는 괜찮다고, 울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닿을 수 없는 당신의 시야는 장막이 내려앉습니다.
 
...
 
익숙한 천장이 당신을 반깁니다.
 
케일 시트런:........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곤 힘없이 손을 들어 제 눈앞에 가져다둔다) .. 움직이네. (그렇구나... 살아있구나.., 꿈이었음에도 전혀 꿈처럼 느껴지지 않는 건.. 어째서일까. 손바닥으로 눈을 지긋이 누르고는 깊은 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났다. 지금 몇 시지..)
 
아직 날이 밝지 않았는지.
 
창밖은 어둡습니다.
 
오늘 꿈은 정말 이상합니다.
 
평소에는 말을 하거나 움직일 수 있었지만,
 
오늘 꿈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꿈속의 릴리 자신이 뱀파이어였다는 놀라운 사실과
 
꿈속의 당신이 죽은 것인지 마지막에 울고 있던 그의 말을 끝으로 꿈에서 깨어났죠.
 
케일 시트런:... 아직 새벽이구나.., (어둑한 창밖을 물끄러미 보다가 자꾸만 가라앉는 기분을 떨칠 수 없어서 기척을 죽이고 방을 나선다. 정말 꿈에서 본 게 진짜라면... 나는 지금 환생이라도 한 건가..)
 
역시 꿈이니까.
 
뱀파이어니 그런 허구의 존재까지 튀어나옵니다.
 
지금 시간은 새벽 4시 30분.
 
당신은 오늘 새벽 5시에 이 저택에서 나와야 합니다.
 
30분 전에 일어나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니.
 
툭-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케일 시트런:..... 뭐지? (떨어지는 소리에 문을 열려다 말고 바닥을 본다)
 
그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당신이 전에 정원에서 발견한 은 상자가 떨어지는 소리입니다.
 
안에 있던 반지나 열쇠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아....,
 
반지는 결혼반지라고 치더라도….
 
열쇠는 도대체 어디에 쓰는 것일까요?
 
케일 시트런:(반지와 열쇠를 주워들더니 뭔가 결심한 듯 망설임 없이 3층으로 올라가 잠겨있던 방 문고리에 열쇠를 꽂는다)
 
당신이 가보지 못한 곳이 단 한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당신이 맨 처음 온 날 열리지 않았던 곳.
 
장미 향이 쏟아지는 방입니다.
 
아직 시간은 30분 남아있습니다.
 
지금은 모두가 잠든 시간 빨리 방을 살펴보고 나오면 괜찮을 겁니다.
 
그러니 한 번 가보는 게 좋겠죠.
 
저택 3층으로 올라오면 농익은 장미 향이 코끝을 아리게 만듭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은 아무도 당신을 막지 않을 겁니다.
 
마지막이 되어서야 드디어 닫힌 저 방의 비밀을 알 수 있습니다.
 
이곳은 첫날과 달라진 것이 없는 곳입니다.
 
물론 달라진 게 있다면 유리돔에 있는 장미뿐이겠죠.
 
케일 시트런:(작게 심호흡을 하고는 열쇠를 돌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유리돔에 담겨있는 장미는 메말라죽었습니다.
 
아무도 이것을 첫날의 그 우아한 장미라는 걸 알 수 없을 겁니다.
 
닿으면 바스라질 것 같은 장미는 이 층에 홀로 남아있습니다.
 
손에 들린 열쇠를 열쇠 구멍에 넣고 돌리면
 
찰칵-
 
딱 맞아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감추었던 방안이 보입니다.
 
방문을 열자.
 
확- 와닿는 진득한 장미 향이 훨씬 진하게 풍겨옵니다.
 
하지만 방 안에는 그 무엇도 장미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이 없습니다.
 
그런데 케일. 이 방 정말 처음 보는 게 맞나요?
 
낯익은….
 
아니 당신도 알고 있는 방입니다.
 
꿈에서 본 방이 당신의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하지만 꿈에서 봤던 것과는 달리
 
케일 시트런:.... 여긴..,
 
방 안에는 긴 [나무상자]만이 방 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 (덩그러니 놓여있는 나무상자가 불길하게 느껴지면서도 왠지 저걸 열어봐야 할 것 같다는 충동이 온몸을 감쌌다. 열면 후회할 것 같지만 열지 않아서는 안 될 것 같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의 감정이 발밑에서부터 울컥, 하고 치고 올라와 천천히 상자에 다가가 떨리는 손으로 뚜껑을 연다)
 
"약속할게요. 릴리, 장미향이 가득할 때... 제가 당신을 다시 찾아올게요."
 
나무상자 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납니다.
 
누가 저기 있는 걸까요?
 
다가가면 그곳에는 더 놀라운 것이 당신을 반깁니다.
 
가슴에는 검붉은 자국이 남은 채 잠을 자는 것 같은 누군가가 누워있습니다.
 
아니,
 
누군가라고 지칭할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과 똑같이 생긴 시체입니다.
 
분명 꿈이 아닌데 당신의 눈앞에는 당신과 똑같이 생긴 시체가 존재합니다.
 
케일 이성 판정
 
케일 시트런:...... 하,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이성 -1d3
 
케일 시트런:
Rolling 1D3
굴림: 2
 
혹시 아까 그 말을 이 시체가 했다는 건가요?
 
하지만 시체는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의 몸 위에는 [종이]와 [낡은 노트], [말뚝]이 놓여있습니다.
 
케일 시트런:..... 말도 안 돼, 진짜..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목전에 두고서도 현실이 아니라며 부정하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인 걸까. 입을 틀어막고 놀란 채 굳어있던 몸은 자신과 똑 닮은 시체 위에 놓여있는 물건들을 보고서야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떨리는 손으로 노트를 집어들어 종이를 천천히 넘긴다)
 
낡은 노트를 꺼내서 펼쳐보면 이것이 누군가의 기억이 당신의 머릿속으로 들어옵니다.
 
...
 
저도 당신처럼 아프고 싶습니다.
 
죽고 싶습니다.
 
제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당신을 뒤따라갈까 생각도 여러 번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말뚝을 내리찍으려는 순간에도 당신이 다시 저를 찾아와줄까 봐.
 
혹시 죽으면 약속을 어길까 봐.
 
흐르는 눈물이 목적지를 잃은 말뚝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
 
수많은 계절이 지났습니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감정이 무뎌진다고 하지만, 저는 여전히 당신만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기약 없는 약속인걸 알고 있지만, 당신이 남기고 간 장미를 보니.
 
혹시 장미가 보이지 않아 저를 찾아오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밀려와
 
하나둘씩 늘어난 장미는 어느덧 정원을 뒤덮게 되었습니다.
 
언젠간 당신에게 이곳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빨리 저에게 돌아와 주세요. 케일.
 
...
 
릴리 레나이아:줄곧 당신이 찾아오길 기다렸습니다...
 
뒤를 돌아보면 그곳에는 꿈에서 본 것처럼 슬퍼 보이는 릴리가 서 있습니다.
 
케일 시트런:........
 
손에는 유리돔에 담긴 바스러질 것 같은 장미를 들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당신은 알 수 있을 겁니다.
 
꿈으로 봤던 것들은 당신의 전생.
 
그리고 저 앞에 서 있는 그는 당신을 기다린 뱀파이어란걸요.
 
릴리 레나이아:100년을... 이곳에서 기다렸어요...약속한 순간부터 단 한 번도 당신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설령 죄 없는 사람을 죽인다고 해도 저는 당신과 다시 만나고 싶었습니다...
 
케일 시트런:.... 진짜.., 바보 같은 거 알죠..?
 
릴리 레나이아:... 그래요... 바보 같죠...
오늘 새벽 5시.. 당신이 이곳을 떠난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만일 이곳을 떠나신다면... 말뚝으로 제 가슴을 뚫어 저를 죽여주세요.
 
케일 시트런:........ .... 그게 지금 저한테 할 소린가요?
 
당신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그를 보고도 당신은 계속 사랑할 수 있나요?
 
줄곧 당신만을 위해 살아온 가여운 뱀파이어.
 
그의 손에 들린 바스러질 것 같은 장미….
 
누가 먼저 바스러질지 모를 두 개의 선택지가 당신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말뚝으로 그의 가슴을 뚫고 정의를 찾을 것인가요?
 
아님.
 
오로지 당신을 바라본 가여운 뱀파이어를 감싸줄 건가요?
 
선택하세요.
 
케일 시트런, 모든 것은 전부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케일 시트런:.... 그 많던 시간을 견디고 견뎌서 한다는 말이 고작 그런 거라는 게..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두 눈 가득 들어찬 눈물을 감추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싼다) .. 왜 그렇게 항상 제멋대로예요. 고집은 또 더럽게 세가지고.., (가녀리고 하얀 손이 오늘따라 유난히 창백하고 핏기가 없어 보인다. 이윽고 손등으로 고여있던 눈물을 닦아내고 결심한 듯 고개를 들었다) 저 안 가요. 당신을 두고 어떻게 가요.
 
릴리 레나이아:케일... ... (떨리는 목소리로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뻗어 당신의 뺨을 감쌌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온기인걸까. 지난 100년 동안 기다려서.. 당신이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고있을까.) 돌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당신은 그를 죽일 수 없습니다.
 
어떻게 죽이겠습니까.
 
당신이 사랑하던 사람인걸요.
 
그것도 100년 동안 한 약속을 잊지 않고 줄곧 당신만을 기다려왔습니다.
 
당신이 만든 장미가 운명을 되찾아줬습니다.
 
감동도 잠시 창밖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뱀파이어가 아직 살아있었다니!
 
역시 이 저택은 저주받은 저택이었어!
 
이 저택을 불태워버립시다.
 
창밖을 바라보면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술병에 불을 붙이고는 저택으로 던집니다.
 
그곳에는 당신을 고용한 남작도 분노에 차오른 표정으로 불을 던지고 있습니다.
 
시계를 보면 지금 시간은 5시 5분입니다.
 
남작은 이 저택을 태워버리기 위해 5시에 저택을 나오라고 한 것 같습니다.
 
저택이 불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당신이 보낸 편지 때문인 걸까요.
 
아님. 우체부 때문일까요.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남작은 릴리가 뱀파이어라는 걸 알아버린 모양입니다.
 
지금 이 상태로는 저택 밖으로 나간다해도 분명 마을 사람 손에 죽어버릴 겁니다.
 
이제 다시 그를 만났는데.
 
이것이 당신들의 마지막 이야기일까요?
 
릴리 레나이아:케일.., 저랑 처음 했던 약속을 기억하나요?
 
케일 시트런:... .... 기억해요.
 
방황하던 사이 릴리가 먼저 당신에게 말을 건네더니.
 
릴리 레나이아:이것이...당신과의 마지막이라면 저는 당신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사라지고 싶습니다. 저와 한 곡 추겠습니까?
 
케일 시트런:... 기꺼이 그래야죠. (예의 그 웃음을 지으며 네게 손을 내민다)
 
어쩔수 없이 당신은 그의 제안을 받아드리고 발을 옮겨 왈츠를 추기 시작합니다.
 
타오르는 불길이 저택 안을 메우는 것처럼 우리의 사랑도 치솟아 오릅니다.
 
두 사람은 첫 만남처럼 왈츠를 추며 서서히 타 올라갑니다.
 
케일, 이제 왈츠는 잘하게 되었나요?
 
아님. 여전한 솜씨인가요.
 
그건 신경 쓸 것 없습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 사랑을 확인했다는 게 중요하니까요.
 
꼭 무도회 때 만났던 날 같습니다.
 
왈츠는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가 다시 만난 것처럼 분명 우린 또다시 만날 겁니다.
 
신분의 차이가 있다 한들,
 
어떠한 난관이 있다 한들 서로를 마주치는 순간 운명을 알아채고 사랑을 할 겁니다.
 
뜨거운 불길 안에 있지만, 손을 마주 잡은 릴리의 얼굴은 똑똑히 보입니다.
 
그는 이제 꿈에서 만났을 때처럼 슬퍼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해 보입니다.
 
드디어 약속이라는 저주에서 벗어나 당신을 만났고 사랑하는 당신과 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그는 당신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전합니다.
 
릴리 레나이아:..케일... 저희 다음에 또 만나요.
 
더 큰 불길이 저택을 집어삼킵니다.
 
케일 시트런:.. 다음엔 조금 더 빨리 돌아오도록 할까요. 둘 다.
 
...
 
활활 타오르는 불은 하루가 지난 후에야 꺼졌고,
 
그 안에는 케일도 릴리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저택을 감싸고 있던 장미들도 불에 타서 없어지거나 검은색으로 그을러 바스러질 뿐이죠.
 
이제 이 마을 사람이 죽는 일도 억울하게 결혼한 부인들이 죽는 일도 없을 겁니다.
 
...
 
한동안 뱀파이어가 나온 이 장소는 말이 많았습니다.
 
흉흉한 사건이라며 기사에 오르기도 했으며,
 
어떤 사람은 뱀파이어라는 존재를 믿지않아.
 
귀족 살인마라고 부르며 말이 자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흥미를 잃어버리기 마련 저택이 있던 곳에 사람은 찾아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뱀파이어도요.
 
황폐해진 땅에 어떻게 피어났는지 모를 붉은 장미 두 송이만이 이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END 3. 저택의 새로운 장미들
 
KPC 로스트 / 탐사자 로스트
 
케일과 릴리는 결국 저택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분명 그들은 다시 만날 겁니다.
 
그것을 약속하듯 두 송이의 디자이어 로즈가 이곳을 지키고 있으니까요.
 
END 3은 [EPILOGUE : 새로운 장미들은]로 이어집니다.
 
...
 
..
 
당신은 무거운 눈꺼풀을 밀어냅니다.
 
도대체 언제 잠들었던 걸까요?
 
굉장히 긴 꿈을 꾼 것 같습니다.
 
케일 시트런:.... 뭔가 꿈을 꿨던 것 같은데..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케일 정신 판정
 
케일 시트런: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오늘은 2021년 5월 14일입니다.
 
당신은 오늘 소개팅 하기 위해 어느 카페에 왔습니다.
 
물론 약속을 위해 일찍 나왔지만, 너무 일찍 나온 탓일까요?
 
시간이 남아 기다리던 도중 잠깐 졸아버린 모양입니다.
 
테이블 옆에는 장미 한 송이가 있습니다.
 
이 장미는 사실 이곳에 오기 전에 받은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이 로즈데이라며, 어떤 사람이 이벤트라고 장미를 나눠준 것입니다.
 
얼떨결에 받은 장미를 들고 카페에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찰나에 잠깐 졸게 된 거고요….
 
케일 시트런:이런 걸 진짜 챙기는 사람이 있을 줄은.. (이벤트로 받은 장미를 돌리며)
 
그러고 보니 장미는 처음 받았을 때보다 조금 시들어 있습니다.
 
역시 제아무리 아름다운 장미라도 시간이 지나면 수명을 다하기 마련이죠.
 
...?
 
케일 시트런:(생화면 어쩔 수 없지..)
 
....어라?
 
이말 전에도 하지 않았던가요?
 
이상한 기시감이 느껴집니다.
 
케일 시트런:(눈 깜빡...?)
 
분명 꿈에서...
 
…. 기분 탓일 겁니다.
 
릴리 레나이아:안녕하십니까. 혹시 케일 시트런씨 맞습니까…?
 
이상한 기시감을 느끼고 있는 사이.
 
누군가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옆을 돌아보면 그는 당신과 똑같이 밖에서 이벤트로 받았는지.
 
장미를 한 손에 들고 있는 낯선 사람입니다.
 
.... 케일, 낯선 사람이라고요?
 
케일 시트런:아, 네. 맞... (고개를 돌리며 대답하다가 눈이 마주치자 문득 말을 멈춘다. 어디선가 본 것 같지 않나...?) .... 저희 어디서 본 적 있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은 이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릴리 레나이아:글쎄요? (살풋 웃으며) 반갑습니다. 저는 릴리 레나이아라고 합니다.
 
[EPILOGUE : 새로운 장미들은]
 
KPC 생환/ 탐사자 생환
 
케일과 릴리는 둘 다 인간으로 환생합니다. 그 누구도 뱀파이어가 아닙니다. 이제 누구를 죽이지 않아도 됩니다.